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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실 로맨스
02
"그럴수도 있지."
"아니, 생각을 다시해봐. 솔직히 지금 감정을 느낄꺼면 2년동안 뭐한거지? 나 둔탱인가?"
"7년지기 친구였다가 사귀는 사람도 있잖아. 2년이 뭐가 대수라고."
"모르겠어. 막 갑자기 설레고, 생각하면 좋고..."
"빠졌네 빠졌어. 매점이나 가자 나 배고파."
"니 배고픈거 어쩌라고"
"석민이 부른다."
"가자"
나와 권순영은 투닥거리며 매점으로 향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딸기우유를 집어들어 권순영에게 내밀었다. 권순영은 한숨을 쉬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자기 과자와 내 우유를 같이 계산했다. 나는 홍홍 거리며 권순영의 등을 살짝 때렸다. 권순영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딸기우유를 내밀었다. 나는 매점 계산대 옆 빨대를 꺼내 우유에 꽃고, 권순영과 의자에 앉았다. 권순영이 내게 말했다.
"석민이가 왜 좋아? 이상형이 코가 잘생긴 남자라서?"
"꼭 그런건 아니고 그냥 좋아. 멋있지 않아?"
"나도 한 멋짐 하는데."
"나쁜짓 하는 권순영은 싫어."
"...야 솔직히 나쁜짓 안해. 술,오토바이도 안하는데 뭐가 나쁜짓이야?"
"담배피잖아. 내가 중학교때부터 끊으라고 했지."
"나도 끊으려고 노력중이거든? 솔직히 말하면 이석민도 그닥.."
"응? 못들었어. 뭐라고?"
"아니야. 그러고보니 며칠뒤면 야영이네."
"그렇네. 빨리 야영했으면 좋겠다."
"석민이랑 같은 조 하고싶어서?"
"당연하지."
우리학교는 예전부터 해왔던 전통이 있다. 3학년만 모아서 학교에서 하룻밤 자는 것이다. 그날은 1,2,3학년 야자를 다 빼고 1,2학년들은 다들 집에 일찍간다. 학교 야영을 하는 날에는 장기자랑도 하고, 저녁도 직접 만들어 먹고, 운동장에 다같이 모여 게임도 같이 하고, 야식을 먹으며 무서운 영화도 보여준다. MT처럼 남자,여자 같은 방에서 자긴 하지만 애들 거의 대부분이 잠을 자지 않기 때문에 이상한 일이 일어날 경우는 없다고 보면된다.며칠 뒤면 야영을 한다는 생각에 나는 들떠있었다. 반에서는 학급회의로 조를 짜고있다. 그때, 전원우가 다가와 말했다.
"여주야 누구랑 같은 조 할꺼야?"
"나 석민이..."
"...뭐?"
"...아! 깜짝이야! 뭐야 너 권순영 아니였어? 권순영은 어디갔어?"
"저기서 여자애들이랑 놀고있는데."
"...미친"
"석민이랑 같은 조 할꺼라고?"
"친구! 방금 내가 했던말은 없는걸로하자."
"생각해보고. 이석민! 조원 이름에 김여주 넣어줘!"
"그렇게 마음대로 해도 되?"
"뭐 어때. 우리조인데. 지금 우리 세명이라서 한명 더 필요한데..."
"내가 들어가면 안될까?"
싱글벙글 웃으며 전원우에게 고개를 내민 한 여자아이. 분명히 우리 반 이었는데... 새 학기라서 그런지 이름이 기억 안난다. 잘 못 외우기도 하고. 그런쪽에 나보다 더더욱 취약한 전원우는 여자애를 모른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여자애는 눈치가 빠른지 눈웃음을 치며 원우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내 이름은 00이야. 000. 새 학기라서 잘 모르는구나?"
"...어 미안해."
"나 들어갈 조가 없어서 그런데, 너희 조에 들어가면 안 될까?"
나는 여자애, 아니 000이 마음에 안 들었다.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권순영이 들어올꺼라고 해서."
"순영이? 순영이 저기 여자애들 3명인 조에 들어갔는데?"
000의 말에 권순영을 쳐다보니 여자애들한테 둘러싸여 있었다. 나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권순영을 쳐다봤다. 권순영은 나를 발견하더니 브이와 사랑의 총알을 날렸다. 오바이트 나오는 줄 알았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저 개똥이는 도움이 안되네. 그때, 이석민이 내가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000은 이석민을 보더니 눈빛이 확 달라졌다. 뭐랄까 짝사랑하는 소녀의 눈빛? 내가 아무리 눈치고자라고 해도 여자의 촉은 그나마 있는 편이다. 000은 전원우에게 보였던 미소와는 상상과 다르게 밝게 웃었다. 누가 봐도 과즙이 터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 석민아! 나 혹시 니네 조 들어가도 되?"
"우리 조?"
"응 너네 1명 비어보이는 것 같아서~ 여주도 괜찮다고 했고."
네? 제가요? 언제요? 나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000을 쳐다봤다. 전원우는 피곤한지 하품을 했다. 이석민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들어와."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전원우를 쳐다봤다. 전원우도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
내일이면 야영이다. 나와 전원우, 이석민 그리고 000은 조별 저녁요리경연대회를 위해 마트에 와서 장을 보기로 했다. 나는 먼저 마트 앞에 도착했다. 너무 일찍 도착한건가? 시간을 보니 3분 일찍 도착했었다. 뭐 어때 기다리면 되지. 혼자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며 보고있을때, 000이 나를보며 손을 흔들었다. 000의 옷을보니 진짜 예쁘게 입고 왔었다. 남자가 좋아하는 치마에 화장도 했다. 괜히 내가 볼품없어졌다. 나는 후드티와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나왔는데. 옷이라도 예쁘게 입고 나올껄. 전원우와 이석민이 도착하고 우리는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000은 이석민 옆에 딱 붙어 같이 카트기를 끌었다. 나는 뾰루퉁한 얼굴로 전원우와 걸었다. 누가봐도 그 둘은 연인처럼 보였다. 전원우가 말했다.
"누가봐도 이석민 옷좀 신경쓴거 같지?"
"그렇네 뭐. 힘 주고나왔네."
"000이 석민이 좋아하나봐. 아니면 석민이가 000좋아하나?"
"...석민이가 잘생겼잖아."
"그럼 너는 석민이가 이상형이야?"
"꼭 그런건 아니기도 하고... 맞기도 하고..."
지나가다 보니 마트 안 화장품 가게가 보였다. 화장품이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다. 나는 분홍분홍한 화장품들을 구경했다. 직원이 나와 말했다.
"뭐 찾는거라도 있으세요?"
"딱히..."
"손님 지금 이 틴트 반값 세일중인데 어떠세요? 손님은 피부가 하얗고 깨끗해서 핑크색이 잘 어울리시겠다."
"저 돈 없는데요..."
"옆에 잘생긴 남자친구 한테 사달라고 하면 되죠. 썸남인가?"
"네? 남자친구 아니에요! 썸남도 아니고. 그냥 친구에요."
"어머..."
나는 직원한테 소리친게 미안해져 죄송합니다 하고는 화장품 가게를 나왔다. 전원우가 내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저거 사."
"돈 안 가져 왔는데? 저녁값이 다야."
"사줄게 사."
"괜찮아. 저런거 발라본적도 없고, 달라지는건 것도 없으니까."
전원우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그 틴트를 사서 나왔다. 나는 놀란 눈으로 전원우를 올려다봤다. 전원우는 내게 틴트를 내밀었다.
"나 이런거 필요없어."
"그냥 써 선물이야"
직원이 나에게 추천한 색상과 똑같은 색상이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한 번 발라보았다. 선크림 이외에는 한번도 화장품 같은건 발라본 적이 없었다. 졸업사진 찍을때 친구들이 해준거 빼고는. 그러고보니 참 자연인처럼 다녔던 것 같기도 하네. 나는 전원우에게 "어때?" 하고 물어보았다.
"잘 어울리네."
"처음 해봐."
"19살맞아?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화장하고 다니는데."
"알잖아. 이런데 관심 없는거."
"이제 입술도 발랐겠다. 가자."
"어딜?"
"석민이한테."
"알고있었어?"
"뭘?"
"내가 석민이 좋아하는거."
"당연"
"와... 대박."
"난 모르는게 없어"
"무섭다 전원우"
전원우는 슬쩍 웃으며 먼저 가버렸다. 나는 전원우가 사준 틴트를 주머니 안에 넣고는 전원우를 뽈뽈뽈 따라갔다. 우리는 마트 안을 걷다보니 석민이와 000이 있는 곳으로 왔다. 000이 나를 보더니 피식하고는 웃었다. 나는 입을 가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000이 말했다.
"입술에 뭐 발랐네?"
"내가 사준거야."
전원우가 000을 쳐다보며 말했다. 000은 "아~" 하는 탄식과 함께 이석민 옆에 계속해서 붙어있었다. 나는 후회됬다. 괜히 비교당하게 이런거 바르지 말껄. 나는 입술을 손으로 문질거리고, 빨았다. 전원우가 그런 나를 보더니 내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내게 작게 말했다.
"기 죽지마."
"..."
"괜찮으니까 고개 들어."
나는 전원우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석민이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석민이를 보고 웃었다. 석민이는 그런 나를 한참동안 쳐다보더니 슬쩍 웃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기분이 간질거리고 이상했다. 000은 나와 전원우를 계속해서 쳐다봤다. 나는 000이 나를 쳐다보는지도 모르고 전원우와 장난을 쳤다. 전원우는 000을 바라보았다. 000은 전원우를 보더니 손을 흔들었다. 전원우는 000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
짐은 무거웠다. 나는 끙끙거리며 짐을 들었다. 하필이면 가위바위보에서 지다니. 내 뒤에서 걷던 석민이가 내 짐을 빼았아 들었다.
"이리 줘. 내가 졌잖아."
"무거워 보여서. 그냥 내가 들게."
"괜찮은데..."
"근데 그건 왜 바른거야?"
"어? 뭐?"
"입술."
"아. 이상하지? 이제 더이상 안 바르려고."
"..예뻐."
"응?"
"예쁘다고. 그렇게 바르니까."
"..진짜?"
"누가 사줬어?"
"응. 전원우. 원우가 사줬어."
"...언제?"
"방금 마트에서. 너네 놓쳐서 구경하다가 원우가 잘 어울린다고 사줬어."
"..."
"왜?"
"그냥 궁금해서."
-
야영이 시작됬다. 강당에서 하는 장기자랑은 분위기가 후끈거렸다. 춤으로 출연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노래부르는 아이들, 개그를 하는 아이들. 다양했다. 학교에 3학년만 있다보니 방송부원인 우리 셋은 즐길틈도없이 바빴다. 조명부터 음향, 마이크까지 우리가 다 관리해야하다니. 학교 장비가 안 좋아서 음향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우리에게 욕을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요... 학교 장비가 썩은걸 어쩌냐고... 이놈의 학교. 빨리 졸업하던가 해야지. 원우와 석민이는 방송실에서 당담선생님들과 기계관리를 했고, 나는 발로뛰었다. 이건 야영이아니라 '찾아라 삶의 체험현장!' 같다. 무전기에서 원우 목소리가 들렸다.
-여주야 조명 괜찮아?
"괜찮아."
-애들 선 못 건드리게 관리해
"응"
말이 끝나자 마자 무섭게 주위를 살펴보니 애들이 선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었다. 아니 니네들 때문에 우리학교 스피커상태가 이상하잖아! 선 고장나면 소리 안 나온다고! 나는 씩씩거리며 선을 가지고 노는 애들한테로 걸어갔다. 선을 만진 학생을 혼내고, 무대를 관람했다. 장기자랑이 끝났다. 학생들은 저녁준비를 위해 교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우리는 뒷정리 때문에 반에 들어갈 수 없었다. 선생님들과 함께 강당 정리를 마쳤다.
"애들아 수고했다. 너희들도 이제 저녁 준비하러 들어가."
"네 수고하셨습니다."
"밤에 공포영화 몇 반 틀꺼야?"
"1,2,3반은 공포영화 안 볼 애들이 모여있고, 나머지 반은 틀꺼에요."
"그래 수고해"
선생님들이 강당을 떠나시고 우리셋은 지친 얼굴로 식당으로 향했다.
"아니 이게 무슨 야영이냐고. 우리는 봉사지."
"이제 밥 먹잖아. 000이 어느정도 했겠지."
"그건 모르겠고. 나는 000마음에 안 들어. 왜 갑자기 우리팀에 들어오는지도 모르겠어."
"네가 000들어오는거 좋다면서?"
"...이석민 이 바보멍청아. 딱봐도 걔가 거짓말 한거지."
"어?"
"으휴 정말!"
나는 투덜거리며 전원우와 이석민을 남겨두고 먼저 식당으로 향했다. 이석민은 한숨을 쉬며 터덜터덜 걸었다. 전원우는 이석민을 보곤 피식 웃었다. 이석민은 전원우를 빤히 쳐다보고는 그냥 고개를 돌렸다. 전원우가 말했다.
"나한테 할말있지않아?"
"무슨말"
"김여주한테 틴트 왜 사줬냐. 너도 김여주 좋아하냐. 이런거."
"...그래! 왜 사줬냐?"
"좋아하는건 절대 아니야. 솔직히 말해도 될까?"
"말해"
"너 어제 000이랑 계속 같이 다녀서 김여주 삐졌던거 알아? 000은 화장도하고,치마도입고, 예뻐서 석민이가 000 좋아하나? 이런생각 하는 것 같더라고."
"...정말?"
"솔직히 말해서 김여주 안 꾸며서 그렇지. 꾸미면 예쁜 얼굴이잖아."
"안 꾸며도 예쁜데."
".. 아무튼 그렇다고 치자. 그래 예뻐. 근데 여자애들이 외모에대해 신경 많이쓰잖아. 애가 기가 푹 죽어있는거야."
"그래서 사준거야?"
"응. 아까운 내 돈만 나갔네."
"뭐야. 난 그런것도 모르고.."
"아무튼 이석민 눈치 없는거는 알아줘야해요. 김여주가 000싫어하는것도 모르고. 얼굴에 다 쓰여있던데."
"나는 왜 몰랐지. 항상 보는게 여주 얼굴인데."
"오늘안에 여주 달래주고, 둘이 이야기도 하고."
"알았어."
"손도잡고."
"알아서 할꺼거든?"
이석민은 속이 후련한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복도를 걸었다.
나는 뭐하다가 늦게온지는 모르겠지만 늦게 도착한 이석민과 전원우를 혼냈다. 다른팀들은 요리 시작했는데 우리팀만 늦고있었다. 이석민과 전원우는 계수대에서 손을 씻고는 바로 요리를 시작했다. 우리팀은 새우볶음밥과 떡볶이를 메뉴로 정했다. 000은 언제 또 우리들의 앞치마를 챙겨왔는지 앞치마를 우리에게 내밀었다. 나는 눈에 보이는 앞치마를 집었다. 그때, 내가 집은 앞치마를 000이 빼았었다. 나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000을 쳐다봤다. 새초롬한 표정으로 000이 말했다.
"이거 원우꺼야."
"아 따로 애들꺼 정해놨구나...하하 내꺼는?"
"여주꺼는 이거."
지꺼는 핑크색, 전원우꺼는 초록색, 이석민껀 파란색. 뭐때문에 나는 낡은 것같은 나무색앞치마인가. 나도 핑크색 좋아한다고! 뭐.. 준비했다는걸로 고마워해야지. 그냥 나무색 앞치마나 입어야겠다. 그전에 나는 리본을 묶을줄 모른다. 19년살면서 뭐한지는 모르겠지만 연습을해도 안 되는게 리본이다. 그래서 수학처럼 포기한것중에 하나지. 나는 낑낑거리며 손을 뒤로 빼 매듭을 묶었다. 그때 누군가 내 매듭을 풀었다. 나는 000인줄알고 짜증나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석민이었다.
"리본도 못 묶고."
"수학다음으로 포기한게 리본묶기야."
"자랑이다."
"고맙다"
"나한테 삐진거 아니었어?"
"말걸지마. 나 삐졌어."
"귀엽게."
이석민은 단정히 묶은 내 머리를 헝크려트렸다. 나는 이석민의 손길이 닿은 내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저녁요리를 다 하고 우리는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다른 조의 음식을 먹으러 다녀보니 다른조도 꽤나 맛있었다. 권순영이 우리 조의 음식을 먹으러왔지만 나는 권순영을 쫓아냈다. 괘씸한녀석. 나를 버리고 여자애들한테 가다니. 내가 자기때문에 얼마나 짜증나는일이 많이 생겼는데. 반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눴다. 진로에대한이야기, 이성관계, 등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있던 그때 야식이 정문 앞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권순영은 자기가 가겠다며 나섰다. 나는 권순영을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했다. 권순영이 내 어깨를 잡고는 말했다.
"가자"
"뭘?"
"야식"
"왜 난데"
"힘이 천하장사급이니까."
"나 너랑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거든요?"
"석민이"
"가자"
뭔가 데자뷰인데. 나는 행여나 이석민이 들었을까봐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이석민은 교실 안에 없었다. 전원우도 보이지 않았다. 둘다 방송실에 갔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권순영과 함께 정문으로 향했다. 정문까지 가면서 권순영에게 000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권순영은 귀엽게생겨서 착한아이인줄 알았다며 의외라는 소리를했다. 정문에도착한 우리는 야식을 받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로 향하는 도중 학생 2명이 학교 구석진 곳에 서 있었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아 인상을 찌푸렸다. 그때 권순영이 손뼉를 치며 말했다.
"아 맞다 나 애들이랑 한대 피기로 했는데."
"너 내가 끊으라고 했지."
"니가 하도 잔소리해서 하루에 한개비만 피거든요?"
"걸리면 징계감이야. 난 몰라."
"알겠어. 저기 중앙현관 앞에서 기다려."
"응"
몇 분 뒤, 권순영은 전원우와 이석민과 함께 들어왔다. 나는 놀란눈으로 전원우와 이석민을 바라보았다. 원우가 말했다.
"학교 산책중이었는데 권순영 담배피는거 발견했어."
"우리 권순영 신고할까?"
권순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넌 사나이의 의리를 몰라"
권순영은 석민이의 팔을 툭 쳤다. 우리들은 교실로 들어갔다. 나와 이석민,전원우는 야식을 내려놓기 바쁘게 방송실로 바로가서 공포영화를 틀어야했었다. 반 친구들은 야식 한 상자를 우리에게 주었다. 우리는 야식을 받아 방송실로 향했다. 공포영화를 방송실에서 틀고 우리들도 앉아서 공포영화를 시청했다. 전원우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방송실을 나가려고 했다.
"어디가"
"방송상태 괜찮은지 확인하러"
전원우는 문을 닫고는 방송실을 나갔다. 방송실 안에는 나와 이석민 둘뿐이었다. 나는 치킨을 집어 먹으며 공포영화를 시청했다. 깜짝깜짝 놀라는 부분마다 치킨을 떨어트릴 뻔했다. 나는 옆에있는 이석민을 쳐다봤다. 이석민도 무서운지 양 손을 꽉 잡고있었다. 그런모습이 왠지모르게 귀여웠다. 이석민이 말했다.
"여주야"
"응?"
"나는 000말이 진짜인줄 알았어."
"바보야"
"너랑 친한 줄 알았지."
"나 권순영이랑 너네말고는 친구 없... 엄마야!"
갑자기 튀어나온 귀신에 놀라 말을 하다말고 소리를 질렀다. 이석민도 조금 놀랐는지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다.
"...너는 안 놀랐어?"
"놀랐어.."
"진짜무섭다. 내가 왜 이걸 보는지도 모르겠고... 극한직업이야 극한직업."
"많이 무서워?"
"응..."
석민이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붉어진 얼굴로 석민이 손에 내 손을 살포시 겹쳤다. 무서운 장면이 나올때마다 나는 석민이 손을 꼭 잡고 얼굴을 가렸다. 석민이도 무서운지 손에 힘이 들어가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내 얼굴은 엄청 빨갛게 되어 있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게 느껴졌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쉬며 책상에 얼굴을 박았다. 이렇게 무서운걸 어떻게 봐라는건지. 그것도 2명뿐인 밀실에서. 나는 계속해서 석민이의 손을 잡고있었다. 석민이가 말했다.
"손도 예쁘네."
"응?"
"손도 예쁘다고."
"..."
"안 예쁜데가 어디야."
"뭐,뭐라는거야. 너 술마셨니? 콜라에 술 탄것도 아니고..."
"예쁘다."
석민이는 내 손을 만지작 거리며 연신 예쁘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는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때 누군가 방송실 문을 벌컥열고 들어왔다. 전원우였다. 전원우는 헉헉거리며 소리쳤다.
"마이크...마이크...누가켰어!"
"뭐?"
나와 이석민은 깜짝놀라 책상위에있는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마이크가 켜져있었다. 전원우는 마이크쪽으로 다가가 방송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부원이 핸드폰으로 시청하던 드라마가 켜져있던 마이크를 타고흘러가 방송사고가 났습니다. 다시한번 알립니다. 방금 들으셨던 소리는..."
그러고보니 영화가 끝나고 내가 책상에 얼굴을 박아버리는 바람에 마이크를 건드려 켜졌던 것 같다. 나와 이석민은 잡고있던 손을 놓고는 어쩔줄몰라 우왕좌왕했다. 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전원우가 방송을 끝내고 한숨을 쉬었다. 나와 이석민은 죄인이 된 마냥 고개를 푹 숙였다. 전원우가 말했다.
"너네 영화 끝나자마자 이 소리 나가서 애들 난리였어."
"...정말?"
"애정행각은 공공장소에서 하면 안 되지."
"..."
아무도 나와 이석민인걸 모르지만 이 방송은 우리학교에서 오랫동안 소문이 돌았다. 대충 전원우가 드라마라고 둘러댔지만 아이들은 드라마가 아니라며 온갖 추측과 소문을 만들어냈다. 학교 선생님이 그랬다, 누군가 야한동영상을 시청했다, 의도적으로 노린것이다 등. 모두들 우리 셋에게 물어보았지만 우리 셋은 드라마라고 대답만 할 뿐 진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솔직히 너네 나 아니면 큰일날뻔한거 알지? 나한테도 저렇게 잔소리하는데."
"고맙다. 나는 그렇다고 쳐도 이석민은 더욱 더 큰일날 뻔 했지. 둘이 묘한사이인데."
"뭐가 묘한사이야. 일방인데."
"2년전에는 일방이어도 지금은 쌍방같은데. 저만 그렇게생각하나요 부장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석민씨는 끊어야되겠어요."
"너네나 끊어. 나보고 지랄하지말고."
"석민이 입에서 지랄이나왔다! 김여주를 불러오자!"
"원우야. 여주도 나한테 험한 욕 엄청한다."
"가자 여주 기다린다."
석민이는 입에서 담배를 땠다. 담배연기가 밤하늘위로 스멀스멀 올라갔다.
![[세븐틴/이석민] 방송실 로맨스 02 | 인스티즈](//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6/30/19/3026cd6aba639ebba4b6034c6913d6b5.jpg)
분량이 많네효.....ㅎ......사실...1주일쓰ㅏㅊ.....차.........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힝ㅠㅅㅠ
아 맞다 그리고 당부드릴 말씀이있는데
너누는 여주한테 사심이 전혀 하나도없다는것!!!!!!!!!!!!!!!!
온리 서쿠만 여주를 좋아함니당 너누는 그냥 중간중간 설레는요소랄까?
헥...그리고 질문이있는데 소통하시는거 좋아하시는지ㅠㅅㅠ 저는 막 하는 성격이 아닌데
독자님들이 원하시면 소통하져!!우리!!
*저만 이상한 하얀 선 생기나요....미치겠네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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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님 남융 님 밍니언 님 ♡찜꽁♡ 님 뿌심 님 DKDK 님 뿌뿌 님 제주소년 Boo 님 잼재미 님 챈솔 님 꼬앙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