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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 hawaiian romance (하와이안 로맨스)

w.flat










"hey, 민석"

"what"

"오늘 학교 끝나고 시간있어?"

"sorry, james"


씨발 아오 이 문어같은 새끼


나는 제임스를 뒤로하고 얼른 책들을 챙겨 교실로 달려갔다.


이 좁은 하와이에서 게이로 유명한 선생님인 제임스, 대학교 영어교육과 2학년인 나는 유학을 왔다.

성적이 좋은편이고 우리대학교가 워낙 유명해서 장학제도가 잘되있었고 나는 그것을 이용하여 경험도 쌓고 스펙도 쌓을겸 하와이로 넘어 왔다.


더위를 잘타는 나는 하와이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살다보니 나름 괜찮은것 같기도하고

학교앞에 해변가라서 그런지 눈이 조금 호강하고있다.


나도 사실 게이이다.

하지만 제임스처럼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고 아무한테도 말안하고 살고있었는데…제임스는 어찌 귀신처럼 알아냈는지 이 학교에 처음 온 날부터 나한테 대쉬를 했다.

어쩔수없이 몇번 데이트도 나가줬는데 제임스는 서양인이라 그런지 우락부락한 몸에 대머리에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였다.



학교가 끝나고 해변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그곳엔 첸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한국계 중국인이라 한국말도 잘하고 성격도 사글사글한 덕에 나랑 잘 맞는것 같기도 했다.


"첸!"

"어? 민석아, 학교 끝났어?"

"응~"

"자리에 앉아. 뭐먹을래?"

"캘리포니아 볶음밥!"

"알았어. 너 그거 되게 좋아한다. 조금만 기달려"


첸은 주방으로 들어가 캘리포니아를 외치고 다시 돌아왔다.

아직 4시라 식사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식당엔 나랑 첸밖에 없었다.


"오늘도 제임스가 찝쩍댔어?"

"당연하지…진짜 귀찮아 죽겠어"

"제임스는 니가 좋은가 보지~"

"난 싫어. 완전. 아 배고파"

"너 하와이 온지 얼마나 됬지?"

"한달정도?"

"6개월쯤 있는다고 했지?"

"응"


그때 주방에서 음식이 다 됬는지 첸을 불러갔다.


첸은 두손에 접시를 들고오더니 내쪽에 하나 자기쪽에 하나놓았다.



"잘먹겠습니다~"




**



"민석"

"응, 제임스

"혹시 이번주 토요일에 시간있어?"

"왜?"

"내가 진짜 가고싶은 비치볼 경기가 있는데 혼자가기가 좀 그래서"

"음"

"제발…민석"


나는 어쩔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야.





"민석!! 여기야 여기!!"


나는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관객들 쪽에 낑겨 섰다.


하와이는 여자들도 170이 넘는것같았다. 

나는 결국 작은 키 때문에 이리저리 휩쓸리다가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제임스는 놀란 눈으로 날 번쩍 들고는 응급처치하는 곳으로 데려갔다.


덕분에 무릎은 다 까지고 난리가 아니였다. 


제임스는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했다.


"미안…민석, 내가 여기 오자고만 안했어도"

"괜찮아 제임스. 근데 제임스. 제임스가 날 좋아하는건 알겠는데…나는 제임스한테 마음이 없어…이제 나한테 그만좀다가와줘"


나는 일어나 절뚝거리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맨 뒷자리 창가에 앉아 짜증나는 속을 달래며 창밖을 내다봤다.

한 세정거장 갔을때쯤 어떤 남자가 내 옆에 앉았고 뒤에 메고있던 가방을 앞으로 하다가 날 툭 쳤다.

안그래도 짜증나 죽겠는데


"아!"

"…sorry"


그 남자는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한참을 그렇게 달렸을까 옆에서 계속 쳐다보는 눈빛에 나도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쳐다봤다.


아니 그런데…이게 누군가. 


진짜 내가 원하는 이상형이였다.


사슴같은 눈망울에 잘 뻗은 콧대…게다가 하와이에선 보기힘든 동양인이였다.


"무슨일 있으세요? 기분이 안좋아보이시네"

"그냥"


그 남자는 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나는 그 눈빛에 당장이라도 녹아버릴것같았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더니 곧 내가 내릴 정거정이 보였다.


나는 얼른 부저를 눌렀고 뒷문으로 재빨리 내렸다.


'아쉽다…나의 이상형…'


이라고 생각했을때쯤 누군가 뒤에서 날 쿡 찔렀다.


"어?"


그 남자였다.


"내가 그쪽 맘에 들어서 그러는데 연락처 좀 알려주실수 있어요?"

""


아니야, 튕길까? 그러다가 진짜 이제 못만나면? 아


"초면에 너무 갑작스럽나? 그럼 메신저라도 알려주실수 있어요?"

"아…네"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가 건넨 수첩에 메신저아이디를 또박또박 적었다. 혹여나 잘못 적었을까 5번정도 다시 읽어보았다.


"그럼 이만"


그 남자는 백팩을 다시 제대로 매더니 달려갔다.



**



'안녕, 난 루한. 버스에서 만났던. 나 기억하지?'

'응. 난 민석이야. 김민석'

'몇살이야? 난 20살'

'난 21살'

'나보다 연상이네. 어려보이길래 고등학생인줄 알았어'

'이래뵈도 학교 선생이야'

'정말? 나도 너한테 수업듣고 싶다'

'너는 대학생?'

'응. 의대생'


의대생??? 와…그얼굴에 흰 가운입고…상상만해도 서는 기분이다.


'공부잘하나보네'

'조금? 근데 너는 어디에서 왔어? 하와이에선 처음보는 얼굴인데'

'한국. 6개월동안 유학온거야.'

'한국? 아 거기. 우리엄마고향이 한국이야'

'아 정말?'

'응, 아빠는 중국인. 그런데 하와이로 이민와서 난 하와이사람'

'아…복잡하다'

'그치? 근데 너 정말 맘에 든다. 진짜 아직도 너가 아른거려'

'아…왜그래…민망하게'

'왜. 너 진짜 이뻐. 내가 여태 하와이에 있으면서 너같이 이쁜 남자애는 본적이 없었어. 나도 이쁘다는 소리 듣고 살았는데'

'고마워해야하는거 맞지?'

'응~'


그렇게 우리는 밤새 메신저를 주고받았고 그이후로 마주칠일이 없었다. 

나는 매일 그 버스에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시간에 탔지만 루한은 타지않았다.


생각해보니 난 몇개월 후면 다시 한국에 가야되는데…나는 하와이에 공부하러 왔지 연애를 하러 온게 아니였다.


'민석아'

'응 루한'

'우리…만날까?'

"저기 루한."

'응'

'나 몇개월 후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

'그래서?'

'그냥 우리 가끔 연락하고 지내자'

'…민석이 원한다면…그럼…우리 연락안하다가 진짜 우연히 다시 만났을땐…그땐 나랑 연애해보자…어때?'

'그래'

'민석, 우리 다시 만나는 날까지 서로의 길에서 열심히 살자. 다시만나는날 그때 보자'

'응'


나는 그렇게 루한과의 연락을 그만두게 되었고 남은 날동안 나는 내 일에 최선을 다했다.

6개월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지 한달쯤 됬을때였다.


학교에 가기위해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에 올라탔다.


사람들의 몸에 기대 의지하며 잘 버텨내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쿡 쿡 찔러대는데 처음에 그냥 부딪히는가 보다 했는데 계속 찌르길래 짜증나는 눈빛으로 뒤를 돌아봤다.


"루…한"


루한은 6개월 동안의 하와이 바다처럼 시원하고 깨끗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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