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죽이고 싶었다 그를 내 손 안에 넣었을때는 모든 것이 끝이 났다 언젠가부터 그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시들어버린 눈빛앞에서 난 무엇을 해줘야만 하는걸까 애써 그 눈빛을 외면하려 발버둥을 쳤다 말을 건넸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떠났고 나도 그렇게 그곳을 떠났다 피로해진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자 반기는건 고약한 비린내였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시체조각들이 널부러져있었다 바쁘지 않았더라면 더 조각을 내주는건데 싶었지만 얼른 처리해야하는지라 눈을 꼭 감고 시체 조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약품을 들이부었다 내일쯤이면 그냥 하얀 액체가 되어있을테고 몇일 후면 언론은 또 떠들썩 해질듯 싶었다 그날 저녁은 비가 거세게 내렸다 검은 우비를 챙겨입고서 집을 나섰다 인사말은 빠짐없이 잘있어 다녀올께 약품과 함께 형편없이 엉켜있는 그녀에게, 비가 내리는 저녁 길거리에는 꼭 한명의 볼품없이 다니는 한명의 인간은 존재한다. 이런 쓰레기 처리해주는 나에게 고마워해야지 세상은 별다르게 힘을 쓰지않아도 오늘 만난 그년은 날 곧장 잘따랐다 그년을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내쳤다 뭘 쳐먹었길래 이렇게 무거운거야 이년을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생각하다 칼로 손질하기 시작했다 심장에서 제일 먼곳부터 차근차근 고통을 충분히 느끼도록. 오늘 만난 그녀는 아름답게 하나하나 흩어진 채로 존재했다 약품과 홀로 있는 그녀에게는 오늘 만난 이년은 아마도 저승길을 같이 하는 친구가 되겠지 그리고서 내 몸을 깨끗히 씻었다 방금까지도 계속 맡았던 고약한 비린내가 내 몸에 배이는 건 조금 불쾌한 일이니 말이다 이제 잠자리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그를 생각하며. 두 여자와 다르게 그는 잘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시끄럽게도 초인종이 울리자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머리에 자리 잡은 까치집을 정돈하면 현관문을 살짝 열였다 경비인 인듯 싶었다 요새 안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면 조심하란다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내가 조심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기왕에 일어나서 하얀 액체를 정리했다 그녀들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그녀들의 모습. 창 밖을 보니 비가 내린 어제 저녁과는 다르게 하늘은 맑게 개어있다 그를 만나러 가기 좋은 날이였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부쩍이나 밝은 모습이였다 무슨 좋은일이 있던건가 나말고도 그를 즐겁게 해줄 사람이 있었던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그와 만난다는 약속에 그저 신나서 옷을 챙겨입었다 그가 기다릴 그곳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향했다 그가 조수석 쪽 문을 열어주자 나는 조수석에 앉고 운전석으로 오는 그의 모습을 보았다 핸들을 쥐어잡은 손에서는 핏줄들이 보였다 그는 운전에 집중해 아무렇지 않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눈이 마주쳐 그에게 싱긋 웃어보였다 그의 투박한 손이 내 머리를 쓸어내렸다 이렇게만 해줘 항상 그럼 안 죽여도 되니까. 싶었다 근데 지금 우리가 향하는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에게 물었다 그는 가보면 안다면 그저 싱긋 웃어보였다 밝게 웃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멋졌고 또 한번 그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들었다 /사실 뒤에 더 생각한건 있는데 조각이니까! 보는 사람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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