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로이승우] 옆집 노안과 동안의 상관관계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5/1/15162bacc6b3b6e932c3151b375898ae.jpg)
옆집 노안과 동안의 상관관계
w.식신
그렇게 승우와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머릿속에 생각 주머니라도 가득가득 담겨있는지 쉴새없이 나를 보며 쫑알쫑알.근데 왠일인지 그런 모습이 밉지 않았다.말 많은건 딱 질색하는 나라 정말 친한 친구들과 장난치면서 놀지 심지어 부모님과 30분 넘는 대화를 하는 나 조차가 어색할 따름이었었다.다른 사람들도 내가 수다스러운걸 싫어하는걸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 아저씨. "
" .. "
" 아저씨? "
" 어? "
" 사람이 얘기를 하면 좀 쳐다봐요.민망해 죽겠네 - "
미안 미안.슬쩍 웃으며 그윽하게 쳐다보는 내 시선에 승우는 못 볼것 봤다는 표정으로 나를 흘겨보았다.정말 달랐다.내 자신이 어색하게 느낄정도로 나는 유난히 달랐다.별 시덥지 않은 얘기에도 휘어지는 저 눈과 쫑알거리는 모습.처음 본 애임에도 불구하고 싫긴 커녕 그런 모습이 마치 병아리를 연상케해 웃음을 짓게 했다.그리고 부럽다 -라고 생각할 정도로 승우는 첫만남부터 내게 그런 인상을 남겼다.
" 응,얘기해.듣고있어. "
" 아저씨는 기타 언제부터 배우셨어요? "
" 야,나 아저씨 아니라니까. "
" 아,그게 편해요. "
" 이제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한테.. "
" ..그건 솔직히 아직도 안 믿겨요.흠 -전 이게 더 편한데요.아저씨.뭔가 입에 착착 달라붙잖아요. "
그건 너한테만 좋은거지.순수한건지 약간 멍청한끼가 있는건지 아저씨.아저씨 거리며 고개를 까딱 거리는 승우를 보며 픽 웃고는 매고 있던 기타 케이스를 가르키며 말했다.시작한건 중1때였지.내 말에 승우는 내 눈을 쳐다보았다.
" 중1때 시작했어. "
" 와..일찍 시작하셨네요.뭐 그쪽이 꿈이세요? "
" 그냥 작곡가쪽으로 가고 싶긴 한데.그게 말처럼 되는게 아니니깐. "
" 저는 이제 2년 정도 됬거든요.그래도 꽤 잘 친다고 칭찬도 받았어요!기분 대박 좋더라구요. "
" 누구한테 받았는데? "
" 저 기타 배우러 다니거든요!저도 작곡가되고 싶은데 우리 나중에 같이 곡 하나 작업해요! "
" 나는 실력 좋은 사람 아님 같이 안할건데. "
" 저도 꽤 괜찮거든요. "
내 말에 승우는 금세 툴툴 거리며 입술을 삐죽거렸다.저 노래 편곡한 것도 있고 직접 작사한 것두 있어요 -살짝 빈정 상했던건지 나를 보며 작게 말하는 승우의 모습에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 나중에 가지고 와.나도 잘하는건 아니지만 봐주는거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깐 - "
" 우와.그 말 진짜죠? "
" 그래.그대신 나중에 또 만나면,그때 제대로 약속 잡자.알겠지? "
" 알았어요. "
" 그대신. "
" 그대신? "
" 나도 너한테 부탁할거 하나 있어. "
" 뭔데요? "
" 형이라고 불러.너 나랑 3살 차이라니깐. "
형이라고 부를까요 -싱글벙글 웃으며 조근거리는 승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어느새 정색을 하고는 매정하게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매정하게 거절할 정도로 그 형이라는 수식어가 나에게는 힘든거구나.입술을 꾹 다물고는 밖만 쳐다보는 승우의 모습에 괜히 머쓱해져 뒷머리를 살짝 긁적거렸다.언제 들어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옆집 노안과 동안의 상관관계
그 편의점쪽 버스정류장에서 집 까지는 버스 타고 가면 3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라 의자에 몸을 편안히 기댄체 벌써 다음날이 오는듯 더 짙어지는 새벽의 어둠에 멍하니 밖만 쳐다보고 있었다.또한 어느새 나 포함 2명 밖에 없던 버스안은 쫑알거리는 소리가 사라짐과 함께 찬물을 끼얹은듯 가라앉았다.승우는 학원에서의 힘들던 고충을 다 털어버리려는 심산인지 창문에 얼굴을 기댄체 약한 숨을 내쉬며 수면 상태에 돌입해있었다.얘 집이 어디려나 -그러고 보니 집을 물어보지 못했다.깨워야하긴 하는데 너무 편히 자는것 같아 그냥 푹 자게 하고 택시 태워 보내야겠단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아니 사실 자는 모습이 너무 곤해보이는데 귀여워서 깨우기 싫었던게 더 맞는 이야기 같다.덜그럭,덜그럭.버스가 달릴때마다 쿵.쿵.약하게 버스에 머리를 박으며 리듬을 타는듯한 승우의 모습에 풋,웃고는 내 어깨 쪽으로 머리를 기대게 하려 했던 참이었다.
" ....음.. "
" 깨,깼어? "
깜짝이야.머리를 손으로 살짝 감싸곤 내 어깨에 머릿칼이 살짝 닿을쯤 승우는 감겨 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눈을 힘겹에 비비며 간신히 눈을 떴다.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했던가,심지어 난 죄 지은것도 없는데 해서는 안되는 못된 짓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머리를 감싼 손을 황급히 떼고는 말을 더듬었다.승우는 졸음 때문에 그런 내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듯 보였지만.어디에요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살짝 잠긴 목소리로 묻는 승우에게 밖을 살펴보다 말을 뱉었다.
" 잠시만 - "
" 저 언제 잠든거에요?분명히 아저씨랑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
" 한..10분 더 됬나.조용해져서 봤더니 자고 있더라. "
" 그렇구나..무튼 어디에요? "
" 여기가..우체국쪽인 것 같은데. "
" 우체국이요?! "
" 어. "
" 한성 우체국이요?그,막 편의점 있고! "
" 응.왜그래? "
그 졸음에 노곤해 보이던 사람은 어디 갔는지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는 말을 버벅 거리는 승우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이젠 내릴때가 됬다.솔직히 번호도 물어보고 싶은게 내 마음이었다.그냥 친한 형 동생 정도는 괜찮을까 해서 -근데 가정교육도 완전 제대로 받은것 같고 나를 아저씨라고 생각할 정도면 아직은 이른것 같아 그냥 나중에 만나겠지,하는 기약없는 만남을 생각하는 바보같은 나였다.왜 이렇게 씁쓸하지." 잘있어 " 웃으며 말을 뱉고는 머리를 쓰다듬으려는 내 행동은 누가 쫓아오는 것 처럼 황급히 버스 문쪽까지 내려가 벨을 누르는 승우의 행동에 무안해졌다.
" 야,너 어디가? "
" 저 여기 살아요.안일어났음 또 버스 탈뻔했네 - "
" 야,너. "
" 기사 아저씨 세워주세요 - 아저씨 안녕히가세요!나중에 또 보면 꼭 700원 드릴게요! "
" 아니,그게.. "
" 기사아저씨 수고 하세요! "
누가 이렇게 인사를 꼬박꼬박 할까.정말 가정교육을 잘 받은게 분명했다.또한 외동이라는 것도 확실했다.행동 곳곳에 사랑 받고 자랐단 티가 확연히 보였으니까 -" 아저씨 안녕 " 눈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곤 뒷문으로 내리는 승우를 멍하니 쳐다보다 순간 정신이 들었다.아저씨 세워주세요 - 맞다,나 내려야지.승우가 내리는 것을 보다 정작 내가 못 내릴뻔했다.버스를 출발시킨 아저씨에게 크게 외치곤 열리는 문에 다급히 밖으로 나왔다.
" 유승우! "
" 어?아저씨? "
" 같이가. "
" 어,아저씨가 왜 여기서 내려요? "
우리집도 여기니까 내리지.질문 같지도 않는 질문을 내뱉으며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잔뜩 굳은 승우가 보였다.별 시덥지 않은 것 같다가 저렇게 놀라하고 좋아하고.오늘 처음 본 것인데 몇년전부터 알아왔던 사람인냥 익숙했다.뭔가 친한 동생 같은 느낌.이런 얘기를 승우에게 했다간 엄마가 함부로 놀지 말랬다고 쉴새없이 쫑알거리겠지 -눈만 크게 뜬체 나를 쳐다보는 승우의 모습에 아까 무안하게 그쳤던 머리 쓰다듬기를 하고는 걷기 시작했다.
" 아저씨도 여기 살아요? "
" 그럼 내가 너 데려다 주려고 내렸을까봐? "
" 에이,그런뜻이 아니구요.그럼 700원 드릴 수 있겠네요!지금 300원 있는데 먼저 300원부터 값을까요? "
" 나는 지폐 아니면 안받아.빳빳한 천원짜리로 줘. "
" 참나..뭐 동전은 돈도 아니에요? "
" 말이 그렇다는거지. "
내 말에 승우는 내밀었던 300원을 꽉 쥐고는 손을 주머니 안으로 향하게 했다.언제 이렇게 추워진걸까.겨울이 서서히 끝이 날 2월달임에도 불구하고 한기는 내 몸을 감싸고 돌았고 그것은 지금,절정을 이루는 것 같았다.그럼 저 정말 가볼게요,안녕 -이제 자기 집까지 다온건지 정말 작별인사를 고하며 한 아파트로 들어가는 승우를 힐끗 쳐다보다 고개를 들어 아파트를 쳐다보았고 동시에 난 황당해짐을 느꼈다.어,여기 우리 아파트인데.내 목소리에 승우는 덩달아 당황한건지 입을 쩍 벌렸다.
" 헐? "
" 뭐가 헐이야,또. "
" 진짜 여기 살아요? "
" 그래.내가 너 데려다 주려고 그런거겠ㅇ.. "
" 레알? "
" 레알이 뭐냐,레알이.이상한 말만 배워서. "
진짜 여기 살아요 -내 말에 믿기지 않는지 아파트 까지 친철히 손수 가르켰다.거기다가 또박또박 동 수까지 불러주다니.내가 무슨 시력이 안좋은 것도 아니고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듯이 아파트 한번,나 한번 번갈아 보는 승우를 보며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 진짜 맞다니까. "
" 막,저 따라오신거 아니죠?그쵸? "
" 내가 널 왜 따라와.뭐 얻을게 있다고..하여간 망상은. "
" 그렇죠?몇호 사세요? "
" 402호. "
" 헐.저 401호 살아요!대박!저번에 이사온게 아저씨였구나..혼자 살아요? "
" 아니,누나랑 엄마 아빠랑 같이 사는데 누나는 기숙사 들어갔고 엄마랑 아빠는 해외 출장 가셨지. "
" 와..진짜 대박인거 같아요!저번에 누가 이사오나 구경하려다가 못했거든요.근데 왜 한번도 본적 없지.. "
" 내가 늦게 일어나니깐. "
승우의 목소리에 짧게 대답했다.승우는 아직 중학생이라 8시 30분까지 등교를 하느라 최소한 20분 무렵에는 집을 나서겠지만 나는 예체능쪽이었고 또한 우리 학교 고3은 9시까지만 등교하면 되는 것 이었기에 승우가 한참 바쁘게 준비할때 천천히 일어났을거고,집을 나설때 나는 막 준비를 시작 했겠지.엘레베이터 문이 닫힙니다 -엘레베이터에 타 4층을 누르곤 정적이 감도는 공간에서 내려다 보는 내 시선에 승우는 말했다.
" 700원 금방 값을수 있겠어요! "
" 700원,700원.진짜 계산 철저하네. "
" 돈 계산은 부모자식 사이에도 확실히 해야된다고 그랬어요. "
" 누가,부모님이? "
" 네! "
" ...그래,알았어.어쩐지 저녁에 기타 소리가 들린다고 하더니 정체가 너였구나. "
" 어쩐지 듣기 싫은 노래 소리가 들리더니..그게 아저씨였다 봐요. "
" 이게. "
쪼꼬만한게 말을 잘해요.정수리를 톡,치며 쳐다보는 내 시선에 승우는 환하게 웃어보였다.승우는 영락없는 애였다.사랑받은 티도 듬뿍 느껴지고 또래 남자애들과 다를 것 없이 장난치는거 좋아하고 잘 웃고.조금 다른점이라면 요즘 애들에 비해 순수 해보인다는거.어쩌면 살짝 맹구 같아 보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아저씨 진짜 안녕히 가세요 -어느새 엘레베이터는 어두운 복도를 환하게 비추며 4층에 도착했고 집 앞까지 폴짝 폴짝 뛰어간 승우는 웃으며 내게 인사를 건냈다.
" 안녕히 가세요!그럼 이제 자주 보겠네요. "
" 그러겠네. "
" 안녕히 주무시고!저 들어갈게요! "
" 그래,너도 가서 바로 자.키 커야할거 아니야. "
" .....저도 알거든요. "
그럼 안녕히 들어가세요.키가 콤플렉스인가 -그렇게 작아 보이진 않지만 장난식으로 건낸 내 농담에 승우는 토라진 어조로 대충 말을 내뱉곤 문을 쾅-닫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왜 이렇게 늦었어 아들 " " 아들 걱정되면 좀 마중이라도 오던가. " 얼마나 쩌렁쩌렁 소리를 치는지 복도에서도 승우와 승우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목소리 큰건 집안 유전인가보다.오늘따라 평소와 같이 사람 사는 온기 없이 적막한 집에도 웃음이 새어 나오는 이유가 대체 뭔지 궁금해졌다.왜일까.수없이 되새겨 봤지만 결국 답은 찾지 못했다.그냥 웃음만 계속 나올뿐.
***
일어나세요 , 일어나세요 -
이제 학교도 안가고.항상 매일 아침 들리던 형식적이지만 짜증을 돋구기에 충분한 알람 소리가 오랜만에 상쾌하게 내 귓가로 스며들었다.학교 다닐땐 별로 힘든 것도 없었으면서 내가 세상의 온갓 짐을 다 들은 것 마냥 행동 했었는데 학교 안간다고 사람이 이렇게 변하다니.갑자기 아침형 인간으로 바뀐 모습에 내 자신도 소스라치게 놀랐다.오늘 유승우 졸업식 할텐데 - 어제 처음 본 것치곤 승우는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8시 15분밖에 안된 지금,이 아침 일찍부터 승우 생각이 나다니.내가 원래 이렇게 관계없는 그냥 옆집 사는 사람한테 관심을 가질 정도로 오지랖이 넓었었나 의심이 갔다.오랜만에 아침 운동이나 해볼까 딱히 유승우 모습이 궁금해서 그러는건 절대 아니고.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도 누가 본다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정돈한 후 심지어 옷까지 갈아입은 내 모습에 어이없어져 픽 웃었다.내가 이렇게 재빠른 사람이었나 싶어서 -.
" 아...춥네. "
역시 아침이라 그런가 집에서 나오자마자 내 몸을 후벼파듯 틈새로 들어오는 칼바람에 저절로 몸이 움츠러 들었다.후드집업이라도 입고 올까.다시 집으로 들어가려고 문고리를 잡은 내 손은 바로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잡음과 목소리에 언제 그랬냐는듯 손을 떼었다.
" 아! "
" 엄마가 조심 하라고 했지!안 다쳤어? "
" 아으..괜찮아.엄마 오늘 꼭 꽃다발 들고 11시까지는 와야돼! "
" 알았어 얘,벌써 10번째 말하는거야. "
" 11시 까지야.이쁘게 입고 와! "
" 알았어.늦겠다.가서 애들이랑 사진도 많이 찍고,사진기 잃어 버리지 말고 잘 가지고 있어야돼. "
알았어.다녀올게요 - 벌컥 열리는 401호 현관문에 재빨리 복도쪽으로 뛰어가 난관에 기대 밖 풍경을 바라보는척 했다.나도 내가 왜 이러나 싶었는데 몸이 저절로 그렇게 향하는거라 어쩔 수 없었다.어,아저씨 -나를 본듯 계단으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멈추곤 나를 쳐다보는 시선에 씩 웃고는 승우쪽으로 고개를 돌려 아무렇지 않는척 말을 뱉었다.
" 어,너 지금 학교가냐? "
" 네.아저씨는 오늘부터 학교도 안가는데 왜 이러고 계세요?늦게 일어나신다면서.. "
" 가끔 운동도 하고 그러는거지.근데 너 어디 다쳤냐? "
" 어,어떻게 아세요? "
" 안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길래..밖까지 니 목소리가 들리더라. "
" 그래요?별건 아니고 그냥 카메라 찾다가 배드민턴채가 머리로 떨어지는 바람에.. "
" 괜찮아? "
" 이거 하나 맞겠다고 죽겠어요?전 머리 단단해서 괜찮아요. "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씩 웃는 승우는 빛나 보였다.졸업식이라 그런지 오늘 머리에도 더 신경 쓴 것 같고.왜 이렇게 그런 사소한 변화가 귀여워 보이는지 정말 모르겠다.아 맞다.무슨 할말이 있는지 내 쪽으로 다가와 뿌듯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무엇인가 내미는 승우의 행동에 손을 쳐다보았다.
" 여기 1000원이랑 악보요! "
" 천원 달라는거 거짓말이었는데.진짜 줄지는 몰랐네.. "
" 저는 누구랑 달라서 약속 하난 끝내주게 잘 지키거든요.그리고 이것도 좀 봐주세요. "
" 이게 뭔데? "
" 제가 작사한 노랜데요!한번 봐주세요.가지고 나오길 잘했네 "
" 이거? "
승우의 손에는 약 두세개의 악보가 쥐어져 있었다.이런거 진짜 좋아하나보네 - 멍하니 쳐다보는 내 시선에 구길 기세로 억지로 손에 악보를 쥐어주곤 나를 쳐다보며 승우는 말했다.
" 별건 아니지만 그냥 봐주세요!나중에 저랑 같이 곡 만들지 안만들지 생각해보는 일종의 오디션? "
" .....참. "
" 아저씨 실력 모르니깐 아저씨도 나중에 꼭 보여줘야되요? "
" .. "
" 네? "
" .. "
" 에이 대답없기는.약속!저랑 약속한거에요.네?꼭 집에 초대해 주세요.아저씨 기타도 구경하고 노래 실력도 보게. "
멍하니 내려다보는 내 시선에 승우는 굴하지 않은체 웃으며 꾸벅- 인사를 해보이곤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단 쪽으로 향했다.도대체 1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내 손에 들려있는 천원짜리 한 장과 두세장의 악보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분명 뭔가 스쳐지나간 것 같은데 너무 정신이 없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유승우 잠시만 -우선 붙잡아야 겠다 싶어 다급히 부르는 내 목소리에 승우는 비상구에서 내가 있는 복도쪽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는 물었다.
" 왜요? "
" 1000원 줄 필요 없는데.. "
" 그냥 심사해주는 비용이랑 나중에 집 놀러갈때 입장권으로 생각하세요!300원으로 낙찰 해주실거죠?저 원래 빵 사먹을 돈이었는데 드리는 거에요 "
" 그냥 빵 사먹어.나중에 주면 되지 - "
" 에이,됬어요.그냥 낙찰! "
" 그래,알았어. "
터무니 없는 주장에 웃음이 나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자 만족한듯 승우는 낙찰 - 하며 크게 외치곤 다시 한번 고개를 꾸벅 거렸다.저 정말 가볼게요 -늦었는지 손목 시계를 흘끗 쳐다보다 황급히 비상구 쪽으로 사라지는 승우의 모습에 머릿속을 무엇인가 번뜩 스쳐지나갔다.승우야 - 혹시 갔으려나 싶어 비상구 쪽으로 뛰어가 외치는 내 목소리에 막 3층을 내려가던 승우는 4층에 있는 나를 올려다 보었다.
" 또 왜요? "
" ..오늘 졸업식날 꽃다발 들고 가줄까. "
" 아저씨가요?왜요? "
" 그냥.뭐..이..이제 작사작곡도 같이 하는 사인데 이정도는 해도 될 것 같아서.. "
" 엄마가 이웃이랑 친하게 지내는건 상관 없댔어요!그럼 좀있다가 아저씨도 11시까지 저희 학교로 오세요! "
싱긋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고는 날쎈 다람쥐 마냥 급하게 계단을 내려가는 승우를 보며 환하게 웃어보였다.진짜 내가 미친게 분명했다.주변에 무관심했던 내가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렇게 오지랖 넓게 행동하다니.어느덧 계단을 다 내려가 급하게 뛰어가는 승우를 멍하니 보다 갑자기 고개를 홱,돌려 4층을 쳐다보며 손을 흔드는 승우의 모습에 순간 가슴이 두근 거리는게 느껴졌다.내게 손을 흔들고는 뛰어가는 승우의 모습을 보다 한참을 멍하니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거의 첫 대면인 사람에게,그것도 나보다 어린 남자애한테 중1때 짝사랑했던 여자를 볼때의 느낌이 들다니,머릿속이 복잡해짐과 동시에 난 설마하는 마음으로 생각했다.' 내가 게이의 길로 접어들었나.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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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오랜만이에요! 재미는 없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ㅎㅅㅎ힁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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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정도는 별 볼일 없는 소설이지만 써주실거라 믿을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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