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호화로운 삶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래 한 평생 이리 삼삼한 어른님은 처음이라우." "막 땡기고 죽갔습네다."
그것도 엄청나게 잘생긴 이 북한 남자와 말이다.북조선 로맨스
나는 그냥 평범한 대학 새내기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동아리 때문이다. 평범한 간호 대학을 다니는 나는 여느 대학생과 다름없이 동아리를 찾아 헤매다가 제일 친한 친구 정호석 손에 휩쓸려 봉사 동아리를 들었었는데 그것이 화근이였다. 북한과 남한의 교류가 늘고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일부 통행이 가능해지고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봉사 동아리로 유명한 우리 학교가 1차 봉사단으로 선정되었고 얼마 안 되어서 학교가 떠들썩해지자 공고도 부착되었다. [ 북한 꽃제비들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간호 봉사 활동을 실시합니다. 우선 학교 대표 봉사 동아리원을 우선 순위로 두며 동아리에 가입되지 않은 일반 학생도 면접을 거친 후 함께할 수 있으니 많은 신청 바랍니다.] 우선 정호석과 나는 필참이나 다름 없었다. 웃기지만 1학년 간부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평소 북한을 가보는 게 꿈이라며 노래를 불렀었는데 드디어 방문의 기회가 왔다며 동아리 찬양을 그렇게 해댔다. "이름아 나 지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야" "응 안 궁금한 걸?" "그럼 나한테 궁금한 게 뭐야?" "죽자고 좋아하는 이유는?" "북한 여자들이 그렇게 예쁘대" "그 여자들은 너 몰라" "쳇 무튼 딱 일주일 뒤에 가는거니까 준비나 잘 해놔" 그래 뭐 가는 것 까지는 괜찮았다. 어차피 나중에 다 내게 도움이 되면 되었지 쓸모 없는 일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시간은 가차없이 흘러 북한으로 봉사를 떠나기 전 날이 되었고 잠을 뒤척이다 겨우 잠든 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우린 운명이래. 곧 볼거니까 잘생긴 내 얼굴 까먹지마" 처음 보는 잘생긴 남자가 웃으면서 나에게 우린 운명이라며 자기를 까먹지 말라고 부탁을 했지만 나는 별 의미를 두지않고 개꿈이구나. 하고 넘겼다. 새벽녘이 되어 떠날 채비를 하는데 새삼스럽게 엄마가 걱정을 흘리길래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 "아무리 요즘 세상 좋아졌다지만 그래도 몸 조심하는 거 잊지마 엄마 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말고 이름 알겠지?" "알겠어 엄마. 내가 아직도 어린애도 아니고 걱정하지마 나 다녀올게요!" 솔직히 나도 엄마와 같은 생각이였다. 아무리 북한과 사이가 좋아졌다 한들 지금까지 분단을 겪어온 세월마저 무시할 순 없는 노릇이였고 겁부터 나는 건 사실이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고 어찌되었던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름아 여기야 여기!" 전화가 와서 대뜸 소리를 지르는 호석에 놀랐지만 곧이어 버스 안에서 손을 흔들며 웃고있는 호석이보여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손을 한 번 흔들곤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높은 기대감에 잠을 못 잔 것인지 퀭해보이는 호석이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 왜 그렇게 폐인이냐?" "나 너무 설레여서 잠이 안 오더라 사실 아직도 그래" "등신아 봉사한다고 가서 괜히 니가 봉사 받지말고 지금이라도 자 깨워줄게" "어 그래도 등신은 좀 빼지 그랬냐?" 티격태격하며 호석이를 재우고 창 밖 풍경을 구경하다가 잠이 들었다. 나는 이상한 그 꿈을 또 꿨다. "우린 운명이래. 곧 볼거니까 잘생긴 내 얼굴 까먹지마" 똑같은 남자가 나와서는 똑같은 말을 하고선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눈을 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아직 비몽사몽했던 나는 눈 앞에 보이는 글자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아직 반나절도 채 안 되었는데 무지 가까웠구나. 날씨도 우중충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무지 무서울거라 생각 되었던 북한도 별 거 없었다. 다만 모두 체구가 조금 왜소하긴 했다. 아무말도 못하고 입만 쩍 벌리고 구경하는 호석이를 챙겨 숙소를 향했다 학교 체육관의 반만 한 크기의 숙소에 다들 짐을 풀었다. 합숙은 별로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있을 건 다 있는 봐줄만한 곳 이였다. 애초에 여행이 목적이 아니였기 때문에 마냥 불평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 점심시간이 되어 많은 동아리 사람들이 다 한 식당에 갈 순 없었기에 팀을 짜곤 평양의 번화가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일학년이라곤 둘 밖에 없는터라 선배들이 배려를 한답시고 둘이 맛있게 먹으라며 우릴 보냈다 그 덕에 우린 나름 편안하게 한 식당을 들어섰다. "안녕하십네끼? 어서오시라우요." 인상 좋은 아저씨가 우릴 반겼고 손님이 꽤 많았기에 대충 구석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냉면밖에 눈에 띄는 게 없었기에 아직 봄인데도 불구하고 냉면을 주문했다. "평양 냉면 2개 주세요!" "이보게우 지금 뭬라고 했소?" "냉면 두 개..." "혹은 남조선 사람이라우?" 아저씨의 말과 동시에 식사를 하던 여럿 사람이 동시에 쳐다봤고 소근거렸다. "맞나보네우. 떼레비에 남조선 사람이 온다더니 내 특별히 닭알 두 개를 넣어주갔으" 그냥 웃어보인 나와 호석이 앞에 냉면이 놓이고 눈치를 보며 먹는 냉면은 맛이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삼켜버리곤 계산을 하려던 차 "천원지방은 저 짝에 얼굴가리개쓴 남자가 주고 갔다우" 아저씨는 가게 앞 남자를 가리키며 돈은 이미 저 사람이 지불했다고 얘기했다. 북한에는 다 천사만 있는 가 싶어 그 남자를 쳐다봤더니 가게 앞에는 놀랍게도 내 꿈에 나왔던 남자가 서 있었다. "안녕?"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 글잡은 처음이라 글 쓰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보고싶은 소재인데 북한을 배경으로 한 글은 본적이 없는 것 같아 제가 쓰게 되었네요..ヽ(;▽;)ノ 며칠을 꼬박 고민한 스토리랍니다 로코물..일걸요? 어쨌든 한참 모자란 실력이지만 잘 부탁드려요 ϵ( 'Θ' )϶ 아 그리고 아직 남주를 못 정했는데 남주 투표 참여해주시면 절이라도 할게요.. 그럼 이만 총총.. ☆〜(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