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6410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새벽의 찬 공기가 쌀쌀하긴 하다만 뺨을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지는 않니? 그런 의미에서 우리 공원을 걷자. 새벽의 하늘이 무척이나 깜깜해도 저 주황빛 가로등 아래라면 걸을만 할거야. 따라와. 아, 니 옆에있는 울타리 옆은 깊은 저수지니까 발 헛딛지 않도록 조심해. 자. 우리 걸으면서 무슨 얘기를 할까? 맞다, 그 얘기 들었어? 요즘 세상이 많이 흉흉해. 오늘 아침 뉴스에도 어떤 한 사람이 실종됐다고 하더라고. 또 어떤 사람은 죽었고 말이야. 여자 혼자 다니는것은 많이 위험하니까 조심히 다녀. 언제나 가까운 사람들이 가장 무서운 법이야. 경계를 잃지 말라고. 음, 또 이야기거리가 없나? 


참, 우리집 옆집에 사는 민석이 형이라고, 알아? 모르는구나. 아니, 내가 그 형이랑 조금 친했었는데 예전에는 형네집도 놀러가서 밥도 먹고 우리집에서 같이 잠도 자고. 하여튼 그랬어. 그런데 그 형이 대학가고 같이 사는 사람이 생겼나봐. 중국인 유학생 같던데 예쁘장하게는 생겼더라고. 여자냐고? 아니,아니. 남자야. 전부터 그 형이랑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나랑 노는 시간은 조금 뜸해지더라고. 뭐, 나도 다 컸고 다른 친구들도 있긴 하지만 서운한건 어쩔 수 없더라. 그래도 가끔 형네 집에 놀러가. 가면 민석이 형이 맛있는것도 주고.


그 형 많이 따르는가봐?


뭐, 그런편이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내온 사이니까. 아 그리고말야 저번에는 우리 학교 어떤 후배를 길에서 봤어. 딱히 친하거나 아는 사이는 아냐. 근데 걔가 그 민석이형이랑 같이 사는 사람이랑 같이 있더라고. 그렇게 민석이형이랑 붙어있더니 그 날은 왜 걔랑 있었나몰라. 아마 그때 집에 갔을 때 형이 날 부른것도 같앴어. 그 날 형이 라면을 끓여줬었지. 그 사람이 없어서 심심하니까 날 불렀나봐. 그거 때문에 더 속상하고 싫었어. 게다가 요즘은 민석이형이 나 부르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더라. 야, 너무 그렇게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보지는 마. 나 다른친구들도 많아! 다른친구하니까 하는 얘기인데 내 친구중에 노래하는 애가 있었거든. 응, 있었어. 원래 내가 우리학교 밴드부 보컬이었는데 걔가 밴드부 들어온 뒤로는 그 애가 메인보컬을 맡았거든. 조금 자존심 상하기는 했지만 그 애, 정말 노래를 잘 불렀어. 그래서 더 샘났지. 드러머였던 찬열이도 그 보컬 백현이가 들어온 뒤로, 아 이름이 백현이야. 아무튼 백현이랑 더 붙어지내더라고. 둘이 놀기 바쁜지 요즘에 잘 안보여. 아씨, 또 이런 얘기를 해버렸네.


지금 몇시지? 아 5시. 조금 있으면 날 밝겠다. 이 시간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막 나와서 운동하시고 하는데. 그치? 근데 여기는 아마 잘 오시지 않을꺼야. 소문이 안 좋거든. 그냥 이 저수지에 사람들이 많이 죽어있대. 빠져죽거나 아님 죽임을 당한 사람들이 빠트려졌거나. 너무 무서워하지는 마. 말 그대로 소문이지 뭐. 내가 있잖아! 나만 믿어. 그리고 조금 있으면 날이 밝을꺼야. 너무 춥지는 않고? 그래. 조금만 더 걸으면 저수지 반바퀴는 돌았을꺼야. 아마 그때 쯤이면 해도 뜰꺼고. 우리 몸에 열도 낼 겸 한번 저기 가로등까지 뛰어볼래? 그나저나 해가 뜨기 시작했나봐. 벌써 하늘이 푸르스름 해. 자, 얼른 뛰자!


아이구, 조심했어야지. 어린애도 아니고 넘어지고 그러냐. 자 무릎에 흙 좀 털고. 우리 밝아지기 전에 얼른 저쪽까지만 가자. 뭐야, 발목을 삔거야? 걸을 수 있겠어? 어디봐. 에이, 빨개졌네. 조금있으면 부어오르겠어. 업혀서 갈래? 내가 업어줄께. 자, 업혀. 업히라니까? 얼른! 날이 밝아지기 시작했잖아.







종대의 말처럼 해가 떠오르고 날이 밝아왔다. 그저 컴컴했던 시야에 하나 둘 앞에 것들이 눈에 담겨지고 내 앞에 있는 종대도 보인다. 

그는 나에게 등을 내보이고는 업히라며 재촉을 한다. 빛에게서 쫓기는 것 마냥.



종대는 내게 왜 거짓말을 한것인가. 


저 울타리 너머에 저수지의 정체는 기괴하게 생긴 비들이 아무렇게나 박혀 널려있는 묘지다. 그리고 내가 넘어진 곳을 돌아보니.



"본거야?"



종대를 다시 한번 바라보니.


그는 내 눈앞에 서있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쾌활한 미소가 나를 향한다. 나는 다시 뒤를 돌아본다.


아마도 지금까지 종대가 입에 침이 마르게 얘기했던 남자들인 것 같다. 온 몸의 살이 썩어 문드러진 채 널부러져있었다. 

나는 그것을 밟았던 것이고 그 위로 넘어졌던 것이었다.


다시 종대를 본다. 종대에게서 웃음이 사라졌다. 토기가 올라온다.



"조심하라고 했잖아."






쏘왙입니다.

구독료없는 날이래서 새벽의 어두침침한 감성을 담아 글을 써봅니다. 우리 잠깐만 쉬어가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저 이제 못자요 자까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대박 됴덕이에요 . . 와 진짜 대박이에요 ㅠ ㅠ 소오오오오오름!!!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ㅎ러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조화에요!!!!대박ㅋㅋㅋㅋ이거짱이다ㅋㅋㅋㅋ짜ㅣㄹㅇ잼!!!!!!!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대바규ㅠㅠㅠ취적..ㅋㅋㅋㅋ진짜종대대박이다요..저대박만ㅂ몇개쓴거지ㅋㅋㅋㅋㅋㅋㅈ근데진짜대밖!!!!!!!!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