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빅히트의 유일한 여배우 : 02
결국 전 앨범 전 곡을 다 듣고 말았다. 처음에는 좀 유치하다고 느껴졌던 가사가 지금은 좀 멋졌다. 아니, 사실은 좋아졌다. 힙합도 잘 모르고, 아이돌 노래도 관심이 없었지만 사이사이 마음에 쏙 드는 노래도 많았다.
"어때?"
"네…?"
"노래말이야."
혼자 망상에 빠져있을 때 훅 치고 들어오는건 반칙이었다. 그게 저녁부터 새벽 2시가 될 때까지 아무말도 안하다가 갑자기 하는 말이라면 더더욱. 아직 공기는 어색했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내가 뭔가를 말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음……사실대로 말해도 돼요?"
"언제든지."
"저는 수록곡들이 되게 마음에 들어요. 타이틀 곡들이 댄스 위주의 곡들이라면 수록곡들은 정말 귀로 듣기 위한 곡이라는 느낌이죠. tomorrow와 let me know는 느낌이 비슷해요. 마치 같은 사람이 만든 곡처럼. 그리고 개인적으로 danger가 아쉬워요."
"어떤 점에서?"
"지민 선배님 파트가요. 음색과 파트가 잘 맞아떨어지지 않은 느낌…? 아, 물론 제 생각이에요. 그리고 비트의 중독성은 쩔어가 제일 좋구요. 쩔어는 비트만 들어도 가사가 떠오를 정도로 곡의 개연성이 좋아요, I need you는 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좋구요."
"더."
"멤버를 가장 잘 나타낸 곡은 고엽이랑 run이요. 각 멤버분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곡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인트로와 아웃트로가 앨범마다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특히 화양연화 인트로의 가사가 좋네요."
"……."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 않으면 좋겠다. 괜히 긴장되잖아. 나는 내 생각을 솔직히 말한 것 뿐이고 도움이 된다면 그저 좋을 것 같다. 건방지다고 해도 난 시켜서 말한 것 뿐이니까. 그렇게 생각해도 결국 눈치가 보이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 크지 않지만 또렷한 눈이 나를 위아래로 째려보는 것 같아서 무섭지만 싫지는 않았다. 한 순간 볼에 열기가 올라왔다. 30분 같던 30초가 지났을까.
"너, 다음에 보자."
"……네?"
"집에 안가?"
"……네, 네? 이제 가려구요."
"가자,"
밤 공기는 아직 차가웠다. 볼에 올라왔던 열기가 식나, 하는 순간 선배님이 다시 말을 거셨다.
"다음엔 작업실에서 보자."
무슨 용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때 이 말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나보다.
"아, 선배님!"
"……."
"저는 miss right이 가장 좋았어요. 나중에 선배님이 이런 달콤한 곡을 만드셔도 잘 어울리실 거에요. 분명히요."
"그래."
"……."
그리곤 아무 말 없이 택시를 잡아주셨고 나도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택시에 올라탔다. 새벽의 한적한 거리를 달리는 택시는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짧게 '목동이요'라고 말한 후에 창 밖을 응시했다. 피곤한 하루였다..
* * *
체중조절을 하느라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거의 못먹고 간단한 요가동작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나의 사랑 연주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네 언니."
[아미야, 너 어떡해. 대박이야!]
"네? 왜요? 저 사고친거 없는데……."
[너 이번에 김윤숙 작가님께서 새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널 쓰시겠데!]
"네??? 진짜요??"
[그래! 그래서 내일 오후 5시에 sbc방송국에서 미팅잡혔어. 매니저한테 연락해놨으니까 늦지말라구.]
"아……. 언니 진짜 고마워요. 저 열심히 할게요."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연주 언니가 너무 고마웠다. 게다가 김윤숙 작가님이라니……. 아직 조연 경험밖에 없던 내가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 오늘 아침을 거른 내가 너무 다행이었다. 오늘부터 체중 조절도 더 열심히하고 발성 연습도, 감정도 더 풍부해지도록 연습해야겠다.
"그나저나 무슨 드라마지?"
나는 너무 궁금한 나머지 인터넷을 키려는 찰나, 연주 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까 흥분해서 말 못했는데 그 드라마 달달한 청춘 연애물이야!>
달달한 청춘 연애물이라니. 그럼 설마 키스신도 있는건가? 아직 첫키스는 커녕 제대로된 연애도 못해본 내가 연애물을 찍는다는건 무척 힘든일임이 틀림없다. 걱정이 태산이네. 일단 로맨스 영화라도 한 편 다운 받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일문과 학생인 나는 일본영화 중에서 고르자는 생각을 했다. 겸색을 하던 중에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가 눈에 들어왔다. 다운을 미리 해놓고 드라마 촬영 때문에 당분간은 못 갈 학교에 휴학 신청을 내야지. 그 때 다시 문자 한 통이 왔다.
〈아미야. 이따가 시간나면 연습실 좀 들릴래? - 성득쌤>
이번엔 안무가 손성득 선생님의 문자였다. 연습실이면…혹시 그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연습실을 말하는 건가? 한 번도 가본적 없는 곳인데. 일단 '알겠습니다'라고 급히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나의 아지트로 향해서 간단한 가방과 영화를 다운받은 노트북을 놓고 다시 나와 연습실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아, 아미 왔니? 여기 와서 치킨 좀 먹어."
알고보니 연습실에선 치킨파티가 열리는 중이었다. 눈에 들어오는건 성득쌤, 방피디님, 대표님, 코디분들, 매니저님, 그리고… 방탄소년단 선배님들 이었다.
"아~ 너가 강아미구나. 빨리 와서 치킨 좀 먹어!"
뷔 선배님이셨다. 소문대로 누구에게나 친절하시고 활기찬 분이신 것 같다. 옆자리에 앉으라는 듯이 손으로 옆자리를 탁탁-치는 모습이 귀여우셨다. 그래서 그 자리로 가려는 순간 슈가 선배님과 눈이 마주쳤다. 온몸이 굳어버리는 듯 했다.
"아미야 닭다리 너 먹어."
"아, 감사합니다 선배님."
"딱딱하게 선배님이 뭐야. 따라해봐. 태형오빠."
"그…그래도."
"아미 니가 우리 회사 유일한 여잔데 오빠 소리 좀 들어보자."
"태형오빠."
"아이구, 잘한다. 날개도 너 먹어."
태형오빠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다른 선배님들도 오빠라고 불러달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 본명과 함께 오빠라는 호칭을 붙이기로 했다. 아, 정국이는 나랑 동갑인 20살이니까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그런데 유독 말이 없는 슈가 선배님이 계셨다. 자신에게 본명으로도, 오빠라는 호칭으로도 불러달라고 요구하지 않으셨다. 괜히 어색해져 시선을 회피하려고 했다. 기분이 안좋아 보이는건 기분탓일까?
"근데 아미야. 오늘 너 부른 이유가 드라마 캐스팅 때문이야."
"맞아맞아. 드디어 주연을 맡게 됐다며? 축하한다."
"오늘 처음보는거나 마찬가지지만, 내가 연극영화과 출신이잖아 또. 뭐든지 물어봐."
"감사합니다. 저 진짜 열심히 하려구요!"
다들 축하의 말을 한마디씩 해주셔서 힘이 났다. 오늘 성득쌤의 문자를 피했다면 분명히 후회했을 것이다. 뒤에서 미소짓고 계시는 성득쌤 감사합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중에 갑자기 연주 언니가 연습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요올~ 강아미. 드라마 주연소식 제일 먼저 알려준거 나다?"
"안그래도 연락하려고 했어요 언니."
"근데 너 그거 알아?"
"네? 아뇨… 뭔데요?"
"너 찍는 드라마 로맨스야. 키스신 정도는 각오하고 있겠지? 이번에 상대배우도 잘나가는 강동휘더라."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다. 설마설마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키스신이 정말 있을줄이야. 한 두번이면 끝나겠지. 한 두번에서 끝나야 한다. 정말 나 첫키스도 못해봤단 말야.
"키스신……몇 번이래요?"
연습실 안이 모두 조용해지고 침이 꿀꺽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 허공에서 슈가 선배님, 아니 윤기 선배님과 눈이 마주쳤다. 민망한 마음에 마주친 시선을 빨리 돌려버렸다. 나를 쳐다보는지 옆이 심하게 따가웠다. 내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선배님께 들릴 것만 같았다.
"글쎄. 근데 한 두번으론 끝나지 않지 보통."
아 말도 안돼. 아무리 잘나가는 강동휘 배우가 상대역이라지만 이건 싫었다. 첫키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겠다고 꼭 다짐했는데. 순간 머릿속이 멍해져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늦어도 다음달부턴 촬영 들어가니까 마음 단단히 먹고. 오늘까지만 치킨을 허락할거야."
"네."
"자, 그럼 미성년자도 없는데 다같이 건배나 할까?"
"자~ 건배!"
아직도 옆이 따가웠다. 선배님의 시선은 온통 나에게 고정되어 떠나갈 생각을 않았다.
자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는 것 같자 생각이 복잡한 나는 짐을 싸서 허겁지겁 나의 아지트로 왔다. 깜깜한 건물 속에 내가 있는 이 자그만 안쪽 방만이 나를 편하게 했다. 아까 다운 받았던 영화를 틀고 빔 프로젝터에 연결했다. 소파에 누워서 영화를 보려고 할 때 누군가가 들어왔다.
"같이보자."
……저녁에 보는 안경 쓴 선배님은 너무 치명적이다. 게다가 같이 영화라니. 나 쓰러지는거 아니야?
〈암호닉>
윤기윤기 / 민융기/ lotus / 방소 / 은갈칰 /단미 / 한드루 / 푸후후야 / 0309 / 슙 /
코코팜 / 더푸 / 뿡뿡99 / 윤기가흘러내린다 / 삼다수 / 내2름은 / 민윤기 님
감사합니다
사정상 많이 바쁩니다 ㅠㅠ
하나하나 댓글은 다 읽고 있으나 답댓을 다 달 수 없다는 점 이해해 주세요!
암호닉은 [ ] 안에 넣어서 신청해주시면 계속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엄청난 장편은 아닙니다. 10화 이내로 끝날 것 같네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제가 생각하는 장소을 쭉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일주일에 2번 정도로 연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화는 주말 쯤에 기대하시면 될 것 같아요~
오타수정 언제나 환영입니다.
+ BGM넣는 법 알려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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