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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당신은 EXO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13-








그가 방을 나선지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아무도 없는 이 방엔 나 혼자만이 있다. 햇빛이 밝게 비추는 저 총과 함께. 루한이 나가고도 다른 사람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섭섭하단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고맙다. 지금 멈출 방법을 모르는 듯 끊임없이 흐르는 내 눈물을 그들에게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흐르게 방치했던 눈물을 두손으로 한번 훔쳤다. 축축히 젖은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하도 많은 눈물들을 쏟아내 눈가가 시큰했다. 저 탁자에 놓여진 총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움직이지도 않는 저 총이 어딘가로 달아날새라 나는 그것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바라보았다. 나는 지금 굉장히 바보같으면서도 한심한 생각을 하고 있다.

잘못은 루한이 아니라 니가 잘못한거야.

애꿎은 총을 밉게 바라보다 점점 따가워 지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그렇게 눈을 감은 채 손을 뻗었다. 눈을 뜨고 있었을 때에 기억하고 있는 총의 위치를 찾아 더듬어 그것을 손에 쥐었다. 내가 잡고 있는게 총구 쪽인지 손잡이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한 손에 그러쥐었다. 다시 끔찍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붉은 피들이 감은 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그리고 그 흘러나오는 피들의 끝에는 항상 루한이 서있었다. 나는 분명 그를 이 총으로 쏴야하는데. 쏘지 못한다면 이 총을 그를 향해 던져버리기라도 해야하는데. 나는 왜 이 총을 발밑에 힘없이 떨구는 것인지. 그리고 그 총을 내 손에 떠나보낸뒤에야 루한의 뒤에서 왜 나의 부모님이 보이는 것인지. 나를 향해 항상 온화한 표정을 지으시던 엄마,아빠였지만 저 루한의 뒤에 서있는 부모님의 표정은 알 수가 없다. 웃고 있는 것인지, 울고 있는 것인지, 분노하는 것인지.  저 하얀 백지장같은 부모님의 얼굴을 내 마음대로 그려도 좋을까. 그렇다면 나는 먹먹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그리겠다. 애써라도 웃어주시는 그들의 입가를.





"날 안 쐈어."


북적거리는 시내거리에 골목 깊숙히 위치해 있는 인적이 드문 카페 안. 물 흐르듯 조용히 흐르는 음악이 그 분위기를 더하고 마주 앉아있는 루한과 종대사이의 흐르는 묘한 기류도 형성하였다. 루한의 시선이 잡은 커피잔을 향하고 있지만서도 아니다. 어디인지 모를 허공을 휘젓고 다니는 시선이 위태로웠다. 종대는 말없이 그의 말을 들어줄 뿐이다. 작게 떨려오는 루한의 손이 눈에 들어오자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OO와 루한, 둘의 시간이 이토록 엇갈리고 뒤엉켜 온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루한이 허탈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은 뒤 따뜻한 커피잔에서 두 손을 떼 얼굴을 감쌌다. 커피의 온기가 손을 통해 얼굴에 전해지지만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 풀어지지는 않았다. 감은 눈에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는 OO만이 보일 뿐이다.


"나 같았으면 쏘고도 남아."


종대가 한 말이다. 두 손에 가려진 루한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약간은 단호하게 말하였다. 하지만 얼굴을 감싼 루한의 손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종대는 작게 한숨을 쉰 뒤 커피잔을 들어 입에 가져다 댔다. 그것을 마시지는 않았다. 식어가는 커피지만 마시면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기분일 것 같기에.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나 이제 어떻게 살지."


한숨과 함께 와르르 뱉어 낸 루한의 말. 그와 동시에 얼굴에서 두손도 떼어냈다. 눈 앞의 종대가 아른거려 보이고 함께 OO도 보이는 것이 조금 괴로운 루한이다. 저것이 진짜면 지금이라도 잡아두어 한번 안아보기라도 해 볼 텐데. 하지만 점점 시야가 깨끗해지더니 그리던 모습은 사라졌다. 오직 종대만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커피잔 안에 있는 검은 커피가 깊어보였다. 빠져들면 한없이 아래로 내려갈 것 같은 깊이가 느껴졌다. 그 아득함에 사로잡혀 눈을 감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약 조금, 아주 더 조금 시간이 더 지난 뒤에 너를 만났더라면. 너는 나에 대한 증오와 원망을 지웠을 수 있었을까. 내가 너를 곁에 둘 수 있도록 한번 기회는 주지 않았을까. 머리를 쓸어올리며 다시 눈을 떴다. 다 부질없는 생각이다. 마음대로 단정지는 OO의 생각은 절대 그럴리 없을 것이라고 루한이 마음 속으로 되뇌였다.


"나 갈께. 혼자 생각 좀 정리하고 와. 지금 들어오지 말고. 아직 OO 안 갔을꺼야. 내가 집에 데려다 줄거니까 차라리 내일이나 들어와."


혼자 복잡하게 헝크러져 있는 루한에게 말한 뒤 종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종대가 어떤 말을 해도 루한은 그를 신경쓰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종대는 시선을 다른 먼 곳에 두어 한숨을 소리내어 푹 쉬어보였다. 아무래도 혼자 두고 가면 불안한데. 


"잘 데려다주고 와."


루한의 말에 종대는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카페를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카페를 나서는 내내 뒤를 돌아 루한을  몇번이고 확인한 종대다. 카페가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걷는 그. OO가 아직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을 한 뒤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종대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뒤에 종대가 아지트에 도착하였다. 다른 멤버들은 어수선하게 거실에 모여있거나 OO가 있을 방 문 앞에 귀를 기울이고는 서성이고 있었다. 역시 OO는 아직 그곳에 있다. 다들 용기내어 위로 한번 해볼 생각조차 못하고 그저 그 주위만 뱅뱅 돌고 있었다. 자신이라고 용기가 넘쳐나 OO에게 가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들의 모습이 조금 웃겨보였다. 작게 미소를 띄며 들어오는 종대를 본 다른 멤버들이 OO에게 쏠린 관심을 종대에게 돌렸다. 백현이 다급하게 바닥을 짚고 일어나 종대에게 다가갔다.


"형은?"

"혼자있고싶대. 내일이나 들어올꺼야."


다들 힘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에게 두었던 시선을 거두었다. 백현도 터덜터덜 힘없는 걸음으로 다시 제자리에 돌아가 앉는 중이다. 종대는 그들을 한번 스윽 훑어 본 뒤 OO가 있을 방으로 다가갔다. 방 문앞에 레이가 서성거리는 것이 보인다. 네모 반듯한 쟁반에 예쁘게 생긴 쿠키와 따뜻했을 우유 한잔이 놓여져 있다. 아마 한참을 이곳에서 망설여 저 우유는 벌써 미지근해졌을 것이다. 저 쿠키와 우유는 예전의 OO가 아주 좋아하던 것이었다. 


"들어가서 줘."


살짝 웃음을 흘리며 레이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종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방 문 앞으로 떠밀었다. 조금 망설이던 레이가 닫힌 문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더니 다시금 종대에게 시선을 돌렸다. 두손으로 놓치지 않게 꽉 잡고 있던 쟁반을 종대에게 내밀었다. 종대가 갸우뚱 해 보이며 받아들지 않지만 레이는 기분좋은 미소를 띄며 종대에게 그것을 한번 더 내밀었다. 그 미소에서 조금 씁쓸함이 묻어나왔다. 니가 가져다 줘. 결국 종대가 그 쟁반을 받아들었다. 고소한 쿠키냄새가 콧가를 휘감아 돌았다.


"내가 가져다 줄래!"


또 한번 다급하게 일어서 둘에게 다가오는 백현. 종대는 그를 무시하고 문을 연다. 그리고 백현이 문 앞에 다다를 때 즈음 단호하게 문을 닫아버리는 종대. 백현의 축쳐진 어깨를 레이가 두어번 토닥여준 뒤 문 앞을 벗어났다. 백현도 뒤돌아 멤버들이 있을 곳으로 가려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멈추어 섰다. OO의 목소리가 들릴까 귀를 문에다가 아주 가까이. 더 가까이 밀착시키는 백현.





"이거 좀 먹어. 오늘 또 아무것도 안먹고 라면사려고 편의점 간거였지?"


제법 친근하게 물어오는 종대가 보인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조금 억지스러움이 묻어나왔다. 늘 보이던 종대의 미소에게서 억지스러움을 느끼다니. 지금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종대가 느껴졌다. 종대가 유리탁자 위에 무언가를 탁- 내려놓으며 내 맞은 편에 앉았다. 가지런히 놓여진 쿠키와 우유한잔이었다. 다같이 모여서 놀 때면 아마 레이와 경수. 그래, 그 둘이 간단히 여러 종류의 쿠키를 만들어 우리에게 간식으로 내주었다. 그 여러종류의 쿠키중 내가 가장 맛있게 잘 먹던 쿠키다.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쩜 그리도 잘 알고 기억하는건지. 레이가 가져다 준것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의 행방을 물은다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을 때 급히 내 품에 숨겨두었다. 딱히 내가 가져갈 생각은 없지만 급한 마음에 그랬다. 속이 조금 울렁거리는 것이 얼른 떼내어 버리고 싶지만 앞에 있는 종대가 웃으면서 쿠키를 들어 내게 내민다. 


"루한 형, 지금 밖에 나가있어. 너 집에 잘 가라고 배려해준거야. 조금 쉬다 갈래? 내가 데려다 줄게."


내가 쿠키를 받아들지 않고 바라만보고 있자 나에게 그것을 주기 포기한 듯 쿠키를 제자리에 내려다 놓은 뒤 시선을 쿠키에 두며 얘기하는 종대. 난 그 말을 한귀로 듣고 다른 한귀로 흘린 뒤 멍해져 있는 정신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쿠키하나를 집어들었다. 망설이지 않고 입에 물어 베어먹으니 고소함이 입에 퍼졌다. 미지근해졌을 우유도 한모금 마셨다. 조금 놀라워하는 종대지만 내가 이렇게나마 먹으니 다행이라는 듯 내가 먹는 모습을 꽤 흐뭇하게 바라본다. 엄마 생각이 난다. 내가 무엇을 먹을 때면 저렇게 흐뭇하게도 바라봐주셨지. 체하지 말라고 내 등도 턱턱 쳐가며 우유를 입가에 대주고. 다 어렸을 적 기억이지만 그래도 좋다. 엄마가 내 앞에 있는 듯하고 편안하다. 


"왜 그래. 쿠키가 너무 맛있어? 울면서 먹으면 체해."


종대의 시선의 그 편안함에 묻혀져 추억을 회상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나보다. 종대가 몸을 일으켜 나의 옆자리로 다가오며 나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눈물을 닦아주었다. 정말 엄마같다. 다정한 나의 엄마같다. 내 옆자리에 눌러앉은 종대가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나의 눈물을 군말않고 닦아주었다. 나의 눈을 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흘러내리는 눈물만 바라보며 닦아주는 종대가 조금 고맙다. 요 근래에 제일 생생하게 없는 엄마의 느낌을 받은 듯 했다. 그만큼 더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 종대가 내 손에 쥐어진 쿠키를 접시에 내려놓고 다시 내 얼굴을 감싸쥐었다. 이젠 나도 모르게 흐느끼기까지 시작했다. 종대의 손에 의해 그의 품으로 점점 안겨들어갔다. 더이상 말없이 나를 토닥여주는 그였다. 또 최근들어 이렇게 편하게 마음놓고 울어본다. 그렇게 한참을 종대의 품에서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을 추억하였다.




암호닉.
조화 님, 배쿵배쿵 님, 토끼 님, 루루 님, 됴덕 님, 루한 님, 뀰밍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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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허허허류...정말 슬프다 루한이랑 징어..어떡해 둘이화해?해서 잘지냈으면 조켓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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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슬프잖아여....OO이랑 루한이랑 이제 어떤 사이가 될지 궁금하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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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됴덕이에요 ㅠㅠ ㅠ종대가잇으니 그나마도 마음이놓이나봐요 ㅠ ㅠㅠ ㅜ 루한이랑 어떳게되는건가요 ㅠ 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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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ㅠ루한이랑은 어떻게 되는거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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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루한이도진짜불쌍한데ㅠ여주가진짜어떡하면좋아요ㅠㅠ너무불쌍해요!!!!종대는이와중에도참설레게하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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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종대ㅜㅠㅠㅠ야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어케ㅠㅠㅠㅠㅠㅠ종대탸사랑해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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