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일화 에
세븐틴을 +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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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대체 왜?
왜 우리가 그런 말을 해야 하는데? 이쁘지도 않은데?"
승관의 열정적인 열분에 괜히 옆에 있던 여주의 얼굴엔
승관의 아밀레이스가 첨부된 천연 미스트가 가득했다.
하, 시발 촉촉해.
애써 표정을 추스린체 소매로 얼굴을 지분거리는 여주를 뒤로
세인이 뒷목을 잡는 시늉을 하며 입을 열었다.
"야 그러니까 니네가 여자친구가 없는거야."
"지는."
"난 썸남 민석이 있거든?!"
"야, 민석이한테도 이거 알려주면 니 썸도 끝이야 끝."
깐죽거리는 석민, 쓸데없이 이런데 열정을 쏟아붓는 승관, 그리고 마지막.
그런 승관에 맞서는 세인의 사이에 껴있던 여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우리의 대화 주제는
'여자들의 난감한 질문.' 이였다.
나 살쪘어?
나 뭐 달라진거 없어?
등등 부터 남자들을 당황시키는 여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할까,
라는 세인의 말에 이 전쟁의 첫 문을 두들긴건 승관이였다.
"살쪘으면 쪘다고 해야지. 야 그리고 무슨 귀걸이 코딱지 만한거에서
귀밥만한걸로 바꾼걸 우리가 어떻게 아냐?"
이 대답에 석민은 코딱지히- 하며 자지러졌다.
"미친거 아냐? 야, 관심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환장하겠네에! 야 소통은 눈이야 눈.
귀가 아니라고. 상대방 귀 쳐다보고 얘기하면 이야기가 되겠냐?"
"오- 부승관."
이 대답에 석민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야 안그래 김여주?"
가만히 있던 여주에게 똥불이 튀었다.
난감하다는듯 귀 뒤를 긁적이는 여주에 세인은 답답하다는듯
가슴팍을 두어번 치는 시늉을 했다.
니가 무슨 킹콩이냐?
승관이 태클을 걸었다.
석민이 또 다시 자지러졌다.
여주는 난감하다는듯 이번엔 턱을 긁적였다.
"잘 들어."
세인을 제외한 세 사람이 숨을 죽인체 세인을 바라보았다.
세 사람의 토론(?)에 관심 없었던 여주도 이번엔 포함된 체 말이다.
"여자가 그냥 아무생각 없이 흘리듯 질문했다?"
세 사람이 뭔가에 홀린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서 남자의 진심이 나오는거야."
"그건 인정."
놀란눈으로 승관을 응시했다.
옆에 있던 석민이 입을 열었다.
"나 구 여친이랑 썸 탔을때 걔가 나 이뻐? 이랬는데 나도 모르게 진심 튀어 나왔잖아."
"뭐라고 했는데?"
"아니, 라고."
승관이 물개박수를 치며 좋아라했다. 병신들.
그런게 진심인거야.
석민이 뭔가 뿌듯한듯 뒷말을 이었다.
여주가 세인의 눈치를 보았다.
세인은 무념무상인 표정으로 석민의 뒷통수에 중지 손가락을 가만히 올리고 있었다.
주댕이 중지하래.
"아 진짜? 와 이석민 완전 웃긴다."
"이게 웃겨?"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오는 여진에 세인은 맘에 안든다는듯
기계적으로 앞에 놓인 과자를 입에 넣고 먼 산을 바라보았다. 알파고 같아.
"근데 그건 진짜 맞는 것 같아, 진심은 무의식적으로 나온데잖아."
"맞아."
...그런가,
여주가 잘 모르겠다는듯 여진과 미주의 말에 뒷목을 긁적였다.
"얘한테 그런거 말하지마, 얜 그런거 공감 못해."
어느덧 정신을 찾은 세인이 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묘하게 자존심이 상한 여주가 눈을 부라리며 세인을 바라보았지만
이내 순순히 인정하며 눈에 힘을 풀었다.
진심은 무의식적으로 나온다...?
...아까 김치찌개를 너무 맛있게 먹었어.
매점에 간다는 친구들을 뒤로한체 교실로 올라온 여주가
교실 뒤에 자리한 거울 앞에 서서 이를 들어보인체
사이 사이에 보기좋게(?) 자리잡은 고춧가루를 빼내기 시작했다.
내친김에 머리 정리도 하고 피부상태도 확인했지만 여주는
뭔가 마음에 안 듯다는듯 거울 속 자신을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어, 왜 혼자 있어?"
"애들 매점 간데서."
"아아-"
운동화 가지러 왔나 보네.
살짝 땀에 젖은 앞머리를 헝클이며 제 자리로 향하는 순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여주가
제 예상처럼 운동화를 들고 어느새 제 뒤에 서서 머리를 정돈하는 순영에게 입을 열었다.
"순영아."
"어?"
"나 살 빼면 이뻐지겠지?"
...나 방금 뭐라,
거울속으로 두 눈이 마주쳤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이라 여주는 쥐 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
진심은 무의식적으로 나온데잖아.
거짓말처럼 여진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한참 동안 여주의 눈을 바라보던 순영의 눈꼬리와 입꼬리가 푸스스- 하고 휘었다.
운동화를 들지 않은 손으로 순영이 여주의 뒷머리를 작게 헝클인 후 뒷문을 빠져나갔다.
"더 예뻐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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