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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 오늘은 내가 요리사 | 인스티즈 

 

 

 

 

 

밥을 하도 먹지 않던 윤기는 최근들어 병을 앓기 시작했다. 역류성 식도염. 그래서인지 몰라도 윤기는 병명을 판정받자 약은 그렇다 치고 밥을 먹는 것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틀에 한 끼 반을 먹는다면 많이 먹는 것일까 했던 윤기의 식단은 못해도 하루 두 끼까지 식사량을 불렸다는 것이다. - 물론 노력은 탄소가 모두 다 했다.- 

 

 

웬일로 아침 일찍 일어난 윤기는 부엌 식탁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지금 시간은 다섯 시 십칠 분이었다. 곧 있으면 탄소의 휴대폰 알람이 울릴 테지만... 윤기가 미리 손을 써두었다. 배터리와 본체를 분리한 것이었다. 20분이 되어도 알람이 울리지 않는 것을 확인한 윤기는 샐쭉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얼굴 책을 구경하던 윤기는 21분이 됨과 동시에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언가 굉장히 비범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윤기는 작은 세모 눈을 한 채 냄비에 물을 받아냈다. 백종원의 레시피는 어젯밤 모조리 외워둔 상태였다. 이런 비상한 머리. 윤기 자신의 똑똑함을 다시 한 번 인정하게 된 사례였다.  

 

 

윤기는 얇은 윗입술로 아랫입술을 잡어 삼키며 까스레인지 위에 냄비를 올려 두었다. 냉장고를 열어 저녁 때 장 본 재료들을 몽땅 식탁 위에 올려 두었다. 손질된 김치, 마늘, 버섯, 소세지... 윤기는 모든 재료를 확인한 뒤 전기밥솥 통을 꺼내 작은 컵으로 두 번 쌀을 퍼담았다. 미리 말해 두는데 윤기는 지금 초집중 상태이다.  

 

 

혀로 입술을 핥은 윤기는 두어번 대충 쌀을 정성스러운 손으로 씻고는 손을 넣어 물 높이를 맞추었다. 자신의 손가락 1/2만큼 맞춘 뒤 쿠쿠에 넣고 압력 취사 버튼을 눌렀다.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밥솥에 만족한다는 듯 미소를 띄운 윤기는 썰어진 김치를 통채로 펄펄 끓고 있는 냄비에 넣었다. 이쯤 되면 정말 레시피를 외운 건지 의문이 든다.  

 

 

다진 마늘을 넣고 마지막엔 햄도 추가해 넣었다. 윤기가 맛을 보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윤기는 며칠 전 사두었던 신라면을 개봉해 라면 스프 하나를 모조리 넣었다. 다시 한 번 맛을 보니 봐 줄만 했다. - 라면 맛이 너무 많이 나긴 하지만 먹을만 했으니 됐다. - 

 

 

밥솥을 확인하자 어느새 7분이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윤기는 안방으로 가 쥐도 새도 모르게 꿈나라 여행 중인 탄소를 흔들었다.다정한 손길과는 대조되는 낮은 목소리로 나즈막히 탄소를 불렀다.  

 

 

 

"야. 야, 김탄소." 

"... 으응..." 

"나 밥 해 줘." 

"으응......" 

 

 

 

잠이 덜 깬 건지 무조건 응만 되풀이 하는 탄소에 윤기는 입동굴을 보이며 활짝 웃었다. 골 때리네 정말. 윤기는 탄소를 더 흔들었다. 야 너 밥 해 줘야지. 여섯 시 이십 분이야.  

 

 

 

"... 몇 시라구...?" 

"여섯 시 이십 분." 

 

 

 

그제서야 눈을 뜬 탄소는 앞에 보이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지만 화면이 켜지질 않았다. 배터리를 분리한 윤기의 소행이었다. 대신 자신의 휴대폰을 흔들어 보이며 시간을 확인하게 한 윤기는 장난스럽게 인상을 구겼다. 

 

 

 

"아, 나 배 아플 것 같아. 밥을 못 먹었더니...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떡해!" 

 

 

 

다급하게 탄소가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지만 금방 일어난 다리는 맥을 못 추렸다. 바닥을 밟는 순간 온몸에 힘이 풀리고 만 탄소는 바닥으로 주저 앉았다.  

 

 

 

"야 조심해 조심. 괜찮아?" 

"너 속 괜찮아? 아 씨, 약 먹어야 되는데." 

 

 

 

저를 일으켜 주려는 손길을 무시한 탄는 부엌으로 쌩 달려나갔다. 윤기는 모든 상황이 제 생각에 딱 맞아 떨어지다는 듯 입꼬리를 올려 미소룰 지었다. 어느새 양손은 가지런히 뒷짐을 지고 있었고. 흡사 조선시대 양반을 떠올리게 하는 민윤기의 당차고 느린 발걸음은 부엌에 다달할 때까지 계속 됐다.  

 

 

 

 

 

 

 

입만 뻥끗 됐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부엌에 도착하자 펄펄 끓고 있는 찌개와 이제 막 밥이 됐는지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환경을 바라보며 입을 떡하고 벌렸다. 빨리 가서 금방이라도 넘칠 것 같은 찌개의 불을 껐다. 기포 덩어리는 점차 잔잔해 지더니 수증기만 내뿜고 있었다. 뒤에서는 낮은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자 의기양양한 민윤기가 서 있었다.  

 

 

 

"아침에 눈이 일찍 떠지길래 실력 발휘 좀 해 본 거야." 

"... 민늉기... 이렇게 감동 주기 있기 없기..." 

 

 

 

윤기는 미소만 지어보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천천히 다가와 어깨를 감싸 쥐고 의자에 앉혔다. 그러더니 손에 벙어리 장갑을 끼고 김치찌개를 식탁 위로 들고 왔다.  

 

 

 

"야 이거 내가 다 만든 거야." 

"새끼... 생색은..." 

 

 

 

민윤기는 기분이 좋은지 총총총 달려가 접시에 하얀 쌀밥까지 퍼왔다. 그런데 그 밥의 모양이 심상치가 않다. 꼭... 마치... 떡같은 이 밥... 김치찌개도 무언가 느낌이 썩 좋지만은 않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윤기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얼굴로 빨리 먹으라는 듯 재촉하고 있는데.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자, 잘 먹겠습니다." 

"오냐." 

 

 

 

역시나였다. 김치찌개에서는 신라면 육수 국물 맛이 났고 밥은 직다 못해 당장이라도 떡이 될 것만 같았다. 억지 미소를 지었다. 목소리 톤이 달달 떨리는 것만 같았다. 

 

 

 

"으음~ 너무 맛있는걸. 윤기 너 요리 처음 한 거 아니구나? 하하. 요리사 해도 되겠다 얘~" 

 

 

 

윤기는 입동굴이 찢어져라 맑은 웃음울 지었다. 그래, 윤기 너가 활쩍 웃을 수만 있다면 내 미각을 포기해도 좋아. 자랑스러워 하는 윤기의 꼴이 퍽이나 귀여웠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는 윤기의 요리를 먹고 싶진 않으니 가식적인 멘트를 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윤기야. 다음부터는 밥 하지 마. 난 네가 고생하는 거 싫어." 

"야 그냥 아침은 내가 할게. 어차피 작업 끝나면 아침 먹을 시간이니까. 그리고 나도 너 고생 시키는 거 싫다 인마." 

 

 

 

작전 실패. 그러나 매일 이런 아침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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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윤기야 ㅠㅠㅠㅠㅠㅠ윤기가해주는거면 뭐든맛잇을거야 ㅠㅠㅠㅠㅠㅠㅠ밥이 떡이되도 난 잘먹을수잇어 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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