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야. 오늘 점심방송, 석식방송 너야."
"둘다 내가해야해?"
"응. 저번에 하루 빠졌잖아. 부탁할게. 저기 책상위에 신청곡 있고, 대본있어."
"알겠어."
저번에 하루 깜빡하고 방송실에 내려가지 않는 바람에 점심,석식 라디오 방송을 내가 다 하게되었다. 밥을 엄청 빨리 먹어야 한다니. 부장인 전원우가 성격이 좋아서 다행이지. 작년 3학년 부장선배한테 하루 빠진게 걸렸다면 아마 난 쫓겨났을지도 모른다. 근데 3학년이 됬으면 그냥 후배들 시키면되지. 정직한 전원우는 절대로 그런건 용납 못한다고 말한다. 그럴때보면 전원우도 참....
나는 점심을 다 삼키지도 않은 체 방송실로 향했다. 볼이 빵빵하게 차 있는 상태로 방송실 문을 열었을땐, 이석민이 있었다. 나는 의아한 얼굴로 이석민을 바라보았다. 나는 입에 음식을 물고 이석민에게 말했다.
"내가 당번인데?"
"오늘 너랑 나랑 같이하는 날이야. 수요일."
"전원우는 그런소리 없었는데..."
"대본 좀 보고살어. 나는 오늘만 기다렸는데."
이석민은 나에게 대본을 내밀었다. 대본표지를 보니
[수] 이석민, 김여주
-점심,석식 둘다 같이하기
나는 괜히 머쓱해져 뒤통수를 긁적였다. 나는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 자리에 앉았다. 음식이 목으로 다 넘어갔다. 나는 사연들을 훑어보았다. 특이한 사연이 하나 있었다. 다른 사연들은 다 실명이었는데, 한 사연만 익명으로 제보되어 있었다. 나는 대본을 가르키며 이석민에게 물었다.
"이거 왜 익명이야? 우리 익명 안 받잖아."
"사연보낸애가 꼭 익명으로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해서."
"익명 안된다고 거절하지."
"내가 잘 아는 사람이 부탁해서 어쩔수 없었어."
"착해빠졌어."
"입에 있는거나 다 먹고 다니세요."
이석민은 내 입술 옆에 있는 빵 조각을 엄지로 닦아 주었다. 이석민은 나를 보고는 씩 웃었다. 나는 이석민을 보고는 고맙다고 말하고 웃었다. 이석민은 턱을 괴고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나는 두 주먹을 꽉 쥐며 화이팅을 외치고는 방송을 켰다.
"마지막 사연이네요. 아... 원래 우리 익명의 사연은 받지 않는데.. 그쵸?"
"네. 잘 안 받는데 얼마나 간절하게 부탁하던지. 사연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3학년 남학생입니다. 저에게는 3년째 짝사랑한 친구가 있어요. 친구를 처음 만나게 된건 같은 부서활동 시작으로 처음 만나게됬어요. 저는 그 친구에게 졸업식날 고백할 예정이에요. 일본에서는 졸업식날 좋아하는 사람에게 두 번째 단추를 때서 주는 문화가 있다고 해요. 이유는 자신의 심장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래요. 저도 친구에게 두 번째 단추를 때 줄 예정입니다. 응원해주세요."
![[세븐틴/이석민] 방송실 로맨스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8/02/13/3ae3c1646c04279fc2fd4fface7de55d.jpg)
방송실 로맨스
01
"왜 고백을 꼭 졸업식날 해야하는거죠? 일찍 고백해서 그 친구랑 더 잘 될수 있는거죠! 안그래요 석민씨?"
"음... 제 생각에는 3년동안 짝사랑한것도 엄청 긴 시간이잖아요. 그런 주인공에게 졸업식까지 기다리는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닐꺼에요."
"그래도 애타겠어요. 다른 남자한테 뺏길까봐."
"주인공이 그런 생각을 한 번 이라도 했으면 벌써 포기하지 않았을까요?"
"되게 잘 아신다. 아는사람이에요?"
"전혀요. 남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거죠."
"알겠습니다. 그럼 어쿠스틱 콜라보의waiting for u 들려드리고, 저희는 석식시간 다시 찾아뵐게요."
나는 헤드셋을 벗고는 이석민을 능글거리는 얼굴로 쳐다봤다. 이석민은 나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우리 방금 방송사고 날 뻔했어. 그렇게 찔러보면 곤란하다?"
"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애들이 다 익명으로 신청할까봐 그런거란 말이야."
"그럼 그냥 익명신청을 받는건 어때?"
"전원우가 싫다고 할껄."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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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네 아이디어 뱅크다. 좋은생각인데?"
"..."
"거봐. 내말 맞지?"
"둘이 내기했어? 누가 이기는지?"
"아니 뭐... 내기까지는 아니고. 원우야. 너는 그 익명 사연주인공 누군지 알아?"
"응. 내 친구인데?"
"전원우 니가 꽂아줬지."
"나 아니야."
"음... 그런 셈이지. 내 친구니까."
"대박이다. 방송부원한테 말도 안하고."
"그건 네가 잘 안 내려와서 그렇지."
"쳇."
전원우는 그런 나를보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때, 이석민이 말했다.
"오늘 석식방송 내가할께. 여주 너는 그냥 반에있어."
"왜? 너랑나랑 같이해야하잖아. 그것보다 나 전원우한테 혼나."
"괜찮아. 그냥 석민이 혼자 해."
"정말?"
"대신 방송실 청소는 해야한다."
"..."
![[세븐틴/이석민] 방송실 로맨스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21/18/f00969ad41369cb5d3e970ed321d121b.gif)
"청소 도와줄까?"
"응. 아니 여기는 왜이렇게 더러운거야? 애들 청소 안 해?"
"기계들때문에 먼지가 계속 쌓여서 그래."
이석민은 내 빗자루를 집어들고는 바닥을 대신 쓸었다. 나는 교복 소매단추를 풀고 팔을 걷었다. 먼지가 날아다녀 창문을 안 열수가 없었다. 밑에 창문은 열었지만, 위에 큰 창문은 키가 닿질 않아 열리지 않았다. 나는 이석민을 쳐다봤지만, 이석민은 바닥쓸기에 바빠보여 나 혼자 의자를 밟고 올라갔다. 의자가 오래된 의자여서 그런지 휘청거렸다. 나는 의자를 밟고 올라갔지만, 까치발을 들어야 됬었다. 그래도 닿지않는 창문이었다. 먼지때문에 눈이 아려왔다. 나는 콜록거리며 손을 쭉 뻗었다. 눈 안에 먼지가 들어가 나는 눈을 살짝 감았다. 눈물때문에 눈 앞이 흐려졌다. 그때, 의자가 기우뚱했다.
"어, 어!"
"괜찮아?"
먼지가 들어가 눈물이 고인 눈으로 밑을 바라보니 이석민이 내 허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훌쩍거리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석민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보며 말했다.
"울어?"
"아니, 그게..."
"무서웠어?"
"아니, 그..."
"울지마 뚝."
"아니... 우는게 아니라...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아."
"근데...손 좀..."
"미, 미안."
이석민은 내 허리에서 급히 손을 때고는 다시 빗자루를 집어 들었다. 우리들 사이에는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이석민에게 말했다.
"...빗자루 내가 할게"
"아니야 앉아있어."
"...그래."
미쳤지. 그냥 조용히 자연스럽게 하하 웃으면서 빠져나오면 될것을. 왜 꼭 허리에 손 올렸다고 손이라고 말하냐고 이 바보멍청아!!!!!!!!! 엄청 서먹해졌잖아!!!!!!! 왜 그랬냐고!!!!!!!!!!! 엉엉엉엉엉엉엉엉... 나는 속으로 소리치며 주먹을 꽉 쥐었다. 방송실 문이 열리며 전원우가 들어왔다.
"청소 열심히 하고있어?"
전원우는 아무 말 없는 우리를 보고는 눈을 굴렸다. 나는 입술을 굳게 닫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원우는 당황한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분위기 왜이래. 싸웠어?"
"..."
"그리고 청소는 왜 석민이가..."
"그냥 내가 한다고 했어."
"그렇구나. 그럼 여주는..."
"다칠뻔 해서. 근데 안 다쳤어."
"안 다쳤어? 다행이네. 근데 왜이렇게 어색할까...?"
"나 먼저 가볼께. 다음시간 이동수업이라서."
"어, 어! 그래. 가봐."
나는 고개를 숙이고는 방송실을 나왔다. 내가 방송실에서 나가자 마자 전원우는 이석민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둘이 싸웠냐?"
"싸운건 아닌데.."
"그러면?"
나는 방송실 문에 귀를 바짝 같다댔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쓸데없이 방음은 잘 되요. 지나가는 학생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나는 최대한의 청각을 집중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않았다. 대충 웅얼거리는 소리는 들리긴 하는데.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들리지 않는다. 대체 둘이 무슨이야기를 하는건데! 그때, 방송실 문이 열렸다. 나는 깜짝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이석민이었다.
"어... 저기 석민아..."
"여주야."
"응?"
"방금 그 손 놀랬다면 미안해. 네가 다칠까봐 그랬던거야."
"아니야!.. 사실 나도 당황해서 나간말이야. 괜찮아!"
이석민은 피식 웃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석민이 나에게 말했다.
"이동수업이라면서?"
"아 맞다!"
나는 계단을 4층까지 뛰어 올라 반으로 들어왔다. 친구들은 헉헉거리는 나를 보고는 말했다.
"뭐야. 누구한테 쫓기다 왔어?"
"후...아니.."
"얼굴 진짜 빨개."
"나 지금 심장 터질 것 같아."
"김여주도 말이 되는 거짓말을 해야지. 석식먹고 누가 이동수업을 하냐?"
"귀엽잖아."
"그렇게 좋아?"
![[세븐틴/이석민] 방송실 로맨스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22/1/8e219bc15049982868b5ff3879bd30ca.gif)
"...응"
"얼굴 진짜 빨개졌네."
"미칠꺼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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