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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악마를 보았다 01 | 인스티즈


악마를 보았다

作 일두리







1.







[방탄소년단/박지민] 악마를 보았다 01 | 인스티즈


"그래, 하찮은 인간인 네가 뭘 할 수 있지?"







날카롭고 또 더욱 심오한 눈빛을 가진 악마는 내게 속삭였다. 그가 원하는, 그리고 또 내가 원하는 계약이라는 것의 일부분인 듯했다. 하얀 방 안에 가득한 핏자국. 그 안에는 나와 그, 그리고 차갑게 식어버린 시체뿐이었다. 악마는 인간의 모습을 한 채였다. 피부는 백옥과도 같이 하얗고, 또 머리는 인간의 피를 물들인 마냥 붉었다. 그와 같이 피로 떡진 내 머리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고개를 떨구고 한참 침묵을 유지하던 찰나였다.






"머저리 같은 인간들은 항상 자신의 이득을 갈구하더군. 그래, 너희들이 생각하는 더러운 악마의 모습과 같지."


"......."


"살고 싶잖아."


"......."


"이 곳에서 나가고 싶다고. 네 썩어빠진 영혼이 대성통곡을 하는군."









그의 말에 두 손을 꽉 쥐었다. 전부 다, 맞는 말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더 이상 있고 싶지 않다. 두 눈으로 살덩어리를 맛보고 싶지 않았다. 내 영혼은 그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살려줘. 내 눈으로 나의 핏덩이를 보고 싶지 않아. 나를 구해줘라고. 나를 내려다보던 악마가 뒤를 돌았다. 그를 놓칠세라 재빨리 나를 가로막는 철장 사이로 그에게 손을 뻗었다.










"살려, 살려주세요."

"......."

"더 이상 저 뜨거운 불덩이를 갈비뼈 위에 올리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 날계란을 입에 넣고 싶지 않아요. 그들에게 고문 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 그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요. 그를 외면하는 건 더욱 싫어요. 그에게 손을 뻗는 것도 무서워요. 그들이 쥐여주는 날카로운 단도로 묵직한 살덩이를 찌르는 것도 무서워요. 내 양손에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핏물이 가득 묻어있는 게 너무 무서워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

"원하는 것이 뭐든, 뭐든 다 드릴게요. 돈이건, 유물이건, 사람이건, 뭐든...!"

"나는."

"......."


[방탄소년단/박지민] 악마를 보았다 01 | 인스티즈


"너의 영혼이 필요해."







2.








좋아요. 나의 대답에 악마는 놀랍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꽤나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철장 앞에서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는 악마를 향해 고개를 치켜들었다.







"대신."

"......."

"내가 목적을 이룰 때까지, 당신은 나를 도와야 해요."

"목적? 그냥 살아서 나가는 게 목적 아니었어?"

"그냥 살아서 나가는 거면 나가는 의미가 있기나 해요? 어차피 당신한테 먹힐 텐데."








나의 당돌한 발언에 악마는 고개를 숙여 입꼬리를 올렸다.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입까지 틀어막으며 웃어 젖히는 그를 겁 없이 노려보았다. 웃음을 멈춘 그가 철장을 한 번 쓸어내리자, 영영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두꺼운 철장의 문이 열렸다. 철장을 나가기 위해 일어서려 하자 어째서인지 다리에 힘이 들지 않았다. 내 다리가 아닌 듯한 느낌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주물러대자 그가 다리를 매만졌다. 아무 느낌 없던 다리가, 그의 손짓 하나로 멀쩡해졌다. 겨우 철장을 빠져나와 그의 앞에 섰다. 그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느낌이었다. 걸친 거라고는 다리까지 내려오는 얇은 가운 하나. 다리와 팔 그리고 얼굴, 머리까지. 멀쩡한 곳 하나가 없었다. 상처 사이사이로 새어 나온 피가 잔뜩 묻은 채였다. 하얀 가운 또한 피로 물들어 더 이상 하얀색이 아니었다. 이 꼴을 한 채인 나를 보는 악마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더러움? 미련함? 안타까움? 아니. 그 무엇도 아니었다. 그는 지금 나를, 







미천하고 하찮은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방탄소년단/박지민] 악마를 보았다 01 | 인스티즈

"... 저건."

"됐어요. 그냥 가죠."

"......."







단상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시체였다. 그도 나와 같이 온몸이 상처로 가득했다. 도대체 이는 무엇으로 죽은 걸까. 총? 칼? 하지만 그의 몸에는 자잘한 상처뿐이었다. 그렇다면 독? 그래. 그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언제, 누가? 아. 그들이라면. 그의 갈비뼈 위에는 뜨거운 불덩이로 지진 듯한 자국과 칼로 후벼판 자국이 가득했다. 그와 나의 공통점. 그와 나는 같은 피해자이고, 같은 위치에 같은 문양. 아마 그것이 끝이 아닐까. 아 하나가 더 있다면 그건.... 누워있는 시체를 바라보는 내 눈빛은 공허함과 혼란이 가득할 것이다. 악마인 그도 죽어버린 그가 신경 쓰이는 듯했다. 나는 그를 잘 안다. 그의 이름은 김태형이다. 올해로 성인을 맞은. 불쌍한 영혼. 그래, 그는 그들에게 무척이나 필요한 존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만약 그가 아니라 나였다면, 그랬다면 분명 단상 위에 누워있는 것은 나였을 것이다. 창백한 피부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모든 생각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지나가는 생각이라고는 그저 그들이 고문을 했던 것 밖에 없었다. 단상 위에 누워있는 그와 나, 그리고 그 옆에 가득했던 칼과 도구들.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그들의 웃음과 가면.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되돌아보면 그와 내가 이곳에서 했던 말은 그것들뿐이었다.







"우리 집으로,"

"......."

"돌아가고 싶어요."







나를 한참 주시하던 그가 손을 내밀었다. 조금 어지러울 거야.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을 잡으면 이곳은 영원한 안녕이다. 내가 그렇게도 바라던, 지옥과의 이별이다. 단상 위에 누워있는 태형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나는 과연 후회하지 않을까? 아마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바라던 일을 나는 지금 할 것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후회 따위는 없다. 망설임 없이 그의 손을 잡았다. 






후회는 없을 것이다.








본 작품은 일본 만화 '흑집사'를 모티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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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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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7.126
오 제가 첫댓인가요 저렇게 암흑한 지미니라닛... 좋아요 매우 좋음... 흑집사 굉장히 즐겨보던 만화책인데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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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0.166
헐 대박 지민이에 한 번 치이고 분위기에 또 한 번 치입니다... 암호늑 받으시너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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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두리
네 말씀은 안 드렸지만 써주신다면야 받고 있습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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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후욱후욱 가운이야기에서 눈치챘습니다. 흑집사에 앓고 살던 저는.. 여기서 시에루의 냄새가 난다고..!!!!!! (발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엉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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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6.180
오오.. 분위기..우으.. 암호닉 받으신다면[입틀막]으로 신청하겠습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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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우리사랑방탄]으로 신청해도될까요 ㅠㅠ 아 분위기 너무 좋은데요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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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대박 분우기ㅣ쩌러ㅠㅠㅠㅠ
암호닉 [꿍디] 신청하고 갑니다ㅜ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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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ㅠㅠㅠㅠ 와 짤이고 분위기 발려요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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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1.14
[♥계란말이♥]로 암호닉 신청해요!! 분위기 장난 아니네요 진짜 ..짱이에요!! 지민이 정말 ㅎㅎㅎㅎ너무 좋네요 글 잘 읽고 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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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8.20
헐분위기...박지민왤케 퇴폐미...ㅠㅠㅠㅠ암호닉[두글]신청하고 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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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저 흑집사 좋아하는데!! 완전 기대기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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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헉 분위기가 장난 아니네요 8ㅅ9...악마인 지민이라니 너무 섹시한거 아닌가요!! 암호닉 받으신다면 [은봄]으로 신청하고 갑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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