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루] 교생 선생님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3/a/e3aaf684f1cad7f77068c69f58dd7330.jpg)
김준면 대체 언제 나랑 결혼해줄거야...?
이렇게 끝없이 구애하다 보면
언젠간 니가 나에게 넘어올 것이라 믿는다.
사랑한다.
절대 오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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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너의 오대천왕 같은 포스가 좋아서 세루를 써버렸어.
니가 내 손목을 꽉 잡으며
누나, 내꺼 하라고요.
라고 오글거리게 말해줬으면 좋겠어.
이제 수위 팬픽 못쓰는거 레알...? ㅜㅜ |
학원 수업이 끝난 늦은 밤, 무거운 책가방에 어깨가 잔뜩 눌린 세훈은 빨리 집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에 발을 급히 움직였다. 집에 가면 옷만 갈아입고 자야겠다고 생각한 세훈이 무거운 눈꺼풀을 비볐다.
딸깍- 딸깍-
어두운 골목길에 자기만 있을거라고 생각한 세훈이 놀라며 소리의 출처를 찾았다.
"아, 씨바알..."
작은 욕지거리와 함께 세훈의 앞으로 뭔가가 떨어졌다. 세훈은 허리를 숙여 물건의 정체를 확인했다. 술집에서 얻을 법한 일회용 라이터였다. 세훈이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조금씩 다가가자 흐릿했던 실루엣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골목에 늘어선 주택 벽에 기대 앳된 얼굴을 한 남자가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하지만 그에 대비되게 그의 입에는 담배 한 개비가 물려있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세훈이 더 가까이 다가가자 움찔한 남자가 고개를 서서히 들어 세훈과 눈을 마주쳤다.
"어? 선생님."
세훈은 남자가 얼마 전 자신의 학교로 온 중국어 교생 루한임을 알아챘다. 큰 눈을 굴리며 세훈을 빤히 바라보는 눈빛에 세훈이 아차했다. 알아보려나? 자신의 반을 담당한 교생도 아니었기 때문에 세훈은 괜히 친한 척을 한 것 같아 뒷목을 만지작거렸다. 그 때 갑자기 루한이 세훈의 손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세훈이 중심을 잃고 루한의 옆에 쓰러지 듯 앉았다. 당황한 세훈이 루한을 쳐다봤지만 루한은 태연하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가볼게요."
세훈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루한이 세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당황한 세훈이 일어나려다 말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가지마... 내 맘도 모르면서..."
루한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제서야 세훈은 루한이 술에 취해있음을 깨달았다.
"쌤, 정신 좀 차리세요."
세훈이 루한의 어깨를 흔들며 말하자 루한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세훈을 빤히 쳐다봤다. 아, 너무 가까운데. 불편함을 느낀 세훈이 몸을 뒤로 빼려하자 루한이 세훈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어어..."
곧 닿을 듯한 거리에 마주보게 되자 세훈이 당황스러워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 때, 루한이 세훈의 교복 끝자락을 두 손에 꽉 쥐고는,
"아, 씨발!!"
세훈의 교복 위에 토해버렸다. 세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조끼를 탈탈 털어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와 반대로 속이 편해진 루한은 벽에 몸을 기대고 잠이 들었다. 세훈은 토사물을 털어내다가 태평한 루한의 표정을 보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선생님 장난해요?! 정신 좀 차려봐요!!" "으음..."
세훈이 루한의 어깨를 세게 흔들며 소리 질렀지만 루한은 작게 꼼지락 거릴 뿐 깨지 않았다.
"아, 이 사람이 진짜..."
세훈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아무리 봐도 안 깰 것 같다고 생각한 세훈이 결심한 듯 발을 돌렸다. 저벅 저벅 한 걸음, 두 걸음 빠르게 발을 떼던 세훈이 걸음을 멈췄다.
"...아오, 진짜!"
그러고는 발을 돌려 다시 루한에게 걸어갔다.
"쌤 집이 어디예요?"
-
토사물이 잔뜩 묻은 교복을 세탁하느라 결국 후드티만 입고 등교한 세훈은 복장 불량으로 운동장을 세바퀴나 돌고 1교시 수업이 시작하고나서야 교실에 들어올 수 있었다. 세훈이 뒷문을 열고 들어가자 늙은 중국어 선생님 옆에 얌전히 서있던 루한과 눈이 마주쳤다.
"죄송합니다."
고개를 까딱 숙인 세훈이 자리로 가 앉고 다시 루한을 보자 루한은 시선을 어디다 둘지 몰라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다 기억하나 보네. 세훈은 루한이 티나게 행동하는 것이 흥미로워 아예 턱을 괴고 쳐다봤다. 루한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슬쩍 세훈을 쳐다보고는 눈이 마주치자 허겁지겁 시선을 돌렸다. 그 모습에 세훈은 살짝 웃음이 났지만 곧바로 표정을 굳혔다.
"자, 오늘은 너희가 그렇게 바라던 루한 선생님 수업이다. 다 집중해서 잘 듣도록."
교탁에서 주머니에 손을 꽂은채 말을 끝낸 선생님은 교실 뒷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루한은 아무도 보지 못하게 심호흡을 하고 교탁 앞에 섰다.
"어... 혼자 하는 수업은 너희가 처음인데... 집중해서 끝까지 들어줬으면 좋겠어."
아이들이 환호 하며 박수를 치자 루한은 얼굴을 붉히며 뒷목을 긁적였다. 술 마셨을 땐 욕하고 담배 피고 토까지 하더니 은근 내숭떠네. 속으로 생각한 세훈은 서랍에서 교과서를 꺼냈다. 떨리는 수업을 간신히 끝낸 루한은 쭈뼛쭈뼛 세훈에게 다가갔다.
"저, 저기..."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에 책상 위에 엎드리려던 세훈이 루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루한은 천천히 쭈그리고 앉아 세훈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어제는 미안했어..."
미안한 줄은 아나보네. 어색하게 웃은 세훈이 괜찮다고 말하며 책상에 다시 엎드리려 하자 루한은 세훈을 잡아 일으켰다. 루한의 행동에 세훈이 인상을 쓰며 일어났다.
"왜요." "어? 어, 그게..." "할 말 없으시면 저 좀 자도 돼요?"
세훈의 무심한 표정에 루한이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훈은 미련없이 고개를 돌려 책상에 엎드렸다. 루한은 한참을 꾸물대다가 몸을 돌려 앞문으로 나갔다. 루한이 나가고 닫힌 앞문을 슬쩍 본 세훈은 얼굴을 더 깊이 묻었다.
-
"야, 오세훈 능력 좋다?"
수학 문제와 씨름하던 세훈에게 다가온 백현이 다짜고짜 던진 말에 세훈은 샤프를 내려놓고 백현을 빤히 쳐다봤다.
"뭐가?" "너 중국어 교생이 꼬셨냐?" "누가 그래?" "애들이 그러던데? 너 수업 끝나고 교생이랑 오붓하게 대화 나눴다며?"
백현이 바지 주머니에서 초콜릿바를 하나 꺼내 먹으며 말했다. 백현의 입에 가득한 초콜릿에 표정을 잠깐 찌푸린 세훈이 다시 샤프를 손에 쥐었다.
"그냥 질문한거야." "에이, 새끼! 어디서 구라야!"
백현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세훈의 문제집을 낚아챘다. 세훈은 짜증을 내며 백현의 손에 들린 문제집을 다시 뺏어오려다 백현이 잽싸게 도망치는 바람에 놓쳐버렸다. 그런 세훈을 보고 비웃던 백현이 검지를 들어 까딱거렸다.
"시장님아, 덤비셈." "새끼, 형한테 깝치네?"
세훈이 백현 쪽으로 다가가자 백현이 급히 몸을 돌려 교실 앞문으로 나갔다. 세훈은 백현을 따라 앞문 쪽으로 달려나갔다. 그 때 세훈이 하품을 하던 루한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당황해 급히 몸을 틀었고 중심을 잃어 넘어져버렸다.
"아씨..." "어? 세훈아, 괜찮아?!"
둔탁한 소리에 놀란 루한이 복도에 넘어진 세훈을 보고 급히 세훈에게 다가갔다. 세훈은 바로 앞에 다가온 루한에 놀라 몸을 일으키려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주저앉았다.
"어떡해... 다리 다쳤어?" "괜찮아요."
세훈이 억지로 몸을 일으키다가 다리에 느껴지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렸다. 세훈의 표정을 보고 급히 루한이 몸을 일으키며 세훈의 팔을 제 어깨에 둘렀다.
"아, 뭐예요!"
세훈이 당황하며 팔을 빼내려 하자 루한이 팔을 굳게 잡았다.
"보건실 가자." "아, 괜찮다니까요?! 진짜 오바예요!"
세훈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자 루한이 고개를 들어 세훈을 쳐다봤다. 세훈은 사슴같은 눈을 동그랗게 뜬 루한이 제 팔 밑에서 올려다 보자 말문이 막혀버렸다. 세훈이 잠잠해지자 긍정의 뜻이라 느낀 루한은 걸음을 뗐다. 루한에게 질질 끌려가듯 발을 뗀 세훈이 음흉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백현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이고는 발을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
"선생님이 안 계시네..."
양호실을 훑어보던 루한이 세훈을 의자에 앉히고는 약통을 뒤졌다. 세훈은 그런 루한의 뒷모습을 보고 어색한 느낌에 괜히 목 뒷쪽을 쓰다듬었다.
"아, 여기 있다."
루한이 한참을 뒤적이다가 스프레이 파스를 꺼내 세훈에게 다가왔다.
"아, 제가 할ㄱ..."
세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루한은 세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스프레이를 흔들었다.
"음... 발목이 아픈거지?"
세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루한이 발목 쪽으로 스프레이를 뿌렸다. 세훈은 제 밑에 보이는 작은 머리통에 왠지 모를 찌릿함을 느꼈다. 파스 때문에 그런가. 세훈은 괜히 제 코 끝을 만졌다. 루한은 다 뿌린 스프레이를 거두고 고개를 들어 세훈을 올려다 봤다.
"이제 괜찮을거야."
세훈은 어쩌면 엄청난 우연이거나 신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하필이면 루한은 자신의 무릎 사이에 무릎을 꿇고 있던 것이었다. 세훈이 발 끝에서부터 올라온 그 무언가가 허벅지 끝까지 올라온 것을 느꼈다. 세훈은 다리를 오므리며 후드티 끝자락을 잡아당겼다.
"쌤, 저 좀 누워있고 싶은데..." "어? 어, 그래! 내가 양호 선생님께 말씀드릴게!"
세훈의 말에 루한이 총총총 뛰어나갔다. 닫힌 문을 보고 세훈이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러고는 손에 꽉 쥔 옷자락을 놓고 제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작게 울음소리를 냈다. 그니까, 왜, 갑자기.
"씨발... 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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