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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19호 전체글ll조회 2999



 "아흐..."

 아직 겨울은 아닐 텐데...날씨가 꽤 추워졌네.

엄마가 가디건이라도 하나 걸치고 나가랄 때 말 들을 걸...

 


새벽 1시.

중간고사 때문에 독서실에 앉아 있으려니, 오늘 아침, 너희도 곧 고3이라던 담임의 말이 떠올라 소름이 끼쳤다.

대충 정리하고 가방을 챙겨나오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십 분 쯤 혼자 멍하니 걸었을까,

집으로 꺾어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 그림자 하나가 보인다.



 "이 시간에 거기서 뭐하세요?"

잘 보이지 않아서 혹시나, 싶어 발걸음이 느려진다.



 "너가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었지. 왜 이제 와?"

하며 천천히 내 쪽으로 다가오니, 표정 없는 얼굴이 보인다.



 날카로운 생김새에 나는 또 멍해져서 바보같은 소리를 한다.

 "어...? 아저씨 나 납치할 거에요?"






 "뭔 소리야, 김유권."

 "아얏,"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와서는 멍하니 선 나에게 꿀밤을 먹인다.






 "내가 널 왜 납치하겠어. 납치 그런 거 안 해도 내 옆에 있어줄텐데."


 헤헤헷.

간지러운 말이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제야 추운 공기에 얼어붙은 것만 같았던 아저씨 얼굴에도 피식, 하고 웃음기가 서린다.



 팔을 크게 벌려서

앞에 서있는 아저씨를 그대로 안아버린다.


 아,

아저씨가 더 크니까, 안겼다고 해야 할까?


 추워서 시린 코 끝에

아저씨의 온기가 느껴져 고개를 부빗부빗 도리질쳐본다.

어깨를 안아오는 체온이 따뜻하다.






 "내일 또 학교 가야 하는데... 지금 들어가면 엄마한테 혼나겠다. 늦게 왔다고..."

품 안에서 중얼거리니 웅웅, 내 목소리가 아저씨 품 안을 못 벗어나는 것 같다.


 점점 내 몸을 녹여오는 따뜻함이 너무 좋아 더 꼭 안으며 아저씨를 올려다 본다.

그러면 아저씨가 고개를 숙여 날 마주봐 준다.



 "나 빨리 아저씨랑 같이 살고 싶다."

 "그러니까 빨리 커야지. 너 스무 살 되면 아저씨한테 오게 해 줄게."

하는 아저씨는 느끼하게도 웃고 있다. 나도 또 간지러워서,

볼이 아플만큼 입꼬리가 올라가 버린다.



 "그럼 아저씨는 서른 넘는데? 나, 서른도 넘은 아저씨랑 같이 살아야 해요? 나 대학 붙으면 바로 데려가 줘요."

 "아저씬 서른 넘어도 여전히 멋있을 텐데-."

흐흐흐. 아저씨 많이 달라졌네. 자뻑도 하고.

처음 만났을 때는 표정이 없어서 인조인간인 줄 알았더니.



 "그래, 권이 대학 붙고나면 몸만 와. 씻을 때 빼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줄게."

어느새 이렇게 바보같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싫은데-

 난 아저씨가 먹는 밥 하고

 아저씨가 먹을 찌개도 하고

 아저씨가 먹은 그릇도 씻을 건데?"

하며 애교를 부리는 나도,

아저씨를 만나 많이 변했다.



 "대신 아저씨가 아침마다 나 깨워주세요. 아저씨 목소리에 일어날래."

 푸흣,

웃음을 흘린 아저씨가

내 양 볼을 감싸기에 난 아저씨의 입술을 기다리며 눈을 감는다.








 아...

더 늦으면 엄마한테 혼날 텐데...
















----

 * 아저씨 비범 톡 해준 꿀벌님 보고 있나요? (글잡에선 존댓말 써야 하니까 어색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닌가?)

아저씨 톡이 너무 간지러워서 글잡에 풀어버렸어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에 불마크 안 단 건 안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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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헐류우ㅠㅠㅠㅠㅠ으ㅏ아유유ㅠㅠㅠㅠㅠㅠ아 이런범권너무좋다으아어어어ㅜ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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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19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도 범권 좋다으아어어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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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범권수위써주세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좋다이런필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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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19호
감사합니다ㅋㅋㅋㅋ
근데 열여덟살 수위 쓰면 저 끌려감ㅋㅋㅋ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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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범권 사랑해ㅠㅠ작가님도 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우으링러ㅡㅇㄴ리
뒷편도 이어서 써주심 안돼여?ㅜㅜ스무살이된 유궈니ㅠㅠㅠㅠ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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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19호
나까지 사랑해주다니 ㅠ 이런 독자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쓰고 싶어영ㅋ 일단 한 주 더 열심히 살고요 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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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그럼 신알신하구 갈게여ㅠㅠ
다음주에 꼭 돌아오셔요ㅠㅠ
돌아오시면 제가 더 더 더!!! 사랑해드림ㅠㅠ힝히히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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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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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19호
에헿♡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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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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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19호
저도 범권 너무 좋아요 ㅠㅠㅠ 블낙지에서 거의 유일하게 미는 커플링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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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저씨랑 처음만났을때 썰풀어주면안되여???ㅜㅜㅜ인조인간이라매여ㅜㅜㅜ끌린닼ㅋ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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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19호
ㅋㅋㅋㅋㅋㅋ 좀 쓰다 말았는데 나중에 쓰려구요 궁금해 해줘서 고마워요 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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