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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전체글ll조회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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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란 게 보여, 말라가는 고엽

고엽 02

 

 

.

 

 

" ㅇㅇ야! "

" 김태형은, 안에 있어요? 지금 뭐해요? "

 

" 일단 숨 좀 골라, ㅇㅇ야. "

 

 

김태형 집이라는 매니저 오빠의 말에 서둘러 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6층인 김태형의 집까지 엘레베이터를 기다릴 새도 없이 바로 뛰어 올라갔다. 김태형의 집 문 앞에서 핸드폰을 쥐고는 안절부절하고있는 매니저 오빠가 보였다. 6층까지 쉬지 않고 올라온 탓인가 심장은 금방이라도 몸밖으로 뛰쳐나올 것처럼 빠르게 뛰었고, 숨은 턱끝까지 차올라 진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아무리 숨을 깊게 들이쉬어도 숨을 쉬는 것 같지가 않아 몇번이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지만, 답답함은 가시지를 않았다.

 

 

" 설마 문을 잠구고 안열어준다던가 하는건, "

" 아니야, 그런건 아니고. "

" 그럼, 들어오지 말래요? "

 

" 응, 대형사고 쳐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어 지금. 빨리 좀 들어가봐 또 무슨 사고 칠지도 몰라 혼자서. "

 

 

이제서야 숨이 평소처럼 쉬어지기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속이 턱턱 막혀왔다. 손으로 두드려봐도 속은 여전히 꽉 막힌듯 답답했고 애꿎은 머리만 울려 어지러울 뿐이었다. 김태형이 저 안에서 내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은 절대 나아지지 않을것이다, 그러니 속이 아무리 답답하고 머리는 어지러워도 참고 들어갈 수밖에.

 

도어락을 손으로 쓸고 내가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쳤다. 김태형은 여전히 그 비밀번호를 쓰고 있는 중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혼자 살기에는 조금 넓지만, 배우 김태형의 집이라 하기에는 꽤, 아니 많이 좁은 거실이 보였다. 나와 아무리 같은 집에 있더라도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는 것은 싫다며 넓은 집을 사고는 일주일만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었던 김태형이었다. 그리고 그때는 그런 김태형이 참 좋았었다, 그저 귀엽다고 생각했었고. 빠른 발걸음으로 거실을 지나쳤다. 괜히 더 쳐다보고 있으면 좋았던 추억이라도 생각날 것 같아서.

 

 

" 형, 혼자 있고 싶다고 했잖아요. "

 

" ... "

 

" ...들어오지 말라달라고 했잖아요. "

 

 

문을 열고 들어가니 빛 한점이라도 들어오면  죽을 사람처럼 커튼으로 창문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고, 불은 꺼져 있었다. 그 속에서 김태형은 침대 위에서 이불을 꽁꽁 말고는 뒤돌아 웅크리고 누워있었고, 아직 나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 마음속에 어둠이 생기면 그 어둠을 따라 더 깊이 파고드는, 김태형의 오래된, 아주 못된 습관이었다.

 

 

 

" ...김태형. "

 

 

[방탄소년단/김태형] 고엽 02 | 인스티즈

 

" ...ㅇㅇ? "

 

 

내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돌린 김태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상태가 안좋아 보였다. 안그래도 말랐던 김태형은 더 말라 있었고, 마음한쪽이 쓰려왔지만 애써 모른척을 했다. 나를 본 김태형은 급하게 이불을 걷고 일어나 앉더니 잠겨있는 낮고 탁한 목소리로 말을 해왔다.

 

 

 

" 왜, 이제서야 왔어. "

" 무서웠잖아, 안올까봐. "

" 올거야, 근데 혹시라도 안오면 어떡하지, 왜 안올까, 정말 오지 않는 건가, 영영 안오면 그때 난 어떡하지. "
" 얼마나 불안했는데, "

 

 

 

 말이 조금이라도 끊기면 내가 갈까봐, 말 한마디 한마디 내뱉기도 힘들어 보이는 몸으로 계속해서 말을 해왔다. 날 보면서도 끊임없이 흔들리는 눈동자는 그런 김태형의 마음을 대변해왔고, 나는 묵묵히 듣고 있었다.

 

 

" 그래도 다행이야, 이렇게 와줘서. "

" 빨리 이리와, 나 좀 안아, "

 

" 아니. "

 

 

어차피 잡힐 거라며, 다음부터 이딴식으로 통보하면 각오해야 할거라며 의기양양하던 김태형은 그저 수많은 김태형의 '척'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척'을 하지 않는 진짜 김태형은 그저 겁쟁이 어린아이에 불과했고, 김태형은 내 앞에서만 종종 어린아이가 되었었다.

 

 

 

" 나 너한테 잡혀주러 온거 아니야. "

 

" ㅇㅇ야, 그만. "

 

" 충고하러 온거야, 이런 짓 하지 말라고. "

 

" ㅇㅇ야. "

 

" 너 오늘 크게 한건 했더라. "

" 스캔들. "

 

 

[방탄소년단/김태형] 고엽 02 | 인스티즈

 

" ...알잖아. 그거 진짜 아니라는거. "

 

" 알지, 니가 무슨 생각으로 그 스캔들을 냈는지도 알고. "

 

 

내가 단순히 여자와의 스캔들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는 거 다 알고있잖아, 김태형.

스캔들은 배우에게 치명타라는 걸 잘 알면서도 날 부르기 위해서 스스로 자신을 망가뜨리는, 그 지독한 버릇. 몇년전부터 넌 항상 이랬어. 내가 조금이라도 너에게 소홀하면 촬영을 펑크내고 내가 너를 찾아갈때까지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았고, 간혹 가다가 마음에도 없는 짓을 해서 스캔들을 만들어서 내가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는 걸 확인하려고 했어. 니가 이런 짓을 벌이면 말릴 사람은 나뿐이라는 걸 알기에 매니저며 실장님이며 다 나에게 연락했고, 나는 무슨 일이든  뒤로하고 너에게 달려갈 수 밖에 없었지.

 

 

 

" 그만해, 김태형. "

" 이번이 마지막일거야, 아니. 마지막이야. 이렇게 찾아오는거. "

 

" ...아니잖아. "

 

" 한때 널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하는 충고야, 그만해. 얼마나 더 니 자신을 무너뜨리려고 그러는 거야. "

 

" ...여전히 사랑하잖아, 나를. "

 

 

 

나를 쳐다보며 침대에서 내려와 일어서서는 내게 다가오던 김태형의 눈에는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눈빛과 애원하는 듯한 눈빛이 담겨있었고, 나는 그 눈을 마주치려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지금 이 눈을 피하면, 내가 여전히 김태형을 사랑한다는 걸 보여주는 꼴이 되는 것이고, 오늘같은 일을 김태형은 끝없이, 내가 저에게 돌아올때까지 반복할것이다. 절대 그렇게 두지 않을것이다, 절대로.

 

 

 

" 틀렸어, 김태형. "
" 난 너라면 진절머리가 나고, 다시는 안돌아올거야. "

" 나 갈게, 너도 빨리 나가서 해명을 하던가 인정을 하던가 마음대로 해. 무책임하게 여기 누워있지 말고. "

 

 

 

쐐기를 박는 내 말에 김태형은 발걸음을 멈추었고, 이내 날 보던 시선을 내리고 고개를 떨구었다.

 

 

" 아, 그리고. "

" 제발 니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아, 제발. "

 

 

미안, 김태형.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 뿐이야.

먼 훗날, 너도 이런 나를 이해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런 내게 고마워 하게 되기를.

그리고 나도, 그런 니 모습을 보고 너를 깨끗이 잊을 수 있기를.

 

 

 

 

...

 

 

 

 

악몽을 꾸었다.

김태형이 낯선 여자에게 키스하고 나를 보며 너는 내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눈빛을 보이고는, 다시 그 여자에게 깊게 키스하는,

그런 악몽을 꾸었다.

 

이기적이고 역겹다. 니가 먼저 김태형을 버려놓고 니가 무슨 자격으로 그 꿈을 악몽이라 칭해. 무슨자격으로.

 

김태형의 스캔들이 터진지 일주일이 지났고, 스캔들이 터지고 사흘 뒤, 김태형과 한지연측은 공식입장을 밝혔다.

둘은 공식적으로 연인이 되었다.

적지않은 스캔들이 있었지만 이제까지 한번도 인정한 적 없었던 김태형이 열애설을 인정했다는 사실은 한동안 온 커뮤니티를 뒤집어 놓았었고, 김태형의 팬들은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기사 댓글을 도배했다. 그래, 김태형은 이런 사람이었다.

영향력이 크고,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반짝반짝 빛나야 할 배우.

내 옆에서 나 같은 거 때문에 망가지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배우.

 

김태형은 조금만 더 일찍 헤어질걸, 하고 후회중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인것이다.

 

 

" 여보세요? "

 

 

생각에 빠져있던 것도 잠시, 전화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저 박실장이에요. 부편집장님 "

 

진짜 미쳤다, 미쳤어.

누군지도 모르고 받았는데, 일주일 전 김태형때문에 중간에 전화를 끊었던 그 사진기자님이었다. 다시 전화를 해야한다는 생각 조차 하지 못하고 일주일을 그냥 살았다, 진짜 미쳤지. 얼마나 공을 들여서 섭외했던건데. 무례하다고 당장에 취소하겠다고 전화한걸지도 몰라. 그러면 무조건 비는 수밖에는 없다, 무조건.

 

 

" 아, 박실장님! "

" 네, 저 미팅말인데요, "

 

"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제가 깜빡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

 

" 그만, "

" 네? "

" 그만 죄송해해요. 저는 정말 괜찮으니까, 충분히 그럴만한 일이 있으셨잖아요. 그쵸? "

 

" ...네? 아, 네. 그렇죠. "

 

 

 

충분히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 라. 무슨 뜻이지? 그냥 내뱉은 일이 아니라 뼈가 있는 말이었다. 그치만 나는 지금 그런걸 신경 쓸 정신이 아니었다. 최대한 미팅을 잡고, 일을 진행해야했다.

 

 

" 오늘 괜찮으세요? "

 

" 오늘이요? "

" 오늘 안되시나요? 저는 오늘아니면 시간이 안... "

 

" 됩니다! 무조건 돼요 어디서 뵐까요? "

 

내가 말을 가로막으며 급하게 얘기하자, 정말로 웃긴 듯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으으, 전화일 뿐인데 너무 쪽팔려서 얼굴이 화끈했다.

 

 

 

..

 

 

 

" 어서오세요 "

 

이런곳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니, 이렇게나 작고 조용하고, 사람도 없는 카페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잡소리가 안들리니 인터뷰하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었고. 들어가자마자 빠르게 둘러보았는데, 규모가 작아서 둘러볼 새도 없이 박실장님이 눈에 띄었다.

 

 

" 5분 늦었네요. "

 

" 아, 죄송합니다! 변명은 아니지만 준비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

 

" 괜찮아요. 앉아요 "

 

 

의자에 앉아 마실것을 시키고는, 박실장님의 기분이 괜찮은가 눈치를 보며 노트를 꺼냈다. 하필이면 사진기자라서 그런가 매니저도, 코디도 없고 일대일로 덩그러니 앉아있어서 그런가 많이 어색했다. 그래, 어색할때는 바로 회의 시작해야지.

 

 

" 저, 저희가 이번에- "

 

 

이야기를 꺼내려는데, 갑자기 테이블에 턱을 괴고는 나를 바라보며 내 말을 가로채왔다.

 

 

[방탄소년단/김태형] 고엽 02 | 인스티즈

 

" ㅇㅇ씨라고, 불러도 되죠? "

 

 

 

 

 

 

...

 

 

 

.

봐주시는 분들 모두 이런 지루한 글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암호닉이 생겼다는게 믿기지가 않네요 이런 못쓴 글에ㅋ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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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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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왜요!! 짱잼인데!! 잘읽었슴당!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ㅡ;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여.. 취저탕탕.. 잘 읽구갑니다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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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9.171
저 암호닉 신청이요 ㅠㅠㅠㅠㅠ[깻잎사랑] 이요 ㅠㅠㅠㅠ재밋어요 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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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3.49
[포레버]입니당!! 태형이 맘아프네요ㅠㅠ 노늘도 분위기가...♡ 짱이에요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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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재미 있어요!!! 신알신 하고 갑니다!!!!
[빠다뿡가리]로 암호닉 신청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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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42.8
저ㅠㅠㅠㅠ [몽총이덜]로 암호닉 신청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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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ㅠ헐ㅠㅠㅠㅠ전 왜 이글을 이제봤을까요ㅠㅠㅠㅠㅠ사랑함니다자까님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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