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 - YOU AND I
내 발이 기억하는 길을 따라왔다.
8시가 조금 지난 초저녁이지만 해가 빨리 떨어져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는 한산한 거리. 달동네는 아니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에 숨이 턱턱 막혀온다.
밥 먹고 운동만 한다는 내가 이런거에 숨이 막혀오다니, 더 열심히 운동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더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여기저기 스크래치가 나고 상처가 난 디지털 카메라를 키고 저장된 사진을 본다. 이 골목 어딘가를 찍은 사진들.
지금은 쓸 일도 없는 이 디지털 카메라. 시멘트 벽에 크레파스로 잔뜩 낙서를 한 사진들, 녹슬고 낡아빠진 자전거 사진, 가파른 계단에 그려진 예쁜 꽃 사진,
그리고 이젠 볼 수 없는 너와 함께 찍은 사진. 또 다시 시큰해지려 하는 코를 쓱쓱 문질러 버렸다. 이제는 울지 말아야지. 니가 힘들어 할것 같으니..
자꾸만 슬픈 생각만 하려하는 머리를 세게 내젖고는 다시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여기서... 이 쪽 골목으로 가던가.. 아닌가..
기억을 더듬어 골목을 돌고 돌아 익숙한 파란 대문 앞에 섰다. 얼굴에, 옷에 페인트를 묻혀가며 열심히 칠했던 옛 기억이 났다.
지금은 다시 녹이 슬고 여기저기 페인트가 벗겨져 보기 안좋지만.. 그 때 니가 처음으로 내게 머리를 묶어달라며 고무줄을 건냈던것 같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그 긴 머리를 매만졌었다. 샴푸향에, 니 체취에 취할것 같았다. 엉성하게 묶은 머리를 거울로 보고는 예쁘다고 했던 너.
대문을 열고 들어섰다. 빨래줄 한 켠에 달려있는 백열등 스위치를 눌러 불을 키고 먼지가 뿌옇게 쌓인 평상에 앉았다.
다리를 쭉 펴고 두 손을 뒤로 짚어 중심을 뒤로 내뺐다. 지금은 텅 빈 빨랫줄. 추운 겨울 날 교복을 손 빨래 하겠다는 너를 말리고 내가 대신 했었는데..
너한테는 괜찮다고 하나도 안춥다고 했지만 사실 눈물 날 만큼 추웠다. 손이 빨개진 나를 보고 거짓말 말라고 했지만 나는 끝까지 안춥다고 했지.
날 안쓰러운 눈으로 보면서도 끝까지는 말리지 않는 너를 보고 행복했다. 자존심 강한 나를 배려해 주는 너를.
나뭇잎이며, 모래가 가득한 저 마루에서는 뜬금없이 유행한 공기를 했었다. 너보다 잘하는 나에게 너는 무슨 남자가 공기도 잘하냐며 삐졌었지, 너는.
그래도 진건 진거니까 벌칙은 받아야한다며 너의 머리에 딱밤을 주려는 시늉을 했다. 예쁜 이마를 까고선 눈을 꼭 감은 너에게 그대로 이마에 키스했다.
내 눈 앞에서 어른거리는 그 날의 추억들에 씁쓸한 웃음이 지어진다. 마루 한 켠에 제 멋대로 굴러다니는 헌 천을 가져다가 깨끗이 빨아 평상을 닦았다.
예전 처럼 반짝이는 평상에 기분이 좋아져 털썩 하고 누워버렸다. 두 팔을 접어 머리 뒤에 놓고 배게 삼아 하늘을 보고 누웠다.
그 날엔 쏟아질것 같은 별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없다. 주머니에서 MP3를 꺼내 조용한 노래를 틀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렇게 잠에 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난 꿈을 꿨다. 내가 사랑했던, 사랑한, 사랑할 그녀 꿈.
안녕하세요! 초고추장입니다~
새롭게 흥민 선수 망상으로 찾아와쓰요ㅎㅎ 늦은 저녁에 와서 죄송합니다;; 헣..
초저녁에 평행선 메일링과 이벤트 메일링 모두 마쳤구요, 몇 번의 수정 끝에 새 망상을 들고 왔어요~
튜베로즈 같은 강렬한 망상으로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흥민 선수와 어울릴지 않는 관계로 다른 컨셉 망상으로... 썼어요..
불마크 기대하셨던 독자님들께 죄송할 따름이예요ㅠㅠㅠㅠㅠ 이제 시험 끝나서 독자님들과 카톡 오래오래 할 수 있어요!
들이대주시면 감사...해요♥ 헿... 반응만 보는 글이라 조금 짧아용...ㅎㅎ
내일 또 올게요~
p.s ) Thanks to. 는 다음 글인 01편 부터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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