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분명 나와 같은 동갑이었다.
하지만 너는 나보다 한 뼘이나 작았고
나보다 말하는 속도도 느렸고
나보다 달리기도 느렸다.
"야, 박지민 너는 더하기 빼기도 못하지?"
"...아니야, 지민이도 할 수 있어!"
"거짓말 하시네. 너 아직도 기저귀 찬다며? 기저귀는 아기들이나 차는 거야!"
"아니야!"
"박지민은~ 아직도 기저귀~ 찬데요!"
"이 씨, 야! 너희 내가 우리 지민이 괴롭히지 말라 했지!"
"아, 또 김태형이야!"
네가 괴롭힘을 당할 때면 나는 그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서 너를 지켜주었다.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아빠처럼
때로는 너의 파워레인저처럼
"태형이는 파워레인저다. 파워레인저!"
"아니야, 나보다 파워레인저가 더 멋져."
"태형이가 파워레인저야, 그러니까 태형이도 멋져!"
너는 나를 파워레인저라고 불렀다.
나는 너에게 그런 존재였다.
영웅 같은 존재.
초등학교 중학교... 나는 늘 너를 내 옆에 데리고 살았다.
네가 내 옆에 없으면 괜히 불안했고, 어디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되었다.
다 온전한 내 욕심이었다. 너를 내 옆에 두고 싶은 내 욕심.
*
정말 괜찮을 줄 알았다.
"...박지민!"
"어? 태형이다! 태형이가 술래야?"
"뭐? 너 여기서 뭐 해, 내가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태형이 화났어? 어, 지민이 반 친구들이 숨바꼭질 하자 해서..."
"네가 병신이야?"
"...지민이 병신 아니야!"
그래 너는 병신이 아니다. 너에게 화를 내는 내가 병신이다.
"지민이 병신 아닌데, 병신은 나쁜 말인데..."
"박지민, 내가 말했지. 학교에서는 나 말고 다른 사람 말 다 믿지 말라고."
"..."
"근데, 박지민 너는...!"
"하지만 반 친구들이 숨바꼭질 한다고 지민이한테 숨으라 했단 말이야!"
"하, 진짜..."
"...태형이 무서워, 태형이 미워, 태형이 싫어!"
마치 어린아이처럼
아니, 너는 어린아이가 맞았다.
내가 무서웠던 건지
아니면 억울했던 건지
네 눈에서는 미안할 정도로 많은 눈물이 툭툭 떨어져 내렸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네 눈물을 보고 있었을 뿐인데
왜 네 눈물이 생생하게 나에게 느껴지는지
왜 점점 내 시야가 흐릿해지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
"재밌어?"
"응! 태형아, 더 높이!"
"간다!"
"우와!"
그네는 힘차게 올라갔고
너는 평소와 같이 잡히지도 않을 구름을 향해 손을 뻗어 휙휙 내저어 보였다.
"박지민, 조심해."
"태형아."
"응."
"지민이가 구름 잡아서 태형이 주고 싶은데 구름이 안 잡혀."
낑낑거리며 손을 뻗는 너였지만
구름이 잡히지 않는지 너는 금세 시무룩해 보였다.
"아까, 지민이가 태형이 밉다고 해서... 지민이가 미안해서 태형이 구름 주고 싶은데 구름이 안 잡혀."
"안 줘도 돼."
"태형아, 아까 지민이가... 태형이 밉다고 한 거 다 거짓말이야."
"..."
"그러니까 지민이한테 화내지 마. 태형이가 화내면 지민이 무서워."
"...미안, 많이 무서웠어?"
"아니, 조금 무서웠어! 왜냐면 태형이는 파워레인저잖아!"
"..."
"파워레인저는 화내도 멋있어!"
"박지민, 나 파워레인저 아닌데 왜 맨날 파워레인저라고 불러?
파워레인저는 못된 악당들 물리쳐주는 정의롭고 멋있는 사람인데."
"태형이도 얍얍 악당들 물리쳐주잖아."
지민아
나는 파워레인저처럼 용감하지도 않고
파워레인저처럼 너를 지켜줄 힘도 없고
파워레인저처럼 정의롭지도 않아
"지민아, 나는..."
"태형이는"
"..."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파워레인저야!"
"아..."
"태형아, 지민이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그래, 가자."
+
![[방탄소년단/뷔민] 파워레인저(단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7/17/18/ec3fe787899eb18366c51a6dd2f9ef5f.gif)
지민이에게 영웅같은 파워레인저 태형이 X 태형이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지민이
뷔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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