![[국대/다각릴레이소설] 태릉1번가를 떠도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 - 기성용대편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4/b/c4b0d2799e9425e4ebc97ce406a42ee2.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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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소설에 대한 공지에요 *
필독!
* BGM. 에이핑크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태릉1번가를 떠도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w.릴레 1(기성용대는사랑이다)
Episode one.웬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 너는 애가 어떻게 된게!어?이 나이 먹도록 일자리 하나를 못구해? "
" 아…아!엄마 좀 살살 때려 "
" 지금 너 나이 27이야!이번에 만석이 엄마가 만석이 결혼했다고 전화 왔더라!신부가 글쎄,스튜어디스래 "
" …그래서 뭐.. "
" 넌 그런거 보면 느끼는거 없어?니 친구는 대기업 다니면서 성공해서 이러고 있는데 넌 허구헌날에 밥이나 축내고 있고! "
" 그럼 서울로 보내주던가!여기에 이쁜 여자가 어딨어!다 육식공룡 같이 생겨서 풀만 뜯어먹을거 같단 말이야. "
니 꼴을 봐!어머니의 한숨 섞인 목소리에 성용은 힐끔 고개를 숙였다.성용의 꼴은 금방이라도 전쟁에 나갔다 온듯 보였다.이제는 늘어나기도 힘들어 보일 만큼,목이 축 늘어진 하얀색 티셔츠에 아버지가 주신 ' 미스 고추 아가씨 뽑기 대회 ' 라 적혀진 헐렁한 추리닝 바지까지.이미 하얀색 티셔츠는 며칠 안 빨았다는걸 증명하듯 꼬질꼬질 때가 타 흥부네 부럽지 않은 꼴이었다. 밥 먹을땐 개도 안 건들인다는데…어머니의 목소리에도 성용은 익숙한듯,궁시렁 거리며 된장국에 밥을 팍팍,말아 후루룩 떠먹기 시작했다.
" 기성용!넌 밥이 넘어가? "
" 에이씨…그럼 어쩌라고?이 낡아빠진 동네에서 뭘 하길 바라는데?어? "
" 편의점 알바나 하던가,아님 그것도 니 능력으로 힘들다 하면 명보 아저씨 구멍 가게에서 보조라도 해! "
" 보조?그 사람 한명 들어가기도 힘든 구멍 가게에서 무슨 보조야!하루에 돈 1000원도 벌까 말까 할텐ㄷ…아,왜 때려! "
" 옆집 용대는 편의점 취직했다더라!여기 근처에 편의점 생겼다는데 넌 뭐하고 그러고 있었어? "
" 그놈의 용대,용대!그냥 이름 확 최용대라고 바꾸지 그래?엄마 아들로 하던…아! "
어머니로부터 강한 힘으로 날라오는 수저에 성용은 정말 많이 아픈지,말 한마디 하지 못한채 맞은 머리 부위를 감싸고 인상을 확 찌푸렸다.흡사 성용의 표정은 뭉크의 절규를 보는듯 했다.아니,어떻게 저번에 맞은곳을 또 때리냐고.한 일주일전인가,어머니한테 서울 간다고 졸랐다고 된통 쳐맞고 오늘 다친 부위에 수저가 날라오는 바람에 혹이 크게 났던 생각이 나는건지,성용은 생각하기 조차 싫은듯 고개를 절레절레 - 내저었다.
" 오늘 가서 편의점 알바 구하냐고 물어봐. "
" 누구한테! "
" 누구긴 누구야,용대지. "
" 이용대가 무슨 점장이야?왜 이용대한테 물어봐!내가 자존심이 있지,이용대한테 구걸 하라고? "
" 이 놈아,구걸이 아니라 그런건 부탁이라고 하는거야!자존심만 쎄서 사회생활 어떻게 할거야,어? "
" 그냥 아부지 고구마 밭이나 물려 받고 자식 4명 낳고 행복하게 산다니까! "
" 결혼을 하려면 우선 좋은 직장을 가지고 돈을 벌어야 참한 왕두꺼비 같은 여자가 생기지! "
왕두꺼비가 뭐야,촌스럽게.뭘 하려면 우선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한다.오늘도 상쾌한 아침을 똑같은 어머니의 레파토리로 시작하는 성용은 이미 해탈한 듯 보였다.하루 삼시세끼 먹는게 밥 뿐만 아니라 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아,알았어.가서 물어본다고 됬지.결국 듣기 싫은지 온갓 심통을 다 부리며 귀를 막고는 쿵쿵 거리며 현관문으로 향하는 성용의 모습에 어머니는 크게 외쳤다.
" 된장국 먹고가! "
" 됬어!국 이미 다 쫄았잖아!먼저 잔소리한게 누군데 먹고 가래!됬어,밥맛 떨어졌어.이씨… "
" 말 하는 꼬라지봐,저 놈이!성용 아버지,저것 좀 봐요.자식 새끼 키워봤자 소용 없다더니. "
" 그게 냅둬,저러다가 말겠지,뭐. "
" 기성용 넌 용대한테 제대로 말하고 와!그리고 지금 봄이라 아직 추운데 왜 반팔이야.옷 제대로 입고 가라니깐! "
입을 옷이 있어야 입지.있는 거라곤 고추 아가씨 뽑기 대회,이딴것 밖에 없는데.걱정해주는 척 하면서도 결국 속이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에 성용은 질린듯 보였다.사실 이 시골 마을에 있는 것도,남들 다 대기업 다니는걸 꿈꿀때 고구마 밭이나 물려받고 행복하게 살자는 그런 소박한 꿈을 꾸게한건,바로 성용을 여기서 태어나게 한 부모님 탓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됬어,갔다올게!칙,칙.끊어질듯 말듯 헐렁한 슬리퍼를 바닥에 끌며 성용은 문을 나섰다.
" 꼭 용대한테 말해야돼! "
" … "
" 어?자존심 세우면 할 수 있는게 없는거여,알겠어? "
" 아,알았다니까.나 귀 안먹었어! "
저 자식이 말하는것좀 봐.혀를 끌끌차며,자신을 하찮은 강아지똥 취급하는 어머니의 눈길에 성용은 문을 최대한 쾅,닫으며 집에서 나왔다.…아,어떡하지.짜증나는건 둘째치고 막상 성용이 갈 곳은 없었다.친구들은 다 서울가서 놀 애도 없고,그렇다고 놀자니 엄마가 신경 쓰이고.에씨,다 서울 갔는데 난 여기서 뭐하는거야 - 오늘따라 유난히 푸른 봄 하늘을 바라보며 성용은 한숨을 폭,내쉬었다.언젠간 꼭 서울 원정을 하고 마리라,하는 거대한 꿈으로 마음이 부푼체 말이다.
태릉1번가를 떠도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태릉1번가 ' 는 용대와 성용이 사는 동네이다.도시라고 말 할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골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로,한마디로 단정 지을수 없는 그런 묘한 마을 이었다.우선 그 묘함을 가져다 주는 존재라고 말 할수 있는 사람은 홍명보라는 50세 작은 구멍가게 주인이었다.위에서 성용이 말한 대로,사람 한명조차 들어가기 힘든 구멍가게이기 때문에 요즘 새로 신장 개업한 쁘띠쁘띠 마트에 엄청 밀리는 추세였다.물론,예전에도 사람보다 파리 손님이 더 많았다고 할수 있지만 말이다.근데 이 구멍가게 주인인,언제부터인가 태릉1번가에선 홍명보 전직 국가대표 축구 감독설이 돌기 시작했다.예전에도 어떤 홍명보란 축구 감독이 실제 있었으며,활동을 했고 또한 생긴것도 도플갱어마냥 똑같이 생겼다는 축구 광팬인 김모씨(43세,고추밭 운영)의 진술이었다.물론,홍명보는 부인 했으나 사람들은 그가 지나갈때마다 알 수 없는 음흉한 눈빛을 쏴대었다.이런 축구 감독설 말고도 이용대 배드민턴 선수설,기성용 축구선수설 등 여러 루머가 난무했다.기성용과 홍명보가 사실 축구를 하다 위장취업하고 여기로 온 것이 아니냐는 고추밭 주인 김모씨의 말까지 있을 정도였으니까.물론,그 추측은 " 개소리 하지마셔. " 하는 성용 어머니의 말씀으로 인해 싹 사라졌긴 했다만.모든 사람들이 국가대표를 닮았다는 의문점을 빼고는 태릉1번가는 펼쳐진 여러 논밭과,그리고 정다운 닭과 개소리등 정겨운 풍경을 내뿜으며 ' TV 사랑을 싣고 '등 여러 프로에서 살기 좋은 마을로 뽑힌 적도 여러번이라는 점에서 마을 사람들은 태부심을 갖고 있었다.
" 아싸,100원 네개 찾았고,이제 한개만 나오면 500컵 먹을 수 있겠다. "
성용은 뭐가 그리 좋은지 맹구마냥 헤헤 -웃으며 먼지만 가득 쌓인 주머니들을 몽땅 탈탈,털기 시작했다.태릉1번가의 묘한 사람 한명을 더 뽑자면 그건 성용이었다.생긴건 축구선수 닮아서 멀쩡하게 생긴 청년이,무슨 정신 나간 마냥 ' 웰컴투 동막골 '에 나와도 손색 없을 듯한 또라이 같은 면모를 보인다는 것 때문이었다.하지만 사람들의 혀를 쯧쯧 차며 안됬다,란 시선 끝에도 성용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400원이나 나왔다는 것에 대해 엄청난 경이로움을 보이는 듯 하였다.
" 진짜 100원만.. "
" 어,바보 아저씨다. "
" 지금 너네 나 말한거야,자식들아? "
" 네.엄마가 형 바보 아저씨랬어요.생긴건 멀쩡해가지고 맨날 바보짓 하고 돌아다닌다고. "
" 너 철수 이자식… "
" 아저씨 아줌마도 막 저 자식을 어디다가 버리나,폐기 용지에다가 버려버릴까.이러면서 우리 엄마한테 말하던데. "
아니 엄마는 진짜 내가 쓰레기인지 아나.갓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코찔찔이 초딩들에게 바보 아저씨,란 말을 들은 성용은 가히 충격적인듯 보였다.아무리 내가 지식이 없어도 덧셈 뺄셈은 할 수 있는데,일차함수도 할 수 있는데.저-밑에 있는 마을까지 내려가서 달고나를 해 왔는지 쩝쩝,거리며 자신을 놀리듯 거만하게 고개를 들어 자신을 쳐다보는 초딩들의 시선에 기성용은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려 똑같이 째려 봤지만,마음속엔 달고나 먹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가득찼다.저 달고나 500원인데,외상 친다고 할까.성용은 이런 또라이 같은 모습 때문에 자신이 동정표를 받는 다는걸 정말 모르는듯 보였다.참 한심하게도.
" 야,나 덧셈 뺄셈도 할 수 있거든? "
" 에이,그거 저희는 1학년때 뗐거든요? "
" 어딜 구라질이야,어? "
" 형 삼각함수가 뭔지 알아요?저희는 그것도 배웠거든요. "
" 나,나도 알,알아 자식들아!그,그게 뭐냐…그..삼각형으로 그려진거잖아,봐봐.형도 알거든? "
" 와 진짜 바보다.어떻게 초등학생인 저희들도 아는걸 몰라요? "
저 아저씨 진짜 바보인가봐…청각 장애인 취급 하는것도 아니고 사람을 떡하니,앞에 두고 귓가에 큰 소리로 소근 거리는 두 초딩들을 보자니 성용은 혈압이 200도 넘을듯 솟구쳐오르는 느낌이 들었다.저번에도 철수를 때렸다가 어머니한테 밥 주걱으로 쳐맞고 초딩마냥 반성문까지 쓴 성용을 놀리듯 철수는 더 크게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성용을 노려봤다.옆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마치 현대판 ' 시어머니와 기데렐라 ' 한편을 다 본 마냥,안타까운 표정으로 일렁였다.여보,우리 100원이라도 줄까.이미 손에 100원을 꽉 쥐고 받으라는듯 손을 내미는 이 모씨(42세,세탁소 주인)의 손길에 성용은 마음속 깊은 고뇌를 하였다.안 받자니 500컵을 못 먹고,받자니 진짜 동네 사람들이 mr. 똘츄 뽑기 대회에 적극 추천 할 것 같고…먹을때 빼고 이런 깊은 고민을 해 본적 없는 성용에겐 무척이나 힘든 결정이었다.
" 무,무튼 인마!삼각함수건 뭐건,먹고 사는게 문제지.…삼각함수 하니까 삼각김밥 먹고 싶네. "
" …와,이 아저씨 정말 바본가봐. "
" 아,아 됬고!너 100원 있냐? "
" 네? "
" 100원 있냐고..형아가 지금 500컵 먹어야 되는데 100원이 모자르거든? "
형 거지에요?단도직입적으로 말을 내뱉는 초딩의 말에 성용의 손이 번쩍,들려졌다 다시 힘없이 떨어졌다.워,워 기성용 진정해.백원을 얻기 위해서라면 사나이는 이런 어려움도 겪어야 하는거야.이제 계모에서 두꺼비로 역활 전환 했는지, ' 콩쥐 팥쥐 ' 에서 팥쥐를 안쓰럽게 쳐다보는 두꺼비에 본격 빙의해서 쳐다보는 초딩의 시선에 성용은 어색히 웃으며 손을 턱,하니 내밀었다.
" …엄마가 형아랑 놀지 말랬는데. "
" 에이,우리 사이에 뭐 어때. "
" 우리 사이가 뭔데요? "
" 같은 마을 사는 친한 형동생 사이지,그렇지 아우?그니까 형한테 100원만 빌려줘.값을게,응? "
" 형 안 값으실거잖아요.얘두 형한테 1000원 빌려줬다가 못 받았다고 했단 말이에요. "
돈 못 받았대요.자신을 칭하는 초딩1의 목소리에 가만히 쭈구려있던 초딩2는 귀신이라도 본듯,몸을 흠짓 들썩였다 나를 두렵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이젠 내가 하다하다 귀신이기도 하는건가.저 꼬마한테는 돈 빌린적 없는것 같은데…서울에서 살았다면 지금쯤 이자가 200퍼센트까지 늘어 온갓 사채업자들에게 뜯기며 몸이 남아나질 않았을 것 같은 성용이었다.이런 순박한 동네에서 사는걸 감사히 여겨야지.오늘도 이상한 곳에서 깨달음을 얻고선 성용은 부처님의 미소로,초딩들을 쳐다보았다.
" 그래서 빌려줄거야? "
" 아…안되는데..엄마가 세제 사오라 했단 말이에요. "
" 5000원이나 있네!이 자식 부자잖아?너 형이랑 친구할래? "
" 무슨 소리에요!저 바보형이랑 친하게 지내기 싫거든요 "
" …100원 빌려줄거라 믿고 참는다.어,자식아.상부상조 몰라? "
" 그게 뭔데요? "
" 그게,…무튼 도우면서 살아간단 거야,인마!5000원이면 명보 아저씨가 충분히 세제 주신다니까?그니까 형 이 백원 가져간다? "
" 어,엇…알았어요.형도 완전 바본지 알았는데 똑똑 하시네요. "
딴말이라도 할까봐,초딩 손에 들려있는 100원을 확 낚아채고는 웃는 성용의 모습에 초딩은 살짝 놀랐는지 입까지 벌리고 벙찐 표정을 지었다.상부상조,한마디 한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거라고.성용이 정상적인 말이라도 하나 하면 이 마을 사람들은 이제야 정상인으로 돌아왔구나,하는 경이로운 표정을 짓곤 했다.즉,성용이 얼마나 바보 등신처럼 굴었는지 알 수 있는 바였다.형이 좀 멋있지.자신을 병신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뭐가 그리 좋다고,칭찬 하나에 금방 헤헤 -웃는 성용도 병신의 최고봉을 달리는 듯 보였다.
" 그니까 너 가끔 돈 생기거나 달고나 먹을때 불러?형이 삼각 함수는 모르지만,그래도 일차 함수는 안다? "
" 형 그런것도 아세요? "
" 그래,인마.그니까 이제 형 바보 아저씨 아닌거지?응? "
" 네!이제 형이라고 꼬박꼬박 부를게요. "
" 자식,마음에 든다.너희 어머니한테도 형 바보 아니라고,상부상조란 단어도 아는 똑똑한 형이라고 말씀 드려야 한다? "
" 네!형 컵라면 맛있게 드세요! "
그래,형 간다 -드라마에서 보고 주워들은건 있어 가지고,애 앞에서 충성,하는 포즈까지 취하며 흡사 지가 병장이라도 된듯 시크하게 웃는 성용의 모습에 초딩은 반한듯,입까지 헤 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마치 그 모습은 군 생활한지 막 일주일 된 신참같았다.와,저 형 멋있다.여자들이 제일 혐오한다는 자세 best1인 바지 주머니에 손 꽂고 허세 부리기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에도 초딩은 성용의 사생팬이라도 될듯 눈을 반짝였다.성용의 저런 모습도 전염병인 것일까,갈수록 태릉1번가의 사람들이 점점 이상해져왔다.혹시,성용이 입은 저 고추 아가씨 뽑기 대회 -란 프린트가 된 바지도 유행 타는 것이 아닐까,성용이 태릉1구역은 장악해버리는게 아닐까.주민들은 염려의 눈길로 아이들을 슬쩍 쳐다보았다.물론,성용 어머니 앞에서는 절대 티 못낼 행동들이지만,
***
" 와..좋네. "
" 안녕하세요,국대 편의점입니다. "
딸랑 - 경쾌한 종소리와,이런 시골 촌구석 말고 서울에 있어야 할법한 삐까뻔쩍한 내부의 국대 편의점의 모습에 성용은 감탄했다.이런게 우리 동네에 생기다니.27년을 태릉1번가에서 떠돌다 죽은 귀신의 한이 서려있는 성용에게는 매우 놀랄일이었다.맨날 바퀴벌레 툭,툭 튀어 나오던 명보 아저씨 슈퍼 가다가 이런델 오니 신기할만했다.쁘띠쁘디 마트도 가봐야겠다.마트가 무슨 놀이터도 아니고,잔뜩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촐랑대며 실실 웃고는 성용은 바지에 넣어놓은 500원을 짤랑,거리며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 어,너가 여기 왠일이야? "
" …아,뭐야.이용대잖아. "
" 너도 여기 일자리 구하러 왔냐?그런거면 저-기 시식대 좀 휴지로 치워줘. "
하지만 성용의 표정은 단 1분도 안되,과자 코너 구석에 쳐박혀 바쁘게 과자를 진열하는 용대의 모습에 못본것이라도 본것 마냥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성용은 용대와 웬수라 지칭 할 수 있을 만큼의 사이였다.일차 함수 밖에 모르는 성용과는 달리,용대는 작은 동네의 고등학교라고 하더라도,전교 1등을 놓친적이 없었고 서울에 있는 대학도 붙었던 화려한 경력을 지닌 사람이었다.물론 집이 어려워서 대학을 가지 못했지만 용대는 언제나 활발하고 재치있는 성격으로 동네에 좀 이쁘다 -하는 여편네들은 용대를 짝사랑 상대로 가슴에 묻곤 했다.그런 용대의 모습에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오고,이 꼴인 자존심쎈 성용이 용대를 곱게 볼일은 만무했다.시식대 좀 치워줘 -바지에 씌여진 ' 고추 아가씨 뽑기 대회 ' 란 글씨를 본건지,픽 비웃음을 흘리며 성의없에 고개를 까딱,하는 용대의 모습에 성용은 옆에 있던 박스를 정말 야무지게 퍽,찼다.
" 야,너 미쳤어?나한테 화풀이 하면 되지 괜히 죄 없는 박스한테 난리야? "
" 넌 박스에 감정이입 하냐?참-나,고등학교 나오셨다고 공부 잘하는척,또 뽐내고 싶으세요? "
" 이게 진짜…너 여기 안에 과자라도 있었음 어쩔뻔했어?니 돈으로 물어낼 수 있을것 같아?돈도 없으면서! "
" 뭐?니 나 지금 무시하냐?어?나 공부 못하고 일자리도 없다고 나 한심하게 보는거야?어?나도 500원이나 있거든? "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괜히 피해망상 가지고 혼자 찔려서 북치고 장구치는 모습에 용대는 어이없다는듯 허,하며 헛웃음을 지었다.옛날에 성용이랑 친해지고 싶었던 용대였지만,지금은 그런 마음,옆집 개 순이에게 줘버린지 오래였다.맨날 지혼자 삐지고,자랑 한적도 없는데.더운지 소매를 걷고선,잔뜩 빨개진 얼굴로 쿵쾅 거리며 다가오는 용대의 모습에 성용은 살짝 움찔,했다.
" 우…왜,때리려고? "
" 비켜, "
" 뭐? "
" 비키라고!방해하러 온거면 가!알바하러 온거 아니라면서.지금 어차피 점장님도 없으셔!나중에 와. "
" 아,왜 밀치고 그래! "
" 니가 떡하니 서있었잖아!나 이거 일 다끝내야 되거든?좀 가,가라고! "
이런 모습을 어르신들이 봐야 아실텐데,무척이나 화난듯 코뿔소마냥 콧김을 킁킁,내뱉으며 격양된 말투로 말을 내뱉곤 자신을 있는 힘껏 밀쳐버리는 용대의 행동에 성용은 어이없음과 서러움이 물밀듯 밀려왔다.초딩한테 바보 소리 듣는 것도 서러운데,세상에서 제일 혐오 하는 사람 best 이용대가 날 하찮은 짐짝 취급 하다니…성용은 카운터로 돌아가려는 용대의 팔을 거칠게 잡아 세우고는,용대의 손에 짤랑 거리는 100원짜리 동전 다섯개를 의기양양하게 탁,놓았다.
" 야,나도 돈 있거든? "
" 그래서,뭐?500원 있는게 자랑이냐? "
" 나 여기 일 하러 온거아냐!500원 컵 먹으러 온거야! "
" …참나, "
" 나 손님이니까 제대로 행동해라,어?니 제대로 안하면 기냥 죽음이야.어?니네 점장한테 말한다고.니 잘라달라고! "
성용의 꼴은 추하다 못해 안타까웠다.어제 밤 10시에 방영했던 ' 나쁜 남자가 되는 방법 ' 이란 막장 소설을 보고 삘이 꽃혔는지,어머니한테 쳐 맞으면서도 밤새 정주행 하며 눈탱이가 팬더로 빙의한마냥 쾡,해졌는데,효과가 아닌 역효과가 이르는듯 했다.자신이 거기에 나오는 나부자(28,재벌집 아들)라도 된 마냥,의기양양하게 500원을 쥐어주고 500원 컵을 라면 코너에서 꺼낸후,차도남st 한발자국,한발자국 장인의 손떼가 묻은 걸음걸이로 시식대로 향하는 모습에 용대는 픽,웃었다.너무나도 어이 없어서.
**** comment ******
요거 릴레이 소설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삘 받아서....여러분들과 릴레이로 연재하게 됬습니다!
여러 커플링의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소설이구요,다른 분들도 실력있으신 분들이니까 기대해주세요!
사랑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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