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빅히트의 유일한 여배우 : 01
딸랑-
이제는 빅히트 사옥 안으로 들어가는 때 나는 이 방울 소리가 익숙했다. 6개월 전, 나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고 정식으로 배우라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처음 몇 번의 오디션은 낙방했다. 그래도 회사의 계속된 트레이닝 시스템으로 꽤 큰 규모의 드라마의 비중있는 역할을 따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신인 여배우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아, 아미 왔네. 어제 화보 촬영은 잘 했니?"
"네. 살 빼는데 조금 힘들었지만요."
내가 처음 회사에 왔을 때 가장 도움을 많이 주신 연주 언니는 항상 친절하다. 방탄소년단 선배님들 컴백기간이라 그런지 다들 분주하게 의상제작이나, 포토샵 작업 등을 하고 계셨다. 나는 조용히 회사의 가장 안 쪽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뭘 하지……"
우리 회사의 첫 아이돌 그룹은 방탄소년단 선배님이다. 얼마 전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 분들과 같은 소속사인데, 친하게 지내시나요?'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실 한번도 마주친적이 없었다. 그래서 한 달 전쯤부터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신인왕, 아메리칸 허슬라이프, 야만tv 등 예능을 모두 섭렵했다. 그리고 오늘부턴 앨범을 전 곡 다 듣기로 했다.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같은 소속사 선배님의 음악을 들어보는 것은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연주 언니, 저 오늘도 이 방 써요,"
"그 방 쓰는거 아미, 너 밖에 없어. 그냥 네 방해."
"넵, 오늘도 제가 쓰겠습니다."
스케줄을 마치면 항상 해가 져있다. 오늘은 음악을 들으며 밤을 샐 생각이다. 첫 앨범부터, 나를 여기로 이끌어준 young forever앨범까지. 드라마의 대사를 외우듯 머리에 모두 각인시킬테야.
회사 가장 안쪽의 작은 방은 원래 회의실로 쓰던 방이었는데, 회사가 커지고 다른 층에 회의실이 생기면서 아무도 쓰지 않게 됐다고 한다. 사실 아주 작은 방이어서 방 안에는 낡은 에어컨, 내가 겨우 누울 수 있는 길이의 쇼파, 끝이 다 벗겨져 잘못하면 스타킹 올이 나가버릴 것만 같은 탁자, 그리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화질을 가진 빔 프로젝터 뿐이다.
"데뷔곡부터 들어볼까……"
약간 무거운 듯한 힙합 느낌의 곡이다. 앨범을 들으면 들을 수록 가사가 신선하고, 음의 흐름도 신선했다. 그렇게 막 앨범 네 장 째를 뜯을 때, 누군가 나를 불렀다.
"너 누구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날 부른게 아니다.
"네? 저……저요……?"
"그래요, 너요. 누구야."
"강……강아미에요……."
"강아미?"
"네……여기 배우에요."
강도인가 싶어서 밖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더니 이미 다 퇴근하시듯 했다. 다시 고개를 들자 어둠 속에서 똘망한 눈동자가 보였다. 아, 나 이분 아는데.
"슈가…선배님…?"
"……."
"안녕하세요. 저 빅히트 소속 강아미입니다. 배우에요."
"알아."
"……."
"내가 당황했네."
하며 간이 의자를 들고 와서 쇼파 옆에 앉았다. 안 그래도 어색한데 지금은 어색하다 못해 질식할 것 같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애가 탔다. 상대방이 뭔가를 말해줬음 좋겠다. 어쩌지.
"지금 우리 앨범 듣고 있는거야?"
"네…? 아, 네."
"왜? 배우잖아."
"아무래도 소속 회사 선배님이신데 제가 너무 모르는게 많아서요. 더 알고 싶어서 듣고 있었습니다."
"들어본 소감이 어때?"
"신선해요. 특히 tomorrow가 마음에 들어요. 뒤에 들리는 코러스랑 이 기타 소리가…"
"……."
"아 죄송해요. 제가 주제넘게…"
"더 해봐."
음악에 '음'자도 모르는 내가 선배님과의 첫대면에서 음악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웃겼다. 사실 잘 모르겠다. 음악은 어릴 때 피아노를 오래 하긴 했지만 클래식은 클래식일 뿐. 실용음악은 정말 무지했다. 선배님, 그런 눈으로 쳐다보시면…곤란해요.
"아직… 들어야 될 앨범이 많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더 들어볼게요."
정말 질식사할지도 모르겠다. "그래. 알겠다."하고 나가줬으면…
"같이 듣자."
"네?"
"그 앨범 뜯어. 듣게."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앨범을 뜯었다. 이윽고 음악이 재생되고, 우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렇게 앨범을 다 듣고 나서야 소파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
윤기윤기 / 민융기 / lotus / 방소 / 은갈칰 님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사정상 답댓을 다 못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댓글은 다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결혼비용 아끼려다 싸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