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거의 다 썼다가 홀딱 날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기분이었구나...
불마크 달고 번외 쓰고 있었는데...ㅎ................
나는 후딱 불마크 번외를 쓸테니 여러분은 완결을 보고 댓글을 쓰시오.
댓글 보고 힘내서 떡!떡!떡!을 쓰겠소.
불마크 안 달았다고 댓글 안 쓰면 내가 더 삐칠거요.
암호닉은 모아 모아 번외에서!!
왘 끝났다능 오덕이 아니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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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일찍도 연다. 추워 뒤지는 줄 알았네."
세훈이 현관문을 열자 백현은 문 사이로 덜덜 떨며 들어왔다. 세훈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문을 닫았다.
"웬 감기냐고 존나 욕하려고 했는데 추워지긴 추워졌다." "오지 말라니까." "너 골골대는거 구경하러 왔거든?"
백현이 말은 까칠해도 속은 따뜻한 사람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세훈은 그냥 웃어보였다. 백현이 주방으로 가 쭈그려 앉아 손에 든 봉지를 뒤집어 탈탈 털었다. 갖가지 인스턴트 죽이며 간식들이 바닥에 떨어지자 세훈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백현을 내려다 봤다.
"이거 다 먹으라고? 내가 넌 줄 아냐?" "내가 먹을건데?"
오히려 더 어이없단 표정으로 올려다 보는 백현에 말문이 막힌 세훈은 방으로 들어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거실에서 한참 부스럭대던 백현은 제가 먹을 간식거리와 데운 인스턴트 죽을 가져왔다.
"이거라도 먹어. 아줌마가 너 아침밥도 안 먹었다고 나한테 전화해서 부탁하시더라." "인스턴트 싫은데..." "주제에 존나 까탈스럽네. 너 먹기 전까지 안 갈거니까 먹어라?"
백현의 협박 아닌 협박에 세훈은 죽을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었다. 백현은 세훈이 죽을 떠먹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과자 봉지를 깠다. 세훈은 몇 숟가락 더 떠먹다가 입이 텁텁해 많이 먹지 못하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루한쌤이냐?"
갑작스런 백현의 말에 세훈이 고개를 돌려 백현을 봤다. 백현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과자를 꺼내 먹었다. 세훈은 잘못 들었나 싶어 접시를 치우고 누우려는데 백현이 입을 열었다.
"좋아한다는 사람, 루한쌤이냐고."
백현의 말에 세훈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세훈이 아무 말도 못하자 백현이 다 먹은 과자 봉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콜라를 한 캔 땄다.
"...어떻게 알았냐?" "지금 그게 중요해? 지지리 궁상 그만 떨고 학교 빨리 나와. 너 이러고 있는거 벌써 3일째야."
세훈은 허탈하게 웃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래야지. 세훈은 자신 없이 말 끝을 흐리며 몸을 뒤척여 벽을 보고 누웠다. 백현은 몸을 일으켜 세훈의 머리맡에 앉아 세훈의 뒤통수를 내려다봤다.
"루한쌤, 너 안 혼나게 하려고 애 많이 썼어." "......" "겨우 교생 실습 나와서 선생들한테 욕이란 욕은 다 먹고..." "......" "오늘은 너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누구보다 답답한건 세훈 자신일 것이라. 백현은 알고 있었다. 세훈이 뒷모습만 보여주자 백현은 세훈의 어깨를 두어번 토닥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간다." "......" "내일은 꼭 나와."
현관문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세훈은 움직이지 못했다. 착잡했다. 차라리 루한이 자신을 미워했다면. 그렇다면 덜 미안했을까? 세훈은 끝까지 착하기만 한 루한의 얼굴을 볼 용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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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굳게 먹고 집을 나서던 그 날과는 다르게 소심해진 세훈은 중국어 시간마다 내내 엎드려 있었다. 그런 세훈을 루한도 굳이 불러내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훈에게 고백했던 민정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서 세훈을 찾아왔다.
"세훈아, 진짜 걱정했단 말이야. 많이 아팠어?" "너 좀... 가라." "아이, 왜 그래~ 나 너 포기 안 할거야!"
민정이 은근슬쩍 팔짱을 끼며 말할 때마다 세훈은 질색하며 민정을 떼어냈지만 민정은 애교를 부리며 다시 세훈에게 팔짱 끼기를 반복했다.
"포기 안 할거라니까?"
세훈이 아무리 모진 말을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정은 세훈에게 더욱 집착했다. 민정은 쉬는 시간마다 세훈에게 찾아왔고 처음엔 눈치를 주던 백현도 이제는 민정이 세훈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익숙했다.
"세훈이 너 수학 문과 탑이라며?" "......" "나 수학 좀 가르쳐주라."
도도하긴 무슨. 민정이 콧소리를 내며 문제집을 들이댔지만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크게 튼 세훈은 민정의 문제집을 팔꿈치로 밀어냈다. 그 때 세훈의 교실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중국어 부장..."
루한이 말을 꺼내다가 세훈과 민정을 보고 입을 닫았다. 민정이 고개를 돌려 루한을 쳐다보자 그제서야 세훈이 고개를 들어 루한을 봤다.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루한이 급하게 몸을 돌려 교실을 빠져나왔다. 세훈은 그런 루한을 보고 한숨을 푹 쉬었다. 그렇게 내가 보기 싫은가. 세훈은 루한을 원망하다가도 루한에게 강제로 키스했던 것을 떠올리며 후회했다.
-
세훈이 늦은 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이어진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항상 꺼져 있던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드디어 고쳤구나. 세훈은 왠지 모르게 반가워져 가로등 밑에 서서 한참을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핸드폰에는 빨리 들어오라는 엄마의 문자가 와있었다. 문자를 확인한 세훈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간신히 한 발자국 뗄 때였다.
"어? 오세훈 아냐?"
세훈이 몸을 틀어 소리가 들린 곳을 보니 시선의 끝에는 비틀비틀 걸어오는 루한이 있었다.
"와, 씨발. 이젠 인사도 안 하냐?"
완전히 취한 듯한 루한의 모습에 세훈은 어찌할 줄 모르고 움찔거렸다. 루한은 끝까지 대답 없는 세훈에 섭섭했는지 씩씩거리다가 주먹으로 세훈의 어깨를 툭 쳤다.
"인사해, 새꺄. 쌤 무시하냐?"
루한이 혀가 잔뜩 꼬여서는 눈을 치켜떴다. 세훈은 당황스러워 귀를 만지작거리며 어정쩡하게 인사를 했다.
"아씨... 너어... 여자친구 생기더니 난 안 보이나보다?!"
루한이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세훈의 품에 쓰러졌다. 세훈은 쓰러지는 루한을 서둘러 받치고는 방금 들은 말을 되뇌었다.
"쌤... 뭐라고 하셨어요?" "인사하라고..." "아, 아니 그 전에!" "...여자친구?"
루한이 웅얼거리며 말하자 세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여자친구라뇨!" "너... 걔 있잖아... 3반 민정이..." "아, 미친! 걔 그냥 혼자 좋아서 저 따라다니는 거예요!!"
세훈이 억울한 듯 소리지르자 루한은 엉거주춤 세훈의 품에서 벗어나 똑바로 서있으려 애썼다. 간신히 중심을 잡은 루한이 눈을 몇번 꿈뻑이고는 세훈을 큰 눈으로 올려다 봤다.
"그럼 네가 좋아한다는 애는..." "그건... 아, 여튼 걔는 아니에요!"
세훈이 화를 내자 조금 수그러든 루한은 세훈의 교복 끝자락을 쥐고 말했다.
"그럼 너 왜 나 쌩깠어?" "......" "보고 싶었는데..."
세훈은 루한이 제 밑에서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세훈은 루한의 작은 머리통을 내려다 보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다 이내 손을 거뒀다.
"쌤은 나 안...미워요?" "왜 미워... 하나도 안 미워."
세훈은 아직 한글을 덜 뗀 아이처럼 어눌한 말투로 말하는 루한이 귀여워 보였다. 세훈은 용기 내어 두 손으로 루한의 뺨을 감싸 고개를 들어올려 눈을 맞췄다.
"내가 쌤한테 못된 짓 했잖아요." "...못된 짓 아냐." "응?"
한참 세훈을 빤히 쳐다보던 루한은 까치발을 들어 저보다 훨씬 키가 큰 세훈의 입에 짧게 뽀뽀했다. 놀란 세훈이 눈을 크게 떠 루한을 쳐다 보자 갑자기 루한이 울먹거렸다.
"흐으... 좋아한단 말야." "에...?" "너 첨 볼 때부터 좋아했는데, 흐윽... 학생이라 말도 못 하고, 넌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하고..." "......" "너한텐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흐읍... 자꾸 담배 피고 술 마시고 욕하는 모습 보이는 것도 얼마나 속상했는데..."
루한이 결국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바닥에 풀썩 앉아 어린 아이처럼 눈물을 터뜨렸다. 조용한 주택가에 루한의 울음소리가 크게 울리자 당황한 세훈이 우왕좌왕하다가 루한을 들쳐 업고는 루한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세훈은 루한을 집에 데려다 줬던 기억을 더듬어 도어락을 풀고 집에 들어갔다. 등에 업은 루한을 침대에 눕히자 루한은 뒤척이며 위에 입은 후드티를 훌렁 벗었다. 당황한 세훈이 급히 고개를 돌렸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 동안 아무런 기척이 없자 세훈은 슬쩍 고개를 돌려 살폈다. 루한은 이불도 덮지 않고 잠들어 있었다. 루한이 입까지 벌리고 편히 자는 모습을 보고 세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불을 올려 덮어주자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파고드는 모습이 아기 같았다. 세훈은 자꾸 흘러내리는 루한의 앞머리를 넘겨주며 생각했다.
'좋아한단 말야.'
루한이 했던 말이 계속 세훈의 머리를 맴돌았다. 그랬구나. 세훈은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삽질을 한건지 깨달았다. 세훈이 루한의 머리맡에 앉아 그 평온한 모습을 바라보다가 분홍색으로 물든 루한의 볼을 손가락으로 콕 찔렀다. 세훈은 계속 해서 코도 만져보고 눈썹도 만져봤지만 루한은 미동도 않고 곤히 자고 있었다. 세훈이 마지막으로 입술에 손을 가져다 댔다. 세훈은 루한이 꿈쩍도 않는 것이 신기해 입술을 꾹 눌렀다.
"헉."
그 때 갑자기 세훈의 손가락을 문 루한에 세훈은 식겁해 손가락을 빼냈다. 자신의 손가락에 루한의 침이 묻어있는 것을 확인한 세훈이 침을 꿀꺽 삼켰다. 혀가 닿았다. 말캉한 느낌이 생생해 키스했던 그 날이 떠올랐다. 세훈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집을 나서려 할 때였다.
"무울..."
등 뒤에서 루한이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물을 찾자 세훈은 급히 주방으로 발을 돌려 컵에 물을 따라 루한에게 다가갔다.
"물 여기 있어요."
세훈의 말에 천천히 눈을 뜬 루한이 몸을 일으켜 컵을 받아 마셨다. 어느 정도 술이 깼는지 루한은 말이 없었다. 세훈은 모든 일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을 느꼈다.
"그, 저기... 술주정 부려서 미안해."
눈도 못 마주치고 말하는 루한을 보며 세훈은 당장이라도 그에게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꾹 참은 세훈이 루한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그, 그래도 너 너무했어.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서 나한테 키, 키스는 왜 했냐! 내 마음이 어땠는지도 모르면서..."
볼멘소리를 내며 루한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귀가 붉어진 것을 본 세훈이 웃음을 참고 입을 열었다.
"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키스같은거 안 해요." "어...?" "선생님 좋아해서 그런거예요." "......" "많이 좋아해요, 저도."
상상하던 것과는 다르게 조용했지만 더 설레는 기분이었다. 세훈은 침착한 척 말했지만 목소리가 떨릴까 걱정이 되었다. 루한이 많이 놀란 듯 동그란 눈으로 세훈을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작게 미소지었다. 세훈이 부끄러워져 고개를 떨구자 작은 새끼손가락이 다가와 침대 위에 있는 세훈의 새끼손가락에 고리를 걸었다.
"그럼... 우리 사귀는거야?"
세훈은 제 손 위에 겹쳐진 작은 손이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잠긴 목소리마저도 세훈의 모든 감각을 깨웠다. 세훈이 눈을 감았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당신이 내 앞에 있었으면 좋겠어.'
세훈이 서서히 눈을 떴고 앞에는 루한이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세훈은 그 당연한 사실에 행복해져 웃음을 참지 못했다.
"죽을 때까지 내 옆에 있어야 돼요." "...생각해보고."
세훈은 술이 깨자 다시 새침하게 내숭을 떠는 루한이 귀여워 보여 그의 볼에 짧게 뽀뽀했다. 놀란 루한이 세훈의 팔을 짝 소리나게 때렸지만 흐흐 웃기만 한 세훈이 이번엔 루한의 입에 뽀뽀했다. 루한은 밉지 않게 입을 내밀고 세훈을 흘겨 보더니 몸을 일으켜 세훈의 무릎에 앉았다.
"뽀뽀만 할거야...?"
루한이 어떤 수식어를 갖고 있던 중요치 않았다. 그는 교생 선생님이고 여우같은 사람이고 남자이지만 세훈에게 루한은 지금 이순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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