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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 딱 일분이면 된다. 그 일분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문제이지만. 모든 일은 딱 일분이면 된다. 일분이면 이 모든것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기회를 노리자. 그녀는 항상 9시 20분에 집을 나오고, 10시에 회사에 도착한다. 항상 도착하자마자 자판기 커피 하나를 뽑아와 마시며 일을 시작한다. 가끔 나를 흘깃거리며 쳐다본다. 나는 그녀를 안본척하며 고개를 돌린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저기까지 들릴것만 같았다. 빨개진 얼굴을 어떻게 숨겨야할지몰라, 괜히 더운척 노트로 부채질을 한다. 11시 50분 하던 일을 멈추고 기지개를 켠다. 조용히 일어서서 핸드백을 어깨에 들쳐맨다. 잠깐 화장실에 들러서 화장을 고치고 12시. 점심식사를 위해 회사를 나온다. 오늘은 목요일, 아마 오늘은 구내식당을 가겠지. 역시나 그녀는 구내식당으로 들어간다. 자신이 먹을걸 대충 고른뒤 아무곳에나 앉는다. 곧 이어서 다른 부서의 친구가 온다. 둘은 가끔 주위를 살피면서 얘기를 나눈다. 근처에 가서 무슨 얘기를 하나 듣고싶지만...그럴 수 없다. 어차피 일분이면 된다. 일분이면. 식사를 마치고, 탁자에 놓여있는 냅킨으로 입술을 닦는다. 분홍색 립스틱이 냅킨에 묻는다. 난 식당을 나서는 그녀를 바로 쫒아가지 않는다. 그녀가 책상위에 두고간 냅킨 하나를 슬쩍 주머니에 쓸어담는다. 1시. 그녀가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사무실로 다시 들어선다. 간혹 기지게를 켜며 일을 한다. 가끔은 친구들과 몰래몰래 sns로 말을 주고 받는다. 난 눈을 얼른 돌린다. 너무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좋지않다. 알고있다. 스토커로 보일수야 없지. 조용히 침을 삼킨다. 책상에 놓인 서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6시. 그녀는 어느새 핸드백을 어깨에 둘러매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회사에서 멀어진다. 나는 조금 눈치를 보며 업무를 처리한다. 어차피 그녀가 가는 곳은 알고 있다. 목요일이면 예외없이 요가를 하러가겠지. 그리고 9시쯤 되어서야 집앞에 내리겠지. 그때가 기회다. 나는 흐르지 않는 시계를 욕하며 기다렸다. 더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머리속에 계획을 세운다. 그녀가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십분. 가로등이 있는 3분 거리. 슈퍼 앞을 지나는뎌 3분. 그리고 집에 들어가는 길목 3분. 슈퍼앞을 지나고 난 뒤의 일분. 내 생애 제일 중요한 일분. 그 일분안에 그녀를 불러세우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다. 딱 그 일분사이에. 완벽한 일분이 되겠지. 난 시간이 되자 회사를 나왔다. 그녀의 집앞으로 가기 전에 꽃집에 들려 천일홍 화분을 산다. 품안에 아무렇게나 끌어안고 그녀의 집앞으로 간다. 가는 길에 잠시 쇼윈도에 얼굴을 비춘다.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깊은 숨을 들이킨다. 그녀가 나타나기 3분전. 들뜨는 마음을 가라앉힐수 없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불빛이 안드는 담벼락에 붙어선다. 저 멀리서 또각또각. 경쾌한 하이힐 소리가 일정하게 울려퍼진다. 숨을 고른다. 그리고 일생에 가장 소중한 일분. 그 시간에 들어섰다. 그녀가 내 앞을 스쳐지나간다.

"저,저기요"

내 부름에 그녀가 놀라며 고개를 돌린다. 나를 발견하고는 눈이 커진다. 나는 그녀가 입을 열기 전에 재빨리 입을 연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밖으로 뛰쳐나올것만 같다.

"오래전부터 지켜봐오고 있었습니다. 항상 이 꽃을 주고 싶었어요"

손에 들고 있던 천일홍을 높이 들어올린다.

"받아주세요"

콰앙-소리와 함께 그녀의 얼굴에 화분이 쳐박힌다. 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붉은 천일홍이 더욱 붉게 물든다.

"이히히히-이히하하하하하하하-이히히히히히히히히"

품안에 있던 그녀의 립스틱이 묻은 냅킨을 꺼낸다. 깨진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닦는다. 냅킨이 붉게 물든다.

이히히히히하하하하하하하하하키키키키키키크크키키키키키키

가장 완벽한 일분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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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써놓고도 또라이 같은 글.

천일홍의 꽃말이 뭘까요?

냅킨도 의미는 있지마는...


+


가끔 내가 쓴 글 다시 읽으면 난 또라인가 싶은 것들이 몇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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