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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점반 전체글ll조회 2084l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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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폭탄이네.”
“그니까. 너 기숙사에서 할 거야?”
“아마도? 오늘 룸메 늦는데서 그냥 방에서 하려고. 너는?”
“…나 어디서 하지.”
“너도 집에서 해.”
“집에선 집중이 안돼. 쉬고싶단 말이야.”



과제를 왕창 받고 나온 둘. 기숙사에서 과제를 할 거라는 시은이에 여주는 좋은 장소가 떠오르지 않는 듯 눈을 찌푸렸다. 그러자 시은은 메모를 하던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곤 말했다.



“그럼 동방이나 과방에서 하든가.”
“아 그럴까? 과방은 선배들 너무 왔다갔다해서 좀 그러니까 그냥 동방에서 해야겠다.”
“아 맞다. 야 동방하니까 생각 난 거.”
“뭔데?”
“너 전원우선배랑 그 때 뭔 대화했어?”
“..언제? 나 술 마신날?”
“응.”



“몰라. 기억 안나는데?”
“..뭐야 재미없게.”
“뭐. 뭐가 있어야 돼?”
“뭐가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렇지.”
“꺼져. 그 인간이랑은 뭐가 있으면 그냥 내가 콱 혀깨물고 죽든가 할 테니까.”
“넌 항상 그래.”
“뭐가.”
“사랑이 증오로 변하는 거. 무감정이 증오로 변하는 거. 그거 속도가 너무 빨라.”
“선을 잘 그어.”
“그럼 선만 그어.”



꺼지라고 밀치지 말고.


어느덧 공대 건물을 다 빠져나온 둘. 비슷한 시간대에 수업이 더 있었던 건지 아이들이 건물 근처에 꽤나 많았고 시은의 말에 여주는 볼멘소리를 냈다.


“야 내가 또 언제..!”
“너 항상 그래-.”


저 사람 나 안좋아한다 싶으면 그냥 확 너가 먼저 싫어해버리잖아.


“뭐하러 그래? 감정 낭비야.”
“자기방어야.”
“먼저 싫어하는 게?”
“응.”
“………….”
“야 가라.”
“…밥은 어떡하게?”
“몰라. 편의점에서 사먹든가 하지 뭐.”
“…정 배고프면 연락 하든가!”
“………….”


갈림길에서 시은에게 먼저 손을 흔들어보이는 여주. 시은은 그런 여주가 걱정된다는 눈초리로 오랫동안 바라보더니 걸음을 옮겼다. 털래털래 동방으로 향하던 여주는 방금 시은과의 대화 때문인지 꽤나 생각이 많아보였다. 결국 작은 한숨을 토해낸 여주가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



이어폰을 꽂은 채 동아리 방에 들어서 노트북을 연 여주. 그렇게 한참동안 노트북 타자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그러다 과제가 잘 풀리지 않는지 시끄러운 음악으로 바꾼 뒤 볼륨을 높였다. 덕분에


“………….”
“………….”


제 뒤에 원우가 들어선 줄도 몰랐다. 원우는 여주의 뒷모습을 보고 잠시 멈추더니 마저 들어와 조용히 문을 닫았다. 이어폰에서 새어나오는 시끄러운 음악소리. 원우가 뒤에 다가가 여주의 과제창을 바라봤다.


“………….”
“………….”


조금 더 뒤에 서있던 원우는 책장에서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여주가 한숨을 푹 내쉬자 원우는 다시 여주를 바라봤다가 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여주를 지나쳐 여주의 앞에 앉자 여주가 그제서야 놀란 듯 몸을 들썩였다. 여주가 이어폰을 빼자 원우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


“노래 소리를 그렇게 키워 들으니까 놀라지.”
“…인기척을 냈음 안 놀랐겠죠.”
“이번 건 인정하지? 노래를 누가 그렇게 크게 들어.”
“………….”


“술주정이 좀 있는 편인가봐?”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내요?”
“윤정한 손잡고 가는게 꼴보기 싫었어서.”
“부축이죠, 제가 거하게 취해있었으니까요.”
“그래. 너무 취해서 버르장머리가 없어지더라.”
“..허?”


여주가 고개를 기울이며 유유히 책을 넘기는 원우를 향해 헛웃음을 터뜨렸고 그 소리에 원우가 책을 책상 위에 눕히더니 작게 웃으며 말했다.



“맞먹던데 나랑.”
“그럴 만 했으니까 그랬겠죠.”
“기억이 안 나?”
“네. 안 나는데요.”
“기억해야할 일이 있는데.”
“…뭔데요?”
“글쎄.”


장난끼 가득하게 웃었지만 여주의 눈엔 그리 보이진 않았다. 원우가 다시 책을 들자 여주가 송곳니를 보이며 윗입술을 움직였다. 그리고 다시 이어폰을 끼고 노트북을 타닥거렸다. 여주가 듣는 노래가 무엇인지 안다면, 이어폰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를 듣고도 맞힐 수 있을 정도로 큰 볼륨이었다. 원우의 중얼거림이 그 위를 덮었다.


“사과는 좀 기억해주지.”


나 사과 잘 안하는데.







[세븐틴] 어지러운 동거 06 | 인스티즈



























“좀 늦었네?”
“아, 과제 때문에요. 집에 오면 안 할 것 같아서. 왜 안 자요?”
“…티비. 재밌어서.”


자정 직전 여주가 들어오자마자 정한이 물었다. 정한은 틀어놓은 티비를 가리키며 말했고 여주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으로 들어가려던 여주는 정한의 물음으로 인해 걸음이 붙잡혔다.


“어디서 했는데?”
“…아 동방이요.”
“동아리 뭐해?”
“독서동아리요. 활동은 거의 없고 그냥 미니 도서관 같아요. 책 읽는 사람들 간간이 있고 아님 저처럼 다들 과제하고.”
“아.”
“화장실 안 쓰죠? 저 씻게요.”
“응. 써.”



여주가 말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정한은 거들떠도 보지 않던 티비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무언가 떠오른듯 휴대폰을 만지작 거렸고, 여주가 옷가지를 챙기고 나오자 정한이 또 다시 여주를 불렀다.


“여주야.”
“예?”
“…독서동아리 좋아?”
“..동방 이용엔 유용하죠? 왜요?”
“그냥,”


나도 너 따라 들까, 싶어서.











[세븐틴] 어지러운 동거 06 | 인스티즈






















“…………..”



공강 시간이면 늘 동방에 있는 원우였다. 이 곳이 아니면 딱히 겹치는 수업 말고는 마주칠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주와 있는 게 원우는 꽤나 재밌는 모양이었다. 누군가가 들어올 때마다 본능적으로 들어지는 고개. 다른사람들을 수없이 마주하던 원우는 그냥 갈까 싶어 책을 덮었다. 그와 동시에 문이 열렸다.


“…………..”
“…선배는 늘 있으시네요. 동아리 회장인 줄.”
“내가 책을 워낙-,”


“여기야?”
“네.”
“…………..”



여주의 말에 장난스레 답하며 자리에 도로 앉는 원우의 말 뒤로 바로 정한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여주의 뒤에서 나타난 정한에게 원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박혔다. 정한이 생글 웃으며 원우의 눈을 맞추곤 말했다.



“나도 가입했어.”
“…………..”
“그니까 그 나가라는 눈. 안해도 된다고.”
“....미쳤냐?”
“뭐, 동아리 가입 사항에 ‘윤정한 금지.’ 는 없던데?”
“야.”
“책이나 마저 읽어.”



난 여주랑 과제하려고.












[세븐틴] 어지러운 동거 06 | 인스티즈





















소파에 나란히 앉은 여주와 정한. 둘의 무릎 위엔 노트북이 자리했다. 한 편 테이블에 삐딱하게 앉아 휴대폰을 만지다 저 둘을 바라보는 원우. 같은 공간임에도 온도가 확연히 달랐다. 여주는 과제를 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종종 정한에게 물어봤으며 정한은 여주의 노트북을 제 노트북과 바꾸어 직접 타이핑을 쳐주기도 했다.


“이거 변수를 없애야 돼.”
“왜요?”
“어차피 안에서 받을 거잖아. 그리고 프린트 할 때도 넣지말고.”
“아.”
“만약에 변수를 입력값으로 안 받고 지정을 할 거면,”


이렇게 여기다가 수를 넣고 돌리면 이 값으로 나와. 그치.


“헐 그렇네. 감사합니다.”
“열심히네.”
“워낙 배움이 느려서…”


“배움이 느린데 그렇게 걔가 다 해줘서 되겠어?”
“뭐요?”



그 분위기를 확 깨버리는 원우. 여주가 인상을 찌푸리며 원우를 바라봤고, 원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겨 들더니 다시금 말을 이었다.



“혼자 끙끙 앓아야 늘지. 그렇게 바로바로 해결해주면 내일 복습할 때 기억도 안 나.”
“감각이 아예 없는 초창기엔 코드 따라 써보는 게 도움 돼.”


분명 원우의 시선이 여주를 향했지만 정한은 게의치 않는 듯 자신이 직접 받아쳤다. 그러자 원우가 정한을 바라봤고 원우가 싸늘한 표정을 한 채 말을 이었다.



“그것 도 한 두 번이지. 보니까 물어보는 게 한 두 번도 아니구만.”
“배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정도로 짜는 거면 괜찮은 거야. 자기가 짤 만큼 짜고 모르는 부분 물어보면서 배우는 게 맞지.”
“…………..”



정한의 말에 원우가 더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자 정한은 노트북을 소파 옆에 올려두며 몸을 일으키더니 원우의 앞에 섰다. 산뜻한 미소와는 달리, 차가운 어투가 원우를 향했다.



“잘하고 있는 여주한테 시비걸지 말고,”
“…………..”
“정- 시비가 걸고 싶음 나한테 걸어.”





[세븐틴] 어지러운 동거 06 | 인스티즈




유치해서 못 봐주겠으니까.















[세븐틴] 어지러운 동거 06 | 인스티즈

[세븐틴] 어지러운 동거 06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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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튀는 신경전 개꿀잼. 히히 저 답글 다는 거 좋아하는데 현생때매 힘들어서 내일 달게영 봐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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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봉해입니당

히힛 금방 오신 작가님 덕분에 또 댓글 달 수 있어요ㅎㅎ

이야,,, 둘 사이 신경전 무슨 피카츄 저리가라야.... 불꽃이 엄청 튀는걸요...? 백만볼트 그 이상이 되겠어요.. 저 근방 기온은 아마 100도가 넘을겁니다. 하지만 그런게 또 맛집의 요소 중 하나인거죠ㅎㅎ
이제 동방 안에서 원우와 정한의 신경전, 여주까지의 삼각관계가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작가님 안녕히 주무세요❤️

1년 전
독자2
하 작가님 진짜 사랑둥이에여
1년 전
비회원.72
둘의 신경전 장난 아니네요..
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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