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 a scene at the sea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하고 멀쩡한 모습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눈동자. 나는 고개를 돌려 여전히 활활 불타고 있는 헬기를 한 번, 다시 앞으로 해서 정국을 한 번, 그리고 김태형을 한 번 보다가 마지막으로 그 애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서 못 나온 줄 알았어."
"내가요? 왜 그런 생각을 했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써보인 그는 더없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내 옆을 지나쳐 굴러다니는 페트병을 두어 번 흔들어 보더니 뒤로 휙 던졌다. 하마터면 내 머리를 가격할 뻔한 페트병을 피한 나는 자유롭게 나다니는 그 애에게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김태형도 마찬가지였다. 허리를 숙여 신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어낸 그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다.
"난 아까 눈 떴죠. 혹시나 해서 안에 들어있던 물품들을 옮겨놓고 있는 중이었구."
".........."
"마지막으로 빠뜨린 거 있나 해서 왔는데 터졌네."
신나게 타고 있는 헬기를 바라보던 그 애는 양 손을 크게 마주쳐 짝 소리를 냈다. 뭐, 웬만한 것들은 다 옮겼으니 괜찮겠죠. 중얼거리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보던 그는 그제서야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 뒤를 돌아 물었다.
"그런데 여기 어디에요?"
베리 메리 체리
: 2기 05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들이 떨어진 섬은 망망대해에서 우두커니 혼자만 떨어져 있는 섬이 아니었다. 좀 멀리 보이긴 했지만 맑은 하늘 덕택에 떨어져 있는 섬들이 보였으니까. 아마도 우리가 추락했던 마지막 위치를 기준으로 추측해 보았을 때, 저 보이는 섬들 중 하나가 원래 가려던 목적지 중 하나가 분명했다. 근데 그러면 뭐해,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바위에 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앉아 입을 비죽이고 있는 나를 보던 김태형이 내 옆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달한 거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
"...다행이긴 한데?"
"관리인도 내일 섬에 들어와서 우리가 도착하지 않았단 것을 그때 알게 될 거야. 그러니 아마 우리를 찾아도 내일부터 찾지 않을까."
"못 찾으면 어떡해? 여기서 평생 사는 건 아니겠지?"
"아냐. 최대치로 잡아도 이삼일 정도면 나갈 수 있을 거야."
김태형에게서 답을 들은 나는 몸을 바닷가에 발을 담가 모래를 씻어내고 있는 정국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이틀이라고 쳐도 그동안 뭘 먹고 견딘다는 것이며, 편한 잠자리 대신 밖에서 노숙해야 하고 씻지도 못하겠지. 게다가 제일 중요한 수강신청을 무사히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물론 이 마당에 수강신청은 고사하고 무사히 나간다는 것에 목적을 둬야 하겠지만... 저런 멍멍이새끼 같으니. 나는 속으로 잔뜩 욕을 중얼거렸다. 덕분에 팔자에도 없던 탐험 인생을 하게 생겼다.
세상에 스펙타클한 경험은 살면서 남들보다 많이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통용되는 것들이었다. 다섯 살, 태형이와 겪었던 기묘한 모험. 일곱 살, 태형이와 겪은 기묘한 모험 제 2탄. 김태형이 미국으로 넘어간 후로, 그의 집을 매번 방문할 때마다 겪었던 다 말하지도 못할 생동감 넘치는 경험들. 그리고 그중에서 제일 잊지 못할 기억인, 민윤기를 넘어서 김태형에게 도달하는 이번 여름의 기억까지. 하지만 단연코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최강이라고 생각했다. 무인도 -사실 아직까지 무인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에서 살아남아라 미션. 아마도 내가 겪은 모험들을 엮어서 책으로 낸다면 베스트 셀러가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스펙타클한 경험 안에 태형이가 항상 있네?
"나가면 제이든 정국이든 쟤 좀 소송걸던지, 재판 하던지 해서 좀 떼어봐."
"...노력해볼게."
어딘가 자신없는 말투에 나는 김태형을 흘겨보았다. 눈을 가늘게 떠서 그를 쳐다보고 있던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만일이라고 생각해서 말하는 건데, 너 설마 정이 들었거나 해서 뭐 그런건 아니ㄱ... 그러자 김태형이 단호하게 말을 끊고 들어온다.
"절대 그건 아니야."
"아님 말고."
"내가 얼마나 오래 널 좋아했는지 알면서도 그래?"
"몰라."
"몰라?"
"그래. 흥, 너 때문에 이게 뭐야. 기대했는데 이런 곳에나 떨어지고."
나는 발로 바위 위에 앉아있던 몸을 빙글빙글 돌려 김태형을 등져 앉았다. 그러자 날 따라 같이 몸을 슬금슬금 돌리는 김태형이다. 콧방귀를 내뿜으며 계속 시계방향으로 몸을 돌리자 마찬가지로 계속 날 따라 몸을 돌리던 김태형의 목소리가 귓 속을 파고들었다. 모로 가도 북쪽으로만 간다고 된다고 했나? 서울이겠지. 북쪽으로 왜 가니 북한 넘어가고 싶어? 속담을 지멋대로 바꿔버린 김태형은 대답없는 나를 번쩍 들어올려 바닷가를 향해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나는 떨어질세라 반사적으로 김태형의 목을 껴안았다.
"뭐, 뭐하는 거야! 빨리 안 내려놔?!"
"모로 와도 재밌게만 놀면 되지."
"너,너 손 놓기만 해!!!"
어느새 찰방찰방거리며 나를 안고 푸른 바닷물 사이를 가르고 지나가는 김태형은 얼굴 가득 만연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불안한 기색이 엄습했다. 김태형이 날 바다로 빠뜨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김태형의 목에 두르고 있던 팔에 힘을 주면서 엄포를 놓았지만 저 표정을 보아하니 들어먹힐 리가 만무했다.
"야악!!"
허리춤까지 오는 곳까지 가서 탁 하고 손을 놓아버린 김태형 덕분에 괴상한 소리와 함께 바닷속으로 첨벙 빠진 나는 헤부작대다가 어느정도 말랐던 옷을 다시 축축하게 만든 채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말라버린 머리칼에서 물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내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스러운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과일을 씻어먹을 때는 소금기가 있는 물로 씻으면 좋대."
"............"
"그러면 빛깔이 더 잘 돈다구 하더라."
내가 아무리 별명이 체리라고 하더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 농담을 할 판이냐? 덕분에 빛깔이 더 잘 돌기는 커녕, 체리 장아찌가 되어버렸다.
나는 미역머리를 한 채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매섭게 노려보는 내 얼굴에 움찔, 하는 표정을 짓는다. 멀쩡하게 장난을 치는 것을 보니 아까 기절했던 건 완전히 회복했다 이거지. 나는 김태형과의 거리를 가늠하다가, 뒤로 조금씩 물러났다. 점점 멀어지는 나를 보고서 그는 물음표가 가득 담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 중간에 갑자기 깊어진 바닥에 중심을 잃고 휘청이자,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김태형이 황급히 내게로 다가왔다.
"당해봐라!!"
일부러 휘청인 나는 김태형이 눈앞에 바로 다가오자 그의 팔을 잡고 밑으로 끌어당겼다. 덕분에 미리 방어하지 못한 김태형이 수면 위로 철푸덕 하는 소리를 내며 엎어졌다. 말 그대로 '철푸덕'하는 소리가 났다. 복수전으로 짜놓은 계획이지만 막상 김태형이 일어나서 나에게 무슨 보복을 할지 걱정이 된 나는 슬금슬금 뭍가로 몸을 이동했다.
"..........."
마찬가지로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 김태형이 두 눈을 감고서 몸을 일으켰다. 무표정인 얼굴을 하고서 이마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머리칼들을 헤집어 넘기는 큰 손. 감겨있던 삼백안이 나를 물끄러미 쏘아본다. 굳은 얼굴로 나에게 다가오는 김태형의 무시무시한 오오라를 피해 황급히 달아나려 해도 물이라 그런지 쉽사리 발이 따라주질 않았다. 김태형을 보면서 도망쳤기에 나는 앞에 장애물이 있는 줄도 몰라,
"윽,"
얼굴을 세게 부딪혀 다시 바닷속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소금물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아우 씨...! 헤브작거리며 몸을 일으키니 정국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서 찰방거리는 소리와 함께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발 잡아."
"응?"
"내가 팔 잡을게."
"알았어요."
"뭐? 아니야, 그거 아니야. 야!!"
내 두 발목이 정국에게 잡혀져 들어올려지고, 내 팔은 김태형에게 잡혔다. 아,안돼. 둥둥 공중에 뜬 나는 예감이 좋질 못했다. 나는 내 손을 맞잡은 김태형의 손을 꼭 잡으면서 웃었다. 야아, 이러지마. 나 벌써 두 번이나 바다에 빠졌단 말이야. 소금물 더 먹기 싫어. 그러나 김태형은 더없이 환하게 웃으면서 그런다. 인생은 삼세번이야. 세 번을 채워야지, 한 번만 더 빠지자. 이런 망할!!! 루트를 바꾼 나는 이번에는 정국이의 얼굴을 보면서 애원했다.
"착하지, 발 놔 주라. 그러면 멋대로 여기에 떨어뜨린 거 용서해줄게."
"? 용서할 게 있었어요?"
"야 이 망할새끼들아!!"
아예 내가 벗어나지 못하도록 동반 잠수를 해버리는 두 남정네들의 손에 이끌려 바다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바다에 빠져서야 내 손을 놓아주는 김태형의 손을 느끼곤 이를 갈았다. 전쟁이야, 선전 포고다.
충분히 소금물에 닦아져서 반질반질 윤기를 내다 못해 장아찌가 된 나는 두 사람을 잡으러 뛰어다녔다. 어쩌면 더없이 심각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마치 일부러 놀기 위해 이 곳으로 온 것처럼 되어버렸다. 김태형이 이를 의도하고 장난쳤던 거라면... 멋있는지도 모른다. 조금만이라도 심각한 상황에 닥치면 쓸데없이 걱정만 하는 나를 알고 짖궂은 장난을 쳐서 놀이거리로 만들어 주었으니까.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김태형은, 태형이는... 일부러 한 게 아닐 거야.
* *
탁. 운전석에 들어선 석진은 출발하기 전에 뻐근한 목을 좌우로 꺾으며 결린 목을 풀었다. 후.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요즘 들어 의욕이 없었다. 의욕은 없지만 그래도 일은 해야 했다. 원래대로라면 내일 본가로 돌아가야 할 날이었으나 아직 리온 사의 회계장부를 점검하지 못했다. 따라서 아버지께 좀 늦을 것 같다고 연락하려 했으나 받질 않았다. 생각해보니 어머니와 데이트를 나간다고 말했던 게 생각났다. 이쪽이고 저쪽이고 다 데이트지, 정말. 마찬가지로 막내인 태형 쪽을 떠올린 석진이 한숨을 쉬었다.
여주를 향한 막내의 끈질긴 사랑은 집안에서도 꽤 큰 화젯거리였다. 쪼끄만 애가 나는 체리랑 결혼할꺼야!를 외치며 이 쪽으로 뛰어든 것을 보며 아버지를 포함한 집안 사람들은 모두 태형이 해낼 수 없다는 쪽에 걸었다. 기약없는 오랜 기간일 뿐더러, 그 시기의 어린 마음은 그다지 진정성이 없다고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석진은 아무도 태형이 성공하지 못한다는 조건에 걸었다는 게 조금 불쌍해서 이긴다는 쪽에 걸어주었는데 정말 자신이 이길 줄은 몰랐다.
"흠..."
어쩌면 태형이 제일 먼저 결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누군 만나는 여자도 없는데 태평하지 그지없다. 20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저 좋다고 달라붙는 여자들이 많았는데 어쩐지 어느 순간부터 붙어오는 여자들이 별로 없었다. 30대 초반밖에 안 되었고, 이 정도 스펙이면 누구나 탐낼만한 사람이지 않나. 석진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차를 운전했다. 석진은 제 주위에 다가오려는 여자들을 날카롭게 걸러내고 있는 사람이 제 동생인 남준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아무튼 간에 결국 자신이 본가에 늦게 간다고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은 남준 뿐이었다. 백미러를 확인하던 석진은 연결음이 끊기자 반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 준아."
- 끝났어?
"아니. 그래서 전화한 거야. 남은 게 있는데 내일 보고 갈까 해서. 아버지가 연락을 안 받으셔서 네가 전해주라."
- 뭐, 그쯤이야.
"태형이랑 여주도 거기 있지? 내일 갈 때 잘 데리고 가줘. 똥강아지들 어디 새면 골치 아프니까..."
- 막내랑 애기는 섬 갔어.
"어? 언제?"
뜻밖의 소식에 석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늘 아침에. 아까 도착했을 걸? 이어지는 남준의 말에 석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2개월 전부터 언제 들어가서 놀 수 있냐고 제게 묻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애기를 데리고 슝 날아간 모양이었다. 아직 자신도 가진 못했지만 전달받은 사진을 보니 럭셔리하고 쾌적한 휴가를 즐기기에는 제격이긴 했다. 어린 커플에게 안 좋은 곳이 어디 있겠냐마는.
어지간히 재미있게 잘 놀고 있나 보네, 도착했다는 소식도 없는 걸 보니. 몇몇가지를 더 주고받은 후 통화를 종료한 석진은 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소리만이 계속 들려왔다. 잘 놀고 있나 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석진은 핸드폰을 옆좌석에 두고서는 부드럽게 출발했다. 꺼져 있다는 안내음이, 앞으로 이어질 악몽같은 시간들을 알려주는 전조라는 것을 석진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 *
결국 휘말려들어 실컷 놀다가 지쳐서 완전히 뭍으로 나왔을 때는 해가 저물어가는 시각이었다. 다행히 라이터가 있었기에 구시대처럼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일으켜야 하는 사태는 방지할 수 있었다. 정국이가 헬기에서 옮길 만한 것들은 다 옮겨놓았던 게 정말 다행이었다. 그 안에는 라이터와 생수 3통과 육포, 담요, 잭나이프, 총 -...? - 이 있었기 때문에, 간단한 허기와 목마름은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었기에 마련이지 그마저도 없었으면 정말 어찌해야 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배고파."
담요를 둘둘 말아 베개로 만든 나는 그걸 베고 누워 덜 찬 배를 감싸안으며 중얼거렸다. 어두운 공간속에서 밝게 타오르는 모닥불과 그 주변에 둘러앉아 그 불을 쳐다보며 있는 세 사람은 청춘의 추억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생수는 3통이었기에 각자 하나씩 가지고, 육포는 4개나 있었기에 일단 하나씩 먹고 하나는 내일을 위해 남겨두라고 했지만 시선이 자꾸 저리로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돌아눕다가 뭐가 쿡쿡 찌르는 느낌에 내려다보았더니 김태형이 선물해주었던 팬던트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옅은 잠에 빠져든 정국이를 바라보다가 반대로 돌아누워 불빛에 어른거리는 김태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먹통이 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김태형은 내 시선을 느낀 건지 옆으로 몸을 옮기며 물어왔다.
"내일 일어나면 숲 안을 둘러보자. 필요한 것을 얻을지도 모르잖아."
"그래... 넌 안 자?"
"아직은. 너는."
"난 졸리긴 한데..."
"그럼 자."
김태형이 내 눈을 감겨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의 손짓에 따라 눈꺼풀을 감다가, 다시 스르륵 떴다. 검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김태형에게 손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태형아. 응.
"너 결혼하면 되게 자상한 남편일 것 같아. 아 그렇다고 해도 진지하단 말은 아니구..."
"........."
"인터넷에서 봤단 말야? 아내한테 장난치는 남편 같은 글. 철없어 보이는데 의외인 부분에서는 되게 감동받았다구, 친구 같으면서도 의지할 수 있는 남자와 결혼해서 너무 행복하다는 글 봤던 적이 있거든."
말하다보니 슬슬 눈꺼풀이 감겼다. 김태형은 피식 웃기만 할 뿐 별다른 말이 없었다. 모닥불로 장작을 집어넣는 길쭉한 손을 응시하며 난 말을 이었다. 너도 그것처럼 막 장난 심하게 치고 그러는데 의외의 부분에서는 듬직하게 느껴지고...내가 무슨 말 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 모르겠다...너만 믿는다고.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걱정 안 하고 믿을게."
잠들기 직전 내뱉은 말은 진심이었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가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믿음. 김태형이 있기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나와 함께 있기에,
나는 하나도 불안하지 않았다.
새근새근 잠이 든 여주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던 태형은 그녀가 몸을 웅크리는 동작을 취하자 불가에 널어놓았던 셔츠를 집어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젖었던 게 다 말라 있었다. 조심스럽게 덮어준 태형은 입가에 미소를 띈 채 있다가, 그녀의 목에 얌전히 걸려있는 팬던트를 집었다. 딸각, 하는 소리가 나며 내부가 열려져 별자리와 탄생석이 달려있는 안이 드러난다.
"둘이 결혼 안 한 거 다 알아요."
"그래?"
문득 들려오는 목소리에 태형이 정국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아픈 듯, 잠시 한 쪽 눈을 감고 있던 정국이 도로 입을 열었다. 내가 그정도로 바본 줄 알아요? 조사해보면 다 알아요. 뻔한 말을 내뱉는 정국의 모습을 태형이 지켜보다가 픽 웃었다. 여주가 뒤척이느라 흘러내린 셔츠를 다시 제대로 덮어준 태형이 단조로운 어투로 울려퍼지는 정국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어차피 연극 시기도 거의 다 끝나가니까, 처음에 약속했던 조건 들어줄게요. 더 부탁할 거 있으면 말해도 돼요."
"그거 고맙다. 더 부탁할 건 지금은 없고, 후에 생각나면 부탁할게."
태형이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이 태형의 스토커 노릇을 한 것은, 그녀가 들었던 것처럼 첫 만남에서 악수를 할 때 정전기를 사랑의 신호라느니 착각해서 스토킹을 한 것이 아니었다. 정국이 자신에게 붙어있는 감시자들을 떼어내기 위한 눈속임이었다. 그를 위해 태형과 서로 손을 잡고, 철저한 연극을 펼치고. 정국의 말을 듣던 태형은 문득 생각난 것에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대체 여기는 왜 데려온 거야? 나한테 귀띔해준 적도 없었잖아."
"아, 이건 전적으로 내 실수에요."
"......."
"미안."
정말로 어떤 계획이 있었다는 게 아니라, 순전히 조종을 잘못 해서 이 섬에 떨어졌단 말이었다. 이것도 정국의 계획 안에 있겠거니, 해서 마음을 놓았던 태형은 이것이 돌발상황이라는 것을 깨닫자 어이없음에 입을 떡 벌렸다. 태형이 그러거나 말거나 화를 내기 전에 도로 누운 정국이 눈을 감은 채 재차 잠을 청했다. 저 어린 것을 어떡할까. 지끈지끈 울리는 대책없는 망아지에 두통을 느낀 태형은, 한숨을 쉬다가 결국 포기한 채 자리에 누웠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 *
어쩐지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눈꺼풀을 들어올리니 김태형이 제 팔과 두 다리로 나를 꽁꽁 끌어안은 채 잠을 자고 있었다. 내가 인형도 아니고 숨이 막힐 정도로 끌어안으면 어떻게 일어나라는 말이니! 나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낑낑대다가 더 조여오는 힘에 결국 포기한 채 김태형을 슬슬 흔들었다. 일어나봐, 무거워어. 그러자 우웅..하면서 나름 귀엽게 얼굴을 구기던 김태형이 눈을 떴다. 그런 그의 얼굴을 보던 나는 문득 중얼거렸다.
"초코찐빵 먹고 싶네."
"...응?"
"아니야. 일어나봐, 내가 일어나질 못하겠잖아."
퉁퉁 부은 얼굴을 보고 순간적으로 초코찐빵을 떠올린 것도 잠시, 나는 김태형을 밀어냈다. 그러자 나를 옭아매고 있던 팔다리를 풀어준다. 간신히 그에게서 해방된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정국이가 없어진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어제처럼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빠져나오지 못한 줄로만 알았던 불길 속에서도 먼저 빠져나와 놀려대고 있던 앤데, 어딜 가든 잘 있겠지-하는 생각에서였다. 대신 나는 아직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김태형을 툭툭 쳤다.
"오늘 섬 둘러보자며."
"하암, 으응... 그랬지."
잠결에 더 낮아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김태형은 아직 햇살에 적응되지 않았는지 잠시동안 인상을 쓰며 눈을 감고 있더니만 결국에는 현실을 자각했는지 자리에서 눈을 뜨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나와 마찬가지로 정국이가 없어진 것을 알고서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어깨를 으쓱여보이고서는 숲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바야흐로 섬의 이튿날이었다.
이 섬은 생각보다 꽤 큰 것 같았다. 한참을 걸어야 반대편 백사장으로 나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는 바나나 같은 게 달려있지 않을까, 아니면 하다못해 작은 열매라도 있겠지 하고 생각했으나 그건 크나큰 오산이었다. 한참을 돌아다닌 결과 먹을만한 것은 야자수 열매밖에 없었다. 그것도 저 위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열매 말이다. 발로 차도 떨어지지 않았다. 아침으로 물 밖에 먹지 않아 신경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나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었다. 아무리 껍질이 두껍더라도 저걸 떨어뜨려야지 지지든지 볶든지 할 것 아닌가.
"태형아, 올라가지 마."
세 번째 미끄러져 기어이 엄지 옆에 가시가 박혀 아파하는 김태형을 보며 나는 속상한 얼굴을 한 채 그를 말렸다. 피가 송골송골 배어나오는 엄지를 붙잡은 나는 그의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비릿한 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상관 없다. 맛보다는 김태형이 다친 게 더 신경쓰였으니까. 제 엄지를 입에 넣은 날 보는 김태형의 얼굴은 묘했다. 왜? 내가 묻자 멍 때리던 김태형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니야, 피 멈춘 것 같은데 그만 해도 돼."
내가 뭐라 할 새도 없이 다친 손을 빼간 김태형은 나에게서 돌려서고서는 야자수를 바라보았다. 언짢은 반응에 기분이 좀 그랬지만 간지러워서 그랬겠거니-하고 넘긴 나는 김태형을 따라 나무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올라갈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더 따려고요? 5개 정도면 충분할 거 같은데."
양 팔 가득 야자수를 담은 정국이 우리들에게 그렇게 말을 건넸다. 정국이 보다는 그가 들고 있는 야자수를 본 순간 나는 그의 뒤에 후광이 비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세상에 어디서 이렇게 많이 가져왔어?! 흥분으로 묻는 말에도 태연스럽게 대답한다. 내가 직접 올라가서 따왔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느꼈다. 다행이다, 얘는 똥을 싸고 지가 치워서. 문제를 만들어놓고 해결해놓을 수 있는 능력은 갖춰서, 정말 다행이라고.
더워서 의욕이 없다...ㅇ<-< |
저만 그런가요...ㅇ요새 너무 더워서 의욕이 하나도 없습니다ㅠㅠ 아침에 일어나서 멍때리기 오후 되면 열렬한 햇빛의 구애에 도망다니면서 짜증내기 저녁에는 뜨거운 바람에 슬퍼하기... 너무 더워요..........ㅠㅜㅜㅠㅜㅠㅜ
하....이 더위가 어서 지나가야 할 텐데요 정말 끔찍하네요 이번 여름 피서가고 싶다 왜 저는 피서도 못 가요....? 왜때문에.....? 영고받는 비플렛....ㅜㅜㅜㅜ
+) 정국이= 생각없는 스토커(x) ㅋㅋㅋㅋ태형이와 짜고 가족과 여주까지 모르게 연극하는 둘만의 계약입니다
모두들 힘 내세요! 으쌰으쌰 파이팅!! 누진세가 무섭지만 어쩌겠어요 사람은 살고 봐야죠 에어컨 틀러 간다 퐈이햐!!!!!!!!!!! |
암호닉 |
<1기 암호닉 분들> #그대에게/~계란말이~/오하요곰방와/♡20♡/틸다/♥MLJS♥/민군주짱짱맨/심슨/옥수수수염차/0070/0207/0221/0309/0328/0419/0515/0526/0528/060909/06130310/ 0724/0902/1001/10041230/1013/1029/11023/1211/1234/2330/414/423/627/66♥♥/6번탄소/818/8개월/980703/990419/abcd/BTS방탄소년단/CGV/chouchou/eeggg/J/nameless/Remiel/Rosebud/ 가온/가위바위보/간장밥/감귤/감자/감자감자펀치/감쟈/갓찌민디바/갓태형/강변호사/강여우/개떡/건감깡/검더리/게살버거/겨란/겨울냄새/계란후라이/계피/고구마/ 고등어민윤기/고래야/고룡/고미/골드빈/곰지/공대생/공정쟁/관계의회복이에요/굥기굥기/굥기는맑음♥/굥기요정/구구콘/구기네/구름/국숲/국정전/군밤양갱/군주의정석/규짐/그뉵쿠키/ 그레/금붕/기디/기화/김밥의미학/김석진센빠이/김태태/김태형하트/깜비/깡바/꼬깔콘/꼬마이모/꼬이/꽁냥꽁냥/꽃길/꽃님/꽃봄/꾸기꾸기/꾸깃꾸깃/꾸꾸/ 꾸꾸기/꾸꾸야/꾸꾹이/꾸민/꾸엥/꾸쮸뿌쮸/꾹꾹이/꾹냥꾸가냥/꾹블리/꾹빵/꾹아가/꾹젼/꾹콩/꿀떡맛탕/꿀띵/꿈빛/꿍꾸/꿍디/뀨기/뀨뀨/ 뀨루뀨뀨루/뀩/뀰/끙챠/낑깡/낑챠/나라빛/나야나/나연/나의 그대/나의별/나인/나침반/난석진이꺼/날봐태태/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남쥰/내마음의전정쿠키/ 내맘에니콩/너랑나/너만볼래/넬오라인/녹차라떼/누가보면/눈부신/눈뷔신태양/뉸뉴냔냐/늘봄/늘품/닉태형/다곰/다다눌/다름/다소니/단미/단호박쓰/달꾸/ 달님/달달한비/달려라방탄/당근/대두/더푸/덤불/덩율곰/데이먼/도비/도손/독자1/돈까스/됼됼/두둠두둠/두둠칫/두뷔두뷔둡/둘리여친/둡부/둥그랗게/둥둥/ 둥이마망/들레/디보이/딘시/딩가/또또/또롱/또이/또치/뚜벅뚜벅/뚱이/뜌/띠뚜/띠리띠리/라블리/라온하제/라이언/라일락/라임슈가/라즈베리에이드/ 레몬/레몬사탕/레인보우샤벳/로봇시계/로제/론/루이비/룬/리블리/리자몽/마리/마망고/마앙개애/마이크로칩쿠키/마지/마틸다/막꾹수/말랑/맙소사/망개는망개야/ 망개떠억/망개똥/망개베리메리체리/망고/망고꾸기/망무망무/매직레인/매직핸드/맨투맨/맴매때찌/머루/메리딸기/메리뮤/멜랑꼴리/명언/명탐정코코/모찌/모찌모찌해/모찌한지민/모찌햄찌/ 몽구스/몽또몽또/몽쉘/몽유/몽자몽/몽총이덜/무네큥/무리/무민/무지개소녀/무지티/물결잉/물망개/뮈뮈/뮹딩/미끄럼틀/미니꾸기/미니미니/미랑아/미름달/ 미미/미스터/미역/미자탈출/민군주♥/민들레설탕/민설탕수육/민윤기 코딱지/민윤기/민윤기군주님/민윤기다리털/민윤기예쁨보스/민윤기천재짱짱맨뿡뿡/민트/민트초코칩/밀짚모자/밀키/밍/밍도/밍뿌/ 밍아/바라기/바비/박력꾹/박여사/박지민/박침침/반딥/밤공기/밤비/밤열한시/밤이죠아/밥한끼해요/방소/배고프다/백허그/베네/베리메리/베리베리/벨베뿌야/ 별콩벌콩/보라도리/보마/보호/복숭아츄/본시걸/부농이/부들부들/불고기/붕붕카/붕어/뷔까번쩍/뷔던/뷔랑이/뷔밀병기/뷔뷔뷕/뷔여워/뷔키/뷩꾹/브이백/ 블락소년단/비글/비글워터/비눗방울/비데/비림/비븨뷔/비비빅/빙봉/빅토리아 시크릿/빙그레/빠밤/빡찌/빨강/빵떡아 좋아해/빵빠레/빵빵/빽쮸/뽀로로/뽀야뽀야/뾰로롱/ 뿌Yo/뿌뽀뿌/뿡뚱/뿡뿡99/뿡뿡이/쀼/쁄/삐리/삐삐까/삥꾸/사과/사랑꾼/사랑둥이/사랑별/사랑사랑사랑/사랑아태태해/사막여우/산들코랄/살구잼/삼월/상큼민트/ 새벽/새벽밤/새벽별/새우/샤군/서영/설레임과자/섬혜/섭징어/성인정국/세레니티/세일러문/세젤예세젤귀/소금/소녀/소심/소진/소청/솔랑이/솔트말고슈가/솔트액/ 솜지/송아리/수마이/순대곱창/순별/순수/순심아버지/순이/숩숩이/숲늘/슈가슛/슈비슈비/슈웩/슈팅버블/슙디/슙슙이/슙큥/스케일은 전국/스티치/시나몬/ 시에/식염수/싸라해/싸운날/썩은촉수/ㅇㅅㅇ/아니두/아띠아띠/아망떼/아몬드/아침에비타민/안돼/알/알바하는 망개/암소/애기동자/애플릭/애플파인/액희/야꾸/ 야호야호/양념치킨먹닭/양슙/어른꾹꾹/에그/에이블/에이치/엑스/엔젤/엔젤안녕/여름달/여름방학/여지/연꽃/연두/연이/연화/열꽃/열오/열원소/ 예찬/예화/오레오/오빠/오타/오호라/온도니/옮/와싯/와장창/왕부채/요괴/요랑이/요정이야사람이야/우니꾸기/우동/우리사랑방탄/우린/우와탄/우유퐁당/ 운전/웁윱/워더/월드콘/윈다/윈터/유뇽뇽/유니/유뜨/유루/유월/유자/유자차/유자청/유쟌/윤기와 산체/윤기의 봄/윤기이진/윤꾹/ 윤맹/윤이나/율예/융기태태쀼/융융/융기융/융융힝/은갈칰/음오아예/응캬응캬/인생꾹팅/일게수니/임세명/임슈가/입틀막/ㅈㅁ/자라/자몽/자몽더쿠/ 자몽맛망개/자몽석류/자몽선키스트/자몽슙/자몽이즈뭔들/자몽주스/자몽쥬스/작가님사랑해요/작은별/재영이/전.정국/전아장/전정국오빠/정감/정개/정국아블라썸/정국이마누라/정근/정글벙글/정꾸요미/ 정콩국/제티/조붱/조삼효/조은나래/존경/종구몽구/종구부인/주름/주지스님/줍줍/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지니/지듀/지민새끼손가락/지민채율/지안/지우개/지호/진진/ 짐나왜숨니/짐니뿌뿌융/짐빈/짐짐/징징이/짜근/짜몽이/짝짝/짹짹이/쩡구기윤기/찐망개/찜침/참치미/창가의토토/채영/챙으니/챠이잉/챠챠/처음처럼/ 천상여자/천재민윤기/천하태태평/청보리청/청퍼더/체리/체리맛사탕/체리메리미/체셔리어/첼리/쳌쳌/초딩입맛/초록비/초코마카롱/초코붕/초코생크림/총총총/쵸코두부/춍춍/추억/ 충전기/츄러스츄/칅칅칅/치즈/치즈빙수베리빙수/치카 초코/칙촉/칠태/침쨔/침침럽/침침모찌/침침하다/침탵/카라멜마끼아또/카페라떼도둑/칸쵸/커몬요/커잠정쿠키/코코/코코몽/콜라/ 콧구멍/콩콩/쿄쿄S/쿠맘/쿠요/쿠우쿠우/쿠키/쿠키앤크림/큄/크슷/태굴/태꿍태꿍/태둥이/태랑이/태백/태태(김태형)/태태/태태뀨/태태마망/ 태태사랑태태/태태한 침침이/태형아/탱탱/탵태/텐텐/토깽이/토끼/토마스/토마토는맛있어/퉁퉁이/팅팅탱탱/파란/파티/팔이/팥빵/팬케이크/퍼퐁/펄맛/포마토/ 포키/퐁퐁/푸들푸들/풀네임이즈정국오빠/퓨어/플랑크톤회장/피리부는아이/피카피카/핑몬핑몬핑몬업/하누월/하늘하늘해/하람/하리보/하이얀/하트반지/핫초코/항암제/햄버거/햄찌/햄키♡/ 행기/허니자몽/허블/헐마이니/헤헤태형/현/현이/형아/호두마루/호비/호비요정/호비호비/호빈이/호빗/호석이몰래/호시기호식이해/호어니/홍삼/홍시/ 홍홍/화개장터/환타/황금올리브유/황막꾸기/황토색/후르츠눈꽃빙수/흥흥/흩어지게해/흰색/히동/ * * * @천일/7896/♡이마♡/하트태태하트/0115/0506/0623/1022/1023/1102똑/1158/1220/3x8/8ㅁ8/9852/ 계탈수니/고기/고다/고답이/고대가고싶다/곰씨/굥굥/굿베베/권지용/귀요미/그래영/기태혀/김냥/김석진사랑해요/김자반/김태팡/까까/까꿍이/꽃소녀/꽃오징어/ 꽃진/꾸꾸꾹/꾸루꾸루/꾸잉/꿀돼/낙화유수/녹차잎/니베아피치립밤/닉주디/다도해/다람이덕/다홍빛/단리/단아한사과/달다리/달콤윤기/대박나자/댐므/더럽꾹럽/동상이몽/ 둘셋/따시따시/딸기쨈/딸기탱탱/또비또비/또잉또인/라임/라코/라프/랩런볼/레몽/레이첼/마농/마리스코티/망개한지민/망망이/목소리/몬무이/미늉/민슈팅/ 민윤기기윤민/바나나우유/바닐라라떼야/바다맛사탕/바람에날려/박지민다리털/백/베리믹스에이드/복숭아꽃/봄플/부니야/불타는고구마/붸이붸/뷔켜/비누/뿌까/뿔테/삐삐걸즈/사과즙/새우깡/서유윤/ 세이쓰/섹시태형/소년방탄단/슈퍼침침/슙비둡비/슙슙슈룹슙/스고이김태형/스삼/스페셜캔디/아리랑/안녕진아/얄루얄루/양념치킨/어화둥둥내진이야/여릉잉/오빠미낭낭/오윈/오페라/와와/완뚜꽁/ 요2/요롱코롱/용달샘/우리집엔신라면/우연/우유/원형/위티/윈터/윈트/유레카/유비/유자마카롱/유자에이드/윤기야 나랑 살자/윤민기/윤치명/융깅얌/이월십일일/ 일반여자/일일구1/있잖아요..?/자몽몽몽/저장소666/전막내/정꾸기냥/정꾸마망/정꾸야/젤귕/젤라/즌증구기/지민이랑/진리/짱짱구리/쪼꼬망개/쫑냥/쭈꾸미/쮸뀨/찐빵/ 참기름/책가방/청포도/체리마루/체리블러썸/초코퍼지/취해쏘/침구/쿠마모토쿠마몬/쿠우마몬/쿠키가게/쿡/크왕/탄저균/태누나/태링링/태태요정/태형아김태형/태황제/테형이/ 텐텐/토끼굴그래피티/토끼정/토마토마/피닝/핑가/하얀레몬/허니레몬/화이탱탱/황새/후니/후엥/흥탐/희망빠/
<2기 암호닉 분들> 인연/어른공룡둘리/딸기빙수/망고슈/방톨이/진라떼/윧/냉채족발/Milky/뒷방마님/눈꽃ss/빛나무/잘 읽었습니다!/딸기/디셈버/딩동/헤융/다송/쌈장/피터팬/민피디 니니/깡통/스타일/777/메기/뷔주얼/한라봉/가나/꿍꿍/#침쁘#/시니/바나나칩/뮬란/err4/꾸기/전정국 극성맘/핫탱/쿠야/태리둥절/으아이/ 고고싱/메첼/즁이/쿠쿠/스프라잍/설탕니/너라는별/돵돵/#아미/탄둥이/푸른하늘♥☆/민트자몽/침침빵/김시준/모찌섹시/뚜시뚜시/뷔야/분홍/문준휘/슈가나라/ 캉탄/청록/피짜/과일장수/제이뷔/이첼/이졔/니나노/스팸/아현이/쿠마몬/모지리/뷔티뷔티/라슈라네/꾸기여미/스노우볼/육개장/현질할꺼에요/복쯍/12300/ 태형문화재/츄파츕스/너라는태형/고여비/이브/티토티토/채린별/나진/헐투헐/막대사탕/생태/화이트초코/순살/군주님/*자도*/안녕엔젤/웃음망개짐니/낙화유수/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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