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고1, 17살이었다.
아직 채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소년에게 남겨진 2살의 아기는 벅차기보단 사랑이었다.
박찬열이라는 형이 있었다. 어릴적 부터 형아,형아 하면서 지내던 동네 형이었는데 이 형은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카사노바라는 소문이 동네에 돌았다.
중1때 첫경험을 했다나 뭐라나. 집은 꽤나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아버지가 좀 엄했을 거다.
그래서였나.
형은 이 여자, 저 여자 끼고다니며 밤낮 유흥생활을 즐겼다.
그리고 형은 21살이 되던 해, 결국 사고를 쳤다.
형이랑 몇번 잤던 여자가 임신을 했다. 당연히 형은 아기를 지우라고 했지만 끝끝내 여자는 고집대로 아기를 낳았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는 채 일주일도 되지않아 그 몸을 이끌고 한국을 떴다.
아, 물론 형과 아기를 버리고.
그리고 결국 아기와 함께 집에들어가자 아버지가 엄청 노하셨더랜다.
그렇게 형이 피해온 곳은 내 자취방이였다. 형과 아기는 그렇게 나와 함께 지냈다.
백수였지만 돈은 꽤있었는데. 카드를 정지시킨 아버지 때문에 형의 돈은 곧 바닥이 났다.
원래 먹고싶은거 다먹고 놀고싶은거 다 놀고 살아온 형이 어미없는 피붙이 하나와 고등학생의 동거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내게 돈이란 집에서 보내주는 생활비가 다였다.
생활비가 모자라거나 하진 않아 알바같은걸 한번도 뛰어본 적이 없는데, 형과 아기와 함께 살면서는 돈이 부쩍 많이 모자랐다.
형은 밤낮으로 알바를 뛰었다. 나 또한 야자를 빼고 알바를 뛰는 날이 잦아졌다.
그렇게 두달정도가 지났나.
여느날과 같이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이였다. 오늘은 월급날이라 받은 돈으로 아기 분유도 두통이나 샀다.
요즘들어 걸음마를 시작하려는 아기가 그렇게 대견할 수 없더라.
그리고 집에 도착했다. 캄캄한 방안에는 아기의 울음소리만 들릴뿐,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뛰어가 아기를 달래고 분유도 먹이고 조금 놀아주다 재웠다. 1시가 다되어가는 시간까지 형은 들어오지 않았다.
걱정스런 마음에 형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없는 전화번호 입니다.
형은 연락이 끊겼다.
[오백] 싱글파파 도경수 X 분리불안장애아들 변백현
그러니 백현은 진짜 내 아들이 아니다. 박찬열의 아들이다.
하지만 찬열이 떠나고 내가 키우다보니 백현은 나를 아빠라 칭했다.
아빠,아빠 거리며 나를 향해 팔벌리며 뛰어오는 백현에게 나는 부(父)정이 아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때는 고작 백현이 5살이 되고 내가 20살이 되었을 때였으니까.
그리고 어느새, 백현은 나와 아기가 만났던 그 나이만큼 자라있었다.
백현이 열일곱이 되고, 나는 서른다섯이 되었다.
백현의 기억속엔 어미란 없었다. 그렇다고 친부(父)의 기억이 남아있지도 않았다.
그저 가족은 열여덟차이 나는 애비하나 뿐이었다.
그래서였나, 백현은 어릴적 부터 분리불안장애가 있었다. 유치원을 가서도, 초등학교를 가서도 조퇴를 하는 일이 잦았다.
제 애비와 떨어져서는 채 5시간을 못버텼다.
나는 그런 백현을 위해 회사를 자주 빠졌다. 그리고 어느덧 백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와 떨어진 10시간을 참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도 10시간이 지나면 많이 떨곤했다.
우리 아들, 백현아. 불쌍해서 어떡하니.
***
"응? 옷벗자."
"아빠아..."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백현이 분리불안장애가 있다는 점 말고는 백현도 어느덧 열일곱이였다.
소극적인 성격탓에 친구가 많은편이 아니었지만 백현은 학교에서의 적응도 잘 해가고 있는 열입곱 여느 고등학생과 같았다.
그런데 아빠 앞에서 옷을 벗으라니.
화를 내거나 피한다거나 하지는 못했다. 열시간이 넘어선 이제서야 자신을 보러 온 아빠인데.
자기 스스로 내칠 수는 없었다.
"아빠..왜그래...나 피곤해..응?"
"아빠 가?"
...도리도리.
그래, 니가 뭘 어쩔건데 백현아. 그냥 벗자. 더 끌지말고.
여전히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채 붉은 얼굴을 숨기려 하는 백현의 바지버클을 도륵- 풀었다.
***
아참암호닉신청받습니당!!!!!!!많은관심감사드려요ㅜㅜㅜ 그리고 지금부터 6화정도까지는 구독료없을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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