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Miracle
도를, 아니 귀신을 믿으시나요?
서울 홍대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에게 물어보기라도 해야하나. 아님 정신과를 가봐야하나. 이상하게 내 눈에는 귀신이 보인다. 그 존재들은 매일 나에게 인사를 하고 자던 날 깨울 때도 있고 심지어 말도 건다. 이런 날 보고 남들이 뭐라고 할지 난 뻔히 예상이 간다. 미친년. 이 한 마디로 나라는 사람이 정의되겠지. 분명 아주 어릴 때부터는 아니였다. 하지만 내 기억 속 모든 곳에는 그 존재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나는 남들과는 너무 다른 비정상인 걸까.
The First Miracle ( 부제; 도를, 아니 귀신을 믿으시나요? )
내 나이 푸릇한 20세 하지만 현실은 돈이 없어 대학도 못간 편순이다. 사실 학자금 대출이라도 받을까 싶었지만 내 명의로 된 것도 없고 갚을 능력도 못 되기에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부모님이 대학도 못 보내주셔? 라는 의문점을 품는 사람도 많겠지만 내 기억 속에 부모님이란 존재는 없었다. 사실 기억이 안 난다는 게 더 맞는 표현같다. 날이 갈수록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하니까. 내 기억은 내가 18살일 때부터 시작한다. 아, 그러니까 2년 전부터 지금까지만 머릿속에 남아있다. 요즘 흐릿해져 가는 기억이 좀 많긴 한데 늙어서 그런가 정말 기억조차 안 난다. 딸랑-. 안녕하세요.
그래, 사실 기대도 안 했다. 편의점에 오는 사람들 중 반은 인사를 해도 무시한다고 보면 되는데 진짜 감정 소모가 심한 알바다. 모르는 사람한테 서운해진달까. 그리고 편의점 알바가 정말 재미있는 건.
“ 계산해 주세요. ”
“ 이상하다. 아저씨는 혼자네요? 아저씨만 혼자야. 되게 운 좋은 사람이네. ”
아, 잘못하고 말로 나가버렸네. 그래, 편의점 알바가 정말 재밌는 건 여러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사람에 붙은 그 존재들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되게 모순적인 건 난 그 존재들을 죽도록 싫어하면서도 사람에게 붙은 모습을 보는 걸 즐겨한다. 아, 되게 이상한 애같네 나. 근데 이상하게 이 사람은 혼자다. 다들 귀신 하나씩은 달고 살던데. 기운이 정말 센 사람이거나 아니면 소위 기적이라 불리는 사람인 것 같다.
“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되게 불쾌하거든요 그쪽. ”
“ 아, 죄송합니다. ”
“ 계산 해주세요. ”
이 입이 방정이지. 근데 되게 신기해서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온 건데. 그저 이 쓸모없는 주둥이가 괜히 원망스러워질 뿐이다. 이러다가 컴플레인 들어오면 어쩌지. 나 이거 말고는 하고있는 알바도 없는데 미리 찾아봐야하나.
재고 정리하고 카운터 돈도 확인해보니 벌써 다음 타임 언니랑 알바 교대할 시간이 됐다. 지금시간 오후 7시 배도 고프던 참인데 뭐든 먹을까. 다음 달 월세에 식비까지 이번에도 돈이 좀 빠듯하니까 유통 기한이 지난 삼각 김밥을 두 개 집어들고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30초를 돌리고 삼각 김밥을 꺼낼 때 쯤,
“ 넌 왜 매일 그것만 먹어? ”
어디서 목소리 하나가 들렸다. 혹시라도 김석진인가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 그리고 다시 삼각 김밥으로 시선을 돌렸을 땐 그 존재가 있었다. 날 미치게 만드는 소위 귀신이라 불리는 존재들.
“ 봤으면 대답 좀 해. 사람 무안하게 무시하냐? ”
“ 네가 사람이야? 거짓말 친다 또. ”
사실 저 존재는 늘 날 따라다니는 애다. 한 두 번 귀찮게 굴어 대답 좀 해줬더니 내가 신기하다며 늘 날 따라다는 애. 이름이 뭐였더라.
“ 예쁜아, 오늘은 우리 드라마 보자 드라마. ”
“ 무슨 영혼이 드라마를 봐. 제발 지옥으로 꺼져. ”
“ 홉이 서운하게 자꾸 그럴거야? 우리 친구잖아. ”
그래, 홉이. 제이홉. 귀신이 되면서 자신의 기억은 물론 이름까지 잊어버렸다며 스스로를 제이홉이라고 불렀다 저 아이는. 그리고 나름 나랑 친한 영혼이기도 하고. 되게 모순적인데 영혼이라면서 사람들을 놀래키는 악귀는 아니라는 거지. 서로 놀리고 웃고 떠드는 걸 잘하는 우리라 사실 친한만큼 투닥거리기도 한다. 되게 모순적인 게 인간과 영혼이 친구라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건데.
“ 예쁜아, 혼자 뭐해?"
"아 언니 왔어요? 그냥 연기자나 해볼까 했는데 역시 연기는 못 하겠어요. “
“ 아 그런거였어? 난 또 네가 왜 그러나 했네. 이제 언니가 할테니까 얼른 집 들어가 봐. 수고했어, 오늘도. ”
이렇게 오늘처럼 알바를 끝내고 집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방바닥에 눕는다. 모처럼 혼자있고 좋네. 사실 난 어둠을 죽도록 싫어한다. 영혼들이 낮에 안 돌아다닌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그리고 낮에 안 돌아다니는 특정 영혼들과 낮에도 돌아다니는 영혼들 모두가 밤만 되면 날 미치게 한다. 여기저기 사람이 보여 다가가면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수니 말이다.
“ 아가씨, 문 좀 열어봐요. ”
“ 아, 아주머니 오셨어요? ”
“ 진짜 미안한데 이번 주 안으로 집 좀 빼줘 아가씨. ”
“ 아주머니 그런 얘기 없으셨잖아요. 저 되게 월세도 꼬박꼬박 냈는데 ”
“ 나 좀 봐준다고 생각하고. 응? 갑자기 아들놈이 서울에 올라온다고 해서 그래. ”
“ 집 알아보는 대로 말씀 드릴게요. ”
기운 빠진다. 여기만큼 나랑 잘 맞는 집이 없었는데. 그나마 내 안식처가 되는 곳이었던 곳을 벗어나 다른 집을 알아보라니. 이건 나한테 도박과 같은 짓이다. 무작정 계약을 했는데 그 집에서 늘 그 존재들이 돌아다닌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단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야지.
“ 예쁜아, 일어나. 너 집 구해야지. ”
“ ... 으음 ”
분명 나 혼자인 방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떻게 아침부터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또 홉이다. 아직 이른 아침인 것 같은데. 일어나려고 몸을 움직이니 온몸이 뻐근하고 뼈가 아프다. 그럼 그렇지 쪼글아들은 채로 누워서 자니 당연히 이럴 수 밖에. 늘 그렇듯이 두통이 찾아와 오늘도 가루 약을 꺼내먹는다. 거의 다 먹어가네. 그나저나 집을 찾아야한다니. 집? 아 맞아, 나 1주일 후면 여기서 쫓겨나지.
“ 홉아, 오늘 같이 좀 ”
그래, 내가 필요할 때면 사라진다. 내가 쟤랑 다니면 되게 이상한 눈빛들을 많이 받겠지만 그래도 만만한 게 홉인데. 이상하게 홉이랑 있으면 다른 존재들은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대신 홉이를 마주치는 것 자체가 내게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일 뿐이지. 집을 또 어떻게 알아봐. 정말 오늘 하루도 평범하진 않겠구나.
The FIRST Miracle
“ 아가씨, 정말 집 잘 구한거야. ”
“ 네, 그럼 여기다가 인장 찍고, 내일 바로 이사하면 되는 거죠? ”
“ 그럼그럼, 축하해 아가씨. ”
이 일이 화근이었다. 부동산 아주머니의 말솜씨에 먹혀들어 집을 둘러볼 새도 없이 바로 계약을 해 버린 것. 그리고 지금 내 집엔 그 존재들로 가득 차 있다. 낮에는 그래도 살만했다. 하지만 저녁이 되는 시점부터 광란의 파티라도 되는 듯이 그 존재들이 내 집에 발을 들였다. 아, 이제와서 계약을 해지할 수도 없고. 차마 이 집에는 못 있겠다는 심정으로 집을 뛰쳐나왔다. 막상 뛰쳐나왔지만 땡전 한 푼 없이 몸만 나왔고, 친구도 멀리 살고,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나. 띵동- 내가 누른 게 아닌데. 당황스러워하며 앞집을 보자 역시나 그 존재가 앞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 분명 내가 누른 거라고 생각하겠지? 이사 온 첫날부터 망했다. 아직 떡도 못 돌렸는데.
“ 누구세요. ”
이윽고 문이 열리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신작 The Miracle 작가 미라클보이입니다
첫 화부터 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고 암호닉 신청은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열심히 쓰다보니 분량 조절에 실패한 것 같네요.
다음 편부터는 분량 조절 잘 해서 들고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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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