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두 발짝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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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동안 길었던 학창시절을 마치고 나의 꿈이었던 의대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6년 후 의사가 되었다. 평소 나는 병원 내에서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기로 유명했고 유일하게 연락하는 남자가 있다면 석진 오빠뿐이었다. 석진오빠는 대학 다닐 때 같은 과 선배로부터 소개받은 의사였다. 당시 석진오빠는 의사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그래서 항상 바빴고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석진오빠한테 치료받고 싶어 했다. 많이 힘들 텐데도 불구하고 나한테만은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시간을 내서 나와 함께 밥을 먹었다.
“탄소야,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아?”
“당연하죠!”
“그럼 이따 일 끝나면 나한테 연락해.”
“네, 이따 봬요.”
내일이 토요일이기도 했고 마침 오늘은 저녁 약속이 없었으므로 석진오빠와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부모님은 지방에 계셔서 자주 뵙지 못했고 바빠서 연락도 잘 드리지 못 했다. 유일하게 부모님 외에 연락하는 사람이 석진오빠였고 대학 다닐 때부터 알던 사이였기 때문에 서로 일하면서 힘든 점이나 고민은 이야기를 하며 풀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석진 오빠가 밥을 먹자고 말하는 날이면 항상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일을 빨리 끝내고 석진오빠가 알려준 식당으로 가는 길에 병원에서 응급전화가 왔다.
“석진오빠, 저 죄송한데 오늘 같이 저녁 못 먹을 것 같아요.”
“왜? 무슨 일 있어?”
“지금 일 끝나고 가는 중이었는데 병원에서 응급환자 전화가 와서요.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환자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빨리 오라고 해서요. 정말 죄송해요."
“에이, 죄송하긴! 알겠어. 병원 빨리 가보고 나중에 같이 먹자.”
“네! 좋은 주말 되세요."
석진오빠를 뒤로한 채 병원으로 급하게 갔다. 전화로 들은 것보다 환자의 상태는 심각했고 의식조차 없었다. 복부에 큰 멍이 있었고 환자의 얼굴이 창백한 것으로 보아 장기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바로 수술에 들어갔고 도중에 고비가 한번 있었지만 잘 넘긴 덕에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환자의 상태가 심각해 정신없이 살펴보고 수술하는 바람에 수술을 마친 후에야 보호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 수술은 어떻게 됐나요?”
“수술 잘 끝났어요. 마취깨고 의식만 제대로 돌아오면 괜찮을 거에요”
“감사합니다. 저..저기 선생님 혹시 부탁 하나만 드려두 될까요?”
“무슨 부탁이요?”
“병실로 옮길 때 꼭 1인실로 해주세요. 그리고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해주실 수 있으시나요?"
“네!”
1인실로 해달라는 보호자들은 많이 봤지만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하는 보호자는 처음이었다. 이상하긴 했지만 보호자가 원하는 것이니 다시 묻지 않고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알았다. 이 환자가 유명한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라는걸.
김태형. 데뷔한 지 4년차이고 팬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 같았다. 그제서야 김태형의 보호자의 말이 이해되었다. 나의 아이돌 덕질은 중학교 시절 잠깐이 전부였으므로 이런 아이돌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나는 김태형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복도 제일 끝의 1인실로 옮겨주었고 병원에 실려왔을 때 보호자로 보이던 사람이 김태형의 매니저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매니저를 통해 김태형이 왜 사고를 당했는 지도 알 수 있었다.
(+태형이의 사고)
"매니저 형! 저 첫 드라마 촬영 완전히 끝났는데 오늘 멤버들이랑 저녁 먹으면 안돼요??"
"알겠어, 네가 남준이한테 전화해볼래?"
"네!"
'여보세요'
"남준이 형! 저 드라마 촬영 다 끝났는데 오늘 멤버들 다 시간되죠?"
'오올~ 드라마 촬영 다 끝났어?'
"네! 시간 다 되죠?"
'응, 마침 저녁먹으려 했는데 잘 됐다. 연습실로 와. 우리 다 여기 있어'
"네! 이따 봐요."
전화를 끊자마자 태형이가 타고 있던 차는 뒤에 있던 차로 인해 사고가 나버렸고 태형이는 그 자리에서 바로 의식을 잃었다. 뒷자석에 앉아있던 태형이와 달리 앞좌석에 앉아있던 매니저는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고 사고가 나자마자 바로 태형이를 데리고 병원에 온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잡에 글을 쓴 새싹이입니다..! 독방에서 대략적인 이야기로 어떠냐고 글을 썼었는데 좋다고 해줘서.. 왔어요...
태형이 얘기가 끝에 쪼금 등장했네요...ㅠㅜ 다음 화부터는 태형이 분량이 짱짱 많아질 거에요..!!!
아 그리고 좋다고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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