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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글쓴이
음 아까 말한 그대로 시작할까..?
7년 전
독자1
어어. 좋아. 나는 4학년 실습 들어간다고 과회식 하는 자리에서 너랑 같이 앉아있다가 주변에서 서로 잘 어울린다 막 이런얘기 하니까 괜히 부끄러워서 화내고. 이렇게 시작할까.
7년 전
글쓴이
좋아좋아 선톡해줄래? 내가 해도 되고!
7년 전
독자2
(본과 4학년 실습 축하 파티를 연다고 며칠 전부터 저에게 귀찮을 정도로 이야기하는 동기에 어쩔 수 없이 회식장소로 끌려가, 저를 보며 반갑게 인사하는 학우들에게 저도 어색하게 웃고는 아무렇게나 빈자리에 앉아 저에게 붙어있는 후배들이 주는 술을 몇 번 받아 마시다가 괜히 제 옆을 알짱거리며 돌아다니는 동기에게 인상을 쓰고는 저를 부추기는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저도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에게 잔을 돌려, 제 앞에 앉아있는 너에게까지 잔을 전해주는) 어, 안녕. 오랜만이네, 개강하고 처음 보는 거 맞지.

-

어.. 나 실습 가는 병원이 우리 할아버지 병원이라 다들 나한테 잘 보이려 괜히 분위기 띄어보려고 너랑 엮어보려는 분위기에 내가 정색하면서 화내서 분위기 이상해지는 거 어때. 나는 전부터 너 좋아하고 있었고.

7년 전
글쓴이
(드디어 저도 실습나갈 학년이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바삐 준비하며 개강후에도 바쁜 하루를 보내다 같이 나갈 4학년 선배들과 과회식이 있다는 말에 마냥 불편한 자리에 있는게 내키지도 않지만 어쩌겠냐 싶어 동기들과 함께 회식 장소로 가,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술잔을 주고 받고 있는데 제 앞에 앉아있는 네가 술을 건네자 살짝 일어나 고개짓으로 인사를 하고 잔을 받는) 네, 오랜만이네요 선배. 이번학기에는 우리 겹치는게 하나도 없나봐요, 그렇죠. (생긋 웃으며 네가 준 술잔을 뒤돌아 한번에 털어넣어, 눈을 찡끗거리며 삼켜내곤 슬슬 술기운이 올라와 알딸딸 해진 기분에 널 보고도 그저 웃기만 하는)

-

완전 좋다..ㅎ 내가 한 학년 후배인거 맞지..?

7년 전
독자3
어, 그러게. 반갑다 오랜만에 보니까. (제가 건네주는 술을 뒤돌아 꼴깍 마시는 너를 보고 픽 웃어버리다가 괜히 어색해지는 분위기에 모른 척 제 옆에 앉은 친구와 잔을 주고받으며 영양가 없는 이야기만 하다가 먼저 취해 뻗어버린 동기를 자리에 엎드리게 해주고는 여기저기서 건네주는 술을 받아 마시다 괜히 네게 먼저 말을 거는) 너도 다음 주부터 실습이야? 병원에서는 자주 보겠네 그럼.

-

응응!!

7년 전
글쓴이
(너와 눈이 마주치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기만 하고 비워진 제 잔을 만지작거리는데 먼저 눈을 피해 네 옆의 선배와 이야기를 하자 저도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시선이 돌아가 옆에 앉은 동기애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문득 다시 네가 말을 걸어오자 고개를 끄덕이는) 네, 선배는 지금 어디 계세요? 저는 아마, 어, (네게 생글거리며 이야기 하는데 네 옆에 있던 선배가 손으로 앞에 놓여있던 술병을 엎어버려, 그대로 너에게 쏟아지자 놀란 눈으로 티슈를 건네는) 어떡해, 괜찮으세요? 재환오빠, 오빠 일어나봐요. (평소 저와 꽤나 친하던 선배는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도 못하고 주변에서는 그저 시끄럽게 떠들기만 해, 한숨을 푹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네 옆으로 가서는 마저 티슈를 다 챙겨주곤 오빠를 흔들어 깨우는) 선배 셔츠, 나머지 안엎어서 다행이다. 오빠, 진짜.
7년 전
독자4
아, 나는 우리 할아버지, 아, 차가워. (제 셔츠 가득 적셔진 술에 놀아서는 대충 아무렇게나 손으로 물기를 털어내, 너도 적잖이 놀랐는지 바로 제게 티슈를 건네주자 어색하게 웃으며 건네주는 티슈를 받아 물기를 대충 아무렇게나 닦아내는데 네가 걸어오더니 제 옆에 앉은 친구를 흔들어 깨우려 하자 작게 인상을 쓰고 네 손목을 잡아 쥐는) 됐어, 앉아서 술 마셔. 재환이는 한번 눈 감으면 절대 안 일어나. (네게 어색하게 웃으며 꽤나 친절하게까지 이야기하고 마저 제 셔츠를 닦아내, 저가 걱정되는지 이것저것 챙겨주려는 너에 어색하게 웃고는 고개만 살살 저어 보이는데 갑자기 모든 시선이 저희에게 쏠려, 둘이 잘 어울린다부터 시작해 괜히 분위기가 이상하게 몰려가자 당황하기도 잠시 저 혼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야, 하지 마. 애 놀라게, 너네는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이딴 짓을 하냐. 있어, 나 먼저 들어간다. 그리고 우리 병원 온다고 해도 나는 아무 자격이 없다, 그러니까 이런 자리에 나 불러내지 말고 그 시간에 도서관 가서 의학 서적을 더 읽어. (잔뜩 인상을 써가며 성질을 내듯 혼자 이야기하고는 서둘러 식당을 나서 뒤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에도 급히 걸음을 옮겨 걷는)
7년 전
글쓴이
4에게
그래도, 오빠 그냥 뒀다가는. (네 만류에 말리던 손을 어색하게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앞에서 저를 부르며 너와 지금 뭐 하는 거냐는 말을 시작으로 각자 떠들어대기 시작해, 어이 없다는듯 피식 웃어버리는데 네가 갑자기 버럭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벙찐 표정으로 널 올려다봐, 네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 뭐라 말릴 틈도 없이 그대로 나가버리자 괜히 저가 제일 민망해져 네가 가버린 자리에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머쓱하게 웃는) 아니, 그러니까 왜 그러셨어요. 선배 기분 나쁘셨나보다. (애써 덤덤하게 이야기하지만 생각할 수록 저와 그런 말을 듣는게 그렇게 기분 나빴나 싶어 뚱한 표정으로 술만 마시다 그렇게 회식자리가 끝이 나, 며칠이 지나고 병원으로 출근하는 첫날 긴장되는 마음으로 병원으로 가 교육을 받고 저가 배정받은 과로 올라가 스테이션에서 꾸벅 인사를 하는데 바로 앞에 네가 서 있어 어색하게 웃으며 한번 더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선배. 여기서도 선배 맞는거..죠. (잔뜩 눈치를 보며 네게 말하는데 다른분이 오셔 저를 맞아주자 다시 꾸벅 인사를 하는) 3학년 이별빛이라고 합니다.

7년 전
독자5
글쓴이에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병원에서 실습을 받아,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일에 쉴틈없이 돌아다니며 하나씩 기록까지 해가며 배워 겨우 숨을 돌리고 스테이션으로 올라가 간호사들에게 진료차트를 건네주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여 얼떨떨하게 인사를 받아 어색하게 인사를 하는) 어, 맞지. 선배. (네게 이야기를 하는 중에 저희 담당 스탭이 와, 저도 꾸벅 인사를 하고는 저희와 다른 학생들까지 불러두고는 각자 업무를 내려주자 고개를 끄덕이며 군기잡힌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스탭이 다시 자리를 뜨자 네 눈치를 살피다 말을 거는) 가운 잘 어울리네.

7년 전
글쓴이
5에게
(저희를 안내해주는 스탭에게 설명을 듣고 업무도 배정받아, 긴장되는 마음에 제 목에 건 카드만 만지작거리다 자리를 뜨려는데 네가 먼저 말을 걸어오자 여전히 어색한 웃음으로 제 모습을 한번 내려다보는) 랩실에서 입는 가운이랑은 또 다른 것 같아요, 선배도 잘 어울리세요. (제 말에 네가 꼭 저처럼 어색하게 웃기만 하자 속으로만 한숨을 땅이 꺼져라 쉬다 스테이션에 있던 간호사분이 너에게 저를 안내해달라 부탁하고 나머지 동기들도 각자 선배들과 함께 흩어져, 이리저리 눈만 굴리다 네게 복도쪽을 손짓으로 가리키는) 차트, 보는 거 배우는 거죠?

7년 전
독자6
글쓴이에게
(너와 어색하게 웃으며 마주보고만 있는데 스테이션에 앉아있던 간호사가 저에게 너를 부탁하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네가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어, 여기와서 보는건 책에서 보던거랑 많이 다르더라고. 그래도, 금방 익숙해질거야. 일년 먼저 와서 의사노릇하는거 같아서 좀 그런데, 그래도 모르는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봐. 대답은 해줄수 있어. (겨우 네게 말을 꺼내고는 복도 끝에 있는 연구실 안으로 들어가, 지저분하게 어질러진 짐들을 대충 밀어두고 먼저 앉는) 앉아, 알려줄게.

7년 전
글쓴이
6에게
(네가 해주는 말을 열심히 고개까지 끄덕여 가며 들어, 졸졸 따라가 연구실 안으로 들어가자 잔뜩 쌓여있는 책들이며 짐들이며 온통 어질러져 있어 생각보다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괜히 더 바짝 얼어 입을 꾹 다물고 네 옆에 앉으려다 금방 맞은편으로 돌아가 조금 멀찍이 떨어져 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차팅하는건 어느 과나 공통인거죠, 은어같은것도 다 익혀야 하는 것 같던데.

7년 전
독자7
글쓴이에게
생각보다 많이 아는데. 은어 이런건 내가 알려주는것 보다 직접 들어보는게 좋을거야. 아, 여기 연구실은 우리 과 애들이 쓰는곳. 너도 여기가 집처럼 느껴질걸. (네게 농담까지 해가며 어색하게 웃고는 제가 쌓아둔 책 위에 얹어둔 차트를 네게 보여주며 하나씩 설명해주는) 이 환자는 좀 신기해서 내가 따로 뽑아둔거야. 자, 너 줄게. 이거 보는것도 도움 될거야. (한참을 자리에 앉아 네게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는데 제 가운 주머니에서 급히 호출이 울려 벌떡 일어나는) 가자, 늦으면 엄청 갈궈. 여기 펠로우 재수없어, 내가 잘 알거든 25년을 같이 살았으니까.

-

아..의대는 어렵구나!! 의예과 2년에 본과 4년이래!!! 긍까 25 맞겠지..?

7년 전
글쓴이
7에게
(어딜 봐도 온통 신기한 것들 뿐이야, 방 안을 둘러보며 네 농담조차 신기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는데 차트 하나를 건네주자 두 손으로 조심스레 받아드는) 감사합니다, 열심히 배울게요. (아직 낯설기만한 차트를 한장씩 넘겨보며 유심히 살펴, 네 설명과 함께 보는데 갑자기 네가 벌떡 일어나자 저도 놀라 급하게 일어나는) 네? 25년, (무슨 뜻이냐는듯 눈만 깜빡이는데 대답은 하지도 않고 나가버리는 네 뒤를 따라 나가, 거의 달리다 싶이 도착한 스테이션 앞에서 엄한 표정을 하고 저희를 삐딱하게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 보여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는) 3학년 이별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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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복잡하지..ㅎ

7년 전
독자8
글쓴이에게
(네게 대답할 여유도 없이 서둘러 연구실을 나서 스테이션으로 달려가 저희를 가만히 보고만 있는 펠로우에 픽 웃어버리고는 저도 고개를 꾸벅 숙이는)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 친구한테 뭐 좀 알려주느라. (저희를 삐딱하게 내려보더니 저에게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먼저 앞장서 걷자 인상을 팍 쓰고 너와 함께 따라 걸어가는) 뭐 얼마 늦지도 않았는데, 너무 심하신거 아닙니까. 그리고 그 바지 그거 제가 지난주에 샀던 바지랑 똑같은데. 뭡니까 그건. (뒤를 따라가며 저 혼자 쫑알거려가며 앞서 걷는 펠로우에게 불만섞인 목소리를 뱉어내는데 제 옆에 서서 잔뜩 긴장한듯 저희 눈치만 보고있는 네가 보여 픽 웃어버리는) 회진 가는거야 우리. 아, 너는 문 밖에 서서 봐야겠네. 그래도 너는 키가 크니까 보이긴 하겠다.

7년 전
글쓴이
8에게
(다른건 생각지도 못하고 앞서가고 있는 펠로우에게 딴지걸듯 이야기하는 너에 이래도 되나 싶어, 놀란 눈으로 눈치만 살살 보는데 먼저 네가 알려주자 고개만 몇번 끄덕이곤 도착한 첫번째 병실 앞에 서서 제 앞으로 지나쳐 지나가는 선배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밖에서 기다려, 차트를 들고 열심히 적고 있는 네 뒷모습을 멍하게 창 틈으로 바라보다 다들 뒤돌아서자 급히 한두걸음 물러서 얌전히 서있는)

7년 전
독자9
글쓴이에게
(병실에 도착해, 저희를 따라오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가자 저도 같이 들어가 진단 내용을 열심히 받아 적고는 담당 교수가 뒤돌아 나가자 저도 몸을 돌려 따라 나가 문 앞에 가만히 서있는 너에 싱긋 웃어버리기만 하고는 뒤를 바쁘게 따라가, 겨우 회진이 다 끝나고 점심 즈음이 되자 제 동기와 밥을 먹을 생각으로 식당으로 내려가, 밥을 삼키듯 먹어두고 다시 스테이션으로 올라가는데 밥도 먹지 못한 건지 네가 동료들과 바쁘게 차트만 보고 있어 근처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들고는 슬쩍 네 가운 주머니에 넣어주는)

7년 전
글쓴이
9에게
(네가 스탭 선배님들과 함께 회진을 계속 도는동안 저는 그저 방 앞에 서서 구경만 해, 그것조차 마냥 신기해 너와 눈이 마주칠 때 마다 싱긋 웃다 스탭진들이 각자 자리로 흩어지자 저도 다른 선배의 부름에 스테이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아까 배웠던 차팅을 하나씩 체크해보는데 제 옆으로 와 서는 너에 차트를 들이미는) 어, 선배. 이거 있잖아요, (네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려는데 제 가운 한쪽 주머니가 갑자기 무거워져, 벙찐 표정으로 널 바라보니 피식 웃고 말아버리는 너에 어느내 제 주머니 속에 들어가있는 음료를 보곤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마저 묻던 것을 묻는) 이거, 회진 기록에서 특이사항 있으면 이 부분에 교수님 코멘트 들어가는거죠? 메모해둘때 필요할까 해서요.

7년 전
독자10
글쓴이에게
(제게 차트를 보여주는 너에 그저 생긋 웃기만 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어, 잘 아네. 공란일 때 있고, 교수님이 적어두실 때도 있는데 우리 교수님은 특이사항 아니어도 공란은 안 만드셔, 이것도 참고해두면 좋고. (네게 꽤나 친절하게 이야기하고는 저도 차트를 하나씩 살펴가며 스테이션에 앉아있는 간호사들과 농담까지 하며 웃고 있는데 멀리서 담당 교수가 걸어오자 웃음기를 거두고 다시 차트를 고쳐들어 옆에 있는 네게 눈짓을 하는) 저분이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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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보자!!

7년 전
글쓴이
10에게
(네 설명을 가만히 들으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데 네가 급히 자세를 고쳐 서며 눈짓을 주자 매무새를 가다듬곤 바짝 얼어, 동료들과 함께 큰소리로 인사를 하고 다들 차근히 각자 이름을 말하자 저도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이는) 3학년 이 별빛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제 인사에 저를 뚫어지게 보시더니 아, 하시며 제 담당 교수님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다며 먼저 말을 건네시자 생긋 웃으며 다시 한 번 인사하는) 열심히 하겠습니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은 감출 수가 없어, 네 옆에서 차트만 열심히 보고 있는데 며칠 뒤에 있을 수술 참관 관련 자료들 좀 모아 놓으라는 교수님 말씀에 다 함께 인사를 하곤 교수님이 자리를 뜨시자 한숨 돌리며 들고 있던 제 펜을 만지작거리다 자기는 언제 저렇게 번듯한 의사선생님이 될까 싶다는 옆에 있던 동료의 한탄 섞인 말에 널 힐끗 보곤 동료의 옆구리를 괜히 콕콕 찌르는) 선배들 앞에서 아주, 못하는 말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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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 잘 단거 같은데 왜 안 달려있던 거지 8ㅅ8 이따 보자!

7년 전
독자11
글쓴이에게
(교수가 저희 앞에 멈춰 서자 저도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해, 살갑게 말을 하는 너를 힐끗힐끗 쳐다보기만 하고는 제 손에 들린 차트만 만지작거리는데 교수가 돌아가고 너와 친구의 말소리가 들리자 픽 웃기만 하고는 네 옆에 서있는 동료에게 제 엄지를 세워 보이는) 최고다, 그런 야망 좋지 아주. 나도 저런 가운 입고 멋있게 돌아다니고 싶다, 의사 되려면 오빠는 공부하러 가야겠다. (싱긋 웃어주기까지 하며 이야기하고는 걸음을 옮겨 저희 연구실로 들어가 괜히 한숨을 푹 쉬고는 서적을 찾아 앉아서는 하나씩 읽어내리는데 네가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어색하게 웃기만 하며 다시 책을 읽어내리는)

-

응!!!

7년 전
글쓴이
11에게
(동기애와 한참 티격태격하다 뒤돌아 먼저 가는 너에게 인사를 해, 네가 제 시야에서 사라지기까지 멍하게 바라보는데 선배가 저렇게 잘 웃는 사람이었냐며 멋있다고 호들갑을 떨어, 피식 웃기만 하고 동기애를 툭 치는) 선배 되게 재밌게 배우나 봐 여기서, 나도 좀 놀라긴 했어. (차트를 보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데 동기애를 안내해주던 다른 선배의 부름에 부리나케 동기가 달려가자 스테이션에는 어색하게 간호사분들과 저만 남아, 확인할 차트들을 모두 메모해 잔뜩 들고 연구실로 들어가는데 아무도 없이 너만 혼자 앉아 책을 읽고 있자 어색하게 웃어 보이는) 여기 계셨구나, (괜히 몰랐다는 듯 혼자 중얼거리곤 너와 멀찍이 떨어져 앉아, 무겁게 주머니를 차지하고 있는 음료를 꺼내두고 바삐 자료 정리를 하다 네 눈치를 슬쩍 보곤 음료수 캔을 열어 한 모금 마시다 한쪽에서 종이컵을 가져와 저가 마시던 음료를 한 컵 따라 네 앞에 슬쩍 놓아주는) 오늘 하루 종일 감사했어요, 선배 아니었음 계속 헤맸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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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녀올게..ㅎㅎ

7년 전
독자12
글쓴이에게
어, 아니 괜찮은데. (네가 음료를 건네주자 어색하게 웃으며 괜히 모른척 밀어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제 손목에 체워져있던 시계를 한번 보고는 책상에 엎어지듯 누워 네 반대편으로 고개를 휙 돌려 눈을 꼭 감아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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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다녀와

7년 전
글쓴이
12에게
(제 앞에서 음료를 멀찍이 밀어두더니 벌떡 일어나는 너에 민망해져 종종걸음으로 제 자리로 돌아와, 괜히 시끄럽게 책을 넘겨보다 네 눈치를 슬쩍 보니 금세 다시 자리에 엎어져 자는건지 미동조차 하질 않아, 네가 듣지 못할 만큼 혼자 삐죽삐죽 중얼거리는)치, 또 그럴거면서 음료수는 왜줬대. (괜히 힐끗거리며 네 뒷통수만 뚫어지게 보다 네 쪽에서 호출음이 들림과 동시에 네가 벌떡 일어나자 저도 화들짝 놀라 얼떨결에 따라나가, 실습생들을 모두 모아두고 오늘은 3학년들 첫날이니 이만 퇴근해보라는 말에 큰소리로 인사를 하고 동기들과 연구실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들어가는) 배고프다, 점심 먹었어? 나 못먹었는데. 밥 먹고 가자, 밥.

7년 전
독자13
글쓴이에게
(한참을 가만히 엎드려서 괜히 숨을 죽여두고 누워있는데 제 휴대폰에서 호출을 이 들려,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나가는데 저를 따라 나오는 너를 힐끗 쳐다보고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달려가, 실습생들을 다 모아두고 3학년은 일찍 들어가라는 레지던트의 말에 다 같이 대답하고는 제 동기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저 혼자 다시 연구실로 들어와 바쁘게 짐을 챙기고 있는 너와 네 동기들을 한번 쳐다보고는 자시 제 자리에 앉아 제가 보던 책만 살펴봐 저에게 인사를 하며 하나씩 자리를 뜨는 후배들에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고 네게도 어색하게 인사를 하는) 그래, 내일 보자.

7년 전
글쓴이
13에게
먹고 학교 가봐야 할 것 같아, 랩실에 자료 다 있거든. (바삐 동기들과 짐을 챙겨, 네게 꾸벅 인사하고 연구실을 나서 병원을 나오자마자 긴장이 풀리는 기분에 배가 더 고픈것만 같아 옆에 동기들을 끼고 바로 밥을 먹으러가, 식사를 하고 술 한잔 하러 가자는 친구들을 뿌리치고 저 혼자 학교로 돌아와 과제를 차근히 준비해두고 새벽녘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 쓰러지듯 잠이 들어 다음날이 되고 역시나 어제 많이 피곤했던 탓인지 늦잠까지 제대로 자버려, 화장도 대충대충 하고 병원 연구실로 달려 들어가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는) 늦었어요, 죄송합니다. (바삐 인사를 하고 정신없이 가운부터 챙겨입어, 다 흐트러져 입술도 반쯤 번져버린 제 화장을 챙길 새도 없이 너와 선배들을 따라 나서는)

7년 전
독자14
글쓴이에게
(네가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마저 책을 읽어 내려, 바로 울리는 호출에 벌떡 일어나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해 다음날 아침 일찍 나와서는 연구실에 멍하니 앉아 동기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느지막이 네가 들어와 고개만 끄덕 숙이며 인사를 받아주고는 다 같이 모여 스테이션으로 나가 미리 나와있는 펠로우 선생님한테 인사를 하고 각자 업무를 받아, 어제와 같이 네게 병원에 대한 안내를 하라는 지시를 받자 다들 바쁘게 빠져나간 스테이션에 너와 멀뚱히 서있어, 어색하게 웃으며 너를 한번 쳐다보고는 저 먼저 걸음을 옮기는) 여긴 어제 돌아봤을 거고, 올라가자. 수술실이랑 중환자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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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아!! 나 약속 나와서 이따 열한시쯤 올 거 같아

7년 전
글쓴이
14에게
(스테이션으로 나와 다 함께 업무지시를 받고 나서야 한숨 돌려, 다들 길을 나서고 저희 둘만 남겨져 뻘쭘하게 너만 빤히 올려다보다 눈이 마주치고 네가 먼저 앞서 걸어가자 뒤를 졸졸 따라가는) 아, 네. 수술실. (혼자 중얼거리며 네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 어색하게 올라가는 숫자만 바라보다 옆의 거울을 쳐다보는데 립스틱도 제대로 발리지 않아 엉망인 제 얼굴이 보여, 커진 눈으로 급히 제 입술을 만지작거리다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았겠다 싶어 한숨을 푹 쉬는데 네가 저를 가만히 보고 있자 바로 시선을 피해버려, 마침 문이 열리자 급히 먼저 밖으로 나오는데 아래층과는 달리 정신없어 보이는 삼엄한 분위기에 바짝 얼어 걸음을 주춤거리는)

-

그래그래 이따와!

7년 전
독자15
글쓴이에게
(너와 별다른 말없이 엘리베이터를 타, 멀찍이 떨어져 서있는데 네가 한숨을 푹 쉬더니 얼굴을 만지작거리자 저 혼자 픽 웃고는 너를 빤히 쳐다보는데 너와 눈이 딱 마주치자 놀라서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어색하게 제 손만 꼼지락거리다가 네가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저도 따라 내려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삼엄한 분위기에 저도 눈만 살살 굴리며 수술실 쪽으로 걸음을 옮겨가는) 어, 여기가 수술실. 나는 세 번 정도 들어갔었어, 참관하러. 너도 4학년 되면 올 거야 아직은 아니고. (네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저 혼자 웅얼거리듯 네게 말을 걸어 생각보다 한가한 시간에 수술실까지 다 돌고 연구실로 내려가려다 네 눈치를 살살 보며 이야기하는) 매점 갈래? 바로 아래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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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응!! 이따가 보자

7년 전
글쓴이
15에게
(네가 먼저 걸음을 떼고 나서야 저도 따라나서, 멀리서나마 수술실이 있는 층을 쭉 둘러보며 신기한 듯 이리저리 바삐 구경하다 다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데 걸음을 멈추고 네가 하는 말에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이는) 어, 네. 매점 구경도 시켜주시는 거예요? (애써 밝게 말한다는 게 되려 분위기를 더 어색하게 만들어, 바로 입을 꾹 다물고 한층 내려가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한 아이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안으로 달려와 너와 부딪혀 버려, 놀란 눈으로 아이를 내려다보는데 엘리베이터 문까지 다시 닫혀버리고 너는 어쩔 줄 몰라 하자 당황하기도 잠시 저가 먼저 쪼그려 앉아 아이를 저에게로 돌려세우는) 아가, 왜 잉잉하고 있어요. 엄마 어딨어, 엄마 잃어버렸어? (제 물음에도 눈물을 그치지 못하고 끅끅거리는 아이 눈물을 손으로 살살 닦아주며 달래자 겨우 입을 떼고 엄마 이름을 말하며 엄마를 잃어버렸다고 말해, 그제야 옅게 웃음을 띠곤 너를 슬쩍 올려다보다 아이 손을 잡고 일어나는) 애기 엄마만 찾아주고 가도 될까요? 이 층에서 잃어버린 것 같은데.

7년 전
독자16
글쓴이에게
(네 말에 어색하게 웃기만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바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너보다 서둘러서 내리는데 제 다리에 조그마한 아이가 부딪혀 놀라서는 저도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네가 먼저 침착하게 아이를 어르듯 이야기하자 네 옆에 멀뚱히 서서는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어, 그래. (네 손을 꼭 잡고 있는 아이를 내려다보고는 저기 먼저 걸음을 옮겨 살짝 뒤를 돌아 너를 돌아보며 이야기하는) 여기 방송실 있어, 방송 부탁드리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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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오... 부산행 너무 슬프다ㅜㅜ

7년 전
글쓴이
16에게
(네가 먼저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나가자 아이 손을 꼭 잡고 나가, 네 뒤를 졸졸 따라가며 아이를 살살 어르는데 방송실이 있다는 말에 네게 고개를 몇번 끄덕이곤 아이에게 말을 거는) 괜찮아 이제, 언니가 엄마 얼른 찾아줄게. 저기 멋있는 오빠 따라가면 엄마 찾을 수 있을거야. (너를 따라 도착한 방송실에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 한쪽 의자에 앉혀두고 제법 씩씩하게 엄마 이름을 말해주는 아이의 말을 안내 직원에게 전해주자 바로 방송을 해줘, 이제 조금 마음이 놓여 아이 앞에 쪼그려 앉아 머리를 살살 쓸어넘겨주는) 많이 놀랐겠다, 그치. 엄마가 기다리라고 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우리 아가가 무서웠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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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ㅠㅠㅠ 나도 봤는데 완전 오열하고 나왔어..

7년 전
독자17
글쓴이에게
(너와 아이와 함께 방송실에 들어가 앉아있는 직원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는 한쪽에 가만히 서서 너와 아이를 멀뚱히 쳐다보기만 하다가 제 주머니에 가득 넣어둔 사탕을 아이 손에 쥐여주는) 이거, 내가 엄청 좋아하는 건데. 너 주는 거야, 예뻐서. (아이에게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마침 방송실 문이 열리고 아이 엄마가 들어오자 한숨을 푹 쉬고 먼저 자리를 나와, 한참 있다 네가 방송실에서 나오자 어색하게 웃기만 하고 먼저 걸음을 옮겨 걷는) 시간이 좀 갔네, 매점 말고, 자판기에서 커피 좀 마실까. 아, 아니다. 나 매점, 매점 가자 우리. 나 사탕 사야 되는데. (괜히 어색한 분위기를 깨보려 저 혼자 중얼거리며 이야기를 해 너를 힐끗 보고 씩 웃기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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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ㅠㅠ 너무 슬프다 진짜아ㅠㅠ

7년 전
글쓴이
17에게
엄마 곧 오실거야. 조금만 기다리자. 아가는 이름이 뭐예요? (아이 옆에 딱 붙어 쫑알거리며 말을 거는데 옆에 있던 너도 아이에게 사탕 하나를 쥐어주자 너 때문인지, 아이 때문인지 모르게 웃음이 나, 배싯 웃는 사이 아이 어머니가 들어오시고 다시 아이가 울먹이며 어머니에게 다가가 안기자 저도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는) 아이가 울면서 엘리베이터 타는 거 데리고 왔어요, 그래도 침착하게 엄마 이름도 말해주고. 아가 너무 예쁘네. (제 엄마에게 딱 붙어버린 아이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는데 고맙다며 제 이름을 물어와, 얼떨떨한듯 아무말도 못하다 싱긋 웃어버리는) 이별빛입니다, 의사선생님은 아니고. 학생이에요 아직, 실습생이라서. 애기 조심해서 가요, 언니는 가봐야겠다. (아이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곤 뒤늦게 네가 사라진 걸 눈치채, 서둘러 나가니 문 앞에 바로 서 있는 네가 보여 괜히 불편하셨을까 싶어 고개를 살짝 숙이는데 되려 저에게 이것저것 물으며 매점에 가자는 말에 그만 웃음이 터져 푸스스 웃어버리다 급히 웃음을 참는) 네, 매점 구경시켜주세요. 근데 선배, 사탕 좋아하세요? 아까 보니까 되게 많으시던데. (너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자연스레 네게 물어,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저가 먼저 버튼을 눌러두고 널 빤히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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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무서운건줄 알고 유료시사회 할때 봤는데 아..ㅠㅠㅠㅠ

7년 전
독자18
글쓴이에게
왜, 웃어. (픽 웃어버리더니 급히 입을 막아버리는 너에 입을 한번 삐죽 내밀고는 별말없이 걸음을 옮겨가는) 어, 딱 저거. 저 사탕 파는 곳 잘 없는데, 여기는 있어. 그래서 예전부터 많이 먹었어 여기서.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네 시선을 애써 외면하려는 듯 제 빈 주머니만 만지작거리며 네게 대답해, 문이 열리자 저가 먼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서는 내려가, 별말없이 다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너와 함께 내려 매점으로 걸어가, 저를 반겨주는 매점 이모에게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이모, 오랜만이다. 내가 오늘 사탕을 다 먹어버려서, 또 사러 왔어요. 아, 내 후배. 이별빛. (이모에게 너를 소개해 주고는 앞에 진열된 사탕을 바로 집어 몇 봉지를 잡아드는) 별빛이도 먹고 싶은 거 골라, 밥은 못 사줘도 여기 있는 거 다 사줄 수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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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폭풍오열.

7년 전
글쓴이
18에게
(나름 진지한 네 대답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주면서도 자꾸 웃음이 나와, 피식 피식 웃어가며 매점으로 들어서자 너무나도 친숙하게 매점에 계시는 이모에게 인사를 하는 너에 되게 의외다 싶어 멍하게 보고만 있다 뒤늦게 아차 하고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라, 저도 따라 꾸벅 인사를 하고 생긋 웃어보이는) 안녕하세요, 이별빛입니다. (저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이모님을 보고 생긋거리고만 있는데 저도 고르라는 네 말에 주뼛거리다 벌써 품에 사탕봉지를 가득 담아든 너에 저도 한봉지를 집어드는) 그럼, 저도 이거 할래요. (저희를 가만히 보시더니 이왕 원식이가 사주는거 더 많이 골라가라는 이모님의 말씀에 배싯 웃으며 고개만 절레절레 젓다 네가 계산까지 다 해주자 사탕봉지를 양손으로 꼭 들고 괜히 울상이 되어 널 바라보는) 어제 오늘 제가 계속 얻어먹기만 해서 어떡해요, 오늘은 꼭 커피라도 사드리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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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보고 싶다.. 스릴러가 그렇게 슬플줄이야..

7년 전
독자19
글쓴이에게
너도 그거 골랐네. 봐, 그거 진짜 맛있다니까. (저와 똑같은 사탕을 골라 집는 너를 힐끗 보고는 계산대에 사탕을 잔뜩 늘어두고 계산을 해, 제 주머니 가득 사탕을 구겨 넣고 매점을 나와 저를 올려다보며 이야기하는 너에 고개를 살살 저어 보이는) 아니, 이런 게 선배 노릇이지. 괜찮아. 나는 이제 외래진료 내려가는데, 너는 올라가나. (네게 몇 걸음 떨어져 걸으면서도 제 주머니에 넣어둔 사탕을 하나 까 입에 넣고는 네게 인사도 하지 않고 서둘러 계단 쪽으로 걸어가, 저 혼자 가장 아래층까지 뛰다시피 내려가 외래병동으로 들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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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리.... 앓다 죽을 마블리.

7년 전
글쓴이
19에게
음,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스테이션 가서 어제 차팅 배운거 검사 좀 맡으려구요. (네 물음에 어느새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대답하는데 저가 물어놓고선 이미 저만큼 멀어져 비상구 문을 열고 사라져버리자 벙쪄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어, 제 손에 쥐어진 사탕만 멍하게 바라보다 저도 하나 까 먹고는 계단으로 성큼성큼 올라가는) 아니, 무슨 사람이 이렇게 앞뒤가 없어. 원래 그랬었나. 사탕만 되게 맛있네. (도무지 너를 이해할 수가 없어 혼자 중얼거리며 주머니 가득 사탕을 넣어두곤 저가 있던 층으로 돌아와, 다시 씩씩하게 스테이션으로 달려가 아무 일 없었다는듯 간호사 선생님 옆에 붙어 일을 하다 외래 레지던트 선생님께 심부름 좀 하고 오라는 말씀에 서류뭉치를 가득 들고 외래층으로 내려가, 다들 바빠보이는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데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 지도 몰라 한숨만 푹 쉬다 마침 저 멀리 느릿하게 걸어가는 네가 보여 쪼르르 달려가 네 뒤에서 어깨를 툭툭 치는) 선배, 저. 정선생님 어디계세요? 이거 드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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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이쯤되면 병이다 매일 열두시가 고비야 요즘ㅜㅜㅜㅜㅜㅜ미안해 쨍아ㅜㅜㅜ

7년 전
독자20
글쓴이에게
(저 혼자 병동으로 내려가 다시 바쁘게 업무를 보고 오전시간을 훌쩍 지날때까지 일을 해, 다른 동기와 업무를 교체하고 나서야 진료실에서 나와 회사 로비로 나와 저 혼자 천천히 걷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제 어깨를 툭 치자 놀라서는 몸을 흭 돌려 저를 보고 있는 너에 벙찐듯 이야기하는) 어, 아, 놀랐네. 저기, 3호실. 저기 들어가서 간호사한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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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하루종일 고단했으니까ㅜㅜ

7년 전
글쓴이
20에게
(놀란듯 저를 홱 돌아보는 너에 멋쩍게 웃으며 너를 빤히 보다 네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 살짝 목례를 하고 선생님이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 간호사 부터 찾는데 저를 먼저 맞아주는 정선생님에 싱긋 웃으며 서류를 건네주는) 이거 전해드리라고 하셨어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싹싹하게 인사까지 마치고 나와 다시 제 연구실로 올라가려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는데 네가 아직 서있자 멀찍이 뒤에 서있다 문이 열리고 어색하게 뒤따라 타 딴청부리듯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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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만 있으면 그러는것 같아 앉아있으면 멀쩡한데ㅠㅠ

7년 전
독자21
글쓴이에게
(제 말에 다시 바쁘게 걸음을 옮겨가는 너를 한참 동안 뚫어지게 보고만 있다가 네가 나올까 뒤를 돌지도 않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마침 네가 나오자 괜히 몸을 휙 돌려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 문이 열리자 제 뒤를 따라 타는 너에 저 혼자 픽 웃고는 멀찍하게 떨어져 있는 너를 힐끗 쳐다보기만 하고 저도 별다른 말없이 엘리베이터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 갑자기 한 층에서 멈춰 서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타자 저도 모르게 네 쪽으로 걸음을 옮겨 제 팔로 네 앞을 딱 버티고 서, 괜히 민망한 듯 저 혼자 중얼거리는) 뭔 사람이 이렇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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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래ㅠㅠ 어쩔 수 없어 이건

7년 전
글쓴이
21에게
(한참 정적에 싸여 올라가는데 한 층에서 갑자기 멈춰서, 문이 열리고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에 한쪽 구석으로 붙자 어느새 제 앞을 버티고 서 가까이서 마주보는 자세가 되어버리자 당황해 눈을 피할 새도 없이 너만 뚫어지게 올려다보다 네 시선이 돌아가자 바로 고개를 푹 숙여 주머니 속에 있는 사탕만 만지작거리다 저희 연구실 바로 아래층에서 사람들이 다시 우르르 나가고 너도 저에게서 떨어지자 깊은 숨을 몰아 쉬며 괜히 제 머리를 손으로 묶어 잡곤 손부채질을 하다 문이 열리자마자 쪼르르 연구실로 먼저 들어오는)

7년 전
독자22
글쓴이에게
(한참을 말없이 너와 마주 보고만 있다가 사람들이 다 나가자 급히 떨어져 구석에 서서는 너를 살짝 쳐다보기만 하다가 네가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저도 따라 내려, 네 뒤를 따라가듯 연구실로 들어가 멀뚱히 문 앞에 서있다가 몰려 들어오는 실습생들에 정신을 차리고 제 자리에 앉아, 책상에 앉아있는 너를 가만히 쳐다보는데 네 앞에 제 동지애가 멈춰 서더니 뭐라 살갑게 말을 붙여와 저 혼자 표정을 잔뜩 굳히고는 책을 신경질적으로 덮어 책상에 엎드리는) 조용히 좀 해라, 여기서 떠들지 말고 나가서 얘기를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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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친구가 대놓고 너 좋다고 따라다니고 그러니까 괜히 신경질적으로 대하는 거 어때.

7년 전
글쓴이
22에게
(급히 연구실로 들어와 제 자리에 앉아, 공부거리들을 책상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책을 펴는데 선배 하나가 밥은 먹었냐며 저에게 물어와, 괜히 엄살부리듯 울상을 지어보이는) 아니요, 아직. 어제도 못먹고 일했는데 선배들은 이렇게 1년이나 했다는 거잖아요. 선배 힘들다고 했을때 솔직히 어느정돈지 감도 안잡혔는데, 이제 알겠어요. (피곤해서 어떡하냐며 머리까지 쓰다듬어 주며 걱정어린 선배의 말에 금세 배싯배싯 웃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심드렁하게 들리는 네 목소리에 급히 입을 꾹 다물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네 쪽으로 인사를 하는) 죄송합니다, (살살 눈치를 보곤 선배에게 밥 먹고 오겠다는 눈짓을 줘, 바로 연구실에서 나와 혼자 식당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문이 닫히기 직전에 너도 따라타자 눈만 깜빡이다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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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7년 전
독자23
글쓴이에게
(제 눈치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너를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곧바로 저에게 몰려오는 따가운 시선들에 결국 저도 자리를 피하듯 일어나 제 동기애를 괜히 한번 노려보고는 밖으로 나와, 멀리서 걷고있는 네가 보이자 저도 모르게 급히 달려가 네 뒤를 바짝 쫓아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저를 보더니 어색하게 웃기만 하는 너에 그대로 얼어 고개만 휙 돌리고는 저 혼자 가만히 서있다가 문이 열리고 네가 내리자 무작정 너를 따라 걸어내리는)

7년 전
글쓴이
23에게
(급히 따라 타더니 버튼을 누르지도 않고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하기라도 한건지 무표정하게 고개를 돌려 제 시선을 피해버리는 너에 더이상 뭐라 말을 건낼 생각 조차 하지 못하고 먼저 내리는데 식당으로 들어서 식판을 꺼내기 까지에도 제 뒤에 서있는 널 힐끗 보곤 수저를 집어드는) 선배도 아까 점심 못하셨어요? 계속 외래에 계셨던 거구나.

7년 전
독자24
글쓴이에게
(무작정 네 뒤를 졸졸 따라가듯 걷는데 저를 돌아보더니 이야기하는 너에 얼떨결에 고개만 끄덕이고 저도 수저를 들어, 네게 앞으로 가라는 듯 고갯짓만 하고는 네가 앞으로 걸어가자 저도 뒤따라 걸어 식판에 음식을 받아 담고는 먼저 자리에 앉아있는 네 앞으로 가 앉아서는 묵묵히 밥을 집어먹다가 너를 한번 쳐다보는) 너 태민이랑 친하냐.

7년 전
글쓴이
24에게
(어서 가라는 듯 제게 눈짓만 하는 너에 식판에 밥을 담아들고 먼저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 앉아서 수저를 드는데 제 앞으로 와 앉더니 먼저 묵묵히 밥을 먹기 시작하는 너에 저도 슬금슬금 눈치만 보다 뜬금없이 선배 이야기를 꺼내며 물어오는 너와 눈이 딱 마주쳐버리자 놀란 듯 콜록거리며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는) 아, 그냥 평소에 선배가 많이 챙겨주세요. 친한 건.. 가, 친해요. 네.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대충 얼버무리곤 속으로 그건 왜 물어보나 싶어 조용히 반찬만 오물거리다 아무래도 아까 일이 많이 거슬려서 네가 묻는 것일 거라는 생각에 수저를 든 손을 얌전히 내려두고 입을 떼는) 저, 죄송해요. 같이 쓰는 연구실에서 아무리 친해도 그렇게 떠들면 안 됐었는데. 많이 불편하셨죠.

7년 전
독자25
글쓴이에게
(제 말에 얼굴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부끄러운 듯 이야기하는 너에 제 표정이 더 굳어, 네가 수저를 내려두고 저에게 죄송한 듯 이야기하자 저도 수저를 내려두고 네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어. 많이. (네게 잔뜩 날카롭게 이야기하고는 결국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저 먼저 걸음을 옮겨 식당을 나서서는 신경질적으로 제 주머니에 넣어둔 사탕을 깨물어먹으며 계단에 저 혼자 앉아있는데 한참이 지나 제 주머니에서 호출이 올려 바로 스테이션으로 뛰어 올라가자 실습생들이 다 모여있어, 제 동기에 와 나란히 서있는 너를 본 척도 안 하고 저 혼자 굳은 표정으로 서있다가 레지던트의 안내를 따라 회진을 하러 걸어가는)

7년 전
글쓴이
25에게
(제 말에 곧장 그렇다며 대답하곤 훨씬 더 굳어버린 얼굴로 밥을 먹는 너에 괜히 말했다 싶어 울상을 짓고 있는데 네가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자 저도 더 먹었다가는 체할 것만 같아 식판을 정리하고 조용히 연구실로 들어오는데 너는 보이지 않고 선배만 밥 잘 먹고 왔냐며 다정하게 물어와, 입을 잔뜩 내밀고 선배를 살짝 밀어내는데 되려 더 재밌다는듯 장난을 걸자 속작이듯 말하며 선배를 툭툭 치는) 몰라요, 선배랑 이제 안놀아. (왜 그러냐는 물음에도 입만 꾹 다물고 제 할일을 하다 호출이 울리고 다같이 스테이션으로 나가, 오늘도 어제와 같은 조로 나뉘어져 네 뒤만 졸졸 따라가지만 부쩍 굳은 표정으로 병실에서 나올때마다 저를 무시하기라도 하는듯 눈길조차 주지 않고 쌩하니 가버리자 겁만 잔뜩 먹어 가만히 서 있기만 하다 회진이 끝나고 느릿한 걸음으로 네 뒤를 따라가는)

7년 전
독자26
글쓴이에게
(다 같이 병실을 옮겨가며 회진을 돌아, 병실에서 나올 때마다 마주치는 너를 애써 외면하듯 말없이 너를 지나쳐, 겨우 회진이 다 끝나고 다시 연구실로 올라가려 터덜거리며 걷는데 네가 제 뒤를 졸졸 따라와 괜히 모르는 척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타고는 주머니에 넣어둔 제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가 저희 스테이션이 있는 층에 내려, 바로 보이는 펠로우 저에게 뭐라 이야기하자 픽 웃어버리기만 하는) 오늘은 선생님 갈굼 받아줄 마음 없는데, 그리고. 선생님 어머니가 저한테 전해줬어요, 오늘은 집에 들어오라고, 안 그럼 네 짐 다 챙겨서 밖으로 버리실 거라고. (저가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제 옆에 나란히 서서는 어색하게 웃고만 있는 네가 보여 모르는 척 네가 들으라는듯 이야기 하는) 아, 나 밥 좀 사줘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더니 배고프네.

7년 전
글쓴이
26에게
(잔뜩 눈치만 보며 저희 층으로 돌아와 스테이션을 지나가려다 먼저 너에게 말을 거는 펠로우에게 꾸벅 인사를 해, 두 손까지 꼭 모으고 옆에 서서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둘이 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아 미묘한 표정으로 눈만 이리저리 굴리자 저를 보던 펠로우가 피식 웃으며 저에게 뜬금없이 고생 많다며 너를 손으로 가리켜, 그저 웃기만 하고 계속 밥 타령만 하며 안어울리게 칭얼거리기 까지 하는 너를 힐끗거리니 그렇게 배고프면 지금 둘이 나가서 뭐 좀 먹고 오라는 펠로우의 말에 네 눈치를 보느라 더 웃지도 못하고 뒤로 슬쩍 물러나는) 저, 연구실에 가있을게요 선배. 먼저 가보겠습니다. (너와 펠로우에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꾸벅 고개를 숙여 깍듯이 인사하고 뒤에서 뭐라 하는 말도 듣지 못한채로 뒤돌아서, 한숨만 푹푹 쉬며 느릿한 걸음으로 연구실 쪽으로 가는)

7년 전
독자27
글쓴이에게
아니, 선생님이 사줘요. 밥.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희에게 꾸벅 인사를 하더니 몸을 돌려 천천히 걸어가는 너를 보기만 하는데 제 옆구리를 콕콕 찌르더니 네 쪽으로 눈짓을 하며 큰 소리로 너를 부르려는 제 형에 인상을 팍 쓰는) 하지 마, 그런 거 아니거든. 쟤 그냥 후배야. 그리고 집에 좀 들어오래 진짜, 엄마 화났어. (괜히 툴툴거리듯 이야기하고는 몸을 휙 돌려 스테이션으로 걸어가 가만히 기대서서는 저 혼자 차트 정리를 하는데 너는 어디에 두고 저 혼자 하고 있냐는 간호사들의 말에 어색하게 웃기만 하며 마저 차트를 정리해두는)

7년 전
글쓴이
27에게
(혼자 아무도 없는 연구실로 들어와, 선배들 예쁨 받는 게 가장 힘들 거란 이야기는 익히 들어 예상은 했지만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에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며 다시 책을 펴, 집중이 되지도 않는 공부를 꾸역꾸역 해나가는데 제 책상에 있는 전화가 울리자 벌떡 일어나 바로 받는) 네, 1연구실 이별빛입니다.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저를 찾는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에 바로 스테이션으로 달려나가니 너 혼자 차트를 정리하고 있어, 아차 싶어 눈을 질끈 감았다 뜨는데 저에게는 다른 일이 주어지자 간호사 선생님을 따라가니 펠로우 선생님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 바르게 인사를 하고 조용히 뒤따라가며 설명을 듣는) 알겠습니다, 이거 그럼 선배한테 갖다 드리면 되는 거죠. (펠로 앞에서 선배라 부르는 게 맞나 싶어 하나하나 조심스러운 마음에 잔뜩 기죽어 물으니 피식 웃으며 저를 뚫어지게 보더니 뜬금없이 걔는 선배라고 부르면 싫어할 거라는 펠로우의 말에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어색하게 웃기만 하다 전달받은 일을 한쪽 데스크에서 처리하고 출력해 스테이션에 있는 너에게 가져가는) 선배, 이거. 김 선생님이 선배랑 같이 보라고 하셨어요. 학회 홈에 들어가니까 있더라고요. 저희 과제에도 도움 될 거라고 하셔서.

7년 전
독자28
글쓴이에게
(저 혼자 묵묵히 차트를 정리하고 있는데 네가 연구실에서 나와 저를 쳐다보더니 우물쭈물하는 게 보여 애써 모르는 척 몸을 살짝 돌려두는데 네가 간호사를 따라 걸어가자 한숨을 푹 쉬고 마저 차트를 정리해두는데 네가 멀리서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제게 서류를 건네주자 얼떨결에 받아들고 한 장씩 넘겨 읽다가 인상을 써 네게 서류를 건네주는) 같이 보라고 하셨다며, 둘이. 근데 한 장만 뽑아오는 게 말이 되냐. 이 상황에서 환경보호하는 거야? 아님 뭐 사이좋게 앉아서 같이 보자고? 생각 좀 하자.

7년 전
글쓴이
28에게
(나름 뿌듯하게 네게 전해주고 옆에 가만히 붙어 서 있는데 까칠하게 말하며 저에게로 다시 서류가 돌아오자 왠지 모르게 울컥 하는 마음에 입만 꾹 다물고 종이만 쥐고 있다 꾸벅 고개를 숙이는) 죄송합니다, 다시 출력 해올게요. (저가 쥐어 반쯤 구겨진 서류를 손에 든채로 다시 데스크로 달려가, 거의 울먹이는듯한 표정으로 출력을 해서 너에게로 가 두손으로 건네주는) 여기,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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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보자!

7년 전
독자29
글쓴이에게
(저 때문인지 삭막해진 분위기에 저도 별말 없이 차팅을 하는데 네가 다시 돌아와 저에게 서류를 건네주자 말없이 받아들어 한쪽으로 밀어두고 다시 차트를 읽어내리다가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저를 보고만 있는 네가 보여 너를 힐끗 쳐다보기만 하는) 뭐, 여기서 왜 이러고 있냐. 생각보다 한가해 보이네. 선배는 여기 서서 한 시간째 차트만 정리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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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와

7년 전
글쓴이
29에게
(까칠하게 저가 건넨 서류를 받아들어 보란 듯이 한쪽으로 대충 밀어둬버리는 너에 고개만 푹 숙이고 죄라도 진 것 마냥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데 네가 눈치를 주자 바로 고개를 들곤 차트를 집어 들어, 아직 정리되지 않아 보이는 차트를 모두 제 품으로 가득 끌어안아 끙끙거리면서도 네게 억지로 웃으려 하는) 선배 먼저 들어가세요, 제가 나머지 다 할게요. (차트를 한 손으로 아슬아슬하게 겹쳐 든 채로 네게 말하곤 차트 하나를 품에서 빼 내는 순간 모두 다 와르르 무너져 버려, 제 발등 위에 고스란히 차트가 다 쏟아져 찍히자 잔뜩 인상을 쓰기도 잠시 큰 소리에 모두가 놀라 저를 쳐다보자 주춤거리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바로 쪼그려 앉아 주섬주섬 급한 손길로 차트를 다시 쌓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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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 까지는 시간 좀 있을 것 같다ㅎㅎ

7년 전
독자30
글쓴이에게
(제 말에 바로 차트를 들고 애써 씩씩하게 이야기하는 너에 대답도 없이 몸을 휙 돌려 걸어가는데 뒤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곧장 네 목소리까지 들려와 저도 모르게 몸을 돌려 네 쪽으로 걸어가 쭈그려 앉아서는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는 차트들을 바쁘게 제 품으로 가져와 담아 들고는 별말없이 앞장서 걸어가서는 연구실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따라와. 시간 없어.

7년 전
글쓴이
30에게
(많이 당황해 더 정신없이 차트를 챙겨드는데 어느새 네가 옆으로 다시 돌아와 저를 도와주고 있어, 힐끔 보기도 잠시 애써 태연하게 다시 차트를 꽂아두는데 품으로 가져와 담더니 그대로 연구실 쪽으로 가버리는 너에 저도 급히 졸졸 따라가 연구실로 들어와,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묻지도 못하고 잔뜩 굳은 표정으로 테이블 위에 차트만 놓아두니 그제서야 제 발등에 상처가 나 핏방울이 맺힌게 보여, 작게 인상을 쓰다 먼저 앉아있던 네가 저를 부르자 그대로 앞으로 가 서는)

7년 전
독자31
글쓴이에게
(저 먼저 걸음을 옮겨 연구실로 들어와 책상에 차트를 내려두고 앉아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너를 불러 네가 제 앞에 서자 인상을 가득 쓰고 너를 훑어보는데 네 발등에 빨갛게 핏자국이 서린 게 보여 애써 침착한 듯 네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여기서 해, 괜히 나가서 소란 피우지 말고. 너 때문에 환자들이나 직원들이나 정신없으면 안되잖아. (네게 퉁명스럽게 이야기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너를 뒤로하고 스테이션으로 나가 네 걱정을 하는 듯 제게 묻는 간호사들에 웃기만 하고 구석에 있는 약품 서랍으로 가 반창고와 함께 소독약까지 들고 다시 연구실로 가, 말없이 차트만 보고 있는 네게 던져주듯 약품을 건네주고 네 앞에 앉아 잔뜩 쌓여있는 서류를 제 쪽으로 가져오는) 빨리 좀 봐라, 시간 없다니까.

7년 전
글쓴이
31에게
(무표정하게 서서 네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데 저를 빤히 훑어보는 시선에 이내 고개를 푹 숙여버려, 입술만 꾹 깨물다 여기서 하라는 말에 바로 테이블 앞에 앉아 차트 정리를 시작하는데 잠시 나갔던 네가 제 앞에 약을 놓아주자 멍하게 너만 바라보는데 다시 잔소리가 떨어지자 허리를 꼿꼿이 세워 바삐 차트를 넘겨보며 체크하는) 죄송합니다, 빨리할게요. (죄송하다는 말만 하염없이 반복하며 마저 보던 걸 봐, 한참 정리하고 나서야 네가 가지고 있던 차트까지 끝마쳐지자 한숨 돌려 어깨를 축 늘어뜨리다가도 벌떡 몸을 일으켜 따가운 발등에 걸음도 잘 걸어지지 않는 걸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제 품 가득 차트를 들고나가 스테이션에 놓아두는) 죄송해요, 너무 소란스러웠죠 제가. (멋쩍게 웃으며 간호사들에게 이야기하자 괜찮냐며 안쓰러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봐, 생긋 웃어버리며 인사를 하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 약 바르는 것도 잊은 채로 제 자리에 앉아 책을 펴는)

7년 전
독자32
글쓴이에게
(한참을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앞에 놓인 서류만 정리해, 겨우 서류 정리를 끝내고 한숨을 돌리는데 네가 품에 가득 서류를 들고나가자 말릴 겨를도 없이 멍하니 자리에 앉아 제가 가져온 약을 가만히 보기만 하고 있는데 네가 들어와 앉아서 책을 피자 한숨을 푹 쉬고는 네 앞에 놓인 약을 쥐어들고 너를 가만히 쳐다보며 입을 떼는) 발, 그 신발 벗어. (네게 쭈뼛거리듯 이야기하는데 적지 않게 놀란 듯 네가 저를 가만히 보고만 있어 괜히 성질을 부리듯 이야기하는) 발 달라고, 실습 오늘만 할거 아니잖아.

7년 전
글쓴이
32에게
(숨이 다 막히도록 조용한 공간에서 책을 펴두고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는데 갑자기 제 앞으로 와 발을 달라는 네 말에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커진 눈으로 너만 바라보는데 버럭 언성을 높이는 너에 움츠러들어 제 발등을 힐끗 내려다보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살짝 긁힌 거라 약 필요 없어요. (제 말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앞에 꿋꿋이 서서 저만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너에 입을 삐죽 내밀곤 바짝 당겨 앉았던 의자를 뒤로 빼, 네게 발등을 보이는데 네가 바닥에 무릎까지 세우고 앉아버리자 놀란 듯 저도 몸을 숙여 손을 뻗는) 아니, 진짜 괜찮은데. 제가 할게요 그럼, 제가 할 수 있어요.

7년 전
독자33
글쓴이에게
(제 말에도 괜찮다며 고개를 살살 저어 보이는 너를 말없이 가만히 내려다봐, 네가 발등을 제 쪽으로 보이자 바로 몸을 숙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는 약을 꺼내 바르려는데 네가 제 쪽으로 손을 뻗어내자 고개를 들어 너를 빤히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네가 발을 빼지 못하게 한 손으로 꼭 잡아두고 꽤 깊게 상처 난 부위에 약을 살살 발라주고 반창고까지 꼼꼼하게 붙여둔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널 가만히 내려다보고는 몸을 돌려 연구실을 나가려 문고리를 잡는) 신경 쓰이게 하지 말자 우리.

7년 전
글쓴이
33에게
(결국 제 발을 옴짝달싹 하지도 못하게 잡아두고 네가 약을 발라줘, 아릿한 소독약이 제 발등에 닿을 때마다 따가운듯 입술만 앙 물며 숙여진 네 머리만 보고 있다 네가 제 발에서 손을 떼고 나서야 시선을 거두고 어색하게 책상 쪽으로 몸을 돌려, 고개만 가볍게 숙이고 인사하는데 나가는 길에 저에게 하는 말에 표정이 더 어두워져 발등에 붙여진 반창꼬만 한참 바라보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마저 하던 일을 해, 틈틈히 밖으로 나가 일을 돕다 어느새 해가 지고도 훨씬 남은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퇴근할 준비를 하고 다르 동기 애들이 모두 떠난 후에야 저도 느릿하게 짐을 챙겨, 남아있는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고 병원을 나서 이럴 줄 알았는데도 괜히 서러운 마음에 눈만 계속 비비며 길을 걷다 맥주라도 가볍게 한잔 하고 가자 싶어 근처 바로 들어가, 역시나 많이 보이는 익숙한 얼굴들에 나름 반갑게 인사를 하고 친구들 사이에 끼워 앉아 왜 이렇게 다 죽어 가냐며 저에게 묻는 말에 대답도 않고 한잔씩 들이키는) 나 병원에서 완전 골칫덩이야, 이론만 하는 거면 누가 못해. 근데 아니더라.

7년 전
독자34
글쓴이에게
(연구실을 나와서는 저 나름대로 바쁘게 움직여,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연구실로 들어와 다들 집에 돌아간 건지 몇 명의 학생들만 엎어져 자고 있자 저도 자리를 잡아 누워서는 국시 준비를 하려 서적을 읽어가,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인 덕에 금세 체력이 다 되어서는 책상에 엎드리듯 눕는데 옆에 같이 앉아있던 동기가 저를 흔들어 깨우더니 근처 호프집에서 맥주나 한잔하자고 이야기해, 몇 번 거절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동기 몇 명과 함께 근처 호프집으로 들어가는데 네가 웃으며 앉아있는 게 보여 말없이 보고만 있는데 제 동기애도 너를 발견했는지 웃으며 곧장 네 쪽으로 걸어가 앉아 저희를 부르자 한숨을 쉬고는 구석 테이블에 앉아 동기 옆에 앉아있는 너만 뚫어져라 보는)

7년 전
글쓴이
34에게
(오늘따라 술술 잘 들어가는 술을 마시며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 어깨를 몇 번 두드리며 옆에서 누가 저를 부르자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제 선배가 저를 보며 피식 웃고 있어, 저도 밝게 웃으며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데 얼마 안가 바로 옆 테이블에 몇 사람이 더 들어와 앉자 제대로 보지도 않고 마냥 헤실 거리며 혼자 쫑알거리는) 선배, 있잖아요, 저 아홉 시도 훨씬 넘어서 퇴근했어요. 오늘 진짜 열심히 했는데, 의사 선생님처럼 잘 하고 싶었는데 안되니까, 자꾸 혼나니까 엄청 속상했어. 어제, 내가 엄마 찾아준 아기 있었는데 그 아기처럼 막 울지도 못하잖아, 나도 슬픈데. 슬픈데 왜 못 울어, 울면 왜 안되지. 응? (횡설수설 저가 뭐라 말하는지도 모르게 선배를 붙잡고 하소연하듯 말해, 그렇다고 몸을 못 가누지도 않아 멀쩡하게 술잔만 홀짝이다 제 가방을 꺼내들어 뜬금없이 아까 네가 준 사탕 하나를 주섬주섬 꺼내 입에 넣는) 짜증 나, 진짜 맛있는데 이거. 앞뒤가 없어 앞뒤가, 사람 놀래게.

7년 전
독자35
글쓴이에게
(제가 온 것도 모르고 옆에 붙어있는 제 동기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어 보이기까지 하며 이야기하는 너에 인상을 팍 쓰고 말없이 술잔만 들이키는데 네가 가방에서 주섬 거리며 제가 사준 사탕을 하나 까서는 입에 넣더니 제 욕을 하듯 중얼거리자 피식 웃고는 고개를 푹 숙여, 제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저도 꺼내 먹고는 다시 말없이 너만 보는데 꽤 취한 건지 혀가 다 꼬여서는 몸까지 기울어 제 동기한테 딱 붙어 앉아버리자 제 입에서 얌전히 빨고 있던 사탕을 깨물어먹고는 가득 차있던 맥주를 물 마시듯 꿀꺽 마시고는 눈까지 다 풀려, 앉아서 너를 보고만 있다가 아까보다 제 동기와 더 가깝게 붙어 앉아버리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네 앞으로 걸어가 앉는) 야, 이별빛. 너 왜, 막 사람 없는데서 내 뒷담 까냐. 나 다 들었어.

7년 전
글쓴이
35에게
(한참 같은 말만 반복하며 술을 벌컥벌컥 들이켜니 얼마 못가 몸을 이리저리 살랑거리더니 선배가 오늘 왜 그러냐며 웃으며 묻는 말에 생긋거리며 자연스레 어깨에 살짝 기대어, 아예 머리까지 기대 두고 시끄러운 주변 소리는 신경도 안 쓴 채로 선배에게 귓속말까지 소곤거리며 장난만 치고 있는데 뜬금없이 네가 제 앞에 나타나 말을 걸자 다 풀린 눈으로 널 빤히 보다 테이블 쪽으로 몸을 기대 놓고 입을 삐죽이는) 아니거든요, 나 선배 욕 안 했는데. 내가 선배 욕을 왜 해요, 그러다 나 잘리면 어떡해. 의사 선생님 돼야 하는데 나. 알았어, 그럼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요. (혼자 중얼거리듯 말하다 아니다 싶었는지 급히 사과하는 듯 시무룩하게 말하다 품에 꼭 안고 있던 가방에서 사탕을 하나 꺼내, 네 앞에 놓아주자 옆에 있던 선배가 저를 말리듯 품으로 데려가자 잔뜩 인상을 쓰고 뿌리치다 금세 씩 웃는) 아, 진짜. 하지 마요. 선배는 이거 먹고 퉁 치는 거야, 이거 좋아하잖아. 그치? 나 알아. 오빠도 알아요? 선배 저거 많이 많이 좋아해.

7년 전
독자36
글쓴이에게
야, 너 막 반말하고 그러는 거냐. 좋아, 말 까. 나도 막 존대하고 이런 거 싫어. (저에게 잔뜩 취한 듯 중얼거리며 이야기하는 너에 저도 목소리가 한껏 높아져 실실 웃으며 네게 이야기하는데 네가 저에게 사탕을 건네주자 바로 까 제 입에 넣는데 네 옆에 앉아있던 동기애가 너를 품으로 데려가 안자 인상을 팍 쓰고 네가 준 사탕을 빈 병에 뱉어두고 네게 입을 잔뜩 내미는) 야, 나 이거 안 좋아하거든, 싫어. 갑자기 싫어졌어. 퉁 안쳐, 내가 괴롭힐 거야. 그리고 왜, 쟤는 오빠고 나는 선배야, 쟤가 나보다 생일도 빠른데. 나도 오빠 해줘. 치사하게, 차별하냐.

7년 전
글쓴이
36에게
몰라, 그런거 아니라니까. (한껏 높아진 목소리로 말하는 너에 저도 배시시 웃으며 옆에 있던 선배 품에 고개를 묻다 금세 떨어져 나와, 심술부리듯 말하며 병에 저가 준 사탕을 뱉어버리는 너에 잔뜩 인상을 쓰고 널 보는) 뭐야, 먹을 거 그렇게 함부로 뱉으면서 어떻게 오빠라고 해. 그러면 오빠 아니거든, 오빠야. (선뜻 오빠라고 하면서도 계속 투덜거려, 자꾸 그만하라며 저를 부축하는 선배를 힐끗 바라보곤 자리에서 일어나 아예 네 옆으로 가 앉아버리는) 오빠, 태민이 오빠가 자꾸 나 괴롭혀요. 뭐야 진짜. 왜 나 괴롭혀. 아, 근데 오빠도 나 괴롭힌다고 했지? 치, 가시밭길이네. 별빛이.

7년 전
독자37
글쓴이에게
그래, 오빠. (네 말에 헤실헤실 웃으며 대답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는데 네가 일어나 제 옆으로 와서 앉아버리자 당황한 듯 웃기만 하다가 네 머리를 살살 쓸어주는) 쟤는 막 이렇게도 해주던데, 알지, 쟤가 너 좋아한대. 좋아하면 이렇게 해주는 건가 봐. 이거 괴롭히는 거 아니야. (네게만 들릴 정도로 웅얼거리듯 대답하며 피식 웃는데 네가 제 어깨로 엎어지듯 폭 쓰러지자 화들짝 놀라서는 네 팔을 제 어깨에 감아두고 일어나는) 야, 갈게. 얘 취했어. (급히 자리를 뜨고는 밖으로 나와 더운 바람에 네가 눈을 뜨고 뭐라 웅얼거리자 네 앞에 주저앉아 너를 업어두고 걸음을 옮기는) 야, 너 집 어디라고 했지. 여기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 맞지.

7년 전
글쓴이
37에게
응, 그래? 오빠는 나 괴롭히는 거 좋아하는데. 별빛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 (얌전히 네 손길을 받으며 제게 속삭이는 너에게 생긋 웃어주는) 좋아하면 이렇게 해주는 거야? 예쁘다고 하는 거 맞죠. (혼자 픽 웃으며 앞에 놓인 술잔을 집어 들려다 순간 어지러워 눈을 감는다는 게 그대로 네 어깨에 폭 기대버려, 정신을 차리지도 못하고 네게 반쯤 안겨 나오는데 따뜻한 바람이 제 볼에 닿자 슬며시 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다 입을 떼는) 학교 가야 해요, 조금만 더 있다가 갈 건데. (중얼거리기도 잠시 제 의지와는 다르게 벌써 네 등에 업혀지자 자연스레 너를 꼭 끌어안듯 목에 팔을 감아두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너를 툭툭 치며 앞을 눈짓으로 가리키는) 응, 나 매일 걸어가요. 저기, 은행 옆 길로 가면, 새로 생긴 오피스텔 있지? 거기 우리 집이야. 별빛이도 이제 독립해서, 혼자서도 다 잘하지. 그렇죠 오빠, 응?

7년 전
독자38
글쓴이에게
어, 잘하네. 잘해. 일 빼고 다른 건 다 잘하네. 혼자 사는 여자 좋지. (네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하고는 네가 가리키는 곳으로 걸음을 옮겨, 한참을 걷다가 제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근처 벤치에 너를 앉혀두고 저도 그 옆에 앉아 숨만 내쉬다가 너를 빤히 보는) 야, 너 나 싫어하지. 엄청. 나는 너 안 싫어하는데, 너는 태민이만 좋아하잖아.

7년 전
글쓴이
38에게
(뭐가 그리 좋은지 언제 우울했었냐는듯 배싯 배싯 웃어가며 네게 폭 안겨 있어, 한참 들리지도 않을 만큼 작게 중얼거리는데 벤치에 앉혀지자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축 늘어져 있다 제 시야에 네가 들어오자 뚱하게 입을 내미는) 아니야, 싫은게 아니라 무서워요. 다들 이사장님 손자다, 원장님 아들이다 해서 무섭다는데 그런게 아니라. 아, 그런거 있잖아 그냥. 무서워. (말을 하면서도 바로 표현하지 못해 갑갑한듯 인상을 쓰다 널 힐끗 보곤 깊히 한숨을 쉬는) 태민이 오빠는 나 예뻐하니까 나도 좋은거지, 오빠 너는 나 안예뻐 하잖아. 안 싫다며, 싫은건 아닌데 예쁜것도 아니면서. 세상에서 후배가 제일 극한직업이야. 다른데 가면 나도 졸업하고도 남았는데, 나한테 선배, 선배 할텐데. 나는 다시 후배 되버렸어. (잔뜩 울상이 되어 네게 말하다 애써 버티려 하는데도 자꾸 네 쪽으로 몸이 기울어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얼굴을 묻는) 학교 갈래요, 랩실 가야해.

7년 전
독자39
글쓴이에게
(네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픽 웃어버리고는 제 품에 얼굴을 묻어버리는 너에 인상을 푹 쓰고는 네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 나 안 무서운데, 나도 좀 좋아해 주지. 이렇게 해주면 안 무서우려나. 야, 나도 다 후배 하고 이제야 좀 누리는데 이해 좀 해줘라. 학교를 왜 가, 여기 봐, 저 앞에 너희 집 있잖아. 들어가. (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너를 업어두고 바로 앞에 보이는 오피스텔로 들어가 네가 알려준 층으로 올라가 문 앞에 서서는 네게 묻는) 야, 비밀번호. 비밀번호 뭐야.

7년 전
글쓴이
39에게
치, 싫은데. 랩실 가야하는데. (중얼거리면서도 네게 가만히 업혀 집으로 향해, 현관문 앞까지 도착해 네가 비밀번호를 묻자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고 귓가에 간지럽게 속삭이는) 비밀번호 비밀이야, 나만 알아야지. 세상이 얼마나 흉흉해. (저 혼자 말하다 피식 웃어버리곤 멀찍이 손을 뻗어, 천천히 한글자씩 누르지만 자꾸 오류가 나자 잔뜩 인상을 쓰고 발을 동동 구르다 겨우 맞춰내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네 어깨에 다시 고개를 묻는) 열렸다, 내 생일 똑바로 눌렀는데 왜 이제야 된거야.

7년 전
독자40
글쓴이에게
제대로 취했네, 진짜. (제게 작게 속삭이며 비밀번호를 누르는 너를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겨우 문이 열리자 너를 업어들고 침대에 살짝 눕혀 그제야 저도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는 침대에 엎어지듯 누워있는 너를 빤히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 한병을 가져와 마시고 다시 제 짐을 챙겨 일어나는) 간다, 내일보자. 그리고 비밀번호 바꿔, 넌 내가 제일 위험해 지금.

7년 전
글쓴이
40에게
(힘들게 침대에 눕혀지자 저도 힘이 빠져, 엎어져 누워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어렴풋이 들리는 네 말에 와중에 고개만 겨우 옆으로 돌리고 웅얼거리는) 안녕히가세요, 안녕. (픽 웃어버리곤 네가 나가는 줄도 모르고 그대로 잠이 들어, 다음날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소리를 듣고 겨우 눈을 뜨는데 바로 쓰려오는 속에 비틀거리며 주방으로 가 물 한컵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멍하니 식탁에 앉는데 물밀듯이 밀려오는 어제 기억에 혼자 소리치며 제 볼을 만지작거리는) 미쳤지 진짜, 아. 진짜. (혼자 한참 끙끙거리다 느릿하게 출근 준비를 해,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금세 병원까지 도착해 동기들은 그렇다 쳐도 오늘 선배들 얼굴은 어떻게 보나 하는 생각에 연구실 앞에 서서 주춤거리다 애써 뻔뻔하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7년 전
독자41
글쓴이에게
(너희 집에서 나와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서는 샤워를 마치고 나와 네게 문자라도 보내볼까 저 혼자 고민을 하다가 결국 잠이 들어 아침 일찍 병원으로 들어가서는 연구실로 향하는데 어젯밤에 다들 무리했던 턱인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어 다 깨워두고서야 한숨 돌리며 앉아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네가 들어와 인사를 하자 저 혼자 픽 웃어버리고는 고개만 끄덕이는) 좋은 아침 일수가 없는데, 거짓말하고 있네.

7년 전
글쓴이
41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선배들이 제 인사를 받아주자 한숨 돌리며 제 자리에 앉아, 그렇게 많이 취하는 일이 한 손에 꼽는데 왜 그랬냐 하는 후회스러운 생각을 하며 겉옷을 벗어두고 가운을 챙기는데 작게 중얼거리는 네 목소리가 들리자 순간 얼어 울상을 짓다 애써 못들은척 가운을 마저 껴입고 괜히 바쁘게 움직이는데 뒤이어 다른 선배와 제 동기들이 연구실로 들어와, 제 옆으로 바로 와 속은 좀 괜찮냐며 어김없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멋쩍게 웃으며 고개만 끄덕이는)

7년 전
독자42
글쓴이에게
(제 말에 울상을 지어보이는 너를 보고 저 혼자 피식 웃어버리고는 읽던 책을 다시 읽어내리는데 제 동기가 들어와 바로 네 옆에 붙어서는 다정하게 이야기하자 헛기침을 하고는 너와 동기를 쳐다보는) 연애를 하려면 나가서 하시라고, 아침부터 기분 뭐 같네 진짜.

7년 전
글쓴이
42에게
그런거 아니에요. (선배 말을 들으면서도 간간히 네 눈치를 보다 결국 한소리 들려오자 화들짝 놀라 바로 언성을 높여 대답을 해, 순간 서로들 민망해져 눈만 도르르 굴리다 괜히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런거 아닌데 진짜,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꾸벅 인사하며 황급히 먼저 자리를 피해, 스테이션으로 도망치듯 가 간호사 선생님께 인사를 하곤 시키지도 않은 일을 찾아 하는) 오늘 수술환자 리스트 전달 해드리고 올까요? 제가 할게요.

7년 전
독자43
글쓴이에게
(네가 나가고 분위기가 싸해지자 저를 따갑게 보는 눈총에 한숨을 푹 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책을 읽어내리는데 제 동기가 저에게 오더니 왜 그러냐는 듯 싫은 소리를 하자 인상을 팍 쓰고 자리에서 일어나 제 동지애를 노려보는) 그래, 이사장 손자라 텃새 부린다, 그렇게 생각해 그냥. 나도 그게 편하네. (신경질을 부리듯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 멀리 보이는 너를 한숨 쉬고 쳐다보고는 네 쪽으로 걸어가 네 손에 들린 서류를 제 쪽으로 빼앗아드는) 같이 가, 혼자 사고 치고 다니지 말고. 김 선생 지금 연구실에 있을 거야.

7년 전
글쓴이
43에게
(저를 빤히 바라보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시선이 느껴지는데도 생긋거리며 서류를 받아들어,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데 언제 온건지 옆에 서서 저가 들고 있던 걸 뺏어들자 고개만 몇번 끄덕이며 짧게 대답하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네게 뭐라 사과는 해야겠는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자 어색한 분위기에서 제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다 널 힐끗 보는) 저, 선배. 있잖아요, 그게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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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있다 올게,.! 9시쯤 올것같아8ㅅ8

7년 전
독자44
글쓴이에게
사람이 일관성이 없네. 어제 선배는 뗀거 같은데. 선배 말고 좋은 호칭 많이 있는데. (저를 불러두고 우물거리는 너에 픽 웃으며 대답하고는 너를 빤히 내려다보며 제 손을 뻗어 네 머리를 몇번 쓸었다 떼는) 이래도 무섭나, 내가. 그래도 혼날건 혼나야지, 연구실에서 그러지마, 보는 사람 생각도 좀 해줘야지 너무 이기적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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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응!! 잘 다녀왕

7년 전
글쓴이
44에게
(저를 업기까지 해 집으로 데려다 줬던 네가 어제 일을 다 기억 못할리가 없어, 잔뜩 울상이 되어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제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 너에 놀라 그저 멍하게 널 올려다보다 말까지 더듬으며 제 머리를 괜히 한번 쓸어넘기는) 죄송해요, 근데 진짜 선배가 생각하시는 그런 사이 아니에요. 그냥 태민오빠가, 아니. 그게 아니라. (우물쭈물 하며 말하다 이 조차도 변명이 되는 것 같아 급히 입을 다물곤 옅은 한숨을 내쉬는) 죄송해요, 더 조심할게요. 그리고 어제도 죄송했어요, 그렇게 취하는 법이 없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죄송해요.

7년 전
독자45
글쓴이에게
(저에게 연신 죄송하다고만 이야기하는 너에 한숨을 푹 쉬고는 제 주머니에 있는 사탕을 하나 꺼내 네게 건네주는) 자, 어제 네가 준거 다시 돌려줬으니까 나는 잘못한 거 없어, 네가 그 사탕을 다시 뱉어내든 뭘 하던 당당해. 그리고 넌 왜 맨날 나한테 죄송하냐, 어제 그 상황은 나한테 충분히 고마워해도 되는 상황인데. (제 말이 끝나자 동시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저가 먼저 내려서는 네가 내리기까지 기다리다가 네가 내려 제 뒤에 서자 몸을 돌려 너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죄송해요 말고 고맙습니다, 아니면 감사했어요. 이런 거 듣고 싶다 나는.

7년 전
글쓴이
45에게
(네가 건네는 사탕을 얼떨결에 받아들고는 네 말을 가만히 들어, 또 죄송하다는 말이 나오려다 급히 입을 손으로 틀어막는데 마침 문이 열려, 조용히 네 뒤를 따라나가다 제 앞을 막고 서 하는 말에 이내 옅게 웃어보이곤 부끄러운듯 작게 입을 떼는) 감사했어요,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니 피식 웃어버리는 너에 제 손에 쥔 사탕만 만지작거리다 네게 손짓하곤 급히 걸음을 옮겨, 김 선생님이 계신 방으로 들어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꾸벅 인사를 하는) 안녕하세요.

7년 전
독자46
글쓴이에게
(네 인사에 픽 웃어버리고는 너를 따라 들어가듯 연구실로 들어가 대충 고개를 꾸벅 숙이는데 또 둘이 같이 다니는 거냐며 괜히 짓궂게 이야기를 하자 인상을 쓰고 제 품에 들린 자료를 책상에 소리 나게 내려두는) 헛소리 말고, 이거나 봐요. 중요한 수술 같은데, 수술 잘 하고 돈 많이 벌어서 동생 옷도 좀 사주시고. 오늘 입은 셔츠도 내가 사둔건데 그거. (저희를 보며 여전히 어버 범하게 서있는 너를 힐끗 쳐다보고는 피식 웃어 괜히 형 이름이 적힌 명패를 만지작거리는) 김원호 선생님, 후배가 눈치가 정말 눈곱만큼도 없을 땐 어떡해야 되는 건가요.

7년 전
글쓴이
46에게
(인사를 하며 들어가자마자 농담하듯 말씀하시는 선생님에 어색하게 웃기만 하곤 가까이 다가가, 네 옆에 서서 가만히 둘만 바라보고 있는데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두사람 모두 웃어버리자 뒤늦게 두사람이 형제라는게 확신이 들어 커진 눈으로 급히 다시 인사를 하는) 아, 몰라뵀어요. 두 분 너무 안닮으셔서, 아니. 욕은 아니고.. (한박자 늦게 수습하려 어색하게 웃어버려, 제 손만 꼼지락거리며 맞잡고 있다 네 물음에 그럴땐 밥 한끼라도 후배에게 사주면서 가르쳐야 하는거라는 선생님의 대답에 그저 배싯배싯 웃기만 하는)

7년 전
독자47
글쓴이에게
어, 안 닮았구나. 좋은 뜻은 아닌 거 같은데. (네 웃음에도 저 혼자 중얼거리듯 이야기하는데 그럴 땐 밥 한 끼를 사주라는 형의 말에 픽 웃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충고 고맙네요, 그래야겠네 진짜. (이제 나가보라는 말씀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너와 나란히 연구실을 나와 걸어가며 네 눈치를 힐끗거리며 쳐다보는) 야, 궁금한 거 있는데. 물어봐도 되냐.

7년 전
글쓴이
47에게
(나가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너와 함께 꾸벅 인사를 하고 나와, 한결 편해진 발걸음으로 걸어가는데 저를 보며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네, 뭔데요?

7년 전
독자48
글쓴이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너에 바쁘게 걷던 걸음을 멈추고는 네 손목을 잡아끌어 병원 구석으로 걸어가 너와 가만히 마주보고 서서는 한참을 뜸들이다가 네게 조심히 입을 떼는) 어, 그러니까. 이거 되게 찌질한 질문인거 아는데, 너 이태민 좋아하냐. 이거만 좀 대답해줘.

7년 전
글쓴이
48에게
(멀뚱히 널 바라보다 잠시 걸음을 멈추는 너에 저도 멈춰 서 고개만 갸웃거리는데 대뜸 제 손목을 잡아 끌더니 한쪽으로 데려가, 당황해 잡힌 손목만 만지작거리는데 갑작스러운 네 물음에 눈썹만 찡끗거리다 입을 떼는) 네? 그게 무슨, 어.. (뭔가 싶어 입술만 달싹거리다 피식 웃어버리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좋아는 하는데, 사랑하냐고 물어보시면 그건 아니죠. 아마 태민 오빠한테 물어보셔도 같은 대답일 것 같은데.

7년 전
독자49
글쓴이에게
어, 그래. 다행이네 그럼. (네 말에 픽 웃어버리고는 네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저가 먼저 걸음을 옮겨 걸으면서 뒤따라 오는 너에 이야기하는) 놀라지 마. 미친 거 아니고 너 예뻐해 주는 거야. 나는 외래병동 간다. 위층 가봐 너는. (저 혼자 생글거리며 웃어가며 복도를 걸어 엘리베이터를 타, 바로 왜래 병동으로 내려가 진료를 돕는)

7년 전
글쓴이
49에게
(뜬금없이 물어보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네가 다정하게까지 보여, 놀란 나머지 아무 대꾸도 못하고 있다 그저 네가 가는대로 걸음을 옮기는데 이어 하는 말에 더 놀라 눈만 깜빡이다 네가 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걸 보고 나서야 옆 엘리베이터를 타 스테이션으로 올라와, 갑자기 저에게 왜 그러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질 않아 한참 생각하며 걷다 저를 부르는 다른 선배의 목소리에 바로 쪼르르 달려가 일을 하나씩 배워나가는)

7년 전
독자50
글쓴이에게
(오전 내내 외래병동에 있다가 겨우 교체를 하고는 점심이 조금 넘은 시간에 저 혼자 식당으로 올라가 대충 끼니를 채워두고 스테이션으로 올라가는데 아직까지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는 네가 보여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는 괜히 인상을 팍 쓰고 너를 부르는) 야, 이별빛 이리 와. (제 부름에 바로 달려와 제 앞에 서자 별말 없이 저를 따라오라는 말만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원 지하로 내려가는데 저를 멀뚱히 보고만 있는 네 눈빛이 보여 고개를 휙 돌려 너를 쳐다보는) 너 국밥 먹을 줄 아냐, 몰라도 먹어. 비싸 그거.

7년 전
글쓴이
50에게
(점심 챙길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할만큼 배울 일도, 할 일도 많은 탓에 빠릿빠릿하게 온 병원을 다 누비고 다녀, 어느새 점심시간도 훌쩍 지날 무렵이 되버리고 한 숨 돌리려 스테이션에 앉아 어제 그렇게 고생한게 무색하게 다 뒤섞인 차트 정리를 다시 하는데 앞에서 저를 부르는 네 목소리에 바로 벌떡 일어나 네 앞으로 가니 따라오라는 말 뿐인 너에 얌전히 따라가다 뜬금 없이 지하로 내려가고 있어, 일단 고개만 느릿하게 끄덕이는) 선배도 점심 못드셨어요? 먹을 줄 알아요, 국밥. (실컷 먼저 말은 시켜놓고 저만 뚫어지게 보더니 먼저 내려버리는 너에 괜히 뒤에서 입을 잔뜩 내밀고 나가다 식당에 들어서 저를 휙 돌아보자 급히 웃는 얼굴을 하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

7년 전
독자51
글쓴이에게
(제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하는 너를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저 먼저 내려, 바로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찾아 가서 뒤를 휙 돌자마자 네가 자리에 앉아버리자 픽 웃고는 네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 국밥 두개. 시켜, 너가. (네게 주문을 맡겨두자 네가 주문을 해, 말없이 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그마저도 어색해져서는 제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어두고 수저를 두고있는 너를 빤히 쳐다보는) 너 내가 사주는 밥 먹는거니까 이제 나 무서워하면 안된다.

7년 전
글쓴이
51에게
(네 말에 바로 이모를 불러 주문을 해두곤 뻘쭘하게 두 손만 가지런히 모으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수저를 차근히 놓는데 꽤나 엄한 목소리로 말하는 너에 고개를 열심히 젓는) 제가 왜 선배를 무서워하겠어요,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전혀 아니에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이야기 하면서도 자꾸 문득문득 떠오르는 어제 기억에 테이블에 놓여 있던 물컵에 물을 따라 한컵 벌컥 마시는데 믿지도 않는다는듯 너는 픽 웃기만 하자 시무룩해져, 괜히 제 물컵만 만지작거리다 바로 국밥이 나오자 제 가운을 벗어 한쪽에 놓아두고 수저를 드는) 잘 먹겠습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뜨거운 뚝배기에 놓인 국밥을 호호 불어, 작게 한술 떠 입에 넣으니 숙취가 이제야 풀리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깊이 숨을 내쉬며 어깨를 살짝 들었다 놓는)

7년 전
독자52
글쓴이에게
나는 모르지, 잘해주다가도 앞뒤 없이 화만 내니까. (네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이 끝나, 바로 또 정적이 흐르자 저도 어색한 분위기에 네 손만 빤히 보는데 바로 국밥이 나와 저희 앞에 놓이자 이미 부른 배에 입맛이 돌지 않아 겨우 국물을 몇 번 떠먹는데 앞에서 정신없이 먹는 네가 보여 혼자 웃어버리고는 제 뚝배기를 네 쪽으로 밀어주는) 더러운 거 아니야, 깨끗해. 먹어, 너. 너 두 그릇 먹고 나 좀 좋게 봐달라는 뇌물이야.

7년 전
글쓴이
52에게
(더 이상 너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한참 집중해 정신없이 밥과 함께 국물을 떠먹는데 몇 번 먹은 것 같지도 않아보이는 그릇을 제 쪽으로 밀어주는 너에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젓는) 배 많이 고프실텐데 드세요, 저도 배불러요. 이렇게까지 안해주셔도 저 선배 안싫어하는데.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도 네 그릇에도 손을 대, 한번 두번 떠먹다 배싯 웃어버리곤 제 앞으로 가져와 열심히 오물거리며 먹다 저도 모르게 금세 두 그릇을 뚝딱 비워내고 나서야 스스로도 놀란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닦는) ..잘 먹었습니다, 밥은 제가 사는게 맞는 것 같아요. 어제 그렇게 신세도 졌는데. (머쓱하게 웃으며 이야기하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가운에 넣어뒀던 카드지갑을 꺼내 드는데 네가 저를 막아서자 슬쩍 손을 내리고 한두걸음 물러서는)

7년 전
독자53
글쓴이에게
(제가 밀어준 그릇까지 깨끗하게 비워내는 너를 놀랜 듯 보기만 하는데 네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자 급히 너를 막아두고 제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계산을 하는) 뇌물이라니까, 이걸 네가 사면 안되지. 너는 나중에 사줘, 내가 부르면 바로 달려와서. (계산을 마치고 다시 제 카드를 돌려받아 너와 함께 식당을 나서서는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려는 네 어깨를 잡아돌리고는 바로 옆에 있던 카페로 들어가는) 뭐 마실래. 너 커피 먹을 줄 알아? 뭐, 아메리카노 이런 거 먹을래? 아니다, 너도 에이드 먹어. (네가 대답할 겨를도 주지 않고 저 혼자 중얼거리듯 이야기하며 에이드 두 잔을 주문해 계산해두고는 자리에 멀뚱히 앉아있는 네게 손짓하는) 가면서 먹자, 빨리 와서 들어라 손 시리다. (제 말에 네가 벌떡 일어나 음료를 잡자 피식 웃고는 한 모금을 마셔 넘기며 너를 내려다보는) 이것도 뇌물, 나 좋아해 달라는. 아니, 사랑은 아니고, 싫다의 반대가 좋아하는 거잖아. 그냥 싫어하지만 말아달라고.

7년 전
글쓴이
53에게
(저를 말리는 너에 결국 고개만 열심히 끄덕이곤 자연스레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저를 돌려 세우더니 카페로 앞장세워 들어가자 여전히 한결같이 벙찐 표정으로 너만 눈으로 좇아, 순식간에 혼자 주문까지 마치는 너를 도대체 뭔가 싶어 빤히 보다 옆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금방 나온 음료를 먼저 받아들고 제게 눈치를 주자 바로 벌떡 일어나 받아들곤 다시 같은 말만 반복하는 너에 알겠다고 하기에도 뭐하고 그렇다고 대답을 안 할 수도 없어, 애써 농담하는 거라 혼자 생각해버리며 생긋 웃어보이곤 저희 층으로 올라와 연구실로 돌아가는) 다녀왔습니다, (밥까지 들어가고 음료도 입에 물어서 그런지 찝찝한 생각이 들면서도 기분은 더 좋아져, 생긋거리며 다른 선배들에게도 인사를 하곤 제 자리에 앉아 일지를 작성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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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슬립 좀 할까? 계속 이런식으로 한달 두달 지내다 나도 이젠 네가 조금 편해져서 억지로 웃는 것보다 저도 모르게 너에게 웃어주는게 늘어버렸고, 슬슬 분위기도 오묘해지고 굳이 병원이 아니더라도 학교 나가는 날이면 자주 붙어다니고 하는데 막상 네가 사귀자는 식으로 빙 둘러 말하니까 나는 덜컥 겁나는거야, 네가 좋아지고 있는 건 맞지만 캠퍼스 커플은 절대 안하겠다는 생각도 다니는 내내 있었고 자칫하면 평생 볼 사인데 나중에 헤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사사로운 걱정들 때문에.

7년 전
독자54
글쓴이에게
(그렇게 두 달 여가 흘러, 제 국시 시험도 다가오고 실습도 열심히 해, 너와 하루 종일 붙어 다니다 보니 처음 보다 어색한 것도 많이 사라져 그러면서 저도 숨기고만 있었던 제 마음을 네게 이야기하고 싶어져, 혹시 네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저 혼자 꾹 참고만 있는데 너는 전보다 제가 더 편해진 건지 제 앞에서 나름 살갑게 잘 지내, 지난날 국시 준비 때문에 연구실에서 밤을 새다시피 해 새벽녘에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어있는데 조용히 저를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 비몽사몽해서 고개를 드니 네 얼굴이 보여 픽 웃어버리고는 웅얼거리듯 이야기하며 다시 고개를 숙여두는) 오 분만, 깨우지 마. 나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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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응..!! 그래서 나는 결국 포기하고 예전처럼 너한테 정 없이 구는데 너는 그때 걱정들보다 중요하게 저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내 마음 받아주는 걸로.

7년 전
글쓴이
54에게
(너와 티격태격 하면서도 어느새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동안 나름 네가 더 편해지고 너도 나를 저처럼 생각 하고 있는 것 같아 별다른 걱정 없이 오랜만에 들어간 집에서 아침 일찍이 출근해 연구실로 들어가는데 저가 너무 일찍 온건지 너 혼자만 한쪽 책상에 엎드려 있어, 안쓰러운 마음에 옆에 서서 한동안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다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너를 조심스레 부르는) 선배, 선배. 일어나요, 응? (제 말에 바로 고개를 들더니 이내 다시 푹 숙여버리는 너에 피식 웃어버리곤 옆에 앉아, 멍하게 너를 쳐다보다 같이 책상에 엎드려 네 어깨를 톡톡 두드리는) 일어나야해요, 다들 올 것 같은데 이제. 저 집에서 과일 좀 갈아왔는데 선배 마실래요? 엄청 많아. (제 자리에 놓아뒀던 가방쪽으로 의자를 옮겨 텀블러를 꺼내들어, 네 앞에 살짝 놓아주곤 장난치듯 제 손을 책상에서 까딱거리는) 일어나요, 내 아침 선배한테 양보하는건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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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좋아!

7년 전
독자55
글쓴이에게
(제 옆으로 와서 엎드리더니 뭐라 조잘대며 이야기하는 너에 선잠에서 깨 겨우 눈을 뜨고 그대로 엎드려있는데 네가 책상을 톡톡 두드리기까지 하자 결국 몸을 일으켜 머리를 아무렇게나 쓸어넘기고는 너를 밉지않게 노려보고는 울상까지 지어가며 네게 칭얼대듯 이야기하는) 시끄러워 진짜, 이렇게 선배한테 막하는 후배도 없을거다. 너 때문에 잠 다 깼어, 뭐가 그렇게 말이 많아 진짜. 이별빛 시끄러워.

7년 전
글쓴이
55에게
(제 말에 결국 몸을 일으키더니 눈도 제대로 못뜨고 저를 힐끗 노려보는 눈빛에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듯 뚱하게 입만 삐죽 내밀다 금세 웃어버리며 네 손에 텀블러를 쥐어주는) 깨워드린거잖아요, 이런 후배가 어딨어. 마셔요 얼른, 쭉. (너를 부축이자 못이기는 척 한모금 마시는 너를 보며 피식피식 웃기만 하다 네 손에서 텀블러를 다시 뺏어들어 저도 한 모금 마셔보는) 진짜 맛있다, 그렇죠.

7년 전
독자56
글쓴이에게
그래, 이런 후배 없지 정말. (네 말에 맞장구치듯 웃으며 이야기하고는 텀블러를 들어 한 모금 크게 마시는데 제 손에서 텀블러를 다시 가져가더니 마시는 너에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어, 맛있네. 그 믹서기 추천 좀 해줘라, 걔가 잘 갈았나 보다. 우리 엄마 좀 사다 드리게. (농담을 하듯 네게 편하게 이야기하며 짓궂은 듯 저 혼자 큭큭대며 웃어버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있어봐, 양치 좀 해야지. 후배님 앞에서 실실 웃어드리려면.

7년 전
글쓴이
56에게
뭐야, 내가 손으로 갈았다고 하면 믿을거에요? (농담 섞인 네 말에 저도 장난스레 받아치곤 같이 피식 웃어버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는 너에 따라 일어나 네 입 앞에 텀블러를 대주는) 아직, 좀 남았어요. (자연스레 네게 먹여주기까지 하곤 아무렇지 않게 제 자리로 돌아와, 양치 하러 간다며 잠시 네가 나간 사이 가운을 갖춰 입는데 선배들과 동기 애들이 한번에 우르르 들어오고 뒤이어 너도 마지막으로 들어오자 괜히 고개까지 뒤로 빼가며 이야기 하는) 와, 오늘 나 빼고 뭐 했어요? 나만 따돌림 받는 것 같은데.

7년 전
독자57
글쓴이에게
(저를 따라 일어나 제 입에 텀블러를 대주고는 먹여주는 너에 별말 없이 받아먹고는 연구실을 나서 화장실로 향해 양치를 하고 세수까지 하고 나오는데 멀리서 제 동기들이 보여 건성으로 인사를 하는데 뒤이어 네 동기들까지 오자 픽 웃으며 같이 들어가려는데 제 동기가 네가 어디 있냐고 묻자 연구실 쪽으로 고갯짓을 하는) 저기. (제 말에 다 같이 환호성이 터지더니 언제부터 둘이 같이 있었냐는 질문이 나와 황당한 듯 웃어버리는) 헛소리는 진짜, 나는 공부하다가 여기서 잤고. 별빛이는 아침 일찍 왔더라. 너희들은 뭐냐, 어디 삼학년이 사학년이랑 같이 등교를 해. (제 말은 듣기는 한 건지 다들 저보다 앞장서 연구실로 들어가자 픽 웃어버리기만 하고는 저도 뒤따라 연구실을 들어와 고개를 빼며 이야기하는 너를 보고는 고개를 살살 저으며 몰려있는 실습생들을 가리키고는 제 책상에 세면도구를 놓아두고 자연스럽게 네 옆에 가서 앉는)

7년 전
글쓴이
57에게
(동료들을 가리키며 눈짓 하는 너에 피식 웃으며 또 무엇 때문인지 언제부터 와있었냐 선배 동기 할거 없이 꼬치꼬치 캐묻자 널 힐끗 보곤 한숨만 푹 쉬어, 더 이상 대꾸할 힘도 없다는듯 고개만 절제절레 저어보이곤 자리에 앉아 어김없이 너에게 쫑알거리는) 아, 선배 그거 봤어요? 나 어제 진짜 오랜만에 집에서 영화보려고 티비 켰는데 광고에 생물학 교수님 나오시는 거예요. 우리 학교 광고도 엄청 하시던데. (한참을 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조회시간이 금세 다가와, 나란히 일어나 다같이 스테이션으로 나가 이야기를 듣는데 오늘은 병원 감사 때문에 실습생 모두 오전근무만 해도 될 것 같다는 말에 다들 술렁이며 시끄러워져, 저도 너와 눈이 바로 마주치고 좋다는듯 눈만 찡끗거리다 씩씩하게 인사를 하고 너와 함께 외래로 내려가는) 아, 진짜 좋다. 처음 아니에요? 감사는 어떤 분들이 하는건가, 뵙고 인사라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7년 전
독자58
글쓴이에게
아니, 나는 티비 본 지가 언젠줄 모르겠다. 티비는 무슨, 펠로우만 지겹게 보고 엄마 아빠 못 본 지 한 달이 다 돼가 맨날 잘 때 들어가고 잘 때 나오는데 무슨. 아, 엄마 보고 싶다 별빛아. (너와 함께 스테이션으로 걸어가 오전 근무만 해도 된다는 말에 저도 말없이 씩 웃어, 아침 조례를 마치고 너와 함께 외래 병동으로 내려가는) 그치, 나도 처음이네 이건. 감사는 본원 말고 분원에서 올 거야. 가서 인사드려, 대전에서 여기 오느라 힘드실 텐데. 감사하는 분들한테 진짜 감사하네. (네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하고는 습관처럼 네 머리를 쓸어주고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너와 나란히 걸어 외래 병동으로 들어가는) 너 뭐할거야, 근무 끝나고. 나랑 밥먹을래? 근처에 잘하는곳 아는데.

7년 전
글쓴이
58에게
(제 말에 맞장구쳐주며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는 너에 다른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아, 멈칫멈칫 하면서도 얌전히 받고 있다 외래 층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정말요? 다 좋은데 내가 선배 시간 뺏는 거 같아서. 시험 얼마 안남았잖아요. (저가 시험 보는 것 마냥 축 져져 걱정스레 말하다 멀리 나와 계시는 네 형이 보여,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곤 가까이 다가가는)

7년 전
독자59
글쓴이에게
어, 시험 얼마 안 남았어도 밥은 먹어야지. 굶어 죽이게, 아주. (네게 이야기하면서도 멀리 보이는 제 형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는 너와 함께 걸어가, 언제 봐도 둘의 조합이 참 신선하다는 말에 웃기만 하고는 다 같이 외래 진료실로 들어가 들어오는 환자를 살펴보고 빠짐없이 제 노트에 메모를 해두는)

7년 전
글쓴이
59에게
(네 형의 말에 너와 마주보고 피식 웃어버리곤 진료실로 향해, 저는 밖으로 나와 환자를 안내해주며 바삐 움직여 어느새 오전이 훌쩍 지나버리고 점심시간이 되자 북적였던 외래도 조금 한산해져 이제 퇴근할 때 되지 않았냐는 수간호사 선생님의 말씀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곤 기분좋게 인사를 하는)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뵐게요. (저 먼저 의국을 나서,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핸드폰을 확인해 보는데 아직 너에게서 연락이 와있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연구실까지 먼저 들어오니 곧바로 따라 들어오는 너에 괜히 울상을 짓는) 눈치 보여서 먼저 왔어요, 일찍 가려니까 이런게 또 마음쓰이네.

7년 전
독자60
글쓴이에게
(겨우 진료를 다 끝내고 저를 보내려는 형에 인사를 하고 로비를 나서는데 네가 이미 올라간건지 네 모습이 보이지 않자 바로 저희 연구실로 들어가, 이미 와 있는 네가 울상을 지어 이야기하자 자도 따라 울상을 짓는 시늉을 하다가 피식 웃고는 급히 제 가운을 벗어 내려두는) 별걸 다 신경쓰지. 뭔 눈치가 보여 저 사람들은 직원, 우리는 실습생이잖아. 괜찮아 빨리 가자, 나 배고프다.

7년 전
글쓴이
60에게
알았어요, 얼른 가요. (네 말에 옅은 한숨을 내쉬며 저도 가운을 벗어, 락커에 잘 걸어두고 짐을 챙겨 나란히 연구실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선배들이랑 애들은 벌써 다 갔나봐요, 아까 락커에 가운이 가득하던데. (한참 옆에서 쫑알거리며 일층까지 내려가, 사복차림으로 이 시간에 나오는 것도 오랜만인것 같아 제 가방을 고쳐 들고 생긋생긋 웃다 널 힐끗 바라보는) 선배 옷 입은거 보는것도 오랜만이고.

7년 전
독자61
글쓴이에게
당연하지, 나같아도 신나서 달려갔겠네. 또 어디서 술 마시고 있겠지 다들. (네 말에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대답을 하고는 너와 함께 병원을 나와 천천히 걸어가는데 저를 힐끗 보더니 이야기하는 너에 피식 웃고는 괜히 너를 빤히 내려다보는) 그래서, 사복 입은것도 멋있지. 가운 안에 감춰진 그, 뭔가가 있지. 남자같고 막.

7년 전
글쓴이
61에게
(나름 진지한 네 말에 너 보라는듯 한숨을 크게 한번 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딱히 부정하지도 그렇다 하지도 않고 한두걸음 앞서 걷다 신호등에 다다라서야 뒤돌아 너를 바라보는) 여기서 건너야 하죠? 뭐 먹을지 되게 기대되는데, 저도 배고파요.

7년 전
독자62
글쓴이에게
뭐야, 그 반응은. (너를 따라가듯 걸음을 바쁘게 옮겨 걷고는 신호등 앞에 멈춰 서서는 저를 돌아보며 이야기하는 너에 고개만 끄덕이고는 자연스럽게 네 어깨에 손을 올려두고 신호가 바뀌자 건너는) 예전부터 외식하러 왔었는데, 아버지랑 할아버지랑. 너도 좋아할 거 같아서. 좀 만 더 걸어가면 돼. 나도 걸어서는 처음 가보는데.

7년 전
글쓴이
62에게
(손에 든 제 핸드백을 살랑살랑 흔들며 어서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데 저를 감싸 안듯 어깨에 올려지는 네 손에 바짝 얼어 커진 눈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신호까지 켜져버리자 얼떨결에 같이 걸음을 떼 길을 건너며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다 애써 태연하게 말하는) 아버님이랑 할아버님이랑 되게 친하게 지냈나보다, 나는 딸인데도 그렇게 살갑게 못했는데. 저도 좀 알려주세요, 선배처럼 애교부리는거. (네게 투정부리듯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네 품에서 벗어나, 너와 마주본 채로 거꾸로 천천히 걸으며 싱긋 웃기만 하는)

7년 전
독자63
글쓴이에게
나는 뭐, 딸처럼 자랐으니까. 왜 그래도 나 생각보다 되게 무뚝뚝한데, 알잖아 너도. (제게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제 품에서 벗어나 뒤돌아 저를 보며 걷는 너에 싱긋 웃어버리기만 하는데 네 뒤에서 급히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가자 놀란 듯 너를 끌어안았다가 황급히 놓는) 아, 놀랐잖아. 앞에 보고 똑바로 걸어. 깜짝 놀랐네. (괜히 네게 놀란 듯 큰소리로 이야기해 더 먼저 걸음을 옮겨서는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는) 앉자, 여기 쌀국수 맛있어.

-

내일보자ㅠㅠ

7년 전
글쓴이
63에게
그래도, 김 선생님 하고 보면 저한테 하는거랑 또 다르잖아요. 선배. (천천히 걸음을 옮겨 뒷걸음으로 걷는데 순간 네가 저를 끌어당겨 안자 놀란듯 눈만 깜빡여, 뒤늦게 민망해져 급히 떨어져서는 괜히 헛기침하며 고개만 끄덕이곤 네 뒤를 따라 식당으로 가 자리를 잡는) 저 쌀국수 좋아하는건 어떻게 아셨어요. (생긋생긋 웃으며 흐트러진 제 머리를 습관처럼 쓸어 넘기는데 직원이 차와 함께 메뉴판을 가져다 주자 천천히 살펴보다 그대로 덮어버리곤 고개를 빼 네 메뉴판을 바라보는) 선배가 골라주세요, 뭐가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

나도 잠들었네..ㅎ

7년 전
독자64
글쓴이에게
다 알지, 네가 좋아하는 게 내가 좋아하는 거야. (네 말에 싱긋 웃으며 대답하고 메뉴판을 집어 들어 점원을 불러 주문을 시켜두는) 나 고기 좋아하니까, 너도 좋아하겠지 뭐. 괜찮지 고기 쌀국수. 마음에 안 들면 바꿔도 괜찮은데. (제 말에 괜찮다며 대답하는 너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저 혼자 배싯배싯 웃어버리는)

7년 전
글쓴이
64에게
아니에요, 고기 좋아요. (네 말에 생긋생긋 웃으며 고개를 저어, 한참 말없이 차 한모금을 홀짝이다 벌써 에어컨을 켠건지 조금 싸늘한 공기에 제 가방끈에 묶어뒀던 스카프를 풀어 제 무릎에 놓아둬, 무심코 고개를 드는데 네가 저를 배싯배싯 웃으며 쳐다보고 있자 저도 피식 웃어버리며 제 얼굴을 만지작거리는) 뭐야, 얼굴에 뭐 묻었어요?

7년 전
독자65
글쓴이에게
아니, 그냥. (네가 고개를 들어 저를 쳐다보며 얼굴을 만지작거리자 고개를 살살 저으며 앞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시는) 그냥 좀, 신기해서. 너 처음에 나 막 무섭다고 그랬잖아, 지금은 안 무서운가 궁금하기도 하고. 아, 너 나 좋아해 주기로 했는데, 좋아하는지도 궁금하고.

7년 전
글쓴이
65에게
아, 그때 그건 진짜 술김에 아무 말이나 나온 거예요. 무서운 거 아닌데. (네 물음에 시무룩해져 입꼬리를 축 내리다 툴툴거리듯 찻잔을 꼭 감싸잡고 입을 떼는) 좋아해 주기로 한 건, 그건 맞죠. 선배가 보기엔 어떤데요?

7년 전
독자66
글쓴이에게
내가 봤을 땐 아무 말 아니었는데. 그거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어. 글쎄, 좋아하는 거 같긴 한데, 정말 좋아만 해주는 것 같아서 좀 별로야 너. (네 말에 입을 삐죽이며 대답하고는 저 혼자 픽 웃어버리는데 마침 제가 주문해둔 음식이 나오자 저가 먼저 수저를 들어 국물을 떠먹는) 먹어봐, 얼른. 이거 먹고 또 나한테 빚져야지.

7년 전
글쓴이
66에게
선배가 잘 보셨네, 내가 선배 싫어할 이유가 없잖아요. (입을 삐죽 내밀면서도 애매한 네 말에 금세 배싯 웃어버리는데 마침 음식이 나와, 너를 따라 수저를 들어 한 젓가락 먹는) 아, 너무 맛있는데. 빚질 생각하면 또 막막하고. (농담하듯 네게 말하곤 한참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거즘 다 먹어갈 때쯤 네 눈치를 보더니 가방을 뒤적거려, 파우치 안에 카드만 살짝 넣어두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싱긋 웃어버리곤 뒤로 나가다 네가 안보는 사이 카운터로 돌아와, 먼저 계산을 마쳐두고 태연하게 자리로 와 앉는) 배부르다, 잘 먹었어요 선배.

7년 전
독자67
글쓴이에게
나는 행복한데, 빚쟁이 될 생각하니까. (한참을 음식을 먹어두고는 다 먹어갈 때쯤 네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가자 고개만 끄덕이고는 저 혼자 가만히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데 네가 다시 돌아와 앉자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래, 나도. 같이 먹은 사람이 좋아서 그런가, 잘 먹었네. 갈까, 이제. (네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계산을 하려는데 저를 막아서더니 이미 계산을 했다는 네 말에 살짝 인상을 쓰고 식당에서 나와 너를 가만히 쳐다보는) 이거 봐, 똑똑해 이별빛. 내가 이번에는 이자 좀 많이 붙여보려고 했더니. 너무하네, 진짜.

7년 전
글쓴이
67에게
(돌아오는 네 대답에 저까지 기분 좋아져 웃기만 하다 네 뒤를 따라 나가, 카운터 앞에 멈춰서는 너에 계산서를 뺏어들어 점원에게 전해주곤 뒤에서 널 돌려 세워 그대로 밖으로 나와 뿌듯하게 웃어보이는) 그럼요, 저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자 아닌데. 그래도 아직 갚을 빚 엄청 쌓였잖아요, 언제 다 갚나. (한숨까지 푹 내쉬며 피식 웃어버리곤 걸음을 옮겨, 천천히 병원 쪽으로 걷다 잠깐 뒤돌아 걸음을 멈추는) 아, 선배 먼저 들어갈래요? 저 잠깐 들릴 곳 있는데. 바로 연구실 다시 가세요?

7년 전
독자68
글쓴이에게
그러게, 진짜 어렵네. (네 말에 피식 웃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네가 뒤돌아 멈춰서서는 하는 말에 고개를 살살 젓는) 아니, 공부도 싫다 이제. 나 오늘은 좀 쉬려고. 어디 가는데, 나랑 같이 가면 안 되는 곳이야? 같이 가, 내가 태워줄 수도 있는데.

7년 전
글쓴이
68에게
차 타고 갈 거리는 아니고, 저기 아래 좀 내려가면 있어요. 선배 가면 좀 피곤할 수도 있는데, 나중가서 도망가고 그럼 안돼요. (잠시 고민하는듯 하다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네 손목을 살짝 잡았다 놓으며 널 데리고 조금 걸어, 학생들이 북적이는 거리로 나와 잔뜩 늘어진 가게 중에 화장품 가게로 들어가는)

7년 전
독자69
글쓴이에게
어, 괜찮아. 나 잘 따라다닐 수 있는데. (제 손목을 잡아가더니 걸음을 옮기는 너에 아무 말도 못하고 묵묵히 따라 걸어가, 네가 화장품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한숨을 푹 쉬고 너를 따라 들어가 어색하게 두리번거리고만 있는데 네가 안쪽에서 손짓을 해 보이자 쭈뼛거리며 가게 안으로 들어가 네 옆에 꼭 붙어서는) 좀 후회가 되기는 하네.

7년 전
글쓴이
69에게
(아무렇지 않게 안으로 먼저 들어가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다 옆에 네게 말을 걸려고 하는데 아직도 저 멀리 서서 들어오지도 않고 있어, 피식 웃어버리곤 손짓을 하자 바로 제 옆으로 오는 너에 손에 쥐고 있던 립스틱을 손등에 발라보는) 그럴 거 같아서 말한건데, 저 이거만 사면 돼요. 괜찮은가, 어때요? (손등에 찍었던 립스틱을 제 입술로 살살 찍어 발라봐, 네게 보여주며 손으로 가리키는)

7년 전
독자70
글쓴이에게
어, 예뻐. 예쁘네 진짜. (네 입술을 넋을 놓듯 멍하니 쳐다보다가 어리버리한듯 네게 대답을 해, 괜히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려는 듯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고개를 푹 숙이는) 아, 여기 덥다. 빨리 사고 나가자.

7년 전
글쓴이
70에게
(예쁘다는 네 말에 배시시 웃으며 립스틱 하나를 새로 집어들어, 다른 색들도 살펴보는데 네가 덥다며 손부채질 까지 하자 널 올려다보며 제 손으로도 널 부채질 해주다 서둘러 카운터로 가는) 아, 네. 다 샀어요. 많이 덥나. (바삐 계산까지 마치곤 숨만 크게 쉬고 있는 너에 괜히 미안해져 바로 가게를 나서는) 엄마 것도 사고 싶어서 백화점 가려다 그냥 나온김에 제거 먼저 산건데, 그냥 다른거 할걸 그랬어요.

7년 전
독자71
글쓴이에게
아니야, 괜찮아. 왜, 어머니 것도 사러 갈까 그럼. (너를 따라 가게를 나서, 네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이야기해 괜히 너를 훔쳐보듯 힐끗거리기만 하고는 피식 웃으며 네 손목을 살짝 잡았다 놓는) 백화점 가자, 어머니 꺼 내가 사드릴게. 제대로 발목 좀 잡아놔야지, 안되겠어 진짜.

7년 전
글쓴이
71에게
(제 말에 바로 백화점을 가자는 너에 놀란듯 눈만 깜빡여, 제 손목까지 살짝 잡았다 놓자 옅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괜찮아요, 급한 것도 아니고. 선배 많이 못자지 않았어요? 가서 좀 자야죠, 저 진짜 괜찮아요.

7년 전
독자72
글쓴이에게
아니, 같이 가. 이게 제일 급한 거 같은데 지금. (너를 내려다보며 싱긋 웃어버리고는 네 손목을 잡아끌고는 병원 쪽으로 걸어가는) 자,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래? 아예 차 좀 가지고 나올게. 나도 바로 집으로 가려고. (병원 앞에 너를 세워두고 바로 주차장으로 달려가, 어제 세워둔 제 차를 찾아 타고는 바로 네 앞으로 가 차 문을 열고 네 쪽으로 걸어가 조수석 문을 열어 너를 태워두고 저도 따라 타는) 가자, 여기 말고 시내 나가. 거기 물건이 더 좋을 거야.

7년 전
글쓴이
72에게
(저가 뭐라 대답 하기도 전에 저를 끌고 병원쪽으로 걸어가, 아직도 얼떨떨 해 아무 말도 못하고 따라가다 차를 가져오겠다는 말에 고개만 몇번 끄덕이곤 멀뚱히 혼자 서서 너를 기다리다 도착한 네 차에 올라타, 벨트를 매고 조금 뻘쭘한듯 가방만 손에 꼭 쥐고 있는) 이렇게까지 안해주셔도 되는데. 저 또 빚지면 어떡해요, 선배 피곤하게까지 하고.

7년 전
독자73
글쓴이에게
그러니까, 빚 좀 져달라는 거지. (네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하고는 너를 힐끗 쳐다보는) 이왕 빚지는 거 발목 좀 잡혀주고. (네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면서 꼼지락거리고 있는 네 손을 살짝 잡았다 놓는) 근데, 나한테 언제까지 선배 선배 할 거야. 나 하고 거리 두는 것 같고 좀 서운한데.

7년 전
글쓴이
73에게
(알게 모르게 자꾸 저가 착각 하는 것만 같은 말에 네 눈치만 보며 어색하게 웃는데 손까지 살짝 잡았다 놓는 너에 눈에 보이게 놀라, 두 손을 꼭 말아쥐고 가방을 끌어안아 두며 애써 태연한 척 하는) 네? 아, 선배. 선배는 선배니까, 그렇게 부르는 거지. 거리 두는 거 아니에요, 진짜 아닌데. (모른 척 변명을 하며 괜히 딴청을 부려, 제 가방에서 스카프를 꺼내 주섬주섬 가방 끈에 묶어두는데 자꾸 서운하다며 툴툴대는 너에 결국 울상이 되어 널 바라보는) 저 잘못했다고 백번은 더 말한 것 같은데. 아직이에요 그래도? 그때 선배가 오빠라고 하라고 해서 한거잖아요, 이제 제 잘못 없는데. 진짜.

7년 전
독자74
글쓴이에게
그래도, 나 서운한데 진짜. 다른 애들한테는 잘만 하던데. (운전을 하면서도 네게 서운하다며 투덜대듯 이야기하는데 저를 쳐다보며 울상이 다 되어서 이야기라는 너에 피식 웃어버리는) 누가 잘못해서 그러래, 그냥 내가 듣고 싶어서 그런 건데. 나는 너한테 그냥 듣고 싶어서, 선배는 너무 거리감 있으니까, 그냥. 조금 더 가까워지자 이거였지.

7년 전
글쓴이
74에게
좀 이상해요, 선배한테는 오빠라고 하는거 좀 힘들어. (네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 옅은 한숨을 내쉬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려, 직접 듣고 싶다고 까지 하는 너에게 저가 이럴수록 더 불편해지는 것만 같아 잘 떨어지지 않는 입을 오물거리다 고개만 푹 숙이는) 알았어요, 오빠라고 해야지 그럼. 저 이제 몰라요, 막 반말할지도 몰라.

7년 전
독자75
글쓴이에게
왜, 넌 맨날 나한테 뭐 한 하라 그러면 힘들다, 이러더라. 서운하게 진짜. 아니야, 그냥 지금 해줘 나 듣고 싶어. (제 말에 고개까지 푹 숙여 이야기하는 너에 픽 웃어버리고는 네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 반말도 막 하고 오빠라고 불러도 주고. 나랑 좀 친하게 지내줘, 선배 후배 말고. 남자대 여자면 더 좋고.

7년 전
글쓴이
75에게
(오빠라는 말이 이상하리만큼 어색해,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만 계속 숙이고 있는데 따뜻한 네 손길이 닿아 이어 들리는 말에 순간 얼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을 짓기도 잠시 일부러 더 밝게 웃으며 창을 살짝 여는) 오빠라고 할게요 그러니까. 아, 덥다. 그래도 아직 더울 때는 아닌데.

7년 전
독자76
글쓴이에게
응, 그래 오빠. 좋네, 더우면 창문 더 열어, 바람 시원하네. (제 말에 어색하게 웃기까지 하며 창문을 여는 너를 힐끗 보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운전을 해, 제법 규모가 큰 백화점에 차를 세워 주차해두고는 먼저 내려 네 쪽 문을 열어주는) 내리자.

7년 전
글쓴이
76에게
(한참을 달려 백화점에 도착해, 이런 곳을 너와 함께 올줄은 꿈에도 몰랐던지라 아직도 어벙벙해 있는데 네가 문까지 열어주자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이곤 나란히 걸어 들어가는) 선배는 뭐 살 거 없으세요? 다른거. 아, 오빠지. (말을 다 마치고 나서야 아차 싶어 혼자 중얼거리는)

7년 전
독자77
글쓴이에게
어, 나도 온 김에 우리 엄마 선물 좀 사드릴까. (저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너를 보고는 피식 웃으며 네 어깨를 한번 잡았다 놓는) 괜찮아, 부담 갖지 말고 천천히 하면 되지 뭐. (너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일층에 있는 화장품 매장으로 들어가는) 자, 골라봐. 그리고 우리 엄마 것도 하나만 골라줘라, 나는 진짜 못 고르겠어.

7년 전
글쓴이
77에게
(머쓱하게 웃으며 너와 걸음을 옮겨, 화장품 매장에 도착해 화려하게 펼쳐진 화장품들을 쭉 둘러보다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듯 주춤거려, 제 어머니 것도 골라달라는 네 말에 고개를 몇번 끄덕이곤 립스틱 하나를 집어들어보는) 어머니 어떤거 좋아하세요? 우리 엄마는 좀 독특하셔서, 미술 하시거든요. 매일 하는게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라 그런가.

7년 전
독자78
글쓴이에게
우리 엄마 뭐 좋아하는지 모르는데, 그냥 너희 어머니 생각하고 골라줘, 우리 엄마도 보통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서 괜찮은데. (네가 골라 보여주는 립스틱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저도 그 옆에 있는 립스틱 하나를 골라 네게 보여주는) 이거는 어때, 우리 엄마 말고 너희 어머니 꺼. 봐, 신제품이래. 이거 사드리자. 아니다, 너 발라도 예쁘겠는데. 이거 두 개 해, 너랑 어머니 꺼.

7년 전
글쓴이
78에게
(너도 옆에 서서 립스틱 하나를 골라 저에게 보여주자 예쁘다는듯 고래를 끄덕이기도 잠시 제 것 까지 같이 하자는 말에 제법 단호하게 고개를 젓곤 립스틱 두개를 가져가 네가 말릴 새도 없이 먼저 계산을 해버리는데 점원이 카드를 긁으려 하는 순간 네가 막아서자 잔뜩 울상이 되어 네 손을 잡는) 아, 선배. 제가 이렇게 많이 받기만 하면 어떡해요, 이건 제가 할게요. 사실 이거로도 모자라요. 응? 저 한번만 봐주세요, 오빠.

7년 전
독자79
글쓴이에게
(저를 밀어두고 립스틱을 들고 계산대로 가는 너를 멀뚱히 보다가 황급히 네 쪽으로 걸어가 네 앞을 막아서는) 에이, 카드 주세요. 제가 계산할게요. (제 손을 잡아 쥐고 이야기하는 너에 괜찮다는 듯 고개를 살살 젓고는 잡은 손을 떼어내 네 손에 네 카드를 쥐여주는) 자, 넣어놔 이거. (제 카드와 립스틱 하나를 마저 계산대에 올려두고 너를 힐끗 내려보며 싱긋 웃는) 그거 세 개다 계산해주세요, 아 다 포장해주세요. (저를 울상이 되어 쳐다보고 있는 너를 보며 피식 웃고는 네 머리를 살살 쓸어주는) 괜찮아, 알잖아 너도. 나 금수저라 돈 엄청 많은 거. 그리고 넌 좀 많이 받아둬야 돼. 그래야 내가 너한테 뭐라도 좀 해보지. 틈을 안주니까 아주.

7년 전
글쓴이
79에게
(결국 네가 계산을 해버리자 표정을 펴지 못하고 너만 빤히 올려다 봐, 밉지 않게 째려보는데도 웃음 띤 얼굴로 저를 쓰다듬어 주는 너에 손까지 잡아 내리고 툴툴대는) 선배, 아니 오빠 할아버님 아버님이 돈 많은거지 오빠가 그런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미안하게 자꾸. (저가 뭐라 대답할 수도 없는 말을 네가 이어가자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다 예쁘게 포장된 립스틱을 점원이 저에게 건네주자 받아들곤 널 힐끗 보고 모른척 먼저 길을 나서는)

7년 전
독자80
글쓴이에게
아니야, 나도 돈 많은데. 걱정 마 괜찮네요. 그 많은 돈 중에 내 돈 하나 없을까 봐. (네 말에 괜찮다는 듯 웃으며 대답하고는 다시 카드를 돌려받아 제 주머니에 넣어둬 네가 먼저 나가자 저도 따라나서서는 네 옆에 붙어 서는) 가자, 데려다줄게.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 푹 쉬어야지.

7년 전
글쓴이
80에게
(금세 제 옆으로 와 붙어 서는 널 힐끗 보곤 말없이 고개만 끄덕여, 뾰로퉁하게 주차장까지 와 차에 타서는 제 손에 들린 작은 상자만 빤히 보다 네가 뒤에 둔 가방을 팔을 뻗어 가져오는) ..고마워요, 잘 쓸게요. 어머니꺼는 가방에 넣어둘까요? 몰라, 나 되게 속없는 후배 된 것 같은데.

-

한시간만 있다 올게!

7년 전
독자81
글쓴이에게
응, 넣어주면 고맙지. (네 말에 싱긋 웃고는 운전을 해, 여전히 기분이 별로인것 같아 보이는 너를 애써 외면하듯 저 혼자 웃어가며 운전을 해, 말없이 달려 너희 집 앞에 차가 멈춰서자 너보다 먼저 내려서는 네 쪽 문을 열어줘 네가 차에서 내리자 말없이 네게 손을 살살 흔들어, 네 어깨를 꼭 잡아두는) 좋다, 기분 이상하고. 이러니까 진짜 데이트 하는거 같네. 종종 데려다 줄게, 진작 이렇게 할걸 그랬어.

-

다녀왕!!

7년 전
글쓴이
81에게
..선배. (마냥 좋지만은 않은 기분으로 금세 도착한 집 앞에 내려, 아무 말도 못하고 네 말만 가만히 듣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만 같아 고개만 떨구고 깊게 한숨을 쉬며 제 손에 들린 상자만 만지작거리는) 저 혼자 겉넘고 앞서는 것도 같은데, 그래도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저는, 선배 정말 좋아요. 그냥 하는 말 아니고 정말. 근데 자꾸 이렇게 제가 받는 것만 많아지면 내 욕심만 커질거고 그러게 되면 저는 이제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선배도 잃게 될거예요. 욕심부리고 싶지 않아요, 더이상. 죄송해요. 이거는, 제가 받을게 아닌 것 같아요. 오늘 감사했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어느새 오빠라는 말은 하지도 못하고 너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채로 주절주절 말을 해, 제 마음과 거리가 먼 말만 다 뱉어놓고는 네 손에 상자를 꼭 쥐어주고 급히 뒤돌아서는)

7년 전
독자82
글쓴이에게
뭐야, 분위기 잡으면 나 불안한데. (저를 앞에 세워두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너에 저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네가 돌려주는 상자만 다시 받아두고 머쓱한 듯 웃는) 아, 그러니까. 나는 그냥 너한테 좋은 선배였구나, 하긴. 맞네 선배. (네 말에 저 혼자 중얼거리듯 이야기하는데도 뒤돌아 가는 너를 불러 제가 들고 있던 상자를 전해주려다 방금 네가 한 말이 생각나 그대로 제 손을 내려두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너를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아파트 비상등이 완전히 꺼지고 네 모습이 사라지자 혼자 한숨만 푹 쉬고는 제 차로 돌아가 한참 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가 내가 돌려준 상자를 뒷좌석에 아무렇게나 내려두고 운전을 해 제 집으로 가는)

7년 전
글쓴이
82에게
(네 말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도망치듯 건물 안으로 들어와, 더 이상 선을 넘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해버린 말이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서도 아까 스치듯 본 네 표정이 자꾸만 눈에 밟혀, 그동안 다 알면서도 모른척 하고 계속 가깝게 지낸 저 자신을 탓하며 집으로 돌아가 힘없이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겨,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고 한게 무색하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밤새 뒤척이다 결국 뜬 눈으로 날을 새고 아침 일찍이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길에 나서는)

7년 전
독자83
글쓴이에게
(집으로 들어가 저를 맞아주는 어머니에 제가 챙겨온 상자를 하나 건네주니 좋아하시는 모습에 씩 웃어버리는) 누가 사긴, 엄마 아들이 사 왔죠. 마음에 드나 모르겠네, 안 드시면 제가 다른 걸로 바꿔드릴게요. (제 말에 괜찮다며 가서 쉬라는 말씀에 오랜만에 제 방 침대에 누워 한참을 멍하니 누워만 있다가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저녁도 거르고 잠이 들어 다음날 겨우 눈을 뜨고 일어나 평소에 즐겨 입지도 않던 정장을 차려입고 나와서는 제 차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병원 앞 정류장 쪽에서 네가 걸어가는 게 보여 습관적으로 네게 아는 척을 하려다가 아차 싶어서는 모르는 척 그래도 병원으로 가 주차를 해두고 병원으로 들어가 바로 저희 연구실로 들어가지 않고 이사장 실로 들어가 제가 챙겨온 과일들을 전해드리는) 엄마가 챙겨드리래요, 건강 좀 챙기면서 하시라고, 저 오늘 할아버지 보려고 옷도 멋있는 거 입었는데. (오랜만에 본 얼굴에 반가운 듯 웃으며 잘 왔다고 반겨주시는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저희 연구실로 다시 내려가는 중에 매점에 들려 저희 의국 사람들이 먹을만한 간식을 사들고 내려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스테이션으로 걸어가서는 업무를 보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간식을 건네주고 남은 간식을 들고 연구실로 들어와 저를 보고 무슨 일이냐며 묻는 실습생들에 괜히 어색하게 웃기만 하며 제가 사온 간식을 책상에 내려두는) 무슨 일은, 돈 좀 썼다. 이 형님이, 이왕 돈 쓰는 거 멋있게 좀 보이려고 옷도 쫙 빼입고.

7년 전
글쓴이
83에게
(아침 일찍 일어날 것도 없이 복잡한 제 마음을 숨기기라도 하듯 화장까지 더 꼼꼼하게 하고 바로 병원으로 향해, 연구실 문을 열자마자 꾸벅 인사를 하고 제 자리로 가 앉는데 항상 저보다 먼저 와 있던 네가 오늘은 무슨 일인지 보이지 않아, 그렇다고 너는 어디에 있냐고 선배들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해 급히 가운을 챙겨입고 스테이션으로 나가 어제 미뤄둔 일을 바삐 하는데 잠시 약품실에 다녀온 사이 데스크 가득 놓여있는 간식들을 간호사 선생님들이 생글생글 웃으며 먹고 있어, 저도 어서 와 들라는 말에도 괜찮다며 어색하게 웃어버리곤 연구실로 들어가는데 다들 옹기종기 모여 입에 하나씩 물고 있는 모습에 피식 웃어버리는데 그 사이에 낯선 네 모습도 보이자 그대로 얼어, 어서 와 먹으라는 동기들의 말에 고개만 끄덕이고 안으로 들어가는) 응, 먼저 먹어. 아침을 많이 먹었더니. (제 자리에 앉아 괜히 바쁜 척 책만 뒤적거리는데 평소 같았으면 저가 먼저 챙기지 않으면 진작에 저를 챙겨줬을 네가 저는 쳐다보지도 않고 동료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저만 마음에 걸려 괜히 걱정했다는 꼬인 마음으로 표정을 굳히고 다시 나가 없던 일도 찾아서 바삐 하는)

7년 전
독자84
글쓴이에게
(저를 가운데에 앉혀두고 소란스럽게 간식들을 집어먹자 피식 웃어버리고는 저도 간식을 몇 번 집어먹는데 마침 네가 들어와 괜히 신경 쓰지 않는 척 더 밝아 보이는 얼굴로 이야기를 해. 네가 밖으로 나가버리자 그제야 저도 다시 표정을 굳히고는 말없이 간식을 집어먹는데 왜 너는 같이 안 먹냐고 저에게 물어오자 괜히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몰라 나도, 내가 쟤 대변인도 아니고, 입맛이 없나 보지. 야, 빨리 먹어. 조례 시간이야. (제 말에 남은 간식들을 급히 입에 털어 넣더니 가운을 챙겨 입자 저도 재킷을 벗어두고 가운을 챙겨 입어, 진짜 의사선생님 같다는 말에 픽 웃기만 하고는 다 같이 스테이션으로 나가 어느 때와 같은 조로 나눠지자 별말 없이 너와 엘리베이터를 타 외래병동으로 내려가는)

7년 전
글쓴이
84에게
(무슨 일을 그렇게 부지런히 하냐는 선생님들의 말에도 그저 웃기만 하며 아까 체크해뒀던 물품을 또 다시 확인하는데 금세 조례시간이 되버리고 다들 스테이션 앞에 서있자 저도 뒤에 멀찍이 떨어져 서, 저 앞에 서 잘 보이지도 않는 네 뒷모습만 멍하게 보며 서 있다 뭐라 했는지도 모를 레지던트 선생님의 말씀에 대답만 하고는 다들 흩어지자 저도 너를 따라 어색하게 뒤따라 가, 외래로 내려가 어김없이 저희를 반겨주는 펠로우 선생님께 꾸벅 인사를 하는데 둘이 왜 그러냐는 물음에 고개만 푹 숙이고 괜히 딴청 부리며 차트만 만지작 거리고 있는)

7년 전
독자85
글쓴이에게
뭘 왜 그래요, 뭐가 그렇게 다들 궁금한지 모르겠네. (괜히 농담을 하듯 어색하게 웃어버리고는 저가 먼저 걸음을 옮겨 병동 안으로 들어가 진료를 도와 언뜻언뜻 보이는 네 모습을 외면하듯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오전 내내 진료를 바쁘게 보다가 저희 업무시간이 끝나자 너와 마주치지 않으려 서둘러 나가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네가 서있어 괜히 모르는 척 제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 제 동기에게 전화를 거는) 야, 너 업무 끝났지. 나랑 점심 먹자, 배고프다 친구야.

7년 전
글쓴이
85에게
(선생님의 말씀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하는 너에 조용히 진료 준비를 도와, 너와 선생님까지 다 준비가 되자 저는 나가서 환자 안내를 돕는데 한 번을 저와 마주치지도 않고 일부러 그러는 듯 진료실에서 나오지 않자 제 업무 시간이 끝나자마자 급히 자리를 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하필 앞에서 딱 마주치자 조용히 고개만 숙이는데 너무 태연한 네 반응에 되려 저가 그동안 갖고 놀려진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 잔뜩 표정을 굳혀두고 곧장 뒤돌아 계단으로 성큼성큼 올라가 제 연구실로 올라가서는 눈에 보이는 동기애 하나를 잡아 식당으로 가는) 밥 같이 먹자, 나 배고파. (제 말에 선배는 어디에 두고 왔냐 묻자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표정을 굳혀, 아무 말 없이 식당까지 내려와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제 동기가 멀리서 오고 있는 너와 선배를 불러, 한숨만 푹 쉬곤 묵묵히 반찬만 오물거리는)

7년 전
독자86
글쓴이에게
(전화를 받고 있는 제 뒤로 달아나듯 걸어가버리자 한숨을 푹 쉬고 전화를 끊어 바로 식당 측으로 올라가 제 동기와 만나 배식을 받는데 멀리서 네 동기가 너를 불러내자 결국 제 동기를 따라 네 쪽으로 걸어가서는 쭈뼛거리며 네 옆에 앉아 묵묵히 밥을 집어먹는데 네가 자리에서 일어나 피하려 하자 네 손목을 잡아두는) 앉아, 분위기 망치지 말고. 먹자.

-

쨍아 나 열시쯤 올게 이따보쟝

7년 전
글쓴이
86에게
(결국 선배와 함께 저희쪽으로 걸어오는 걸 애써 외면하다 가볍게 고개만 꾸벅 숙이곤 말없이 밥만 먹어, 간간히 동기와 선배 사이에 오가는 대화에서도 도저히 저가 이 어색한 분위기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며 네가 저를 잡자 입술만 꾹 깨물다 자리에 털썩 앉아 남은 밥만 깨작거려, 다들 밥을 다 먹고 나서야 자리에서 먼저 다시 일어나는데 저가 나가기도 전에 쌩하니 네가 먼저 나가버리자 멍하니 서서 네 뒷모습을 바라만 보다 동기는 어디로 간 줄도 모르고 저 혼자 터덜터덜 걸어 연구실로 돌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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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와! 아, 그리고 이렇게 며칠 지지부진 하게 지내다 국시 전날이 되어버리는데 그때까지 너는 집에 안가고 연구실에 혼자 남아있는거야, 아예 밤 샐 작정으로. 나는 오늘도 늘 그랬던 것처럼 모른척 하고 퇴근하는데 그렇게 안보여도 너 요즘 되게 힘들어한다고 펠로우 선생님도 말해주고 그동안 연구실 동료들이 눈치 준 것도 있으니까. 그래도 고집부리듯이 다 그냥 무시해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가 결국 자꾸 네 생각 나는거 못이겨서 한밤중에 병원까지 달려가고, 나도 내 마음 말하고 잘 되는 쪽으로 할까?

7년 전
독자87
글쓴이에게
(결국 밥을 다 먹고 일어나 너에게 왜 그렇게 하냐는 말에 픽 웃어버리는) 뭐, 나 원래 군기 잡는 거 잘 하잖아. (별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며 제 동기와 함께 연구실로 올라와 그렇게 업무를 봐, 그 후로 너와 별다른 진전이 없이 시간이 흘러 제 국시 시험 하루 전남으로 다가와 네 생각을 잊어보려 밤낮없이 공부에만 매달려 집에 잘 들어가지도 못하고 거의 폐인처럼 공부를 하면서도 네가 볼까 아침 바다 더 말끔하게 준비를 해, 오늘도 모든 업무가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실습생들을 보고만 있다가 저 혼자 남은 연구실에서 밤을 새울 생각으로 책을 펴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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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시간이 났어!!

7년 전
글쓴이
87에게
(그렇게 몇날 며칠을 저 혼자 끙끙 앓으며 시간을 보내, 안그러는척 하는것도 힘들어 지쳐가는 와중에 너는 저와 달리 되려 더 좋아보이자 심술만 날이 갈수록 가득 차 오늘도 한번을 웃지도 않고 제 일만 하다 내일 있을 선배들의 국시 때문에 응원간다, 준비하러간다 다들 바빠 일찍이 퇴근하자 저도 뒤따라 연구실을 나서, 피곤 가득한 얼굴로 병원을 나서는데 로비에서 네 형과 딱 마주치자 애써 웃으며 인사를 하는) 수고하셨습니다, 들어가세요.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바로 밖으로 나가려는데 뒤에서 저를 부르더니 제 앞으로 달려와, 요즘 너와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며 원래 자기가 알던 너는 온데간데 없는 것 같다고 말해, 복잡한 마음에 그저 웃기만 하곤 고개를 젓는) 아니에요, 선배랑 아무 일 없어요. 선배 요즘 시험 때문에 피곤하셔서 아마 그럴거예요, 제가 아래에서 더 잘해야 하는데. (대충 얼버무리며 인사를 하곤 슬쩍 자리를 피해, 급히 병원을 나서 하루에 수십번도 더 듣는 제 걱정과 덩달아 같이 듣는 네 걱정에 그저 한숨만 나와 느릿한 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바로 침대로 가 털썩 눕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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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내가 늦었네 저녁 먹고 들어오느라8ㅅ8

7년 전
독자88
글쓴이에게
(한참을 책을 읽어내리고 있는데 제 형이 들어와 오늘도 집에 들어오지 않을 거냐는 말에 피곤한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혹시 네가 왔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는듯 어깨를 한 번 으쓱해, 시험 잘 보라며 저에게 도시락을 건네주자 웃으며 받아들어 대충 저녁을 해결하고는 나른한 몸으로 저녁 느지막하게 공부를 하다가 저도 모르게 펴놓은 책에 얼굴을 묻듯 쓰러져 잠이 들어, 한참을 지나 뒤척이며 일어나는데 제 어깨에서 담요가 떨어져 놀라서는 눈을 비비는데 제 눈앞에 네가 보여 잠결인가 싶어서는 저 혼자 중얼거리다 떨어진 담요를 잡아들고 다시 눈을 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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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니!!

7년 전
글쓴이
88에게
(가만히 침대에 누워 꼼짝 없이 눈을 감아, 잠이라도 자면 지끈거리는 머리가 조금 나아질까 싶어 이불에 제 몸을 숨기는데 한참이 지나도 잠이 오기는 커녕 네 생각만 자꾸 나, 오늘따라 왜 이러나 싶어 벌떡 일어나 맥주 한 캔을 같은 자리에서 다 마셔버리고 눕는데도 늦은 새벽이 다 되도록 멀쩡한 정신에 괜히 제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다 제 정신인지도 모르게 대충 옷을 챙겨 입고 병원으로 달려가다 시피 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연구실 앞에 다다라서야 이게 맞나 하는 생각에 한참을 망설이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역시나 스탠드 조명 하나만 켜둔 채로 네가 책상에 엎드려 자고있어, 순식간에 차오르는 눈물을 글썽이며 네 앞으로 가 가만히 바라보다 제 자리에 있던 담요를 가져와 어깨에 살짝 덮어주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너에 놀라 한두걸음 떨어져 말 없이 지켜보기만 하다 저를 멍하게 보더니 다시 엎드려 버리는 네 옆에 가만히 앉는) ..집에 가서 자지, 왜 여기서 이래요. (혼자 작게 중얼거리다 다시 잠이 들어버린건지 눈을 감고 새근새근 숨만 내쉬고 있는 널 한참 더 멍하게 쳐다보기만 하다 떨리는 손길로 네가 저에게 해줬던 것 처럼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는데 슬며시 네가 눈을 뜨자 새빨개진 눈으로 너와 뚫어져라 마주하는)

7년 전
독자89
글쓴이에게
(분명 저가 꿈을 꾸고 있는듯한 기분에 저 혼자 헛웃음을 웃어버리고는 다시 잠이 들려 하는데 제 머리에 분명 네 손길이 느껴져 고개를 살짝 들어 너를 빤히 쳐다보는데 네가 저를 가만히 보고 있어 맞나 싶어서는 제 손을 살짝 뻗어 네 머리를 살살 쓸어보고는 생생하게 닿는 네 느낌에 피식 웃으며 웅얼거리듯 이야기하는) ..꿈 아니네, 꿈이면 좋겠는데. 너 꿈에서는 나 좋아하잖아, 도망도 안 가고.

7년 전
글쓴이
89에게
(천천히 네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저도 책상에 가만히 기대니 얼마 안가 다시 눈을 떠, 저처럼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하는 너에 그렁그렁 고여 있던 눈물이 책상을 적셔버리자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입만 잔뜩 내미는) 지금 일부러 이러는거죠, 나도 좀 힘들어보라고. 똑같이 느껴보라고. 혼자 잘 지내는 척, 멀쩡한 척 다하더니 왜 꿈에서는 찾아요. 나는 꿈 꾸기도 힘들었는데.

7년 전
독자90
글쓴이에게
아닌데, 일부러. 봐, 너는 항상 그래, 진심을 봐야지 뭐든지 삐뚤게만 보잖아. (입을 잔뜩 내밀며 이야기하는 너에 픽 웃어버리고는 몸을 일으켜 네 쪽으로 가깝게 붙어서는 너를 가만히 쳐다보고는 네 눈가를 살살 닦아주는) 나 때문에 잠도 못자고 그런거야 지금? 기분 좋네. 너한테 되게 큰 사람이 된거 같네.

7년 전
글쓴이
90에게
(가까이 다가와 제 눈가를 살살 닦아주는 너에 입만 꾹 다물고 네가 닦아내려 할 수록 자꾸만 더 스미는 눈물에 네 손길을 피하듯 고개를 푹 숙였다 드는) 나는 내가 제일 중요한 이기적인 사람이라, 나 힘들어지는 거 싫어서, 불편해지는 거 싫어서 거짓말했는데 내가 잘못한거였어요. 선배 말대로 내가 삐뚤게만 봐서 그런가봐. 그래서 나 지금 벌 받고 있나봐요, 너무 힘들어. 나한테 큰 사람이 갑자기 없어지니까, 쉴 그늘도 없어진 기분이야. (울먹거리며 겨우 제 할 말을 내뱉다 결국 울음 소리가 터져 나와, 한참 끅끅거리며 어깨까지 들썩이는)

7년 전
독자91
글쓴이에게
(어깨까지 들썩여가며 울어버리는 너에 한숨을 푹 쉬고는 그대로 너를 조심히 끌어안아 토닥이는) 그러게, 진작에 받아줬으면 됐을걸. 너만 힘들면 됐지, 왜 나까지 힘들게 해. 이기적이야 진짜. (분위기를 바꿔보려 괜히 더 과장된 듯 네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면서도 제 어깨에 닿아버리는 네 눈물에 손으로는 열심히 네 등을 토닥이는) 울지 마, 울지 말고 정식으로 고백해, 너도 나 좋아한다고. 선배 아니고, 남자로. 이거 해줘야지 어서.

-

가야겠다!!! 이 따 올겡!!

7년 전
글쓴이
91에게
(네 품에 안겨서도 그칠 줄 모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계속 훌쩍여, 한참 토닥임을 받고 나서야 조금 진정이 되어 소리 없이 떨리고 있던 어깨를 축 늘어뜨려 네게 폭 기대는데 제 귓가에 대고 말하는 너에 품에서 살짝 빠져나와 잔뜩 울상이 된 표정으로 너를 가만히 바라보다 괜히 심술부리듯 고개만 젓는) 선배도 나한테 좋아한다고 한 적 없잖아요, 고백을 왜 내가 먼저 해. 나는 고백 받아본 적도 없는데.

-

잘다녀와!

7년 전
독자92
글쓴이에게
그러네, 나는 좋아한다고 고백도 하기 전에 너한테 까인 거네. 그럼 나도 좀 억울하지 진짜. (네 말에 저도 따라 울상을 지어 보이고는 너를 따라 하듯 고개를 살살 저어가며 피식 웃어, 네 머리를 쓸어주는) 좋아해, 엄청 많이. 오래 기다린 만큼 더 애틋하고, 그만큼 나한테는 별빛이가 많이 소중해. 그러니까 나랑 연애하자 별빛아.

7년 전
글쓴이
92에게
(가슴 깊은 곳부터 벅차오르는 네 고백에 다시 울상이 되어, 울먹울먹 하다 애써 자신을 추스르려 크게 숨을 내쉬곤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떼는)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선배 마음 받으면서 나 정말 행복했어요. 나도 선배 좋아요, 많이 좋아해.

7년 전
독자93
글쓴이에게
(네 말에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올려 싱긋 웃고는 그대로 너를 끌어안아 어색하게 웃기만 하다가 너를 제 품에서 살짝 떼어내서는 네 입에 살짝 입을 맞췄다 떼고 너를 빤히 바라보는) 나도, 나도 많이 좋아해. 싫어하지 않아서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많이. 좋아해.

7년 전
글쓴이
93에게
(네게 안겨 어깨에 얼굴을 묻어, 숨만 고르고 있다 살짝 들리는 얼굴에 부끄러운듯 배싯 웃기만 하는데 갑작스레 닿았다 떨어지는 입술에 순식간에 얼굴이 발그레 달아올라, 네 허리만 꼭 다시 끌어안아 버리는) 진작에 말할걸, 나는 선배 좋아하는데 선배도 나 좋아햐냐고 그냥 다 물어볼걸 그랬어요.

7년 전
독자94
글쓴이에게
많이 좋아하는데, 나도 진작에 물어볼걸 괜히 겁먹고 그랬어. (제 허리를 꼭 끌어안아버리는 너에 간지러운 듯 배시시 웃고는 네 머리를 손으로 살살 쓸어주는) 고마워, 용기 내고 나한테 와줘서. 너 안 왔으면 어땠을까 싶어, 이대로 폐인처럼 내일 시험장 갔을 텐데.

7년 전
글쓴이
94에게
그렇게 보내기 싫어서 왔어요. 화장도 다 지우고, 술도 한잔했는데, 그래도 지금 아니면 선배도 나도 못 버틸 것 같아서. (얌전히 네 손길을 받으며 작게 웅얼거리다 살짝 고개를 빼 널 힐끗 보기도 잠시 피식 웃어버리곤 빤히 눈을 맞추는) 얼마나 오래 기다린 거예요, 나는 전혀 몰랐는데.

7년 전
독자95
글쓴이에게
예뻐, 그래도 예쁘네. 잘했어, 고마워 진짜. (제 눈을 빤히 쳐다보고는 부끄러운 듯 웃으며 눈썹을 한번 올렸다 내리는) 글쎄, 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기다렸을 거야. 감동이지 진짜. 응? 내가 좀 순정파 같긴 하지. (네게 말하면서도 나른한 듯 피식 웃으며 제 머리를 한번 쓸어넘기는) 많이 놀아주고 싶은데, 내가 너무 바쁘네. 나 의사 선생님 돼야 하잖아.

7년 전
글쓴이
95에게
(능청스러운 네 말에 푸스스 웃어버리며 눈을 찡끗거리곤 네 손길이 닿았다 떨어진 곳을 살살 쓰다듬어주는) 조금이라도 자고 의사선생님 될 준비 하러 가야죠, 집에 가서 푹 잤어야 했는데. 잠도 못자고 어떡해. (안쓰럽다는듯 널 몇번이고 쓰다듬어주다 품에서 살짝 떨어져 제 눈물을 훔쳐내곤 자리에서 일어나는) 얼른 가서 누워요, 잠깐이라도. 내가 깨워줄게요 좀 있다가.

7년 전
독자96
글쓴이에게
아니야, 너 들어가 얼른. 나 아침에 바로 나가면 되는데. (너를 따라 일어나서는 너를 꼭 끌어안았다 놓고는 네 어깨를 잡아 문 앞으로 데려가는) 가, 얼른. 내일 출근해야지, 나 없을 때 더 잘해야 선배가 욕 안 먹어. 그러니까 나 걱정 말고 집 가서 주무세요, 집 앞까지 같이 가주고 싶은데. 오늘은 못 데려다줄 거 같네.

7년 전
글쓴이
96에게
여기 있다가 잠깐 이따 집에 들르면 되죠, 괜찮은데. (네게 끌려가듯 문 앞까지 가, 어서 가라며 저를 부축이는 너에 어쩔 수 없다는듯 울상을 짓곤 널 한번 더 끌어안아, 아쉬운듯 한참을 부둥켜 안아 고개만 살짝 들곤 네 볼에 입을 맞추려다 부끄러운 마음에 그대로 널 떼어내고는 손만 흔드는) 시험 잘 봐요, 나 가볼게요 그럼. (느릿하게 문을 열고 나가, 몇걸음 떼다 말고 자꾸 뒤돌아 보며 걷기를 반복하다 다시 네게로 쪼르르 달려가서는 볼에 쪽 소리나게 입맞추고 길을 나서는)

7년 전
독자97
글쓴이에게
네, 걱정 마. 잘 보고 올게. 얼른 들어가, 늦었어. (너를 따라 문 앞으로 나가 복도로 걸어가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는 너에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데 네가 제 쪽으로 달려오더니 볼에 입을 맞췄다 급히 떼고는 달아나듯 복도를 걸어가자 혼자 큭큭 거리고 한참을 서있다가 연구실로 들어와 펴놓은 제 책을 살펴보고는 네가 집에 들어갔을 시간이 되자 휴대폰을 꺼내 네게 문자를 하는)

잘 들어갔어?
벌써 보고 싶네

7년 전
글쓴이
97에게
(실컷 다 해두고도 부끄러워 서둘러 병원을 나서,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괜히 한번 뒤돌아보곤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데 소파에 기대어 앉자마자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너에게서 문자가 와있어, 혼자 얼굴까지 가리고 웃다 겨우 웃음을 가라앉히고 답장을 하는)


들어왔어요
선배 얼른 자야죠
내일 시험 잘보고
보고싶은 얼굴 봐야하는데

7년 전
독자98
글쓴이에게
그러게
시험 잘 봐야지
시험 잘 보고 얼굴 실컷 볼래
나 공부할게
내일 봐
시험 끝나고 병원 와야지

(네게 답장을 하고 저 혼자 피식피식 웃어가며 애써 집중하려는 듯 책을 소리 내기까지 하며 읽어내려가다가 결국 책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기대서서는 겨우 책을 다 읽어내려, 꼬박 밤을 새우고는 아침 일찍 준비해 주변 사람들의 응원을 받고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7년 전
글쓴이
98에게
너무 무리하면 안되는데
조금이라도 자고 가요
응?
나도 얼른 자야겠다
내일 봐요
끝나면 전화 하고!

(답장을 보내두고 제 방으로 들어가, 피곤한 몸을 뉘여 한참 네 생각만 하다 스르르 잠이 들어 다음날 울리는 알람 소리에 맞춰 일어나 바로 출근을 해 유난히 밝은 목소리로 스테이션의 간호사에게 인사를 하는)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은 왜 그렇게 기분이 좋냐는 물음에 헤실헤실 웃으며 연구실로 들어가, 선배들 없이 동기들끼리만 남은 공간이 새삼 낯설어 멍하게 둘러보다 어김없이 업무를 시작하는)

7년 전
독자99
글쓴이에게
(시험장으로 들어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시험이 시작되자 제가 준비했던 만큼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어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서, 같이 시험을 끝낸 동기들이 저와 함께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이야기하자 단칼에 거절을 하고는 바로 병원으로 들어가 저를 보자마자 시험에 대해 물어보는 제 형에 웃으며 이야기하는) 아이, 당연히 잘 봤지. 형이 준거 그게 진짜 도움 많이 되더라.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자는 제 형의 말에 고개를 살살 젓고는 도망치듯 의국을 나오는) 그건 나 합격하는 날 먹고, 오늘은 약속 있어. (제 형을 만나고 바로 스테이션으로 올라와 저를 보자마자 놀란 듯 왜 왔냐고 묻자 피식 웃기만 하고는 바로 연구실로 들어와 책상에 앉아있는 너와 네 동기들이 보여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픽 웃고는 제 자리로 걸어가는 척 네게 눈짓을 하는) 야, 너네 선배들 벌써 술판 벌였는데. 이따 끝나고 오라는데.

7년 전
글쓴이
99에게
(하루 종일 네가 없이 외래로 내려가 진료를 도와, 오늘은 진료실로 들어와서 네가 하던 일을 대신 해주라는 펠로우 선생님의 말씀에 방긋방긋 웃어가며 업무를 하다 오후 늦이막이 연구실로 들어와 앉아있는데 갑자기 네가 들어와, 놀란 눈으로 빤히 보고만 있다 이내 웃어버리곤 태연하게 의자를 돌려 앉아 동료들을 보는) 아, 그럼 지금 가야하나? 끝나려면 삼십분도 안남았는데. 오늘 아마 어마어마 할 것 같은데. (제 말에 다들 술렁이며 내일 출근 할 수는 있냐는 말까지 들려오자 푸스스 웃다 너와 눈이 마주쳐, 그저 배싯 웃고만 있다 고개를 까딱이며 작게 속삭이는) 전화하지, 왜 여기까지 왔어요.

7년 전
독자100
글쓴이에게
보고 싶어서. (제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이는 너를 따라 하듯 저도 피식 웃으며 대답을 해, 마침 수간호사가 들어오고 저희 다 집에 가도 좋다고 이야기하자 피식 웃어버리고는 괜히 네 쪽으로 걸어가 몰래 네 손을 잡았다 놓는) 그래, 오늘 같은 날 먹고 죽어야지.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서도 네 옆에 꼭 붙어 피식피식 웃어가면서도 네 손가락 하나를 꼭 잡아 쥐고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우리 둘만 빠지면 좀 그러니까, 갔다가 금방 나오자.

7년 전
글쓴이
100에게
(제 말에 작게 속삭이듯 대답해주는 너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걸 겨우 참아내, 태연하게 동기들 이야기를 듣는데 수간호사 선생님이 다녀 가시자 바로 제 옆으로 와 은근 슬쩍 손을 잡아오자 놀라 눈이 커지다가도 고개만 몇번 끄덕이곤 손을 휙 떼어내고 락커 앞으로 가는) 얼른 가야겠네 그럼, 다들 마음의 준비 좀 하고.

7년 전
독자101
글쓴이에게
(라커로 걸어가며 이야기하는 너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저 먼저 연구실을 나서, 저희 부모님에게 여러 번 전화가 와있자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는 전화를 받는) 네, 잘 봤죠 그럼. 애들이랑 술 좀 마시려고요, 오늘은 집에 들어갈게요. 저 늦을 수도 있어요, 기다리지 마세요. (저희 어머니께 전화를 하고 있는데 네가 동기들과 함께 연구실에서 걸어 나오자 괜히 관심 없는 척 헛기침을 하고는 저 먼저 엘리베이터에 타는) 안 타면 먼저 간다, 다들 뛰어라.

7년 전
글쓴이
101에게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두는 사이 네가 먼저 나가자 저도 동기 애들과 급히 짐을 챙겨 나가, 오늘은 진짜 뻗으면 안된다는 제 옆에 있던 동기의 말에 피식 웃어버리곤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기는데 멀리서 네 목소리가 들리자 종종걸음으로 저가 먼저 쏙 들어가 타는) 야, 빨리 와. 선배 가신다잖아.

7년 전
독자102
글쓴이에게
(네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쏙 들어와 제 옆에 서서는 능청스럽게 이야기하자 피식 웃으며 괜히 엘리베이터 문을 닫는 시늉을 해, 겨우 네 동기들이 엘리베이터에 가득 타자 몸을 뒤로 딱 붙여두고는 꼬물거리며 네 손을 살짝 잡았다 놓으며 손장난을 치듯 만지작거려, 네가 손을 떼어내자 울상을 지어서는 괜히 토라진 듯 몸을 돌려놓고는 저 혼자 피식피식 웃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제 앞에 있던 후배를 밀어내듯 재촉하는) 덥다, 빨리 내리자 우리.

7년 전
글쓴이
102에게
(너만큼이나 저도 태연하게 말하며 너와 눈이 마주쳐, 씩 웃어보이곤 바로 우르르 몰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는 동기들에 뒤로 주춤거리며 구석으로 붙어 서는데 자꾸 장난치듯 손을 잡아 가져가는 너에 인상을 찌푸리고 손을 살짝 떼어내, 슬쩍 널 올려다 보니 토라지기라도 한듯 입을 삐죽 내밀고 있자 갑자기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참아내고 문이 열리자 우르르 다시 몰려 내려 제 긴 머리를 손으로 묶어 잡아 손부채질 하며 무리 뒤에 서서 너와 나란히 걸어가는) 덥네 이제, 그렇죠.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말도 뭐가 그리 간지러운지 배싯배싯 웃어, 동기 애들이 간간히 뒤돌아 볼 때마다 괜히 표정관리를 하며 뒤따라 걷다 도착한 호프집으로 들어가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는) 수고하셨어요, 오빠들 진짜 이제 의사선생님 되는거네. 제일 부럽다.

7년 전
독자103
글쓴이에게
어, 엄청 덥다. (네 말에 실실 웃어가며 대답을 하고는 함께 호프집으로 들어가, 네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제 잔에 가득 따라주는 맥주를 벌컥거리며 마셔 금방 좋아지는 기분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듯 잔뜩 흥에 취해 이야기하면서도 테이블 아래 내려둔 손으로 네 손을 꼭 맞잡고 있어, 간간이 네 쪽으로 고개를 돌려 너를 힐끗거리며 쳐다보고는 배시시 웃어대며 괜히 문쪽으로 고갯짓을 하는)

7년 전
글쓴이
103에게
(다함께 테이블에 모여앉아 시끌벅적하게 이야기를 나눠, 선배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네가 덥썩 잡아 간 손이 신경쓰이는 듯 힐끗거리며 바라보다 저도 금세 피식 웃어버리곤 간간히 술잔만 홀짝이는데 취해버린건지 배시시 웃으며 제게 눈치를 주는 너에 잡고 있던 손을 살짝 떼어내곤 정신없는 틈을 타 가방을 챙겨 들어, 조용히 나가려는데 어디가냐며 저를 붙잡는 선배에 어색하게 웃으며 잡힌 손을 살짝 밀어내는) 어디 안가요, 화장실 가 화장실. 벌써 막 진짜 의사 선생님이라고 저 혼내시네요, 이태민 선생님.

7년 전
독자104
글쓴이에게
야, 막 여자 손 함부로 잡고 그러냐 너. 화장실 간다잖아, 두고 술이나 마셔. (겨우 너를 보내두고 저도 눈치만 살피다가 제 지갑을 꺼내 손에 잡히는 대로 돈을 꺼내 제 동기에게 전해주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 간다, 아버지가 얼굴 좀 보자고 하시네. 그거 모자라진 않을 거야, 먹고 편의점 가서 숙취 해소제 사 먹어. 연구실에 술 냄새 풍기지 말고. 간다. 내일 보자. (급히 빠져나오듯 호프집을 나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네가 보이자 싱긋 웃으며 네 쪽으로 달려가서는 네 손을 꼭 잡아두는) 가자, 우리끼리 맛있는 거 먹으러.

7년 전
글쓴이
104에게
(너와 선배 눈치를 살피다 슬쩍 가게를 빠져 나와, 문 앞에 서서 제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며 널 기다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가 나와 제 손을 꼭 잡자 피식 웃으며 저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걸음을 옮기는) 선배 먹고싶은 거 있어요? 오늘 고생했으니까 선배 먹고싶은거 다 먹어야죠. 뭐가 좋을까, 제일 맛있는거.

7년 전
독자105
글쓴이에게
아니냐, 그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생겼어. (걸어가던 걸음을 멈추고 너를 가만히 노려보듯 쳐다보고 입을 떼는) 너 왜 나한테 자꾸 선배 선배 하냐, 말끝마다 아주, 격식을 너무 차리는데. 다른 애들한테는 오빠 잘만 하면서. 너무 거리감 느껴진다니까 그거는. 너 선배라고 할 때마다 기분 이상해.

7년 전
글쓴이
105에게
(갑자기 걸음을 멈춰 세우는 너에 의아한 듯 널 빤히 올려다보는데 뚱한 표정으로 저를 흘기더니 다시 호칭 이야기를 꺼내자 아차 싶어 멋쩍게 웃어버리는) 그게, 마음대로 잘 안돼요. 선배는 선배인데 어떡해, 또 돌아와버렸네. 그럼 지금부터라도 오빠라고 부르면 되지, 그렇죠 오빠. (생긋거리며 잡은 손을 살살 흔들며 말해, 그래도 좀처럼 표정을 풀지 못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너에 잡은 손을 살짝 끌어당겨 다시 길을 걷는) 내가 선배라고 하면 그렇게 별로예요? 나는 선배 선배라고 꼬박 5년을 불러와서 입에 배어버렸는데.

7년 전
독자106
글쓴이에게
응, 진짜 별로야. 그 습관 진짜 마음에 안 들어, 오빠. 이렇게 아름다운 단어가 있는데, 굳이 딱딱하게 선배 선배 해야 되나 모르겠네 진짜. (너를 따리 천천히 길을 걸어가면서도 투덜대듯 이야기하다가도 금방 기분이 풀려 네 손을 꼭 잡아두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날씨 좋다, 덥고. 시간 나면 너랑 캠핑 가고 싶은데, 이놈의 의대는 시간이 날 때가 없네. 그래도 다음에 나랑 캠핑 꼭 가자. 너랑 가고 싶어.

7년 전
글쓴이
106에게
(투덜거리는 모습도 마냥 귀엽게만 보여 피식 피식 웃는데 금세 또 웃어버리며 제게 말을 건네오자 알겠다는 듯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오빠도 여행하고 캠핑 하는거 좋아해요? 나도 되게 좋아하는데. 약속했어요, 꼭 가는거야. 오빠랑. (괜히 신경써 말 끝마다 오빠라는 말을 붙여, 좋아하는 것 같은 너에 고개를 푹 숙이고 웃다 잡은 손을 살살 흔들어 눈짓하는) 그럼 오빠도 이제 별빛이, 하지 마요. 아니, 별빛이도 좋은데 나랑 친한 사람들은 거의 다 별아, 별아 하잖아요. 나도 그게 더 좋은데. 근데 이별, 하면 좀 이상하니까 그냥 별이.

7년 전
독자107
글쓴이에게
응, 나 엄청 좋아하는데. 우리 집에 용품도 되게 많아, 그거 내가 못 쓰니까 우리 형이 막 가져간단 말이야. 근데 기분 진짜 좋다, 오빠라고 불러주니까. (네 말에 배싯배싯 웃으며 대답을 하고는 손까지 살살 흔들어가며 걸음을 옮겨 걷는데 들려오는 네 말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알았어, 별이. 별아, 안녕 별아. 이렇게 할게, 그럼 너도 오빠 말고, 식이 오빠 해줘. 다른 사람들도 다 오빠니까, 나는 식이 오빠.

7년 전
글쓴이
107에게
식이 오빠 너무 간지러운데. (네 말에 푸스스 웃어버리곤 괜히 혼자 중얼거리자 그럼 안해줄거냐는 물음에 태연하게 고개를 저으며 장난스레 잡은 손에 잔뜩 힘을 주는) 아니요, 오빠가 해달라는 대로 해줄건데. 식이 오빠. 오빠 얼른 정해요, 오빠 먹고 싶은거 먹어야 해. 또 술은 좀 아니고. 배 안고파요?

7년 전
독자108
글쓴이에게
왜, 그럼 안 불러줄 거냐. (네 말에 잔뜩 난 듯 이야기하는데 잡은 손을 꼭 쥐더니 이야기하는 너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네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 어, 나 배고픈데. 고기 먹으러 갈래? 여기 진짜 맛있는 삼겹살집 있는데, 우리 집이랑 가까워서 저녁에 혼자 나와서 막 먹고 그러는데. 어때 삼겹살 괜찮아?

7년 전
글쓴이
108에게
고기 제일 좋죠, 가요. (네 말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곤 여느 연인들과 다를 거 없이 손을 꼭 맞잡고 거리를 걸어, 힐끗거리며 널 보면서도 아직도 제대로 실감이 나지 않아 그저 배시시 웃기만 하다 가게를 지날때마다 쇼윈도에 비춰보이는 저희 모습에 잠시 걸음을 멈춰두고 불꺼진 가게 앞에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되게 신기하다, 상상 안해봤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이렇게 진짜 될 줄은 몰랐어요.

7년 전
독자109
글쓴이에게
(네 손을 꼭 잡고 복잡한 거리를 걸어가는데 네가 문이 닫힌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신기한 듯 비추는 저희 모습을 보고 이야기하자 피식 웃고는 네 옆에 딱 붙어서는 너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그랬어? 나는 상상 좀 해봤는데, 소원도 빌어보고. 이렇게 되게 해달라고, 봐 내가 너 엄청 좋아한다니까. (네 말에 능청스럽게 웃으며 대답하고는 근처 고깃집으로 들어가 저를 보자마자 반겨주시는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너와 함께 앉아 주문을 하는데 제 옆에 앉은 아가씨는 누구냐고 물어오자 부끄러운 듯 웃으며 대답하는) 아, 여자친구예요, 네, 예쁘죠.

7년 전
글쓴이
109에게
(저를 좋아한다는 한마디 말에도 고개를 푹 숙이고 웃다 다시 걸음을 옮겨, 널 따라 고깃집으로 들어가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데 저를 빤히 보시더니 너에게 누구냐 묻는 아주머니에 자연스레 네가 여자친구라고 대답하자 괜히 부끄러워져 고개만 꾸벅 숙이고 어색하게 웃어, 참하게 생겼다며 잘 어울린다는 말과 함께 아주머니가 자리를 뜨시자 테이블 위에 있던 손을 네게로 뻗어 보이며 널 뚫어지게 쳐다보는) 큰일이네, 이렇게 여자친구 예쁘다고 소문내고 다니면 학교까지 금세 퍼져버리는거 아니에요?

7년 전
독자110
글쓴이에게
(테이블 너머로 네 손을 꼭 잡고 부끄러운듯 웃으며 괜히 제 어깨를 한번 들썩이는) 뭐 어때. 여자친구 예쁜거 사실인데, 솔직히 진짜 예쁘잖아 너. 그리고 소문 좀 나면 좋겠다, 알아서 별이 옆 좀 피해 다니라고, 안 그럼 내가 주사기 이만한거 들고 쫓아올거라고 막 협박도 하고. (네 말이 피식피식 웃으며 농담을 하듯 이야기하면서도 잡은 손을 꼭 쥐고있는) 맞아, 전에 들었는데. 너 수족냉증 있다며, 그래서 겨울에 엄청 고생한다고, 저번에 민영이랑 얘기하는거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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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보자!!!

7년 전
글쓴이
110에게
이제 진짜 닥터가 그런 말 하니까 좀 무섭긴 하다. (제 말을 태연하게 받아치는 너에 픽 웃어버리곤 네가 꼭 쥐고 있는 손만 가만히 바라보는데 저를 걱정하는 투로 말하는 너에 다른 한쪽 손도 꺼내 네 손을 깍지 껴 잡는) 응, 언제 들었어요? 가을 겨울은 다 좋은데, 손발 시려운거 딱 그거 하나만 좀 그래요. 그래도 오빠가 이렇게 잡아주면 이제 괜찮지 않을까. (나름 진지하게 네게 말하다 금세 실실 웃는데 때 맞추어 반찬과 함께 고기가 나와, 잡고 있던 손을 떼어내곤 수저를 꺼내들어 네 앞에 잘 놓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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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

7년 전
독자111
글쓴이에게
지나가다 들었나, 그랬을거야. 그치, 내가 꼭 잡아주면 괜찮겠지. (네 말에 실실 웃으며 대답하고는 잡은 손을 살살 쓸어주는데 한상가득 음식이 차려져 잡은 손을 떼어내고는 네가 놓아준 수저를 잘 밀어두고 집게를 들어 불판에 고기를 잘 올려두는) 내가 맛있게 잘 구워줄게.

7년 전
글쓴이
111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너에 그동안 하나하나 다 보고 있었구나 싶어, 고기를 불판에 올려놓는 너를 웃음 띤 표정으로 한참 바라보다 네게 작게 손부채질을 해주는) 우리 해부실험 할 때 생각난다, 오빠가 집도의 하고 나 그때 옆에서 보조 했는데. 기억나요? 나 그때 엄청 혼나서 눈치 보였었는데.

7년 전
독자112
글쓴이에게
어, 기억나지 그럼. 너가 옆에서 무서워하니까 나까지도 막 손이 벌벌 떨려서, 다들 예민하긴 했지 그때. (네 말에 피식 웃으며 고개까지 끄덕여가며 대답하고는 너를 빤히 쳐다보는) 별이 너는 어느 과 가고 싶어?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속에 정해둔 곳은 있을 거 아니야.

7년 전
글쓴이
112에게
아, 음. (너와 같이 생긋거리며 웃다 물음에 조금 멈칫거리다 입을 떼는) 저는 흉부외과요. 심장 고칠 수 있는 곳이잖아요. 여기 마음. (어느새 반짝이는 눈을 하고 제 심장께를 가리켜 보이다 고개를 빤히 빼고 널 보는) 오빠는요? 오빠도 생각해둔 과 있어요?

7년 전
독자113
글쓴이에게
(꽤나 자신 있어 보이는 얼굴로 제게 이야기하는 너를 보고는 저 혼자 피식 웃어, 다시 저에게 돌아오는 질문에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다가 네 가슴께에 얹어진 손을 가져와 제 가슴팍에 얹어놓는) 나도 그럴까 봐, 마음이나 고쳐볼까. 할아버지는 신경외과, 아버지는 정형외과, 형은 일반외과. 봐, 나는 뭘 할까 했었거든. 흉부외과가 있었네 진짜.

7년 전
글쓴이
113에게
아, 이사장님도 외과의셨구나. 다 외과네요, 오빠까지 흉부의로 가면. (제 손을 잡아 가져가 가슴팍에 대는 너에 흠칫 놀라,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도 못하다 애써 태연하게 중얼거리며 웃는) 오빠는 어딜 가든 잘 할거잖아요, 수석이 어디 가겠어. 신경외과도 좋고, 정형외과도 좋고. 다 좋을 것 같아요.

7년 전
독자114
글쓴이에게
그치, 외과 의사들이야 다들. 같이 있으면 내 피가 말라요. 대화 내용이 얼마나 살벌한지. (네 말에 피식피식 웃어가며 대답하고는 네 손을 잡아 내려 꼭 잡았다 놓아주는)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너무 잘해서 나 무섭게 하지 말아줘. (농담을 하듯 네 말에 웃어가며 대답하고는 다 익은 고기를 잘게 잘라서는 네 앞에 놓아주는) 먹자, 많이 먹고 의사 되어야지.

7년 전
글쓴이
114에게
(네 말에 푸스스 웃어버리며 어깨를 으쓱이곤 네가 제 앞에 고기를 놓아주자 천천히 수저를 드는) 응, 많이 먹고 빨리 의사 될거예요. 오빠도 많이 먹어야 하는데. (제 쪽으로만 고기를 다 몰아줘버린 네가 다시 바삐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있자 고기 몇접을 네 접시로 옮겨줘, 느껴지는 네 시선에 모른척 고기만 열심히 오물거리는)

7년 전
독자115
글쓴이에게
(제 접시에 그릇을 옮겨주는 너를 힐끗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며 수저를 들어 급히 고기를 집어먹고는 불판에 올려진 고기를 열심히 뒤집어 굽는) 맛있네, 많이 먹어. 많이 많이 사줄게. 오빠가 다른 건 몰라도 돈 쓰는 건 잘하잖아.

7년 전
글쓴이
115에게
(오물거리면서도 널 힐끗 보니 금세 고기를 다 비우고 바삐 손을 움직이고 있어, 네 말에 고개만 천천히 끄덕이다 제 앞의 고기를 집어 네 입에 넣어주곤 흐뭇하게 웃는) 나는, 돈보다 마음이 중요해요. 오빠가 모르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오빠 여자친구 속물은 아니라고 알려줘야지. (나긋한 목소리로 말하곤 물 한모금을 마셔, 씩 웃으며 네 앞에도 물을 밀어주는) 나도 오빠한테 많이 주고 싶은데. 나도 나름 부족한거 없이 써요.

7년 전
독자116
글쓴이에게
(고기를 제 입에 넣어주는 너에 고맙다는 듯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어 네게 보이고는 오물거리며 음식을 씹는) 나도 마음이면 되는데, 더불어 애교도 받아줄게. (네가 건네주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컵을 내려두고는 네 앞에 마저 고기를 놓아주는) 그리고, 우리 만나는 거. 당분간 비밀로 하자, 나 인턴 될 때까지만. 괜찮겠지.

7년 전
글쓴이
116에게
네, 나도 그게 편하니까. (고기를 더 얹어주며 말하는 너에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여,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식사까지 다 마치고 식당을 나서 배부르다는듯 크게 숨을 내쉬는) 애들이랑, 선배즐 아직도 거기 있으려나, 오늘 거의 밤 샐 작정이던데.

7년 전
독자117
글쓴이에게
있을 거야, 워낙 술들을 잘 마시니까. 그쪽 근처도 가지 마, 무서워 아주. (네 말에 피식피식 웃어가며 대답하고는 다시 네 손을 꼭 잡아두고는 살살 흔들어 이미 어둑해진 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는) 어디 갈래, 뭐 좀 마시러 갈까.

7년 전
글쓴이
117에게
좋아요, 저기 앞골목에 나 아는 카페 있는데. 한가해서 가끔 거기가서 책도 봐요. (살랑살랑 기분좋게 잡은 손을 흔들며 거리를 걸어, 얼마 안가 도착한 카페에 들어서 카운터에서 너와 함께 메뉴판을 살피다 속삭이듯 가까이서 말하는) 여기는 자몽에이드.

7년 전
독자118
글쓴이에게
그래, 거기 가자. (너와 함께 사이좋게 카페로 들어가 메 말에 피식 웃고는 점원에게 에이드 두 잔을 주문해두고 너와 함께 자리로 와서 앉는) 나 자몽에이드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고 여기 데려왔어, 나 사실 커피도 잘 못 마신단 말이야. 안 어울리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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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쯤 다시 올겡

7년 전
글쓴이
118에게
그래서 그랬구나, 저 실습 나온지 얼마 안됐을 때. 오빠가 나 레몬에이드 사줬잖아요. 오빠랑 같은걸로. (다정하게 마주보고 앉아 너와 쫑알거려, 싱긋거리고 웃다 더위가 조금 식어서인지 나른해져 테이블에 살짝 기대 네게 잡힌 손만 꼼지락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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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와!

7년 전
독자119
글쓴이에게
응, 내가 못 먹으니까. 그냥 똑같은 거 먹자 이거였지. (네 말에 싱긋싱긋 웃으며 대답하고는 네 손을 꼭 잡아 살살 쓸어주는) 손이 되게 작아, 매일 느끼는데. 이 손으로 나중에 수술도구는 어떻게 잡을까 걱정되네. (제 손바닥을 쭉 펴서는 네 손을 감싸듯 잡아 쥐며 네 손가락만 만지작거리는데 진동벨이 울리자 손을 떼어내고는 카운터로 가, 주문한 음료를 가져와 앞에 놓아주는) 자, 시원하겠다.

7년 전
글쓴이
119에게
오빠 손이 너무 커서 그런거예요, 내가 작긴한가. (배싯배싯 웃으며 가만히 네게 손을 맡겨놓는데 먼저 일어나 음료를 받아오자 두 손으로 음료 잔을 꼭 잡아쥐고 한모금 마시는) 시원하다. 얼마 전만 해도 따뜻한 레몬티만 마셨었는데, 나도 커피보단 상큼한게 좋아서. 이제 좀 지나서 더위 가시면 오빠는 졸시 치고 병원만 다니겠네요, 나는 아직 삼학기나 남았는데. (괜히 엄살부리듯 한탄 섞인 말을 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려, 음료에 대고 있어 그런지 금세 차가워진 제 손을 꼭 말아쥐며 무릎에 내려두는)

7년 전
독자120
글쓴이에게
어, 근데 알잖아, 인턴 진짜 힘든 거. 얼굴 볼 시간도 많이 없을 거야. 이제 시작이지, 인턴 끝나고 레지 하기 전에 군대 다녀올까 생각 중이었는데. 그러니까 볼 수 있을 때 많이 봐둬야지. (너를 가만히 보며 싱긋싱긋 웃어, 금세 발갛게 달아오른 네 손을 가져와 잡아두는) 봐, 벌써 차가워.

7년 전
글쓴이
120에게
맞다, 군대도 있지. (네 말에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벌써 부터 아쉽다는 듯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 네가 손을 다시 잡아 가져가자 피식 웃어버리는) 오빠 손 되게 따뜻하네. (그렇게 양 손 다 너에게 맡겨둔 채로 스트로우를 입에 물고 음료를 마셔, 한참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슬쩍 시간을 보는) 몇시지, 오빠 안피곤해요? 오늘 제일 힘들었을텐데.

7년 전
독자121
글쓴이에게
그래도 군의관으로 들어가면 자주 볼 수 있을 거야. (네 손을 꼭 잡아 쥐고는 음료를 마셔, 시간을 보며 이야기하는 너에 고개를 살살 끄덕이는) 조금, 그래도 생각보다 안 피곤한데. 별이 데려다줄 정도는 되. 이거 먹고 들어가자, 데려다줄게.

7년 전
글쓴이
121에게
시간 보는 것도 금세 습관 되버렸나봐요. 자꾸 주머니에서 뭐 꺼내려고 하고. (저도 너를 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 가운 입을 때 주머니가 달려 있는 쪽을 더듬어봐, 농담하듯 이야기 하다 어느새 음료도 다 비워내고 가만히 서로 마주보고만 있다 가방을 챙겨드는) 아, 저 내일은 오전에 학교 다녀와야 하는데. 교수님이 부르셔서. 오빠는 내일 정상출근 하죠?

7년 전
독자122
글쓴이에게
응, 나는 정상출근. 그럼 점심은 먹고 오겠네. (너를 따라 일어나 컵을 정리해두고는 네 손을 꼭 잡고 나와 걷는) 아니다, 나도 학교 갈까. 가고싶다 너 간다고 하니까. (네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뭐가 그렇게 좋은지 저 혼자 싱긋싱긋 웃으며 걷는) 많이 덥지, 차 태워줄걸 그랬다. 저기 주택가 있는 곳이 우리 집인데.

7년 전
글쓴이
122에게
에이, 출근하셔야죠. 선생님들한테 혼나면 어떡해. 점심만 애들이랑 같이 하고 바로 들어올거예요, 일 해야지. (저를 가만히 바라보며 하는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하곤 네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는데 제 본가와도 생각보다 많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보여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손을 고쳐잡는) 어, 저쪽이에요? 우리 집도 저기, 끝에 있는데. 아. 내가 사는 집 말고 우리 부모님 지내시는 집.

7년 전
독자123
글쓴이에게
응, 저쪽. 진짜? 우리도 이사온지는 얼마 안 됬는데. 나 졸업하면 집 하나 얻어서 나가기로 했어, 지금은 다같이 살고 있는데, 알잖아. 우리 형이 입는거 그거 다 내 옷이야. (네게 울상까지 지어가며 이야기하고는 피식피식 웃어가며 너를 빤히 쳐다보는)

7년 전
글쓴이
123에게
알죠 그럼, 오빠가 그렇게 매일 선생님한테 투정부리는데. (저에게서 잠시도 시선을 떼지 않고 말하는 너에 걷는둥 마는둥 느릿하게 걸음을 옮기다가 결국 걸음이 자연스레 멈춰져, 뒤늦게 푸스스 웃어버리곤 괜히 고개를 푹 숙였다 드는) 아이, 오빠 얘기 듣다 보니까 나도 독립한거 좀 후회돼요. 괜히 고집부려서 일찍나왔나 싶고. 졸업하고 천천히 해도 되는거였는데. 나도 문안인사 좀 드리러 가야겠다, 쉬는날.

7년 전
독자124
글쓴이에게
왜, 나는 빨리 독립하고 싶은데. 자유롭잖아. 나는 가끔 병원에서 자는 건데도 눈치 보여, 집에 못 들어가면. (걸음을 멈춰두고 네게 웃어가며 이야기를 해, 네 손을 꼭 잡아두고 다시 걸음을 옮겨 걷는) 빨리 독립하고 싶어. 너랑 더 많이 있을 수 있잖아.

7년 전
글쓴이
124에게
음, 그런건가. (네 말에 괜히 놀란듯 커진 눈으로 널 빤히 올려다보다 혼자 작게 웅얼거리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손까지 슬쩍 빼내려고 하는) 좀 위험한 발언인데 그거, 우리 아직 24시간도 안됐어요.

7년 전
독자125
글쓴이에게
뭐야, 그러는 너가 더 위험해. 뭔 생각을 했길래 그러냐. (제 손을 놓으려 하는 너에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네 손을 꼭 잡아 제 옆에 딱 붙여두고는 너를 빤히 보며 짓궂게 웃는) 뭔데, 얼굴까지 빨개져서. 나는 그냥 밖에서 가족들 눈치 안 보고 더 오래 놀 수 있으니까 좋다고 한 건데.

7년 전
글쓴이
125에게
아니에요, 빨개지긴 뭐가. (저가 말해놓고도 민망해져 눈만 이리저리 굴리는데 되려 저를 꽉 잡아두고 자꾸 캐묻는 너에 입을 삐죽 내밀고 가방 든 손으로 제 볼을 만지작 거리는) 나도 그 말이에요, 밤 새도록 밖에서 나랑 놀면 응? 당연히 위험하죠. 이젠 밤에도 엄청 더워. (점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다 애써 넘기려는 듯 잡은 손을 이끌어 제 집 쪽으로 서둘러 걷는) 빨리 가요, 나 더워요.

7년 전
독자126
글쓴이에게
(네 말에 결국 웃음이 터져 큭큭대며 저 혼자 한참을 웃다가 네 손을 꼭 잡고 네게 끌려가듯 걸음을 옮겨 걷는) 네, 알았어요. 나도 덥다. 누구 때문에 나까지 막 부끄러워지네. (너를 놀리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너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는 반댓손으로 네 머리를 살살 쓸어주는) 너희 옆 집으로 이사갈까봐. 위험하니까.

7년 전
글쓴이
126에게
(계속 저를 놀리듯 하는 말을 무시하듯 고개만 푹 숙이고 바삐 걷다 머리칼에 느껴지는 손길에 얼굴을 힐끗 들어 널 보다 심술부리듯 머리로 네 어깨를 콩 찧고 떨어지는) 안돼요, 옆집 다 찼어. 안되지. 응. (꽤나 단호하게까지 말하며 마저 걸음을 옮겨, 얼마 안가 저 멀리 보이는 제 집에 뒤돌아 네 손은 꼭 잡아 쥔채로 거꾸로 걷는)

7년 전
독자127
글쓴이에게
아, 아파요. 진짜. (제 어깨를 콩 쳐내고 고개를 떨어트리는 너에 잔뜩 울상을 지어 보이고는 네 손을 꼭 잡아, 너희 집 앞에 다다르자 몸을 돌리고 천천히 걸어가는 너를 빤히 보고만 있다가 아쉬운 듯 네 손을 꼭 잡아 쥐고만 있다가 너를 품에 꼭 끌어안아 몸을 살살 흔드는) 아, 보내기 싫은데. 이래서 옆집 살고 싶다는 거였는데. 너 들어가는 거 다 볼 수 있잖아.

7년 전
글쓴이
127에게
(며칠 못 볼 사이 처럼 애틋하게 눈을 마주하고 걷다 집 앞에 도착해서야 저를 와락 끌어안고 흔드는 너에 피식 웃으며 네 등을 살살 토닥여주는) 들어가는거 보면, 더 아쉬워지지 않을까요. 나는 그럴 것 같은데. 옆집은 못 살아도, 같이 일은 할 수 있으니까 내일 봐요. 나 빨리 갈게요. (말과는 다르게 떨어질줄을 몰라, 가만히 네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는)

7년 전
독자128
글쓴이에게
(한참동안을 아쉬운듯 제 품에 너를 꼭 끌어안고는 네 머리를 살살 쓸어주는) 벌써부터 보고 싶어지려고 그러는데. (나른한듯 웃어가며 너를 안은채로 속삭이듯 이야기하다 결국 너를 품에서 살짝 떼어내, 네 어깨를 꼭 잡아두는) 들어가, 늦었다. 얼른 가서 쉬어야지.

7년 전
글쓴이
128에게
오빠도 얼른 가서 쉬어요, 오늘 고생 많았어요. (아쉬운듯 하게 네 품에서 떨어져 나와, 싱긋 웃어보이곤 천천히 걸음을 떼어 오피스텔 입구에 서서 손을 흔드는) 조심해서 가요. (공동현관 키를 따고 들어가, 자동문이 열리자 종종걸음으로 들어가 유리문 너머로 아직 제 자리에 서 있는 너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곤 먼저 가라는듯 손짓하는)

7년 전
독자129
글쓴이에게
응, 얼른 들어가. (오피스텔 현관으로 들어가 돌아보고는 제게 열심히 손짓하는 너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자리에 가만히 서있어, 네가 엘리베이터 타는 것까지 보고는 저도 뒤를 돌아 곧장 저희 집으로 들어가, 저를 보자마자 시험에 대해 물어보는 엄마에게 웃으며 살갑게 이야기하고는 겨우 방으로 들어와 노곤한 몸을 뉘여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그대로 잠에 들어, 다음날 이른 새벽이 되어서야 눈을 떠 다 떠지지도 않는 눈을 뜨고는 비틀거리며 출근 준비를 마쳐두고는 그제야 네게 온 문자를 확인하고 답장을 하는)

좋은 아침!
나 들어오자마자 자버렸어
잘 들어갔지

7년 전
글쓴이
129에게
가라니까, 진짜. (제 손짓에도 알았다며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 너에 피식 웃어버리곤 먼저 걸음을 떼, 집으로 올라오고 나서도 네 생각에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불 속에 얼굴을 묻고 있다 네게 문자를 보내두는)

잘 들어가고 있어요?
잘 들어갔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지금 바로 보내고 싶어서.
푹 쉬고 내일 봐요,
오빠.

(문자를 보내두고 씻고 나오는데도 아직 네가 메신저를 읽지 않아, 아직인가 싶어 침대에 엎드려 누워 전공서적을 뒤적이다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리고 다음날 일어날 시간이 되어서야 알람 소리에 눈을 뜨는데 아침 일찍이 와 있던 네 답장에 싱긋거리며 몸을 일으켜 답장을 해, 바로 학교 갈 준비를 하는)

오빠두 굿모닝!
많이 피곤했구나ㅠㅠ
나도 얼마 안가서 자버렸어요
잘 들어가고 잘 자서
이제 학교 가야죠
아침 잘 챙겨먹고 출근해요!

7년 전
독자130
글쓴이에게
그런가
나도 모르게 자버렸네
응 잘 다녀와
끝나고 병원 오는 거지?
기다리고 있을게

(싱긋싱긋 웃으며 네게 답장을 보내두고 마저 옷을 갈아입어, 오랜만에 집에서 아침까지 챙겨 먹고 주차장에 세워둔 제 차까지 끌고 병원에 도착해, 평소보다 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바로 연구실로 들어가는데 어제 여파가 남았는지 연구실 가득 술 냄새가 가득하자 인상을 팍 쓰고 곧바로 연구실 창문을 열어, 아무렇게나 엎드려 있는 제 동기들을 깨우는) 야, 일어나. 냄새 진짜. 가서 씻고 와 얼른. 너네 때문에 나까지 혼나기 싫어.

7년 전
글쓴이
130에게
(바삐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 길에 확인한 기다리고 있겠다는 네 답장에 피식 웃어버리곤 서둘러 학교로 가, 오랜만에 교수실로 들어가 교수님께 인사를 하고 그동안 차근히 진행하고 있던 과제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묻는데 갑자기 교수님께서 먼저 교환학생 이야기를 꺼내, 당황스러운듯 웃고만 있다 고개를 젓다 슬쩍 거절하는) 근데, 내년에 졸업인데 지금 와서 간다는 것도 조금 그렇고. 여기서도 공부는 충분히 할 수 있잖아요, 저보다 더 크게 뜻 품고 공부하는 후배들도 많고. 그 친구들한테 기회 주셔도 충분할 것 같아요. 저 지금도 엄청 편하게 다니잖아요, 다른 애들이 알면 큰일날만큼. (능청스레 넘기며 그래도 좋은기회라는 말에도 고개만 살살 저으니 웃어버리시며 아버지는 잘 지내시냐는 물음에 저도 자주 못 봐서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려, 농담까지 몇번 주고받다 출근해야 한다는 핑계로 조금 급하게 학교를 나서 잠깐 친구를 만나 점심을 하곤 병원으로 바로 가, 연구실 문을 열자마자 꾸벅 인사를 하는데 다들 업무 보느라 바쁜건지 아무도 있지 않자 가운만 챙겨 입고 스테이션으로 나가 인사를 하는) 학교 다녀왔어요, 선배는 외래 내려가셨어요? (제 물음에 아까 점심 먹고 내려가서 다시 올라올 때 됐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옆에서 차트 정리를 돕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네가 제 옆에 가만히 서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어, 흠칫 놀라기도 잠시 피식 웃으며 마지막 차트까지 잘 넣어두고 널 바라보는) 저 오자마자 차트 다 정리 해뒀어요, 선배 안오셔도 돼요.

7년 전
독자131
글쓴이에게
(조례를 마치고 외래병동으로 내려가, 네가 할 일까지 제가 맡아서는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고 겨우 스테이션으로 올라가는데 네가 바쁘게 차트를 정리하고 있어, 네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조심히 걸어 네 옆에 서서는 너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데 한참이 지나서야 저를 발견한 네가 놀란 듯 어깨를 들썩이자 피식 웃어버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잘했네, 수고했어. 그거 다 하고 들어와, 너 줄 거 있어.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바로 연구실에 들어와 제 자리에 앉아 제가 읽던 책을 정리해두는데 네가 들어오자 싱긋 웃으며 네게 손짓하는) 앉아, 이리 와서.

7년 전
글쓴이
131에게
네, 빨리 갈게요. (먼저 연구실로 들어가는 널 바라보다 서둘러 일을 마무리 해,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종종걸음으로 연구실로 들어가니 너만 홀로 남아 저에게 손짓을 해, 생긋 거리며 네 옆으로 가 앉는) 저 조금 늦었죠, 빨리 와서 일 했어야 하는데.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는 바람에.

7년 전
독자132
글쓴이에게
응, 기다리다가 죽을뻔했어. (네 말이 울상을 지어가며 괜히 더 엄살부리듯 이야기해, 제 책상에 가득 올려진 책을 한가득 집어들고 네 품에 안겨주는) 이거, 이거 너 줄게. 나는 다 읽었어 그거. 그리고 집에 또 있어, 많으니까 너 읽어. 이 책에서 시험문제 엄청 나오더라.

7년 전
글쓴이
132에게
(엄살 가득한 네 말에 푸스스 웃어버리며 의자를 조금 더 당겨 앉는데 제 품에 책을 한가득 안겨주는 너에 커진 눈으로 책들을 내려다보는) 와, 이거 다 주세요? 너무 많은거 아닌가. (제 무릎에 책을 쌓아두곤 하나씩 펼쳐봐, 앞으로 저가 공부해둬야 할 내용들이 가득하자 깊히 한숨쉬기도 잠시 생긋 웃는 얼굴로 제 책상에 책을 내려두는) 선배, 아니지. 오빠 봐서라도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지금부터 국시 준비하면 되나.

7년 전
독자133
글쓴이에게
응, 나는 볼 일도 없고. 이제 별로 보고 싶지도 않고. (싱긋 웃어가며 네 말에 대답하고는 네 손을 가져와 잡는) 그래, 그거 돈 주고도 못 사는 거야, 그 책 전통이 진짜 깊은데. 우리 형이 쓰던 거 나 준 건데, 나랑 형이 필기해 놓은 것만 봐도 도움은 될걸, 고맙지? 그럼 안아줘도 되는데.

7년 전
글쓴이
133에게
와, 이렇게 전통 깊은 책을 저한테 준거예요? 진짜, 여기 쓰여있네. 김원호, 김원식. (네 손을 잡은 채로 반대 손으로 다시 책을 펴 봐, 책 표지를 넘겨보니 네 형이름과 네 이름이 가지런히 쓰여있자 이름을 손으로 살살 쓸어보다 아양떨듯 괜히 말을 돌리는) 당연히 고맙죠, 엄청 고마운데. 안아주는건, 그걸로 안되니까 저랑 맛있는거 먹으러 가요. 아, 그럼 선생님한테도 인사드려야 하는데. 아직 모르시니까 그건 안되겠네.

7년 전
독자134
글쓴이에게
아닌데, 나는 그걸로 되는데. 맛있는거 필요없어. (네 말에 피식 웃어가며 괜히 네 쪽으로 몸을 더 붙어앉는) 아, 우리 형이 너보다 먼저 알았는데, 내가 너 좋아하는거. 지금도 백프로 눈치 챘을거야, 말을 안해서 그렇지.

7년 전
글쓴이
134에게
(슬쩍 제 옆으로 더 붙어 앉는 널 애써 모른척 하며 싱긋싱긋 웃기만 하는데 이어 들려오는 네 말에 너와 맞잡은 손을 더 꼭 잡는) 진짜요? 뭐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나도 몰랐는데. 정말 그래요? 그럼 나 어떡해요, 나 매일 실수 투성이에 오빠한테 혼나기만 했는데. (잔뜩 울상이 되어 말까지 빨라져, 걱정스레 널 바라보는데 뭔가 기다리고 있는듯 저만 빤히 보고 있는 너에 괜히 새침하게 의자를 제 책상쪽으로 살짝 당기는) 내가 진작에 눈치 챘어야 하는데, 조금만 더 빨랐어도 내가 더 조심했을텐데.

7년 전
독자135
글쓴이에게
그게 좀 그렇긴 하지. (네 말에 피식피식 웃으며 대답하고는 책상에 딱 붙어 안아버리는 너에 괜히 울상을 지어 네 쪽으로 더 붙어 앉아서는 너를 한 번 꼭 끌어안았다 놓는) 봐, 나만 짝사랑이라니까. 뭘 해주는 적이 없어, 맨날 내가 먼저 해야지.

7년 전
글쓴이
135에게
(저가 살짝 몸을 돌리자 그대로 가까이 다시 붙어 저를 껴안았다 떨어지며 중얼거리는 너에 입을 삐죽 내밀고 너를 힐끗 바라보는) 어, 그건 아닌데. 사람 서운하게, 그런 말이 어딨어요. 그냥, 부끄러워서 그렇지. (제 입으로 부끄럽다 말하는 것 조차 부끄러워, 네가 준 책만 한참 뚫어져라 보다 먼저 손을 꼭 잡곤 그대로 품에 안겨 배시시 웃어버리는데 순간 벌컥 문이 열리고 선배들이 들어오자 화들짝 놀라 벌떡 몸을 일으켜, 어색하게 웃는) 오셨어요? 저 방금 왔어요, 방금.

7년 전
독자136
글쓴이에게
나도 조금 서운했어, 뭐가 부끄러워. 그냥 좀 해줘. (너를 품에 꼭 끌어안고 웅얼거리듯 이야기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자 놀라서는 너를 급히 품에서 떼어내고는 아무 일도 없던 척 책상에 펴져있는 제 책을 아무렇게나 넘겨보는) 아 씨 깜짝이야. (뭘 그렇게 놀라냐며 저를 보며 큭큭대며 웃지 괜히 인상을 쓰고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신경질적으로 책을 넘기는 시늉을 하는) 집중이 안 되잖아, 너네 때문에.

7년 전
글쓴이
136에게
(저희 눈치를 보더니 왜들 그러냐는 선배들의 물음에 살살 웃기만 하며 널 힐끗 돌아보는데 발갛게 얼굴까지 달아올라 있자 급히 시선을 돌리려는듯 다들 데리고 나가려 돌아 세우는) 여기서 떠들지 말고, 나 당떨어지는데. 사탕 먹으러 안갈래요? 선배 나한테 저번에 약속했잖아, 사탕 사주기로. 나 다음달에는 소아과 내려가는데, 주머니에 사탕이 부족하단말이에요. 가자 얼른. (대충 얼버무리며 선배들을 데리고 나가며 네게 살짝 눈짓을 해, 밖으로 나와 우르르 몰려가자 뒤따라가 매점에서 제 품에 사탕 봉지를 가득 사들고 연구실로 돌아와 태연하게 한봉지를 네게 건네는) 선배 이거 좋아하죠, 나 되게 많은데.

7년 전
독자137
글쓴이에게
(몸을 돌려 가득 찬 동기들과 함께 나가며 눈짓을 해 보이는 너에 부스스 웃어버리고는 다 같이 나가버리자 다시 조용해진 연구실에서 저 혼자 멍하니 앉아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네가 사탕 봉지를 가득 들고 와 제게 하나 건네주자 고맙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고마워, 잘 먹을게. (저희를 보더니 언제 그렇게 사이가 좋아진 거냐며 물어오자 아무렇지 않은 척 네가 준 사탕을 한 봉지 까먹고는 어깨를 으쓱하는) 뭐, 우리가 언제 사이 안 좋은 적 있었냐. 선배 후배가 다 그렇지 뭐, 이제 실습도 끝나가는데 잘 해줘야지. 안 그러냐, 별빛아.

7년 전
글쓴이
137에게
(고맙다는 네 말에 눈을 찡끗거리며 앞에서 몸만 배배 꼬며 서있는데 서로 거드는 선배들의 말에 네가 태연하게 대답하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네 옆에 앉는) 어휴, 당연하죠 선배. 제가 더 잘할게요. 사탕 더 드릴까요? 제거 하나 더 있어요. (일부러 보란듯이 다정하게 네게 말하자 저 둘 또 저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각자 자리로 돌아가자 피식 웃곤 자리에서 일어나는) 저 다녀올게요, 일이 밀려서.

7년 전
독자138
글쓴이에게
그럼, 더 잘해야지 너는. 사탕은 나도 많으니까 괜찮으니까 앞으로 더 잘해. (네 말에 대꾸하듯 열심히 고개까지 끄덕여가며 대답하고는 제 옆에 앉은 네게 실실 웃어보이는데 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하자 저도 따라 일어나서는 아무렇지 않은척 네 어깨에 팔을 둘러놓는) 같이가, 나도 일 엄청 밀렸어.

7년 전
글쓴이
138에게
(곧바로 저를 따라 일어나더니 너무나 자연스레 제 어깨를 감싸듯 팔을 두르는 너에 놀라 슬쩍 손을 올려 네 팔을 떼어내려 하는데 여기서 놀란 티를 내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 어버버하고만 있다가 네게 이끌리듯 밖으로 나와, 문이 닫히자 마자 네 가슴팍을 살짝 밀어내며 밉지 않게 흘겨보는) 놀랐잖아요, 실컷 싸운 것 처럼 그러다가 갑자기 이러는데 얼마나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어요. 큰일나려고 진짜. (투덜거리듯 네게 말하곤 먼저 길을 나서, 스테이션을 지나 약품실로 들어오는)

7년 전
독자139
글쓴이에게
(밖으로 나오자마자 저를 흘겨보듯 쳐다보며 이야기하는 너에 픽 웃어버리는) 쟤네 봤잖아. 아무도 신경 안쓰고 각자 일 하느라 바쁜데 무슨. 괜찮아. (네 뒤를 바쁘게 따라가듯 걸음을 옮겨 걸어가서는 너를 따라 약품실로 들어가 문을 꼭 닫아두는) 도와줄까. 도와주고 싶은데.

7년 전
글쓴이
139에게
괜찮아요, 오빠 나가서 일 봐도 돼요. (먼저 약품실로 돌아와 한쪽에 놓인 약품 리스트를 집어 들어, 애써 너를 모른척 하며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데 뒤에 서서 말하는 너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데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 위에 있는 박스가 리스트에 쓰여 있어, 높게 손을 뻗어보지만 겨우 손만 닿아 꺼내기가 쉽지 않자 느릿하게 뒤돌아 뒤에 있는 상자를 가리키는) 그럼, 이것만. 도와주세요.

7년 전
독자140
글쓴이에게
네, 알았어요. (벽장 가장 위에 있는 박스를 가리켜 보이며 이야기하는 너에게 쪼르르 달려가 네 뒤에 서서는 제 팔을 뻗어 박스를 꺼내 네 앞에 놓아주는) 여기, 이것만 도와줬으니까 나 진짜 가도 돼? 더 있고 싶은데 여기.

7년 전
글쓴이
140에게
고마워요. (얼른 다가와 상자를 제 앞으로 내려주는 너에 제 손에 종이만 꼭 쥐고 남은 물품들을 체크하는데 그대로 옆에 서서 하는 말에 못이기는척 씩 웃으며 고개를 젓는) 아니요, 가지 마요. 여기 있어줬으면 좋겠어.

7년 전
독자141
글쓴이에게
진작에 그렇게 나와야지, 나도 갈 생각이 없긴 했어. (네 말에 피식피식 웃으며 대답하고는 네 뒤로 붙어 서서는 네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놓고는 고개를 살짝 돌려 문 쪽을 가만히 쳐다보는) 스릴 있고 좋다, 그치. 뭐든지 몰래 숨어서 하는 게 진짜 재미있어.

7년 전
글쓴이
141에게
(저를 뒤에서 끌어안아 작게 속삭이듯 말하는 너에 저까지도 기분이 이상해져, 살짝 어깨를 들었다 놓으며 누가 들을까 싶어 귓가에 속삭이는) 이런거 즐기는게 진짜 위험한건데, 의사 선생님 되기도 전에 미운털 박히면 어떡해요. (큰 비밀이라도 되는듯 네게 속삭이고 떨어져, 싱긋싱긋 웃으며 마저 정리를 하며 뒤로 살짝 손을 뻗어 네 팔을 끌어오는) 선배, 이것도.

7년 전
독자142
글쓴이에게
괜찮네요, 미워해도 대놓고는 못할걸. 나 빽 엄청 세잖아. (네 말에 피식 웃어가며 대답하고는 뒤에 서서 너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제 손을 가져와 잡더니 네 위로 가져가 올리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자를 잡아 내려, 픽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네 볼에 짧게 입 맞추고 떨어지는) 너, 둘이 있을 땐 오빠 하기로 했는데, 선배라고 했어.

7년 전
글쓴이
142에게
(내려오는 상자를 빤히 바라보다 제 시선 앞으로 놓여진 상자를 열려 손을 뻗는데 제 볼에 짧게 닿았다 떨어지는 느낌에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져, 그저 멍한 상태로 바짝 얼어 눈도 못돌리다 괜히 헛기침을 하며 주섬주섬 상자를 정리하는) 아닌데, 오빠라고 한 것 같은데. 선배라고 했나봐요. (태연한 척 하려 손에 약을 한움쿰 쥐고 한번에 서랍에 넣어두는데 손까지 미끄러져 바닥에 모두 떨어뜨려 버리자 한숨을 푹 쉬곤 제 볼을 식히려 손등을 볼에 가져다 대, 옆에서 큭큭 거리며 웃고 있는 너를 째려보는) 자꾸 놀려요, 나름 노력 중인데.

7년 전
독자143
글쓴이에게
놀리는거 아닌데, 귀여워서 웃는건데. (저를 노려보는 너에 애써 웃음을 멈추려는듯 고개까지 숙여가며 웃음을 꾹 참고는 네 옆에 꼭 붙어앉아 네가 떨어트린 약품을 주워 서랍에 잘 넣어두는) 가만보면 하루에 한번씩은 꼭 실수하지, 오늘은 귀여워서 봐줬어 내가.

7년 전
글쓴이
143에게
(저가 떨어뜨린 약품을 대신 주워주곤 옆에 붙어앉아 버리는 너에 금세 울상을 지어버리며 마지막 약품까지 정리를 마치고 고개를 돌려 널 뚱하게 쳐다보다 고개를 숙여 네 볼에 살짝 입맞추곤 도망치듯 문을 열고 나가버리는) 아니야, 놀리는거 맞아. 자꾸 그러면 나도 이제 어떻게 할지 몰라요.

7년 전
독자144
글쓴이에게
(제 볼에 입을 맞추고 도망치듯 나가버리는 너에 싱긋 웃고는 너를 따라 나가서는 네 옆에 꼭 붙어 쫑알거리듯 이야기하는) 뭐야, 이럴 거면 나 계속 놀리고 싶은데. 생각보다 되게 도발적이네. 아, 이럼 안되는데 또 반하면 어떡하냐 내가. (네가 귀찮을 정도로 네 옆에 꼭 붙어 저 혼자 큭큭 거리며 이야기하고는 너와 함께 스테이션 앞으로 걸어가, 그제야 거리를 두고 서서는 스테이션에 가만히 턱을 괴고 서서는 어느 때처럼 간호사들과 살갑게 이야기를 하는) 그러게, 이사장님한테 내가 이야기할까 봐요. 실습생도 주머닛돈 좀 달라고. 그래야 내가 간식을 또 사드릴 텐데.

7년 전
글쓴이
144에게
(곧장 저를 따라와 옆에서 뭐라 쫑알거리는데도 못들은 척 주머니에 손을 꼭 넣고 걸음을 바삐 옮겨, 네가 저에게서 떨어져 스테이션 앞에 서고 나서야 혼자 피식 웃어버리곤 안으로 들어와 간호사 선생님께 정리한 리스트를 가져다 드리는데 힐끔힐끔 널 바라볼 때마다 눈까지 휘어가며 이야기 하는 네가 보여 한숨 쉬듯 하면서도 실실 새어나오는 제 웃음을 겨우 감추고 선생님 이야기를 듣다 저를 찾는 호출벨에 바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 오후 내내 병동에서 업무를 보고 나니 퇴근시간이 다가와 연구실로 들어가는) 벌써 다들 가요? 오빠들도 이제 다 가네, 시험 끝났다고.

7년 전
독자145
글쓴이에게
(한참을 서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네가 호출을 받고 급히 내려가자 저도 피식 웃어버리고는 연구실로 들어와 멍하니 책을 읽어내리는데 제 동기들이 한 명씩 퇴근 준비를 하고 있어 저도 덩달아 바빠지는 마음에 제 짐을 이것저것 챙겨 넣으려다가 다시 풀어두는데 네가 들어오자 싱긋 웃고는 이미 문 밖을 나가버린 동기들을 가만히 쳐다보고는 크게 기지개를 켜는) 그러게, 다들 바쁘게 들어가네. 이것도 얼마 안 가지 이제. 좀 있으면 집에도 못 들어가고 병원에서 굴려 다닐 텐데. 별이는, 이제 퇴근할 거야? 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

슬립할까..? 나는 이제 인턴되서 여러 부서 다 돌아다니느라 너랑은 병원에서 잠깐 얼굴보거나 주말에 가끔 보는게 전분데 너는 자연스럽게 내 자취집 들락날락 하다가 우리 부모님이나 내 친구들한테 걸리는거..?

7년 전
글쓴이
145에게
들어가세요, 오늘은 좀 자제 하고. (오늘도 역시나 한 잔 하고 들어가자는 선배들의 말에 닫히는 문 너머로 말하곤 피식 웃어버리며 제 책상에 앉는데 옆에 있던 네가 묻는말에 싱긋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네, 이제 가야죠. 더 기다리게 하면 안되니까, 가시죠. 오빠. (주섬주섬 제 책까지 챙겨 들곤 너와 연구실을 나서는)

-

그래! 음, 네가 오랜만에 주말에 쉬게 되어서 나는 퇴근 하고 네 집에 먼저 가서 상도 다 차려놓고 예쁘게 기다리는데 당연히 너 인줄 알고 문 열어 준다는게 네가 아니라 친구들이었던거야. 서로들 너무 놀라서 당황해 하다가 네가 올 때까지 선배들 사이에 앉혀져서 무슨 취조받듯이 그러고 있는데 너 들어오고! 아님 부모님도 좋겠다ㅎ

7년 전
독자146
글쓴이에게
(너와 함께 연구실을 나서, 어제와 같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사이좋게 데이트를 하고 각자 집으로 들어가, 그렇게 반년 정도 넘는 시간이 지나고 저도 학교를 졸업해, 집 안에서는 약속한 것과 같이 저에게 큰 아파트를 마련해줘 저 혼자 자취를 하며 지내면서도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이 여러 부서를 다니며 업무를 보느라 병원에서 자는 시간이 더 많아, 너와도 점심시간에 병원에서 가끔 얼굴만 스치듯 보거나 주말에 한두 시간 제 집에서 보는 게 전부야, 이번 주도 쉬는 날 없이 병원에서만 일주일째 생활을 하고 있는데 금요일이 돼서야 주말에는 오프를 받을 수 있다는 허락이 떨어져, 네게 바로 연락을 해두고는 금요일 자정이 넘어가서야 일이 끝나, 이미 저희 집에 와 있다는 네 연락에 서둘러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희 집으로 향하는)

-

응응!! 친구들이 좋겠다!!

7년 전
글쓴이
146에게
(금세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추워진 계절도 지나, 너는 졸업을 하고 저는 졸업반이 되어 제법 익숙해진 실습생 생활도 잘 해나가고 자주 보지는 못해도 그만큼 너와도 더 애틋하게 지내 오늘도 어김없이 병원에 출근해 너와 겨우 점심만 다른 선배들과 같이 먹고 먼저 퇴근해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오늘은 집에 갈 수 있겠다는 네 연락에 언제 피곤했었냐는듯 밝아진 얼굴로 네 문자만 한참 뚫어져라 보다 급히 나갈 준비를 해, 늦은 시간임에도 화장도 꼼꼼히 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근처 마트로 가 양 손 무겁게 장을 보고 네 집으로 향해, 너 몰래 준비 할 생각에 저 혼자 들떠서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서툰 솜씨로 한 상 가득하게 야식거리를 늘어놓고 네가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벌써 온 건지 밖에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씩 웃으며 인터폰은 보지도 않고 문을 열어주는데 병원에 있었던 선배들이 제 앞에 들이닥쳐 서로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 망했다 싶어 눈을 질끈 감았다 뜨기도 잠시 어색한 미소로 맞아주는) 어, 선배 아직 안왔는데. 어쩐 일이에요, 여기는? 술, 아. 술? (제 말에 그러는 너는 여기 어쩐일이냐는 말로 시작해 아예 저를 끌고 안으로 들어와 홀로 소파에 앉혀두고 저들은 바닥에 주저 앉아, 네가 여기서 앞치마는 왜 입고 있냐는둥, 도대체 언제부터 였냐는 둥 수없이 많은 질문들을 쏟아내자 혹여나 네가 곤란해질까 바로 대답해 주지도 못하고 그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데 밖에서 다정하게 저를 부르는 네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만 푹 숙여버리는)

7년 전
독자147
글쓴이에게
(집으로 가는 길에 근처 과일가게에 들러 네가 좋아하는 딸기를 가득 사들고 저희 아파트로 들어와 차를 세워두고 올라와서는 저희 집 도어록을 열고 들어가 네 이름을 부르는) 별아, 나 왔어요. 뭐 했어? 맛있는 냄새나는데. (무슨 일인지 네가 밖으로 나오지 않자 뭔가 싶어 기웃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바로 보이는 제 동기들 얼굴에 놀라서는 그대로 걸음을 멈춰, 소파에 앉아 울상이 되어서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너를 힐끗 쳐다보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제 손에 들린 봉지를 바닥에 내려두는) 아, 놀랐네 진짜. 여, 너네는 말도 없이 함부로 찾아오고 그러냐. (제 말이 이미 들리지 않는지 저를 끌고 가서는 네 옆에 앉혀두고 다그치듯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제게 이야기하자 고개를 푹 숙이고 고개를 돌려 너를 빤히 쳐다보고는 두 눈 꼭 감은 채 네 손을 잡아 쥐는) 보면 모르냐, 이런 사이잖아 우리.

7년 전
글쓴이
147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네가 자꾸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어쩌나 싶어 슬쩍 고개를 들어 현관 쪽을 바라보는데 그제서야 너도 저희를 보고 바짝 얼어있어, 울상이 되어 가만히 너만 보다 네가 옆에 앉기까지 그저 고개만 푹 숙이고 있다 네가 손을 꼭 잡아오자 앞에서 바로 터지는 환호성에 새빨개진 얼굴로 손을 내젓는) 그만 해요 진짜, 말 못한거는 그게. 미안한데, 아 그래도. 이렇게 꼬치꼬치 캐물으면 내가 뭐라고 해요. (이미 제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어디가 그렇게 좋았냐며 민망한 이야기만 너에게 쏟아내는 선배들에 한숨을 푹 쉬며 네게 조용히 속삭이는) 어떡해, 내가 오빠인줄 알고 그냥 문 열어버렸어요.

7년 전
독자148
글쓴이에게
시끄러워, 하지 마 진짜. (저에게 쏟아지는 부끄러운 질문들에 저까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괜히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제 귀에 작게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너에 한숨을 푹 쉬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응, 괜찮아 잘 했어. 일단 얘네 먼저 보내자 우리. (저도 덩달아 네게 작게 이야기하는데 둘이 무순 비밀이 그렇게 많은 거냐며 바로 질문들이 쏟아지자 인상을 팍 쓰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만히 제 동기들을 쳐다보는) 안가냐 진짜. 눈치가 있으면 좀 가야겠지 않겠냐, 다음에 술 살게. 그때 얘기해, 오늘은 가라 진짜.

7년 전
글쓴이
148에게
(저희가 작게 속삭이는 말 하나도 크게 반응하며 시끌시끌하게 떠들어대자 네가 일어나 선배들을 몰아내, 저도 뒤따라 일어나 거의 끌려나가듯 나가는 선배들을 멀찍이서 보며 어색하게 고개까지 숙여 인사하곤 그제서야 집안이 조용해지자 여전히 울상이 된 얼굴로 현관에 멍하게 서있는 너에게로 다가가 와락 껴안는) 미안해요, 어떡해 진짜. 내가 조심했어야 하는데. 결국 사단이 나버렸어.

7년 전
독자149
글쓴이에게
(겨우 제 동기들을 내보내고는 한숨을 돌리려는데 네가 제 쪽으로 걸어와 저를 꼭 끌어안으며 미안한듯 이야기하자 픽 웃어버리고는 고개를 살살 흔드는) 아니야, 어차피 말 하려고 했었는데 뭐. 잘했어, 나도 속 편하고 좋다. (나른한듯 이야기하면서 네 허리를 꼭 끌어안아 네 어깨에 얼굴을 묻어두고는 제 고개를 살짝 떼어내서는 너를 빤히 쳐다보는) 오랜만에 보네, 보고 싶었는데. 엄청 많이.

7년 전
글쓴이
149에게
그래도, 하필 집에 왔을 때 이래서. 말 해도 예쁘게, 오빠랑 나랑 같이 말 하고 싶었는데. (저를 더 꼭 끌어안는 너에 내려갔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 몇번 네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다 너와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어보이는) 나도. 엄청 보고싶었죠, 엄청 엄청 많이. 오늘 저녁은 좀 제대로 먹었어요? 집에 들어온게 며칠만이야 이게, 환자들 치료해주다 오빠가 아플까봐 겁나. (웃으면서도 자꾸만 걱정 가득한 말이 나와, 네 볼을 만지작 거리다 너를 돌려 세워 네게 안긴채로 뒤뚱뒤뚱 걸어가 소파로 가 앉는) 나 맛있는거 많이 했는데. 그냥 차라리 선배들이랑 같이 먹고 보낼 걸 그랬어요. 음식 해둔거 뻔히 아는데 쫓아낸 것 같아서 조금.

7년 전
독자150
글쓴이에게
저녁 먹을 시간이 없었어, 다른 선생님이랑 컵라면 먹었지. 그러게, 나 집에 진짜 오랜만에 들어온다. 너 자꾸 와서 청소 안 해줘도 된다니까, 내가 와서 하면 되는데. 퇴근하면 너희 집 가야지, 자꾸 여기 먼저 오는 거 같아. 혼나야지 아주. (네게 엄한 듯 이야기하면서도 피식피식 웃어,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는 나른한 듯 웃으며 고개를 살살 젓는) 싫어, 별이가 해준 거 나만 먹고 싶은데, 쟤네가 먹는 건 싫단 말이야. 그 맛있는 거 내가 다 먹을 거야.

7년 전
글쓴이
150에게
내가 한거 아니에요, 그냥. 집이 원래 깔끔하던데? 내가 안했어 진짜.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시치미를 떼며 고개를 젓다 너와 같이 웃어버려, 아이처럼 투정부리듯 말하는 너에 장난스레 볼을 살살 꼬집는) 욕심쟁이야, 와인 한 잔만 할래요? 만들다 보니까 딱 술 안주 되버려서 빠지면 안 될 것 같아. 저기 가면, 피자도 있고 샐러드도 있고. 오빠 여자친구도 있어요.

7년 전
독자151
글쓴이에게
좋지 와인. 피자도 좋고, 여자친구도 진짜 좋은데. (네 말에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손을 꼭 잡은채로 주방으로 걸어가, 식탁에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고는 감탄하듯 숨을 크게 내쉬고는 자리에 앉아 제 옆자리를 툭툭 치는) 앉아, 같이 먹자. 여자친구는 여기 앉는거야.

7년 전
글쓴이
151에게
(네 손을 꼭 맞잡고 주방으로 가, 앉으라는 네 말에 고개만 끄덕이곤 와인 하나를 꺼내와 와인잔과 함께 식탁에 내려두고 제 옆으로 가 앉는) 얼굴 많이많이 보고 싶었는데, 옆에 앉아요 나? (네 옆에 딱 붙어 앉아 말하다 아예 몸을 돌려 앉아, 제 시선이 온통 너에게 쏠리게 하곤 애교라도 부리는 듯이 네 어깨에 짧게 입맞추고 떨어지는) 많이 먹어요, 배고프겠다. 부족하면 내가 더 해줄 수도 있어.

7년 전
독자152
글쓴이에게
응, 옆에 앉아요. (네 말에 피식 웃고는 배가 고팠던 덕에 열심히 음식을 집어먹어, 몸까지 돌려앉더니 제 어깨에 입을 맞췄다 떼는 너에 간지러운듯 부스스 웃고는 저도 네 쪽으로 몸을 돌려 앉아서는 고개를 살살 흔드는) 맛있어, 너도 먹어봐요. 나 이걸로 충분한데, 와인 마시고 싶어, 우리 와인 마시자.

7년 전
글쓴이
152에게
(맛있다며 정신없이 음식을 집어먹는 너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네 말에 놓아둔 와인병을 가져와, 잔에 나란히 따르고 하나를 네게 건네는) 자, 짠. 이건 처음 해보는 거라 좀 걱정했는데, 잘 먹으니까 다행이다. (너와 가볍게 잔을 부딪히곤 작게 한 모금 마셔, 기분 좋다는 듯 눈까지 꼭 감았다 뜨곤 샐러드 한 조각을 집어먹는) 맛있네, 다음에는 밥해줄 거예요. 이런 거 말고 진짜 밥. 내가 요즘 요리 책도 전공 책만큼 얼마나 열심히 보는데.

7년 전
독자153
글쓴이에게
(와인을 한 모금 마셔내고는 기분 좋은 듯 씩 웃으며 네 볼을 살살 쓸어주고는 네 말에 괜히 네 앞으로 더 가깝게 앉아서는 너를 빤히 쳐다보는) 왜, 빨리 요리 배워서 오빠한테 시집 오려고? 내가 얘기했었나, 나는 준비 다 되어있으니까. 너는 몸만 오면 된다고, 그 말 아직도 유효한데. 요리까지 배우고 있다니까 심장이 막 쿵쾅거리는데.

7년 전
글쓴이
153에게
에이, 여대생한테 너무 하시는거 아니에요? 몸만 가기엔 내가 갖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알죠, 오빠 닮아서 욕심 많은거. (제 쪽으로 고개를 들이밀어 말하는 너에 피식 웃으며 장난스레 받아치곤 와인 한모금을 더 홀짝이는) 좋다. 이러려고 저번주에 꿈 꿨나봐. 잘 꾸지도 않는 꿈 꿨는데 오빠랑, 나랑 집에서 이렇게 있었거든요. 엄청 다정하게.

7년 전
독자154
글쓴이에게
알지, 너무 잘 알아요. (너를 따라 하듯 와인 한 모금을 넘겨 마시고는 잔을 내려놔, 남은 음식을 오물거리며 씹어내는데 들려오는 네 말에 픽 웃고는 식탁에 턱을 괴어 서는 너를 빤히 보는) 봐, 너도 마음속에는 나랑 같은 생각이 있는 거야. 생각해봐, 한번. 눈 뜨자마자 내 얼굴 먼저 본다고 생각하면 너 더 행복할걸.

7년 전
글쓴이
154에게
(손에 쥔 잔을 살살 돌리며 생긋 웃는데 지긋이 저를 보며 하는 말에 대답도 없이 곰곰히 생각하는듯 눈만 도르르 굴리다 고개까지 숙이고 혼자 피식 웃어버리는) 자꾸 나 꼬시려고 그러지 마요, 나는 지금도 너무 너무 행복한데. 아, 자주 못보는거. 그건 좀 마음 아프니까 너무는 빼자. (나긋한 목소리로 네게 말하곤 여전히 같은 표정으로 저를 보고만 있는 네 볼을 꾹 찔러, 고개를 돌리게 하는) 오늘은 마음 아프기 싫은데, 내일 하루만 오프예요? 나이트 아니고 진짜 오프.

7년 전
독자155
글쓴이에게
눈치는 빠르지, 나 지금 최선을 다해서 꼬시는 중인데. 안 넘어오네. (네 말에 나른한 듯 턱을 그대로 괴어놓고는 피식피식 웃어버리고는 제 볼을 살살 찌르는 너에 고개를 살짝 돌려 끄덕이는) 응, 내일은 하루 종일 오프. 별이랑 밤새도록 놀 수 있어. 응급도 없을걸, 정형외과가 이건 좋아. 그래도 아직은 흉부외과가 더 많이 끌리지.

7년 전
글쓴이
155에게
그럼 나도 내일은 그냥 놀아야겠네, 얼마나 귀한 기회인데 이게. (제가 손짓하는 대로 고개를 돌렸다 끄덕이는 너에 배싯 웃곤 다시 저를 보게 해 얼굴 여기저기를 만지작 거리는) 아직 못가본 곳 조금 남았잖아요, 오빠 잘 보면 흉부의 되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그런 것 같아. 맞죠? (괜히 장난스레 네게 물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 요즘 오빠랑, 선배들 말 들어보면서 정형외과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여자가 하기엔 좀 섬뜩한 일도 많다고 하긴 하지만.

7년 전
독자156
글쓴이에게
그런가, 너도 좋고 흉부외과도 좋은데 나는. (네 말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너를 따라 하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글쎄, 그냥 뼈를 막 이렇게 잘 맞춰서 붙여주기만 하면 되니까, 방사선과에서 알아서 사진 찍어주지. 쉽긴 쉬운데, 징그럽기는 해. 막 조각난 뼈를 아무렇지도 않게 붙이고, 팔 빠진 거를 눈 감고도 다시 고정시키고. 하긴 의사가 보는 게 다 그런 건데 뭐. 산부인과도 괜찮긴 할 거야. 대신 그건 신경외과만큼 응급이 엄청 많잖아.

7년 전
글쓴이
156에게
그것도 그런데, 정형외과는 무서운 아저씨들 많다고들 하니까. (들릴듯 말듯 하게 네게 작게 속삭이며 웃어버리곤 가만히 네 말을 들으며 금세 와인 한잔을 다 비우는) 아직 다 궁금하고 좋아보여서, 나도 빨리 인턴 하고 싶어요. 근데 나 인턴 할 때는 우리 오빠 내 옆에 없겠지. (비워진 네 잔에 와인을 채우곤 다시 한모금 짧게 마셔, 금세 잔뜩 울상이 되어서는 네게 살짝 기대는) 오빠 보건소 다니면, 나 틈틈히 가서 건강 특강, 뭐 이런거 다 들어야겠어요. 좋지.

7년 전
독자157
글쓴이에게
진짜 무서운 아저씨들은 정형외과 안 오고, 저기 신경외과 가는데. (네 말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고개를 살살 저어가며 제 잔도 마저 비워, 네가 빈 잔에 와인을 따라주자 한 모금 마시고는 제 어깨에 기대놓은 네 머리를 살살 쓸어주는) 그러게, 너 때문이라도 보건소 꼭 가야겠다. 나 이러다가 진짜 저기 강원도 부대 군의관 되면 어떡하지. (너를 따라 울상을 지어가며 이야기하고는 네 이마에 잘게 입을 맞추고는 너를 꼭 끌어안는) 나 복무 끝나고 오면 별이가 나보다 고참 돼있겠네. 나는 겨우 레지 일 년 차 하고 있을 때 너는 치프 하고 있을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럼 나 무서운데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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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수 뭐야... 부끄럽게 8^8

7년 전
글쓴이
157에게
안돼, 내가 강원도 가서 인턴생활 할 수는 없잖아요. (네게 기대어 칭얼거리듯 이야기하다 제 이마에 닿는 입맞춤에 푸스스 웃으며 네 어깨를 살살 쓸어주곤 살짝 고개를 들어 나름 엄한 표정으로 널 바라보는) 그렇죠, 오빠 없는 사이에 내가 다 배워놓아야죠. 그래야 내가 오빠 가르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하지. (저가 말해놓고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큭큭거리며 웃어, 겨우 웃음을 참아내곤 네 볼에 입맞추는) 엄청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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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ㅋㅋㅋㅋㅋ...

7년 전
독자158
글쓴이에게
와, 진짜 큰일인데. 너한테 혼날 생각 하니까 흉부외과 가기 싫어졌어. 나를 얼마나 갈굴지 너무 무섭다 나는. (네 웃음에도 저 혼자 심각해져서는 고개까지 살살 저어가며 이야기하고는 네 입맞춤에 픽 웃어버리는) 기대하지마, 나 진짜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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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는 안 했는데....ㅋㅋㅋㅋ 어휴 난 내일도 여섯시 기상이구나....

7년 전
글쓴이
158에게
오빠 애인을 뭘로보고, 내가 막 누구처럼 아무 이유 없이 갈구고 그럴 것 같아요? 진짜 기대되는데, 오빠랑 재밌게 일 할 생각 하니까. 나 진짜 공부 많이 해서 흉부외과 가야겠어요. 더 생각해 볼 필요도 없겠어. (피식피식 웃으며 이야기하다 몇번 더 같은 곳에 입을 맞춰, 제 립스틱 자국이 남은 곳을 손으로 살살 쓸어주는) 딱 내일까지만, 놀아야지. 뭐하고 놀까요 우리, 자는 시간도 아깝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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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ㅋㅋㅋㅋ 일요일이구나 내일..ㅠㅠ 뭐했다고 벌써..

7년 전
독자159
글쓴이에게
뭘, 누구는 아무 이유없이 갈궜나. 다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는건데. 갑자기 너무 확고해졌는데, 나 진짜 무섭게. (네 말에 결국 웃음이 터져 너를 따라 웃고는 제 볼을 살살 쓸어주는 너를 꼭 끌어안아, 네 품에 가만히 얼굴을 묻어두는) 이러고 있을래, 이것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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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응...ㅠㅠ 부질없이 보냈다...ㅎㅎ 나는 가봐야겠네ㅠ 내일보자 사웅해

7년 전
글쓴이
159에게
(제 손을 볼에서 잡아 내리더니 그대로 당겨 저를 품에 넣는 너에 씩 웃으며 저도 네 허리에 팔을 감아, 꽉 부둥켜 안고 가만히 눈을 감는) 이것도 좋죠, 많이 좋지. 우리 그래도 저번주 부터 밥은 같이 먹었는데, 이렇게 안고는 못있어서 내가 얼마나. 응? 추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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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고 내일보자!♥

7년 전
독자160
글쓴이에게
말을 왜 이렇게 예쁘게 하실까, 나 설레게. (네 말에 간지러운 듯 작게 웃어버리고는 한참을 부둥켜안고는 네 얼굴에 아무렇게나 입을 맞췄다 떼어내고는 너를 빤히 쳐다보는) 얼굴도 예쁘고.

7년 전
글쓴이
160에게
얼굴 예쁜건, 당연하지. 나 오늘 화장도 되게 열심히 하고 왔어요. 예뻐보이려고. (네 입맞춤에 눈을 살짝 감고 푸스스 웃기만 하다 장난스레 받아치며 눈을 떠, 꽤나 길게 서로 눈을 마주하고 있으니 묘해진 분위기에 어색하게 웃어버리곤 네 손을 꼭 잡아 네 품에서 떨어져나오는) 다 먹었어요? 오빠 피곤하겠다, 얼른 씻고 자요. 나 내일 새벽같이 올게. 내일이라고 할 것도 없겠다. 얼마 안있음 해뜨겠는데.

7년 전
독자161
글쓴이에게
(제 손을 꼭 잡아 쥐고는 품에서 떨어져 나와서는 몸을 일으키려는 너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네 손을 꼭 잡아 제 품에 가져다 놓는) 그냥 여기 있어, 나랑 같이. (꽤나 진득한 투로 네게 이야기하고는 그대로 너를 끌어안아버리고는 네 귀에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나 유혹하는 건데 지금, 너 오늘 집에 안 보내려고.

7년 전
글쓴이
161에게
(다시 저를 끌어당기더니 귓가에 간지러울만큼 낮은 목소리로 속삭여오자 저 혼자 바짝 얼어버려, 너에게서 처음 들어보는 낯선 말에 저 깊은 곳부터 울렁여오는 느낌에 어깨까지 살짝 떨다 애써 태연하게 고개를 빼고 피식 웃어버리는) 뭐야, 나 책도 가져와야 하고. 노트북도 필요해요. 그것만 하고 오빠랑 놀건데. 피곤하잖아, 나 있으면 눈도 안붙이고 날 샐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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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옮겨야할..까..

7년 전
독자162
글쓴이에게
괜찮아, 내일 쉬면 되는데. 오늘 눈도 안 붙일 생각은 있긴 해. (네 웃음에도 꽤나 진지하게 너를 빤히 쳐다보고는 괜히 너를 더 꼭 끌어안아 제 품에 가득 붙여두는) 가지마, 책은 여기 다 있고. 노트북도 있고, 여기 나도 있잖아. 내일 해, 그거 다 내일하고. 오늘은 나랑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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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 다녀와서 방 파놓을게. 답 달아줭 이따보자

7년 전
글쓴이
162에게
(저가 살살 웃는데도 웃음기 하나 없이 저를 보며 말하더니 이내 품에 다시 꼭 끌어안자 괜히 민망해져 네 셔츠 끝만 만지작거리는) 내일은 오빠랑 놀려고했죠, 잠깐이면 되는건데. (의미심장한 네 말에 어색하게 말 꼬리를 늘이다 애써 말을 돌리는) 그럼 딸기 먹을래요? 거실에 있지, 아까 보니까 맛있겠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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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다녀와!

7년 전
독자163
글쓴이에게
http://inti.kr/writing/2762097 여기야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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