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중국 문화고 북한문화고 뭐고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쓴 망글이라 많이 부족해요ㅠㅠ 그냥 픽션 일 뿐이니 부족해도 즐감하시길!
떠나는 이에게 짐따윈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이 곳에 태어난 이상 내 것이라곤 없었으니까.
아니, 오히려 국가에 있어서 내가 짐일 것이다. 그렇기에 떠나려든 오직 내 몸뚱아리 하나라면 충분 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형님, 꼭 성공하시라. 절대 죽지 마시라우."
"알겠네. 살아서 꼭 다시 만나. 꼭."
죽지마란 말은 곧 잡히지 말란 말과 같다. 피를 나눈 아우의 젖었지만 힘있는 목소리에 꼭 죽지 않겠단 결의를 다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마지막으로 본 아우이자 동지의 얼굴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죽지 않기 위해 버텼다.
이 곳의 밤은 물소리를 제외하면 그저 침묵이였다. 그 어떤 공기조차 정체 된 채 둥둥 떠 있는 것만 같은 공간. 악소리를 낼수도 발자국 소리도 낼 수 없는 곳.
누가 쫓아올까 불안감에 시달리며 두만강연선을 체감 몇 백리 정도 걷고 걸었다. 하나 넘으면 산이고 또 산의 연속이지만 내 몸 숨길 나무는 보이지 않아 최대한 몸을 웅크리며 초조하게 시간 시간을 보냈다. 추위와 배고픔과 같은 육체적인 고통보다 불안과 초조에 시달린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정신적 고통이 더했다. 정신적인 고통으로 육체적인 고통 따윈 잊어버릴 정도 였다.
중국과 북조선을 가로지르는 벽과 같은 어두운 두만강을 보며 꿀꺽 침을 삼켰다. 강은 얼고 어느 정도에 높이에 오는지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바닥은 캄캄했다. 대강 어림짐작을 해봐선 높이가 낮은 편은 아니였다. 나름 북조선에서 키가 큰 편에 속한 나조차도 머뭇거리기 충분한 높이였다. 이미 몇일 째 먹지도 자지도 못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나의 시선에서 두만강이란 그저 높은 장벽이였다.
"......"
수면 위로 두껍지 않고 얇게 얼어버린 강을 쳐다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 두만강, 마지막으로 밟을 조국의 땅이기도 했다. 덧붙여 내 부모와 같은 민족의 피가 흐르는 내 동지들의 피와 땀이 흐르는 곳이자 죽음의 문턱으로 몰고 간 강이기도 했다. 목숨을 걸어 건널 이 강이 한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또 한 사람에겐 참혹한 고통 뒤에 따르는 죽음을 주었다.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살아남아 남조선의 땅을 밟을거라고. 꼭 무사히 이 곳을 벗어 날거라고.
추운 1월의 겨울 기온만큼이나 차갑게 식은 내 머리와 가슴이 다짐하고 다짐했다.
고요한 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동태를 살폈다. 아무도 없었고 사방은 조용했다. 적절한 시기. 지금이 아마 그 때인거 같다.
조심스럽게 강물 위로 발을 내딛었다. 그 순간까지도 결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물이 차가웠지만 차갑다고 느낄 여유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발을 내딛자 파삭 하고 힘없이 깨져버린 얼음 사이로 두만강을 가로 질렀다. 강물에 몸을 담근 그 순간까지도 다행히 총을 든 군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물이 점차 깊어져 몇번이나 물을 마셨고 물살에 이리저리 휩쓸렸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대로 물살에 떠내려 가 죽나 할 때 쯤 물높이가 낮아지는 걸 느꼈다.
코앞이 중국이였다. 그 때쯤부터 눈에 뵈는 게 없이 그냥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 더 이상 총을 든 군인이 두렵지도, 강물이 차갑지도 않았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중국이라는 생각에. 정신 나간 사람처럼 수면 위를 쓸며 앞으로 나갔다. 내가 지나 온 물살은 거세게 요동쳤다.
두만강을 건너 덜덜 떨리는 몸으로 산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추위에 떨리는 몸이 아니였다. 무언가 죄를 지은 것마냥 두만강연선을 걸을 때보다 훨씬 심한 불안이 밀려 왔다. 또한 이곳이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북조선이 아닌, 중국의 영토라는 것에 대한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에 손 끝이 저릿저릿했다.
이대로 멍청하게 있다 다시 잡힐지도 모른다. 정신이 퍼뜩 들어 몸을 추스르고 다시 산 속을 걸었다. 고요한 산 속, 축축한 발자국 소리는 유난히 컸다.
캄캄한 밤, 더 이상 짐승소리와 어둠따윈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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