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이 안올라가는 관계로 브금첨부만ㅠ_ㅠ)
[뭐해?]
한참 밀린 과외 숙제를 하고 있던 차에 카톡알림음이 내 귓전을 때린다. 사실 졸고 있었는데, 깜짝 놀랬다. 보니까 옆집의 남자가 보낸 카톡이었다. 우린 이제 카톡도 한다. 며칠전에 아파트 복도에서 만났는데, 남자가 먼저 내 번호를 물어봤다. 이젠 좀 많이 친해졌다는 증거였다. 나는 망설일 것도 없이 내 핸드폰 번호 11자리를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남자에게 말해줬다. 나도 내심 번호를 물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면 나도 수줍음이 많은 여고생이어서 차마 먼저 물을 수가 없더라. 아무튼, 나랑 옆집 남자는 카톡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과외숙제요~~]
졸았다는 얘기는 쏙 빼고. 남자는 내가 공부를 아주 잘하고, 학원과 과외를 착실하게 다니는 모범생인 줄 안다. 사실 그렇지도 않은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저번달에 본 내 모의고사 성적을 보면 깜짝 놀랄지도 몰라.
[그래? 착실한 학생이네]
[ㅋㅋㅋ아저씨는뭐하세요?]
거침없이 휴대폰 자판을 눌렀다. 어느새 과외 숙제는 뒷전이고 남자와의 카톡 대화에 열을 올렸다. 아마 내 옆에 엄마가 있었으면 무척 한심한 눈초리로 등짝을 때렸을거다.
[운동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었어ㅋㅋ]
같이 갈래? 연이어 온 카톡 메세지에 나는 책상에 쌓여있는 과외숙제를 한번 쓱, 훑어보고,
[갈래요!]
갔다와서 하면 되겠지, 뭐.
w.아몬드
대강 잡히는 운동복을 껴입고, 현관문을 여니 바로 문 앞에 남자가 서있었다. 놀라서 내가 많이 기다렸어요? 하고 물으니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나도 방금 나왔어. 그러곤 씨익, 습관처럼 웃는다. 남자는 생긴 것도 둥글둥글하게 생긴 게, 웃는 것도 잘 웃었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조용히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남자가 주섬주섬 차키를 꺼낸다.
- 오늘은 좀 먼 곳으로 갈거야.
- 먼 곳이요?
응. 그러면서 매우 즐겁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얼마나 먼 곳이길래 차키까지 꺼내지??? 하고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쳐다보니 남자가 내 볼을 쭉 잡아당기며 입을 연다.
- 귀엽긴.
아저씨 저 볼 아파요..볼을 잡혀서 으아으아, 무어라 짓껄이는 와중에도 그 말이 너무 떨려서,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 아저씨는 좀 선수인 것 같다.
* * *
남자의 차를 타고 간 곳은 집에서 차로 삼십분 남짓 걸리는 축구 경기장이었다. 우리 지역 축구 구단이 자주 와서 훈련을 하는 곳이라고도 들었다. 난 축구보단 야구를 더 좋아해서 올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와서 보니 진짜 컸다.
- 되게 크지?
- 네...완전 커요!
뒤늦게 차를 주차하고 온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근데 여긴 왜 왔지? 싶어 생각해보니까, 남자는 축구 선수였다.
- 안으로 들어가자.
그러곤 뚜벅뚜벅, 남자가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에 놓칠세라 나 역시 짧은 다리로 거의 뛰다시피 뒤를 쫒아갔다. 아저씨 같이 가요!!!!!
안에 들어가니 밖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큼지막한 공간들이 있었다. 혹여 길이라도 잃을까봐 남자의 옷자락을 꼭 잡고 따라다니는데, 그런 내 모습을 본 남자가 아무 말 없이 옷자락을 잡고 있던 내 손목을 덥썩 잡아끌었다. 내가 깜짝 놀라서 쳐다보니까, 나랑 만날때 마다 보여줬던 귀여운 여동생을 보는 시선으로 내 눈을 마주한다. 평소 오빠랑은 아웅다웅하는 사이인지라 이런 시선은 아직까지 영 어색해서 계속 쳐다보지 못하고, 결국 내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내 머리통 위로 남자가 작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 여기 잠깐만 앉아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온통 잔디로 덮혀져 있는 그라운드가 보이고, 남자는 구석에 있는 벤치에 날 앉히더니 잠깐 앉아있으라는 말만 남겨두고 어디론가 다시 걸어간다. 어디가는데요?!!! 멀어져가는 남자의 뒷통수를 향해 크게 소리치니, 남자는 금방 올게!! 하며 뒤도 안돌아보고 대꾸했다. 휴. 한번 한숨을 내쉰 나는 까딱까딱, 다리를 흔들며 쭉 한번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어서 바람 부는 소리 외엔 아주 조용했다.
- 일어나!
햇살도 따뜻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부는게 잠이 솔솔 와서 벤치에 누워서 졸고 있었는데, 그새 어디론가 다녀온 남자가 내 어깨를 툭툭, 건들인다. 잠이 확 깨서 일어나니까, 축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 와...아저씨 그렇게 입으니까 진짜 축구선수 같아요.
- 그런가?
어깨를 한번 으쓱한 남자가 옆구리에 끼고 있던 축구공을 내려놓는다.
- 축구 할 줄 알아?
- 음...조금요. 잘은 못해요.
사실 조금도 아닌데, 아예 못한다하기엔 좀 쪽팔렸다.
-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내기 하나 하자.
- 어떤 내기요?
- 내가 가지고 있는 공을 니가 뺏는거야.
만약 뺏으면 오늘 내가 너한테 맛있는 거 사주는거고, 못 뺏으면 니가 나한테 맛있는거 사주기. 그 말에 나는 잠깐 고심하는 척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렴 내가 공 하나 못 뺏을까! 하는 생각으로. 근데 그건 나의 크나큰 착오였다.
- 헉헉…, 아저씨 진짜, 치사하다!!
괜히 축구 선수가 아니지. 그래도 조금은 봐주겠지 했는데, 무슨, 쫒아가는 것도 힘들어서 죽을 뻔 했다. 헉헉, 나는 가쁜 숨을 주체못하고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저 멀리 굴러간 공을 주워 온 남자도 내 옆에 슬그머니 엉덩이를 붙였다.
- 죽겠네.
- 진짜루, 죽을것, 같아요, 헥…,
- 으유.
운동 부족. 그러면서 남자가 킥킥거리며 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가볍게 밀었다. 나는 숨이 차서 대꾸도 못하고 픽, 노려봐줬다.
- 그 다리로 죽어라하고 나 쫒아오는 건 웃기더라.
- 씨이..
- 그건 귀여웠으니까 맛있는건 내가 사줄게.
그러니까 삐지지마~ 그러곤 앉아있던 자리에 털썩 드러눕는다. 올라간 유니폼 티셔츠 아래로 남자의 배가 보였지만, 나는 모른척, 고개를 돌렸다.
- 다음엔 봐주면서 해요.
- 좋아.
심장이 자꾸 쿵쾅거린다.
너무 열심히 뛰었나...
| 이건뭐죠..... |
똥!글!망!글! 사실 망상에 젖어서 막 썼어요 뎨동함미당..T.T 오타, 어색한 표현, 그외 이상한 부분들은 역시 차후에 수정할 예정! 암호닉 신청해주신 레고님, 구자철컹철컹님, 솜사탕님, 옥메와까님, koogle님 그외 댓글 달아주신 독자님들 모두 감사합니다♡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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