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표지훈 우지호 그리고 우리 season 2 1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a/0/ea06eb52666d56e603a97a6434103680.jpg)
표지훈 우지호 그리고 우리 season 2 11
며칠 전 커플 타투를 새겼다. 지호는 일부러 흉터 부위를 가리려 오른쪽 팔목에 흉터 부위가 간신히 가려질 만한 적당히 굵은 필기체로 Pho JiHoon이라는 레터링 타투를 새겼다. 그걸 보고 있던 나도 오른쪽 팔목에 Woo JiHo라는 레터링 타투를 새겼다. 커플인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묻지도 않았는데 내 이름이 우지호라며 타투 가게를 빠져나갈 때까지 나의 이름은 우지호 지호의 이름은 표지훈이었다.
타투를 새긴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는 진물이 나와 고생을 하였다. 매일 레터링 부위에 비판텐 연고를 발랐다. 팔목이 간지러워 긁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긁지 말라며 정색을 하던 우지호 탓에 긁지는 않았다. 한 달이 되지 않아 이제 완전히 몸과 하나가 된 Woo JiHo라 새겨진 레터링 타투. 이제 더 이상 우지호의 팔목에 눈동자를 그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소파에 앉아서 보는 타투는 뿌듯 그 자체이다.
“봉, 이제 시집와야겠네~”
장난 섞인 약 오르는 말투로 말하자 지호는 말없이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나를 보았다. 소파에 앉아 쿠션을 한 손에만 끌어안은 채로 반쯤 누워있는 우지호의 오른쪽 팔목에는 진한 필기체로 내 이름이 적혀있다. 뿌듯해. 관심 없다는 듯 TV로 고개를 돌리던 지호가 진지하게 물어온다.
“헤어지면 어떡해?”
“헤어지려고?”
“아니”
빈정 상했다. 장난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빈정 상한다. 괜히 아무 말없이 삐친 척을 하고 있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웃음기 가득 한 얼굴로 나를 툭툭 친다.
"삐쳤어?"
대답 없이 앞만 보고 있다 “야” 대답을 할 때까지 수 백 번을 물어온다.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결국 고개를 돌려 웃어주니 그제야 입을 닫는다. 편하게 전 날 잠옷으로 입고 잤던 옷을 갈아입지 않고 있다 오후 4시가 되자 같이 욕실으로 들어가 샤워를 한다. 오늘 처음으로 씻는 건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평소처럼 머리에 샴푸를 가득 묻혀 뿌옇게 김이 서린 거울을 닦아 내고는 머리를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어 가며 장난을 친다. 5분 만에 끝날 샤워지만 느릿하게 샤워를 하는 지호 탓에 별일 없이 무사히 샤워를 끝내자 4시 20분이 되어있다.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시간이 남자 소파에 앉아 TV를 보다 5시가 넘자 집 밖을 나가 주차해 놓은 차에 올라 오랜만에 운전을 한다.
열쇠를 꽃아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한다. 지호 형의 쌍둥이 아들딸이 벌써 돌잔치를 맞이했다. 사실 그 아이들은 의심이 될 정도로 태운이 형이 아닌 지호와 똑같이 생겼다. 통통한 볼살 쌍꺼풀 없이 작은 눈에 찢어진 눈매. 그리고 뾰로통해 보이는 표정 아랫입술이 두툼한 것조차 닮았다. 아기 지호가 두 명이라니 당장 데려가서 기르고 싶다.
5시 30분이 되지 않은 시간 우리는 돌잔치를 하는 장소 주위에 차를 주차 시키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태운이 형이 양 팔에 아이 한 명씩 들고 우리를 보며 웃었다. 지호랑 똑같이 생겼어, 지호랑! 귀여워…. 한참 동안 아기들을 보며 쓰러질 듯이 웃었다. 지호는 멀리서 미소만 지은 채로 한 팔에 안겨있는 자신을 꼭 닮은 쌍둥이 아이들을 보고 있다.
“삼촌 뽀뽀해줘”
목소리가 낮아서 그런가 얼굴이 무서운 건가 태준이는 울먹거리고 있었고 태연이는 커다란 뺨에 제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뽀뽀를 받은 나는 멀리 떨어져 있는 지호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입양하자” 하고 말하니 또 말이 없다. 어떻게 저렇게 귀여울까. 지호와 똑같은 이목구비 거기다 손도 작고 발고 작고 거기다 몸집도 작다. 얼굴은 희며 통통하고 부드러웠다. 만지고 싶다. 볼 만져보고 싶다…. 귀여워….
시간이 흐르고 돌잔치는 시작되었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 돌잡이에는 태준이는 마이크를 잡고 태연이는 돈을 잡았다. 가수가 되어 부자가 되는 건가? 아무튼 태준이는 아빠를 꼭 닮았다며 다른 테이블에 있는 지호의 친척들이 웃으며 큰 소리로 말하였다. 모든 것이 끝나자 우리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바빴고 다른 돌잔치와 비슷하게 끝이 났다. 돌잔치를 끝낸 후 우리는 주차 되어 전 차를 타고 지호의 집으로 향한다.
“태준이랑 태연이 우리 데려가자”
“형 꼬셔봐”
싫지는 않은 듯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귀엽다. 지호와 너무 닮아서 지호가 아기가 된 것 같다. 지호의 집에는 친척들이 모여 사람이 가득 차있다. 나는 낯가림이 덜 한 태연이의 손을 잡고 걸음마 연습을 하며 놀아준다. 작은 장난감의 버튼을 누르자 동요 멜로디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신이 난 건지 태준이와 태연이는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춤을 춘다. 귀여워…. 아기 지호가 춤을 추다니…, 방에 들어가 있는 태운이 형에게로 가 침대에 앉아 진지하게 물어본다.
“애기들 한 달만 제가 키우면 안돼요? 지호랑 똑같이 생겼어요. 귀여워”
“그건 욕이지.”
정색을 하는 모습은 비슷하구나. 정색을 하는 태운이 형의 얼굴에서 지호가 보인다. 마치 작아진 지호를 데리고 노는 기분이다. 시간이 늦어지자 친척들은 모두 본인의 집으로 돌아갔고 집에서 자고 가자는 지호 말에 오랜만에 지호의 집에서 잠을 잔다. 태운이 형은 기분이 좋은지 새벽 1시가 지나자 술과 안주를 사와 우리를 방으로 불렀다. 누나 삐치는 거 아닌가?
“중간에 왜 헤어졌어?”
나긋한 목소리에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지호도 이유를 알고서도 여행을 갔을 때 들어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 한다. 자신의 바로 앞에 있던 과자를 쥐어 입안에 넣는 지호는 조용히 입을 연다.
“힘들어서. 아빠 보고 싶어서”
“아…,”
“근데 쟤가 있어야 덜 힘들더라”
가라앉은 분위기에 나는 일부러 분위기를 띄우려 긴팔 티셔츠 소매를 걷어올린다. 오른쪽 소매를 올리자 팔목에 이제 자리를 잡은 진한 검은색의 레터링 타투가 눈에 띈다. 지호는 박시한 반팔 티를 입고 있어 팔목에 타투가 한눈에 보였기에 나는 태운이 형에게 내밀며 커플 타투를 자랑하였다. 반응은 차분하게 웃기만 하였다.
“이제 평생 살아야겠네”
“제가 대리고 살아야죠”
보일러를 틀었는데도 추운 것 같다. 다시 소매를 내리고는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술에 취해 혀가 꼬이며 진지한 이야기를 했다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도 했다가 계속해서 대화의 주제를 바꾼다. 태운이 형은 술을 별로 마시지 않아 말이 조금 느려지기만 했을 뿐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고 헤어진 동안 주량이 늘어난 지호는 잘 버튀다 한 번에 술기운이 몰려오는 것인지 내 어깨에 기대었다. 나는…,
“지호, 뽀뽀”
어지럽다. 그냥 내 눈에는 지호가 예뻐 보이고 아니. 무슨 어깨를 기대고 있는 저 머리 통이 저렇게 예쁘지? 태어나서 저렇게 예쁜 머리 통은 처음 본다. “닥쳐” 조용하게 대답해 오는 지호. 더 큰 목소리로 “뽀뽀” 계속 거절을 하자 목소리는 더 커진다. 뽀뽀가 그렇게 힘든가? 어깨에 기대고 있던 예쁜 머리통을 때어 내 짜증 나는 듯 머리를 긁적인다.
“내가 짜증 나?”
“형 있어. 정신 차려”
“뽀뽀”
표정을 찌푸리고 윽박을 지르니 제 눈앞에 형이 있어서인지 미동도 없다. 똑같은 눈높이에서 눈이 살짝 풀려 나를 보고 있는 우지호의 볼을 잡고는 목을 쭉 빼입을 맞춘다. 입을 열지 않는 지호 탓에 혀는 넣지 못하고 얼마 안 돼 손으로 밀어 내 입술이 떼어진다. 술기운 탓인지 얼굴이 빨갛다. 왜 이렇게 예뻐. 진짜 예뻐,
“잠이나 자자”
다 먹지 않은 안주를 치우지 않고 억지로 지호 방 침대에 눕힌다. 그 순간에도 아니 그전에도 분명 넌 못생겼는데 예쁘다. 그냥 하나하나가 다 예쁘다. 역시 우지호, 내 애인 아니랄까 봐. 나를 눕히고 문 옆에 있는 방 불을 끄는 순간 오른쪽 팔 흉터 위에 덮어놓은 레터링 타투. 자랑스러워.
내 생에 최고 잘 한일 3위안에 들 것 같다. 내가 잘 한일이 없기도 없었지만 그래도 하, 좋은 선택이었어 저건.
표지훈 우지호 그리고 우리 seas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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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아무튼 태준이 태연이 자꾸 상상되네요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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