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
“여보세요.”
-......
여러번 물어도 대답이 없길래 나는 또 팬들 중에 한명이 장난치는거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아서 이렇게 전화하는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전화를 끊으려 했는데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
“......”
‘형’이라는 한 단어만 들었을 뿐인데 미친듯이 머리가 아파오고 심장이 뛰었다. 이게..얼마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인가. 정말 지금 내가 듣고있는 이 목소리가 내가 생각하는 그 목소리가 맞는지 혼란스러웠다.
-...나야.
“......”
-경수.
그의 이름을 확인 한 순간 나는 더욱더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대체..도대체 갑자기 이렇게 전화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사실,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는게 경수에게 티가 났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아, 오랜만이네.”
-응.
“.......”
-깜짝 놀랐어. 형이 진짜 가수가 될 줄은.
“아, 어떻게 하다 보니깐 그렇게 되버렸네, 하하.”
나도 모르게 정말 국어책에 나올법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멋있더라.
“..어?”
경수의 말에 무척 당황스러웠다. 하긴, 경수는 나랑 만났을 당시에도 갑작스런 말로 늘 나를 당황시키곤 했었다. ....멋있다라니. 이상하게 심장이 간질간질 거렸다. 사실, 내심 5인조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고 나서 경수가 내 모습을 보길 바랐다. 나는 이렇게나 멋진 남자가 되었다는걸 보여주고싶었다.
-형, 우리 만날래?
경수를 언젠가 한번 다시 만나야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지만 이렇게나 갑작스럽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
-아, 형 많이 바쁜가?
“..아니, 괜찮아. 만나자.”
-그래? 언제 만날래?
“내가 문자할게. 여기로 문자하면 되지?
-응. 기다릴게, 그럼.
“..그래.”
경수와의 통화를 끝내고 한참동안 끊긴 핸드폰만 바라보았다. 헤어진 이후 꼭 멋진 연예인이 되어서 다시 경수를 만나야겠다고 다짐했던 나였다. 경수를 다시 만나면 마냥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만나려 하니깐 좋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경수가 갑자기 나한테 연락을 한 이유도 궁금했고.
경수와는 숙소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나는 모자를 눌러쓰고 카페에 먼저 도착했다. 몇몇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아직 신인인지라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진 않았다. 경수를 기다리는 동안에 핸드폰으로 멤버들과 찍은 사진도 보고 인터넷으로 내 이름을 검색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꽤 오랜시간동안 핸드폰을 만졌을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 많이 기다렸어?”
고개들 들어 경수의 얼굴을 다시 봤을 때는 정말 그 예전 경수와 사겼을 때 보다 더 미친듯이 심장이 쿵쾅거렸다. 오랜만에 본 경수의 얼굴은 더 귀엽고 잘생기고 예뻤다.
“아니, 숙소가 바로 이 근처라 나도 온 지 얼마 안됐어.”
“그래? 다행이다.”
경수가 내게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솔직히 난 갑작스럽게 경수가 내게 먼저 이렇게 연락해 온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형 요즘 인기 많더라.”
“아, 그런가?”
“응, 내 주위만 봐도 완전 다 형 좋다고 난리도 아니야. 솔직히 나 그때 사람들한테 자랑하고 싶었다?”
“..어?”
“그 요즘 인기있는 연예인이 나랑 사겼던 사람이라고 말이야.”
경수가 아무렇지 않게 계속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예전에 경수는 자신의 친구들 앞에서 나를 보여주는 걸 창피해했었다. 그때의 나는 도경수밖에 모르는 돈도 한 푼 없는 백수에 재수생이였으니깐. 괜히 예전생각이나 살짝 씁쓸해지는 기분을 애써 지웠다.
“형, 가수되니깐 좋지?”
“당연히 좋지.”
“음..멤버들은 어때? 다 착해?”
“응, 다 동생들인데 엄청 착해.”
경수와 말할수록 경수가 나한테 연락해온 이유가 뭔지 대충 예상이 갔다. 경수는 그냥 연예인이 된 나와 연락하고 싶었던 것이다. 김준면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숙소는? 좋아?”
“어, 괜찮은거 같아.”
“우와 나도 연예인들이 사는 집 보고싶다.”
“..그래?”
“형! 나 오늘 데려가주면 안돼?”
“어디를.”
“형네 숙소.”
경수가 안그래도 큰 눈을 더 동그랗게 뜨며 내게 부탁했다. 난 여전히 도경수한테 만큼은 바보라 그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었다.
-
“안녕하세요.”
“어? 누구?”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경수와 나 때문에 찬열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아직 멤버들이 숙소에 다 있진 않나보다. 나는 경수를 찬열이 앞으로 데려가 인사시켰다. ‘인사해, 여기는...’ 내가 뭐라 소개할까 망설이다가 경수가 옆에서 웃으며 ‘아, 준면이형 친한 동생이에요.’ 이런다. 경수의 말에 찬열이가 아-라는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근데 몇 살?”
“아, 저 빠른 년생이라 올 해 21살이에요.”
“오, 그럼 나랑 동갑이네? 말 편하게 하자.”
“아, 응. 너 박찬열 맞지?”
“내 이름도 알아? 아, 맞다 나 연예인이지.”
“뭐야, 근데 너 키 진짜 크다! 좋겠다.”
“왜, 넌 작은게 귀여운데.”
벌써부터 찬열이와 경수는 친해진 듯 보였다. 근데 내가 원래부터 이렇게 쪼잔한 놈이였나? 저 모습을 보니깐 이상하게 좀 그렇다. 아까 경수가 카페에서 찬열이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본 것도 신경쓰이고.
-
“요즘 누구랑 그렇게 문자하냐?”
요즘 들어 부쩍 핸드폰을 들고 놓질 않는 찬열이였다. 내 물음에 찬열이는 화들짝 놀라더니 내게 조용히 구석으로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나는 비밀연애라도 하는 건가 싶어 조용히 찬열이한테로 갔다.
“왜? 누군데그래?”
“형.”
“너 연애하냐?”
내 물음에 박찬열의 큰 눈이 살짝 당황하더니 곧 수줍게 웃는 미소를 보였다. 그 모습이 내가 처음 보는거라 더더욱 궁금해져서 박찬열의 등을 아프지않게 때리며 ‘누군데, 누구.’ 하고 물었다.
“있잖아, 경수.”
“어? 경수는 왜?”
“형이랑 경수랑 친해서 말하는거야.”
“...뭐를.”
갑자기 살짝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뭔가 들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
“나 경수랑 사겨.”
“뭐?”
나도 모르게 살짝 신경질 적인 반응을 내보냈다. 내 말투에 박찬열이 당황하더니 ‘아, 형 좀 그런가? 남자랑 남자 사귀는거?’ 하고 묻는다. 그게 아니라, 남자랑 남자 사귀는게 싫은게 아니라 그게 박찬열과 도경수라는게 나한테 문제인 것이다.
나는 박찬열의 옆자리에서 일어나 내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은 혼자 있고 싶었으니깐. 살짝 머리에 망치를 쾅-하고 맞은 기분이였다. 항상 도경수는 그랬다. 뭔가 목적이 있지 않는 이상 나를 만나주지 않았었다. 사귈 당시에도 거의 내가 매달리다시피 사귄거였으니깐.
-
예전부터 면도 팬픽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 처음 써보는건데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ㅠㅠ
준면이가 데뷔한 5인조 아이돌 그룹은 네! 준면,찬열,백현,종인,세훈 맞습니다!
경수가 준면이한테 갑작스럽게 연락한 이유도 찬열이랑 연결고리를 만드려고...준면이를 이용한거구....불쌍한 준멘ㅠㅠ
여기서 경수는 참 영악하죠......
단편으로 짧게 만든거라 다음편은 없습니다!!
써보니깐 면도도 괜찮은거 같아요! 항상 주로 카디,찬디,백도 만 써봤는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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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