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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틍읕 전체글ll조회 413l

내가 고등학교에 막 입학하고 적응해 갈 무렵엔, 그저 입시에 불만이 많은 흔한 고등학생 중 하나였다. 남들보다는 더 안다라는 걸 뽐내고 싶다는 허세의 이유도 있었고, 가족이 생활고에 찌들어간다는 게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의 루트를 밟아야만 했다. 누구든 꿈꾸는 루트였었고 나 역시나 다름없었다. 그 꿈에 가지를 쳐 준 건, 본격적 입시 준비에 바쁜 고2 말 고3 초 사이.
나는 도경수를 만났다.

첫만남은 그닥 나쁘지 않았다. 집이 위태로웠긴 했지만 부모님의 푸시 덕에 난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그 학원 친구의 친구가 도경수였다. 건널 징검다리 하나만 있으면 난 다 되는 성격이었기에 도경수와 말을 트는 것도 오래 걸리진 않았다. 친구가 인사를 하면 같이 인사를 했고 밥 먹을 시간이 끼게 되면 같이 밥을 먹었다. 도경수도 아마 싫어하진 않았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내심 반겼을 수도 있겠다. 내가 도경수에게 관심을 보인 후의 도경수 태도가 살가웠으니 말이다.
셋은 별 트러블 없이 잘 지냈었다. 친구가 학원에 오지 않은 날, 도경수가 나에게 처음으로 말을 건네기 전까진.





백현아, 게임 좋아해?





***

경수야. 이제 그만 찾아올 때도 된 것 같지?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저으며 날 말똥말똥 쳐다보는 그 눈빛이 마냥 반갑고 사랑스럽다. 도경수는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이지만 오늘 면회에서도 역시나, 도경수는 말없이 등을 돌려 면회 장소를 나간다. 오늘따라 경수의 뒷모습은 더 초라해. 안아 주고 싶다.
무슨 일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해.
내 말을 들은 건지 만 건지 작은 뒤통수가 내 시야에서 벗어났다. 한숨이 잇달아 나오고 나도 그 장소를 빠져 나온다.
날 지그시 안쓰럽게 쳐다보는 교도관의 시선에 기분이 나쁜 건 몇 년 째 변하지 않는다.

***





도경수가 처음 제안한 게임은 아주 간단하며 이상했다. 가방에서 접고 접은 무슨 판을 가져오더니 나에겐 보여주지 않고 주사위 세 개부터 나에게 건넸다. 두 개가 아니라 세 개? 의문부터 들었지만 친해지는 과정에서 거절은 좋게 작용될 것 같진 않다고 생각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주사위를 굴렸다. 2-5-1
도경수가 자기 품에 안고 있던 판을 내 앞으로 보여 주었다.



125, 152, 215, 251, 512, 521. 자, 이거 봐.

어?

넌 나랑 이걸 다 할 때까지 게임을 해야 돼.

뭔데, 이게?



내가 숫자에 해당되는 걸 다 읽기도 전에 휙 제 품으로 다시 판을 가져갔다. 생글생글 웃어 보이며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오히려 내 궁금증을 더 증폭시켰다.
손 좀 줘 봐.
내가 내민 손에 하얀 알약이 하나 쥐어졌다.



인생이 지루해지진 않을 거야, 백현아.





@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미심쩍은 알약으로 보였으니까. 뭐지? 마약? 대한민국 입시에 찌든 그냥 평범한 남고딩이? 에이, 설마. 알바로든 뭐든, 사회 생활이라곤 경험 없어 보이는 도경수였기에 나는 그냥 특별한 비타민이니 건강 식품이겠지. 하고 상황을 간단히 넘겼다. 도경수가 준, 허술하게 포장이 된 알약을 주머니에 넣고는 학원 수업을 들었다. 대각선 앞자리에 앉은 도경수는 몇 십 분에 한 번 꼴로 날 슬쩍 흘겨 보는 듯했었다. 수업 쉬는 시간, 말없이 내 손가락을 만지작대거나 이마에 손을 짚어 보는 행동이 평소와는 달랐다. 물론 평소와 다른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스킨쉽을 좋아하지 않아 내 몸에 손만 대도 툭 쳐내던 내가 그런 도경수를 쳐내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내 손과 볼 등을 만져 보는 올망졸망한 도경수를 보며 즐겼다는 것.



백현아.

어?

백현아.

왜.



입을 앙 다문다.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도경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앞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마지막 타임엔 도경수가 날 흘겨 보는 시선도 없었고 몇 번 나에게 무슨 생각을 하냐며 핀잔을 주는 선생의 고나리 몇 번이 끝이었다. 나는 그 시간 내내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필기하는 작은 뒤통수만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턱을 괴고 문제가 수두룩한 페이지의 모서리에 그 뒤통수를 그렸다.





***

변백현.

…….

백현아.

부르지 마.



듣기 싫다. 이 곳에 온 지 3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저 새끼가 내 이름을 알고 죄수번호 5712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한 건 약 2년 정도 됐으려나. 생각이 잘 나진 않지만 매일 불릴 때마다 불쾌하다. 항상 내가 면회를 한 후 30분 뒤에 나타나 내 이름을 부른다. 내가 무슨 대꾸든 할 때까지 기다린다. 징그러운 새끼.
내가 결국 반응을 하면 그제서야 발걸음 소리가 내 독방에서 멀어질 것이다. 문과 등을 지고 앉아 있다가 돌렸다. 아, 문 앞에 달갑지 않은 새끼의 얼굴이 보인다.



5712.



씨익 웃는 꼴이 보기 싫다. 내 왼쪽 가슴팍에 박아진 죄수번호를 뜯어내고 싶을 정도로.



나한테는 또 언제 웃어 줘?



불순한 의도의 질문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기분은 상했다. 몸을 일으켜 한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 문을 쾅 발로 찼다. 고개를 떨군 채 두어 번 더 스트레스를 푸는 것마냥 더 세게 쾅.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발로 차던 문 바로 앞에 등을 대고 주저 앉았다. 아...



백현아.



죽이고 싶다.

***





샤프심이 뚝 부러졌다. 언제 졸기 시작한 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교실은 텅 비었고 내 옆에서 도경수가 손톱으로 책상을 톡톡 치는 소리가 빈 교실을 울렸다.



도경수 너 손버릇 있었냐?



자연스레 손을 잡았다. 도경수가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친다. 씨익 한쪽 입꼬리만 올리는 게 생애 최고로 재수 없는 표정이었다.



일어나, 백현아.



은근슬쩍 잡은 도경수의 손이 차게 느껴졌다.

 

 

 

 

 

 

 

 

 

@

글잡 처음이라 어색하고 처음 써 보는 거라 쑥쓰럽네요 ㅎㅎ... 원래 두 편 분량인데 합쳐서 1편으로 썼어요. 다음 업데이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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