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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테나 전체글ll조회 762l

 

 

 난, 단 한시도 너를 놓은적이 없었어.

 

 

 

 

 [현성] 봄은 돌아오지 않았다

 w. 테나

 

 

 

 

 

 

 

 병원은 음산하고 조용했다. 문을 여닫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온갖 약품들에서 뿜어나오는 냄새가 코 끝을 아리게 만들었다. 알 수 없는 이상한 아지랑이들이 그에게로 뻗어지고 있었다. 듣기 싫은 끅끅대는 말소리가 귀에 세게 내리쳐졌다. 반복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굳이 없었다.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씨발

 

 

그래 니들이 씨발이라고.

 

 

 

 

 남자가 조용히 귀를 틀어막았다. 검은 유광으로 만들어져 빛나는 신발코가 보였다. 숨을 거둘 차례였다. 찾았다, 재수없는 새끼. 내 눈을 피해 몇달이나 숨어 살았겠다. 남자가 조용히 침대위에 눕혀진 검은것의 입에 손을 올렸다. 검은 것이 지금 제 안에서 뛰고 있는 심장마냥 펄떡펄떡펄떡펄떡 거리다가 이내 축 늘어졌다. 금방 끝날것 같던 임무는 절대 금방 끝나는 법이 없었다. 남자가 편하게 침대 밑에 주저 앉앗다. 슥 풀리는 다리가 긴장해서 그랬던건지 많이 아려 왔다. 관절이 이리저리 껶여 흉했다.

 

어 씨발 다시 펄떡거려 죽여버려야지.

 

 

 이어폰으로 노이즈가 들렸다. 지직거리는 소리로 뜻을 전하는 리시버에서 다음 타겟을 잡아낸 남자가 웃었다. 입가가 비틀리고 눈이 강하게 번득였다. 남자가 일어나 검은것의 목을 비틀었다. 편하게 가세요.

 

 

 

 

 

 

 

 

 

 

 

 

 

 

 

-

 

 들락날락거린 벙원은 확실히 음기가 강했다. 어두운것들이 주제를 모르고 날뒤다가 병원 벽에 닿자마자 사라졌다. 아무도 그것들이 보이지 않지만 그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온몸을 쓱쓱 쓸어버린 성규가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저절로 움츠러 들게 하는 그것들. 내가 보여? 몇 마리의 어두운 것들이 성규의 눈 앞으로 와 물었다. 그것들은 흐느적 거렸으며 입이 귀까지 찢어졌고 또한 기괴스러웠다. 눈은 없었고 귀는 양쪽 손에 달려있었다. 싫어싫어싫어싫어 정말 싫다. 그 어두운것들을 못 본척 넘기기란 무척 어려웠다. 입이 얼굴 정 한 가운데에 달려있었다. 그 징그러운 입을 벌려 뻥 뚫린 검은 입 안을 보여주는 그것들을 성규는 가만히 쳐다보다가 로비에 저를 알렸다. 큰 종 하나를 들고 32층으로 가라는 간호사의 말에 그가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그의 기분 치고는 맑게 울리는 종소리가 그 어두운것들의 목소리를 지워주었다.

 

 

"누구야."

"....."

 

 

 천천히 바뀌는 숫자들을 바라보다가 제 옆에 자리한 어두운것들을 쳐다보았다. 히죽히죽 웃는 모습들이 보기 흉해 고개를 다시 돌리는데 31층을 보았다. 어두운것들이 모여있었다. 그리고는 서로 속닥거렀다. 입 모양은 분명

'오늘은 32층이야.'

 

 

 성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옆에 있던 그것이 알아차렸는지 급라게 성규의 앞으로 가 버튼을 이리저리 만져댔지만 소용없었다. 그것은 속세에 엮여있지 않아 사물을 만질 수가 없었다. 분했는지 그것은 성규의 목을 움켰다. 갑자기 달려드는 그것에 성규는 뒤로 나자빠진채로 목이 눌렸다. 위에서 누르는 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그것이 입을 쩍 벌려 그의 머리를 삼키려고 한 순간. 띵. 문이 열렸다. 그것이 절망적인 표정으로 성규를 쳐다보았다. 팔을 앞으로 쭉 뻗고 허우적대며 성규를 따라왔다. 그가 빠르게 뛰어 제 아비의 병실 앞으로 다가갔다. 세상에나. 이렇게 많은것들이 몰려있었다. 끔찍해라. 뒤에서 성규를 쫓아오던 어두운것은 벌써 그를 놓쳤는지 사라져 있었다. 성규가 애써 그것들을 무시하고는 머리를 털었다. 동시에 병실문이 열렸다. 열렸다고?

안에서 나오는건 남자였다. 그것도 꽤나 자란. 나이는 물을것도 없었다. 그가 나오자마자 근처에서 병실 앞을 둘러싸고 있는 어두운것들이 순식간에 소멸되었다. 그것이 신기했는지 성규가 남자에게 다가섰다. 누구세요.

너누구야나이는몇이야어디에사는거지우리아버지랑은무슨관계야

 

그는 대답이 없었다. 당연했다. 성규가 근처를 둘러보고는 남자에게 더욱 붙어서서 남자의 팔을 잡는데 순간. 남자가 휙 돌아보앗다. 남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눈이 없었다. 눈 안에 담긴 기억이 없었다. 사람이 아닌것 같앗다. 그랬다 남자는 그랬다 정말 그랬다. 흠칫하며 그의 팔목을 슬쩍 놓았다. 그냥 궁금했을 뿐이잖아, 안 그래? 난 잘못없어. 성규가 고개를 혼자 끄덕이며 병실로 들어갔다.

 

 

 

 

"아빠."

"....."

응, 성규야.'

"왜 대답이 없어요."

"....."

'그래, 성규야.'

"나 이번에 의대 가보려구요. 선생님들이 할 수 있을거래요."

"....."

'잘했다. 훌륭해.'

"제발 대답 좀 해봐요."

"....."

'미안하다, 성규야.'

 

 

그대로 고개를 떨어뜨린 성규가 침대 옆에 푹 하고 엎어졌다. 남자가 병실 앞에서 완전히 멀어진 모양이었다. 그 어두운것을이 슬금슬금 들어와 성규의 어깨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밟았다. 신나게 뛰노는것들을 느낀 그가 어깨를 힘차게 펴며 침대 아래의 간이 침대를 꺼내 펼쳐 누웠다. 집 보다 더 자주 들어오던 곳이었다. 1년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빌어먹을 세상이다. 그가 주먹을 꽉 쥐며 가방을 옆에 내려놓았다.

 

 

 

 

 

 

 

 

 

 

 

 

 

 

2304년. 공상과학 만화에 흔히 나오던 우주도시와 해저도시 띠위는 없었다. 지구는 그대로였다. 석유를 캐어 쓰고 나무를 베어 책을 만드는. 그러나 모든 나라의 전통문화는 사라졌다.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공용어로는 한글이 지정되었으며 각 나라에 300개가 넘는 영혼 수거 기게들이 지급되었다.

 

그러나 또한 빠르게 세게는 멸망했다. 더 이상 석유와 석탄 따위는 나오지 않았고 그 동안 안일하게 지내오던 인간은 반으로 줄었다. 새로운 병에 대처할 생각도 없이 빈둥대던 연구원들 사이에선 노벨상은 나올 수가 없었다. 병과 열악하게 변해가는 환경은 무섭게도 퍼져나갔다. 그리고 인간은 퇴화했다. 자주 걷지 않아 다리는 무릎까지가 전부였다. 글씨를 쓰지않고 자판만 두드려대 손가락은 길어지고 글씨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직업 몇백개가 빠르게 사라지고 또 그만큼의 직업들이 새로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리모컨을 대신 눌러주는 직업도 있었고 휴대폰 자판을 대신 쳐주는 직업도 생겼다. 제일 유머스러운 직업은 볼일을 본 후 뒤를 대신 닦아주는 직업이었다.

세계가 망해가자 세계의 머리들은 서로의 두뇌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는 이미 2080년에 멈춰있었다. 암을 극복하는 인간의 최대 난제를 넘기자마자 연구원들은 나태해졌다. 암 대신 사람의 두뇌에 스며들어 모든 신체의 세포들을 서서히 죽여가는 질병이 등장했다. 어떤 병은 손길만 닿아도 피부 표면에 타원형으로 생긴 검은색의 염증들이 줄줄히 생겼다. 이런 병들을 이겨낼 수 없던 사람들은 쉽게 죽어나가 사라졌고, 70억 인구라 불리우던 지구의 안구는 20억도 채 남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요."

"..영혼 수거 기계들을 각각 하나씩 내놓는건 어떨까요?"

"뭐요?"

"영혼 수거 기계들은 훌륭합니다. 또한 강하기도 하지요. 필요없는 자원은 빨리빨리 분해해 사용하는게 법이지 않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들은 엄연한 생명입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그들을 인겨게로 대했지요?"

"......."

"...좋습니다. 각 나라당 2개식 내어놓는 것으로 합시다."

"에스왈드!!!"

"그들이 죽기전에.. 우리가 죽게 생겼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한 명씩 천천히 E-pGR 들을 제거하라는 명령이 나라마다 떨어졌고, 정부는 바로 내보낼 두명을 선정했다. 최근 일이 없이 느긋했던 E-pGR 중 두명을 랜덤으로 뽑아냈다. 조건은 간단했다. 너무 강한 로봇. 분해하면 제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로봇. 단순히 쓸모없는 자원낭비인 로봇.

 

 

 

 

 

E-pGR.

영혼 수거기.

 

말 그대로 영혼을 수거하는 기계였다. 정확히 말하면 로봇에 더 가깝지만. 그들은 사람이었다. 또한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살아있었다.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 존재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있었다. 영혼 수거기는 입에 손을 가져다대어 상대의 숨통을 조인다. 손에서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이상한 압력이 나와 공기를 완전히 막아버렸다. 그래서 심장이 펄떡거린건가. 그들을 분해하면 여러가지로 유용한 물질들이 나왔다. 유용하고 말고 응.

우현은 유용했기 때문에 표적이었다. 쓸모없는 놈들 중에서도 나름 제일 쓸모있는 사람들을 뽑아내아지, 안 그래? 우현은 쓸모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강하고 독똑한 로봇이었기 때문이었다. 세계의 머리들은 우현을 가장 두려워 했다. 언제 저 거만하고 더러운 로봇들이 저들의 머리통을 단번에 뽑아버릴지도 모른다는 그런 한심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세계의 머리들은 똑똑했지만 멍청했다. 마치 E-pGR 같이. 저들이 기만하던 로봇보다 더. 그 멍청하고 뒤룩뒤룩 살이 붙은 머리로 생각하는건 하나같이 같았다. 그래서 우현은 표적이었다. 조건 1에 해당하는 강한 로봇.

 

성규는 아무것도 몰랐다. 영혼 수거기가 정확히 어떤일을 하고 다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였을까, 검은 양복의 남자들이 저를 끌고 갈때까지도 제 아비의 손을 놓지 못 했다. E-pGR38 찾았습니다. 아버지와 맞잡았던 손에는 아직까지도 뜨뜻한 온기가 맴돌았다. 너무 꽉 쥐고 있었던 탓인지 손은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성규의 외삼촌은 유명한 박사였다. 어린나이에 알려진 천재 박사. 그런 외삼촌이 성규의 아버지와 자신이 만들어낸 인공난자를 결합시켜 성규를 만들어냈다. 영혼 수거기 중 유일하게 사랑을 받으며 태어난 아이었다. 외삼촌은 정부에 성규를 실패한 아이라고 보고했으며 아버지에게만 슬쩍 성규를 맡겼다. 정부는 성규를 19년 만에 찾아냈다. 그리고 끌려갔다. 천재 박사가 심혈을 기울여 최고급 자원으로 만든 로봇. 조건 2에 해당하는 유용한 로봇.

 

 

 

 

 

 좀 짧죠? 당연합니다. 그냥 소재가 생각나서...

 단순히 썰로 남겨둘건지 연재할건지는 모르겠고.. 그냥 소재가 생각나서 올려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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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좋다...소재가 너무 좋아요ㅠㅠ
10년 전
테나
감사합니다ㅠㅠ 아무도 댓글 안 달아주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나라도 받으니 기분 좋네요 허허!! 소재는 그냥 갑자기 어느날 생각나서.. 감사드려요~
10년 전
독자2
헐....어떡해요 취향저격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푹 빠져가지고 입까지 벌리고 읽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을 차려보니 멍하게 입벌리고 있는 저의 모습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재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미래에는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ㅋㅋㅋㅋㅋㅋ 사실이라면 엄청 무서울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 성규가 끌려가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뒷부분이 엄청 궁금해지잖아여 ㅠㅠㅠㅠㅠㅠㅠ 하아...어떻게 연재하실 생각은 없으신건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테나
우와... 감사합니다ㅠㅠ 연재는 고려해보고 있는 중이에요!! 제가 글을 꾸준히 못 쓰는 편이라 고민도 되고... 그래도 한명이라도 봐주신다면 하겠습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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