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이게 아닌데 by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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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그가 날 찾아왔다
그와 헤어진지도 벌써 1년, 이런걸 세고 있는 내가 한심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아직 나는 그에 대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그는 안정된 직장에 취직돼있었고 사회적 지위도 나보다 훨씬 높은데다 외모 또한 출중했다. 그에 비해 나는 아르바이트를 해 겨우 밥벌이나 하는 그저 평범한 대학생, 그뿐이였다
나와 그는 그 짧은 시간 그저 사랑했을 뿐이였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나 혼자만의 사랑이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를 만나고 짝사랑하게 된건 고등학교 3학년때였다. 그는 나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았는데 내가 아침에 등교하는 시간,그가 출근하는 시간대가 같아 거의 항상 매일 아침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나는 16층, 그는 19층에 살았다. 솔직히 그를 처음 봤을때 잘생기긴 했지만 다소 차가워보이는 인상때문에 겁이나 제대로 쳐다보기조차 힘들었는데 그게 한 두번이 아니라 몇 달씩 반복되니까 낯을 심하게 가리는 나와 웃으며 아침인사를 주고 받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런지 점점 어색함도 사라지고 친근해보이기까지 해졌다. 그렇게 매일 만나면 점점 커지는 것은 오직 나만의 마음,티는 낼 수 없었다.
그러다 결국 난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와 아침에 만나는 일은 한번도 없게 되었다. 그가 보고싶기도 했지만 티는 낼수 없어서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다 혼자 그리워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러다 어느날 아침, 친구와의 약속으로 일찍 나오게 되었는데 19층에서 멈추는 엘리베이터를 보고 순간 흠칫했다. 아니겠지.아니겠지 하면서 내심 기대도 했는데 막상 1층씩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보니 가슴이 터질것만 같았다.
띵- 16층입니다.
무미건조한 엘리베이터의 알림음이 울려퍼지고 문이 열리는 순간 웃고있는 그의 얼굴을 보고 나도 모르게 기쁜 걸음으로 달려가 까치발을 들어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나도 놀랐지만 우선 이런 나의 행동에 그가 화낼까봐 잔뜩 긴장해 고개를 푹 숙였는데,그가 양 손으로 내 두 볼을 잡고 고개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억눌러왔던 나의 마음과 함께 눈물도 폭팔, 그는 날 보며 나의 눈물로 젖은 눈가를 수트 소매로 닦아주었다. 뿌옇던 시야가 깨끗해지고,내가 본 그는 마치 모든걸 다안다는듯한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그를 대놓고 마주보기 민망해 고개를 옆으로 휙- 하고 돌리니 하하하 하고 웃으며 나를 곰돌이 인형안듯이 꼬옥 끌어안아주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다다르고 그는 내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태일아.6시에 사거리 Lullaby에서 보자-"
어쩐지 기분좋은 예감이였다. 그래서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날은 친구들끼리와의 이야기와 수업에 전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도저히 안됄꺼같아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한 수업을 빼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계를 보니 5시 반, 10분거리인 Lullaby까지 가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정신을 차리고 부지런한 걸음으로 도착하니 5시 35분이였다.일찍 도착한 나는 왠지 기분 좋은 두근거림과 함께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그는 이미 나를 기다린지 오래인듯한 모습으로 들어오는 날 젠틀하게 미소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잔뜩 긴장해서 경직된 웃음을 지으며 다가가서 앉았다.
"뭐 마실래?" "네?아..저는 카라멜마끼야또.."
"여기 카라멜마끼야또 한잔이랑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네 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는 카운터로 가 주문을 하고 들어오더니 나에게 말을 건넸다.
"태일아" "네?" "내가 너 왜 불렀는지 알겠어?" "아..아까 아침에.." "왜 그랬던거야"
그냥 오랜만에 보는 친한 형같아서 했다고 하면 되는데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왠진 모르는데 갑자기 바보같이 멀뚱멀뚱거리고만 있었다.
"태일아 너 혹시 형 좋아해?"
헙
마치 내 엄청난 치부를 들킨듯이 숨이 턱 막혀서 헙 하고 숨소리를 내뱉었다. 얼굴에 열도 나고 아까보다 백배는 긴장이 돼서 나도 모르게 다리를 덜덜 떨는 내 모습을 보며 그는 엄청나게 멋있는 웃음으로 밝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형 좋아하냐구"
대답대신 고개를 슬그머니 떨꾸어 고개를 끄덕거렸다.
"태일아 고개 숙이지 말고 좀 고개 들어봐"
그의 화난 얼굴이 보기싫어 고개를 숙이는데 그는 내 마음도 모르고 자꾸 고개를 들라고했다. 하는 수 없이 고개를 살짝든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그는 내 눈이 잘못된건가? 라는 생각을 가질만큼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태일아 형도 너를 엄청나게 좋아해" "혀..혀엉.." "우리 만나볼래?"
그렇게 나와 그는 인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날 뭐가 어긋났던건지 되집어 볼새도 없이 그는 날 버리고 떠나버렸다.
평소와 마찬가지였다. 그는 나와 자주 아침부터 만났다.
"아싸!오늘은 내가 더 일찍 나왔다!"
이렇게 내가 일찍 나온 적은 처음이였기에 설레며 그의 집앞까지 가서 기다렸다. 설레였던 것도 잠시.안나와도 너무 안나온다 싶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디가 아픈가? 평소보다 30분이 늦은 8시가 돼도 안나왔다. 회사에 지각하지는 않을까 하고 전화도 벌써 몇번이나 해봤지만 부재중이다. 혹시 부지런한 그가 아직도 일어나지않고 집에 있나 깨우러 집 앞까지 찾아가 초인종도 눌러봤으나 묵묵부답,그는 도대체 어딜 갔을까? 그의 집 앞에 꾸그려 앉아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 깜짝놀라 핸드폰을 확인해보았다. 재효형이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내가 울면 항상 형은 깜짝 놀래서 내가 원하는대로 다해주겠다며 미안하다고 해줬는데.. 그 생각에 더 눈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나는 애써 눈물을 닦고 목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는 잔뜩 잠긴 목으로 힙겹게 말을 건넸다.
"태일아 30분 뒤에 Lullaby에서 보자"
그렇게 전화는 무참히 끊겨버렸다. 나는 잠깐 집에 들려 어느새 꽁꽁 언 손을 녹이고 잔뜩 부은 눈을 죽이려 세수도 하고 진정하고 집을 나섰다.
그가 Lullaby에 지금 도착해있을것은 분명해 택시를 타고 그곳으로 갔다. 택시에 타 가만히 주위를 살피며 혹시 연락이 오지는 않았나 핸드폰을 확인했다. 12시 25분,어라 생각해보니 오늘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네.맞다 나 형 선물도 준비하고 있었는데.이따 밤에 만나서 줘야지. 어쩐지 오늘따라 길거리도 어수선하고 밝더니 그것때문이였구나.
Lullaby에 도착해 들어가보니 역시 형이 앉아 허공을 보고 한숨을 쉬고 있었다. 잔뜩 긴장해 들어갔는데 어딘가 형의 표정이 안좋아보였다. 그는 내가 자리에 앉자 그제서야 나를 보고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말을 건넸다.
"태일아 너 울었어?눈이 부었네" "어?응..왜 전화 안받았어?" "아...오늘은 회사 안가고 집에 있었어" "나 지금 형네 집 앞에 계속 있다가 왔는데?"
뭔가 많이 이상하다 지금 거짓말 하는건가?
"아니..아 집이 아니라 어제 야근했다가 잠들어서 잠깐 집에 들리러 나왔던거야" "뭐야 왜 말 바꿔?솔직히 말해봐" "회사였다니까? 아니 하여튼 나 할말있어 태일아" "뭔데?그건 좀 있다 얘기하자" "우리 그만 하자"
"뭐-..라고 했어?" "우리 이제 헤어지자고 태일아" "갑자기 왜? 왜 그래..내가 자꾸 따져서 그러는거야? 이제 안그럴께 미안 왜 그래 형...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니가 잘못한게 아니야 아직 어린애 가지고 그런 내가 미친놈이고 돌았지" "왜 그래..미안해 형..응? 나 오늘 크리스마스라 알바한 돈으로 저번에 백화점에서 형이 예쁘다고 했던 넥타이 있잖아 그것두 사고 또.." "미안"
그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하지만 형은 달래주지 않았다.다 들어줄테니 뭐든 시키라는 말같은 것도 하지 않았다. 이건 아니다. 그 없이 사는 나 혼자만의 시간은.
그렇게 아무말없이 그는 Lullaby를 나갔다. 우린 끝이다.
끝인즐로만 알았다.
epiloge- sweetheart |
이게 원래 효일을 마음에 두고 쓴게 아니라 좀 어색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어요ㅠㅠ;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고 읽어주세요!
이 편의 뒷이야기인 sweetheart 로 돌아옵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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