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르라미 울 적에 ost - You
솔직히 말하자면 야자수 열매는 줘도 안 먹긴 했다. 한창 한국에서 수분 보충에 좋다고 코코넛 음료 붐이 일어났을 때 한 박스를 충동구매했던 적이 있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빨대를 꼽아 한 모금 먹은 후, 나는 19개의 남아있는 코코넛 음료를 친구들에게 선물이라며 기부했다. 생긴 건 꼭 맛있게 광고해서 기대하고 마셨더니 웬걸, 절로 투턱을 만들게 하는 맛이었다. 물처럼 아무 맛도 없는 것도 아니고, 에이드처럼 달다구리 하지도 않고 한마디로 내 선택은 대실패였다. 하지만 상황이 거지 같으면 맛 없는 것도 맛있게 느껴진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마실 물도 다 떨어진 지금 상태에서는 분명히 달게 느껴지겠지. 나는 솜씨 좋게 구멍을 찾아 뚫어준 김태형의 손에서 코코넛을 건네받고서는 시원하게 들이켰다. 그리고,
"........"
아무리 간절하더라도 맛은 XX같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하지만 뭐 별 수 있나. 목마른데 마셔야지 어쩌겠어. 목을 축인 나는 김태형에게 도로 건넸다. 양 손으로 붙들고 목울대를 꿀꺽꿀꺽 움직이는 김태형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쟨 괜찮아 하는 것 같았다. 갈증도 사라졌겠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야자수에 올라가서 따올 정도로 운동신경이 제법인 정국이었기에, 나는 그 또한 별 어려움 없이 열매에 나 있는 3개의 숨구멍 중 하나를 뚫어 마시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웬걸? 잔뜩 인상을 쓴 채 열매 하나와 씨름을 하고 있다.
"와 나."
헛웃음을 들이킨 정국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쪽으로 가서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집어들고 다시 오는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권총이었다. 나는 눈을 둥그렇게 떴다. 설마 열매를 따지 못해서 꼭지가 확 돌아 총으로 우리를 쏴죽이려는 건 아니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좀 멀리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 때는 도저히 그 이유를 알 수 없었길래 나는 김태형의 팔을 잡아 흔들었다. 야야, 잠깐만 저것 좀 봐봐 저 ㅊ,
"왁!"
김태형이 내 손길에 시선을 주기도 전에 탕 하는 소리와 무언가가 파각!하는 파열음이 나자 나는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무언가 따끔한 게 내 다리를 치고 지나간 것도 같았다. 저 또라이 새끼 진짜 미쳤나 봐!! 속으로 비명을 고래고래 지르던 나는 겁을 먹고서는 눈만을 간신히 정국이 쪽으로 돌려 확인했다. 하지만 돌린 순간 내 눈에 보인 것은 나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미친놈이 아닌, 반 토막이 난 야자수를 보고 만족스럽게 제자리에 앉아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는 정국이의 모습이었다.
"...내가 도와줄 수 있었는데 부탁하지 그랬어."
나처럼 총소리에 깜짝 놀랐다가 사태를 파악한 김태형이 맥없이 중얼거렸다. 못 들은 건지, 못 들은 척한 건지 손을 타고 밑으로 흘러내리는 액체까지 다 핥아먹은 정국이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우리들을 보며 툭 내뱉었다. 왜요?
응 아무것도 아냐 너 최고라구...
베리 메리 체리
: 2기 06
미팅을 끝내고 나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던 석진은 울리는 전화에 별 생각 없이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 네, 진입니다. 」"
-「 진, 그거 진짜야? 」
밑도끝도 없이 날아오는 카렌의 목소리에 석진은 영문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학 시절에 같은 클럽 출신으로 지금까지 저와 연락을 이어가는 그녀는 현재 뉴욕 타임즈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대학 때 자신의 배경을 보고 접근하여 무언가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연락하던 사심있던 그녀들과는 달리 예쁘장한 외모와 털털한 가진 카렌과는 몇 년째 편하게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그럴 수 있는 큰 이유가 바로 카렌이 동성애자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석진은 그녀가 동성애자인 것을 모르고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밥 먹다가 '근데 나 동성애자야'라고 말한 그녀 때문에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었다.
"「 뭐가 진짜야? 」"
-「 너네 집 막내 말이야. 제이랑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찌라시가 떠돌아다니던데. 」
"「 뭐? 」"
석진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그러다가 복도에 메아리쳐 쩌렁쩌렁 울리는 제 목소리에 놀라 입을 재빨리 다물었다. 황당무계한 석진의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화기 너머의 카렌이 떠들어댔다. 이미 이쪽에서는 한창 퍼졌어.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결정적인 사진 하나만 잡히면 게임 오버 될 걸.
뭔지 알 것 같았다. 석진은 몇 개월 전부터 태형을 주구장창 따라다니던 정국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으로도 공식적인 석상에서 태형을 졸졸 따라다니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많아 신경이 쓰였는데, 정국의 스토킹을 저지할 수 없는 이유가 그래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그런 짓을 거의 벌이지 않을 뿐더러 신고는 하지 말라는 태형의 말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국이 달라붙는 즉슨 태형이 몹시 싫어하는 티를 냈기에 -실제로 태형은 저를 이끌고 나가려는 정국의 손을 뿌리치려다 벽에 머리를 박은 적도 있었다- , 혹여나 게이설이 돌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 또한 두 사람의 극혐인 관계를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석진은 혀를 차며 가볍게 대답했다.
"「 단순히 찌라시잖아. 그걸 믿는 사람이 있어? 그리고 제이의 스토킹에 막내가 고소할 준비를 하는 건 말이 되어도 사랑에 넘어갔거나 하는 건 말이 안 돼. 기사를 조작해서 쓰고 싶으면 제대로 된 증거나 가지고 쓰라고 해. 글로 지어내거든 한순간에 인생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하고. 」"
-「 나도 안 믿었어. 그런데 사진 하나를 봤단 말이야.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찍힌 두 사람의 사진. 」
보통 스토커랑 개인적으로 만나서 평화롭게 대화를 나누진 않잖아.
카렌의 말에 석진은 무언가가 머리를 세게 치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히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은 제시카 화이트라는 삘이 강하게 들이닥쳤다. 저를 쫓아다니는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태형을 쫓아다니던 모양이었다. 석진이 이를 갈았다. 핸드폰을 쥐고 있는 석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을 건드려도 눈물을 쏙 빼주려 했지만, 가족을 건드리다니 피눈물을 빼줄 것이었다.
-「 내가 볼 때 주의 안 시키면 조만간에 기사 하나 난다. <색다른 사랑 이야기: 매력있는 빌(미녀와 야수의 여주인공의 이름은 벨, 남자 이름 중 비슷한 것을 붙인 것)에게 넘어간 사자>,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주변인들을 속인 연극: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는 그들>. 」
줄줄이 예상가는 타이틀을 읊어대던 카렌이 말을 뚝, 끊고서는 처음 석진에게 전화해서 말하던 발랄한 어조와는 달리 진지한 말투로 건넸다. 친한 친구라서 경고해주는 거야, 그 아이 주의시키던지 아니면 미리 손을 써서 언론을 입막음 하던지 수를 써. 나중에 조작이라는 게 밝혀져도 추락하면 도로 올라오는 건 힘드니까.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추락하게 만들어서야 쓰겠어?
-「 사실이든 거짓이든 대중들은 재밌는 것을 물고 늘어지니까, 그럴 여지를 만들지 말라는 소리야. 」
"「 ........ 」"
-「 아무튼 아니란 걸 알았으니 내 회사 쪽은 다루지 않도록 막아 볼게. 」
"「 그래, 고마워. 」"
짧지만 충격적인 대화를 마친 후 석진은 바로 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어제처럼 핸드폰이 꺼져 있다는 안내음만이 반복되고 있었다. 두세번 더 걸어봐도 똑같자, 석진은 작게 욕설을 뱉으며 차 안에 올라타고서는 문을 닫았다. 저 말을 전해들은 이상, 정말 한 건이라도 뭐가 더 잡힌다면 터질 가능성이 컸다. 여주와 재미있게 놀 때가 아니란 말이었다. 하지만 데이트가 좋은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계속 핸드폰을 꺼두고만 있는다. 나 몰라라 신경끄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운전대에 코를 박은 석진은 세차게 울려대는 핸드폰에 신경질적으로 받아들었다. 그리고 다급하게 태형의 소식을 전달해주는 목소리를 듣자,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 *
코코넛 맛은 별로여도 덕분에 배도 부르겠다, 갈증도 사라졌겠다, 푹 자서 피로도 싹 가셨겠다 한 우리들은 어제 미처 다 돌지 못한 섬을 돌아보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섬에는 우리를 제외하고 인기척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와 마찬가지로 큰 짐승들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고요한 섬은 간간히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바위들로 놓여진 길들을 따라 올라간 우리들은 큰 나무 옆에 지어져있는 허름한 집을 발견했다. 들어가보니 역시 몇십 년은 쓰지 않았던 듯 먼지가 날리고 수도꼭지에서는 물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땅바닥에 누워 담요를 베게 대신으로 쓰고 파도 치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던 어제보다는 말이다. ...나열해 놓고 보니까 무슨 드라마에 나오는 청춘 남녀들의 낭만적인 여행 같지만, 체감해본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니 땅바닥에 자서 어깨가 배겨 죽을 뻔 했으니까.
아무튼 어제보다는 상황이 개선되니 여유가 있어졌다. 우연히 깨끗한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를 발견해서 소금기에 찌든 몸을 씻어냈더니 몸이 개운해졌다. 물론 갈아입을 옷은 여전히 없었지만 팔다리에 붙어있는 소금기를 벗어내니 확실이 기분이 달랐다. 해가 지자 낡은 집 안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찾아낸 낡은 촛대와 양초에 불을 붙여 대충 어둠을 밝혀두고 밖으로 나와 있던 참이었다.
나무 아래에 앉아, 달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수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따지지 않고 생각해보자면 경치는 좋았다. 어차피 원래 가려던 섬 주변에 있는 바다도 결론적으로는 이 섬 주변에 있는 바다와 똑같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이렇게 된 상황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정신건강에 좋은 거다. 나는 고개를 돌려 내 옆에 서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는 김태형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에 가려져 있었지만 그래도 뚜렷한 이목구비는 가려지지 않은 채였다. 누굴 닮았는지, 참 잘생겼다. 피식 웃으며 실없는 생각을 한 나는 김태형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일으켜 달라는 제스쳐였다.
"무거워."
"내가?"
"응. 너 살 쪘지."
단도직입적으로 날리는 김태형의 목소리에 나는 눈알을 부라렸다. 어디서 숙녀한테 그런 걸 물어봐! 정강이를 까려 했지만 잽싼 김태형은 옆으로 피했다. 와 날 열받게 하네? 세게 때리려던 것도 아니었는데 피한 녀석의 행동에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빛이 달라진 나를 보고 김태형은 아차 싶었는지 부정하려 손을 내저었지만 이미 늦었거든! 그러나 김태형을 응징하려던 내 손을 막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잠깐 이리 좀 와봐요!
우리를 부르던 목소리를 찾아 집 뒤편으로 가 보니, 궤짝 하나를 꺼내놓은 정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놓여진 궤짝 옆에는 네모난 구덩이가 있어 흘끔 훔쳐보니, 아무래도 이 궤짝을 보관해두던 창고임이 분명했다. 안에 이거랑 똑같은 거 3개 더 있는데, 일단 하나만 꺼내왔어요. 혹시나 쓸모있는 게 있을까, 궤짝을 열어본 김태형은 즐비한 병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하나를 열어 냄새를 맡더니 그런다.
"이거 포도주인데?"
"포도주?"
"어."
나는 시선을 내려 상자 안에 가지런히 쌓여 있는 술병들을 바라보았다. 마셔도 되는 건가?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보다 빠르게 한 모금 들이켰다.
"마시면 어떡해!!"
멀쩡한 게 아닐지도 모르는데 멋대로 마시면 어떡해! 나는 놀라서 바로 그의 손에서 병을 빼앗아 들고 조마조마한 얼굴로 그를 붙잡고 바라보았다. 당장이라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피를 토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치솟아 올랐다. 너 괜찮지? 어디 이상한 거 없지? 걱정스럽게 쏘아붙이는 말에도 김태형은 말이 없었다. 야,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살살 흔들자 김태형이 홱 고개를 돌리고서는 진지하게 내뱉었다. 내 생각엔, 우리 빨리 이거 들고 들어가는 게 좋겠어. 오늘 밤은 이 포도주와 함께 하자.
* *
데자뷰.
김태형과 마주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을 예전에 겪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언제지... 살살 풀어지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아, 생각났다. 민윤기에게 바람맞고 집으로 돌아온 날이었지. 물론 그 날은 어느 순간부터 기억에 없다. 된통 병나발을 불었던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처럼 독한 술도 아니고, 김태형의 말마따나 맛있는 포도주이기에 필름이 끊기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 궤짝을 들고 와서 마셨을 때는 솔직히 원 주인이 있을 텐데, 우리가 마셔도 되나-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그런 죄책감은 술을 몇 번 들이키니 말끔하게 사라져버렸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나는 지금 상당히 즐거운 상태였다. 술 좀 더 가지고 온다며 하도 돌아오지 않는 정국이가 신경쓰여서 가 봤더니 맛이 가서 쓰러진 정국이 마저도 귀엽게 보이니 말 다 했지 않은가.
"저렇게 자는 건 귀엽다아."
만취 상태인 애를 끌고 들어오는 건 너무나도 힘들기에 그냥 담요나 덮어주기로 결론을 내린 나는, 반쯤 덮어주고서는 발로 툭툭 쳐도 반응이 없는 정국이를 보며 웃음기가 담긴 목소리로 그랬다. 포도주라는 말에 자신은 술을 못 마신다며 거절하던 그 애는 나와 김태형이 사이좋게 건배를 하는 모습이 부러웠던지 갑자기 중간에 끼어들어 동참했다. 그러더니 결론적으로는 한 병 마시고 기절한 셈이 되었다. 여태껏 보았던 초싸이언인 모습과는 반전된 모습이었다. 나는 양 손으로 정국이의 양 볼을 주욱 잡아당겼다. 말랑말랑해서 잘 늘어나는 게 꼭 찹쌀떡 같다. 애기 같어. 김태형의 뾰루퉁한 목소리가 휙 날아왔다.
"뭐가 귀여워, 하나도 안 귀엽고 소름끼쳐."
"그래도 이것 봐, 이건 귀엽지 않아? 애기 토끼 같어어."
기절한 사람을 가지고 주물럭대는 나는 웃고 있었다. 깨어 있을 때는 이런 거 절대 못 하니까 기절한 동안에 복수 좀 해야겠다. 들창코를 만들고선 깔깔거리는 나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던 김태형이 그만 하라며 나를 일으켰다. 아쉽지만 어쩌겠어, 이제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집 안으로 들어온 나는 주물거리던 감각이 남아있는 양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간을 쳐다보았다. 딱 한 번만 더 잡아당기고 오면 안 되나, 모찌모찌 하던데. 그러나 내 속내를 읽은 김태형의 목소리가 날아온다.
"그만 해."
"왜? 재밌잖아. 그리고 귀엽고."
"그 귀엽다는 소리도 그만 하고."
"너 질투해?"
"응. 질투 나."
간격 없이 바로 내뱉어지는 말에 나는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김태형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오호라. 나는 김태형을 향해 꽃받침 한 채 물었다. 질투 나? 어차피 얜 너 좋다고 따라다니는 애라 나한테 아무런 사심도 없을 텐데. 그래도 질투 나?
"응."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태형의 옆으로 가서 쪼그려 앉았다. 흐흐.
실실 웃으며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 김태형을 쳐다보았다. 술에 취해서 그런가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을 하고 싶어졌다. 나는 고개를 숙여 김태형의 이마에 내 이마를 맞대며 물었다. 너 지금 심장 터질 것 같아, 내가 이렇게 하면? 김태형은 말이 없었다. 짙은 눈동자만 한 번 깜박였다. 왜 말이 없어. 푸시시 웃으며 이번에는 코를 서로 마주댔다. 너 실은 나 좋아한다는 거 구라지. 단어 하나하나를 말할 때마다 맞닿은 코끝이 간지러웠다. 말이 끝나자 바람빠지듯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까분다."
갑자기 허리를 홱 붙잡아 저에게로 이끄는 것과 동시에 이번에는 입술끼리 마주쳤다. 입술끼리 살짝 맞닿은 채로, 이번에는 김태형이 말을 열었다.
"어때, 심장 터질 것 같냐."
터질 것 같다.
내가 대답하기 전에, 김태형이 입술을 가르고 들어왔다. 포도주 맛이 배인 키스였다. 심장이 바로 옆에서 뛰는 듯 두근두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김태형이 이걸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널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너는 언제부터 내 마음 속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내 목선을 부드럽게 잡아 파고드는 손가락에 제대로 생각이 이어지지 않았다. 팔을 들어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손가락 사이를 유연하게 파고들어 맞잡아준다.
난 네가 좋아.
달뜬 기분 속에서 잔잔한 고백이 들려왔다. 어느 순간 내 몸은 기울어져, 바닥에 누워 있었다. 김태형이 내 머리칼을 넘겨주며 키스했다. 주변에는 포도주 냄새가 진동했다. 아마도 중간에 실수로 쳐 버린 모양이었다. 기화한 알코올 덕에 정신은 더 몽롱해져, 현실인지 꿈인지 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그 알싸한 향마저 좋았다. 아, 나는 작게 신음을 흘렸다. 김태형이 순간적으로 너무 매력적으로 보인 탓이었다.
어디 하나 안 좋은 데가 없어.
김태형은 이마, 코 끝, 목선, 쇄골, 팔목과 손가락 끝에까지 차례로 입을 맞추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김태형의 입술이 닿는 곳마다 너무 뜨거워서 녹아버리는 착각이 들었다. 나는 뜨거운 신음을 내뱉었다. 그는 날 보며 그전까지 달고 있던 미소를 지운 채, 맹세했다.
사랑해.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좋아한다는 말과는 비교 되지 않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김태형이 나에게 좋아한다는 말은 많이 해주었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해준 적이 없었다. 아직 사랑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는 걸까,한 나는 내 위로 쏟아져내리는 사랑의 무게에 눈을 감았다. 부모님에게서 들었던, 그리고 사귀었던 남자친구들에게서 들었던 사랑한다는 단어와는 차원이 다르게 다가왔다.
듣는 순간, 심장이 눈물을 흘리고 다른 사람에게 더 이상 갈 수 없다며 사슬로 칭칭 감아버린다.
김여주, 널 사랑해.
눈앞이 흐려졌다. 분위기 파악을 할 줄 모르는 눈물이 제멋대로 치고 나오려 했다. 나는 이를 술에 취한 탓으로 돌리기로 했다. 고이는 눈물 사이로도 김태형은 걱정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도 알고 있으리라, 내 심경이 어떠한지 파악하고 있으리라.
네가 믿을 수 없다면 영원은 말하지 않을게.
김태형이 조용히 속삭였다. 그는 내 손바닥에 제 코를 묻은 채 말을 이었다. 영원히 사랑할게, 영원히 널 좋아할게 라고 내가 말해도 네가 믿지 못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네 의견이 훨씬 더 중요한데. 김태형의 말 하나하나에서 날 얼만큼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건 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입버릇처럼 달고 살곤 했다.
영원한 사랑은 없어. 어떻게 그토록 마음에 자신할 수 있을까. 당장 한 치의 앞도 모르는 일인데, 몇십 년이 지난 후의 제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겠어. 거짓말은 아니지만 거짓말보다 더 잔인한 말이지, 영원이라는 게.
지금 하늘에 빛나는 별들은 사실, 죽은 별일지도 모른대.
때마침 열려 있던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이 켜져 있던 초의 대부분을 꺼 버려, 주변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김태형이 부드럽게 내 고개를 돌려주어, 밤하늘을 바라보도록 했다. 반짝이는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별을 바라보고 있는 내 귀로는 잔잔한 그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아 저 별 정말 예쁘다, 하고 생각하고 있어도 저 멀리서부터 온 별은 이미 몇 광년 전에 사라져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야. 죽은 별의 잔상을 보며 감탄하는 거지. 김태형은 한 번 말을 끊었다가 도로 이었다.
그래도,
별들은 죽어서도 자신을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
나는 밖을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딱 하나 켜진 초 사이로 표정을 파악할 수 있는 김태형은, 나를 내려다보곤 웃었다.
그처럼, 나도 저 별들처럼 죽어서도 널 향한 마음을 보여줄게.
사실 나는 그가 진부한 대사를 쳤어도 감동받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감동을 너머 슬퍼지려고 까지 했다. 이토록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어서, 이토록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서.
진동하던 알코올 향은 창 틈 사이로 빠진 지 오래였다. 달콤한 포도 향만이 우리 사이를 타고 감쌌다. 나는 손을 들어 김태형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절절한 고백을 듣는 순간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김태형이라면 모든 것을 다 말해도 괜찮을 거라고, 모든 것을 다 줘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태형아,
열린 입술로 나오는 목소리가 내 목소리 같지가 않았다. 흐린 빛 사이로 김태형의 얼굴은 무척이나 남자답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김태형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내 손바닥이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가까이, 닿고 싶었다. 말을 해야 했다. 나는 닫고 있던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이르지만, 네가...나는, 나도...
나도 널 사랑하는 것 같아.
아니,
사랑해.
김태형의 목을 끌어당겼다. 내 위로 스러진 그가 입술을 삼켜왔다. 아까처럼 부드러운 키스였지만, 아까와는 다른 의미를 띄고 있었다. 나는 지금 이 키스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알고 있다. 그리고 김태형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머리 옆에 와서 지탱하는 팔, 키스로 흐트러지는 숨소리. 반사적으로 바닥을 쓸던 내 손에 뭔가가 묻어나왔다. 아마도 흘린 포도주일 것이다. 손을 움직여 손바닥 전부에 포도주를 묻혀냈다. 그리고 김태형이 숨 돌리기 위해 잠시 떨어진 순간, 내 입술 위로 보라색으로 물든 손바닥을 올려놓았다. 키스를 하지 말라는 의도가 아니었다. 이는...
달아.
알코올이 날아갔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알싸한 맛은 묻어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내 손바닥에 짧게 입맞춤을 한 후 혀로 입술을 쓴 김태형의 말은 저거였다. 그리고 다시 입술을 묻었다. 이번에는 입맞춤만 하는 게 아닌, 벌어진 틈 사이로 혀를 밀어넣는다.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뜨거운 살덩이에 나는 불에 데인 사람처럼 파드득거렸다. 피식, 바람빠지는 소리가 나며 아랑곳하지 않고 포도주를 다 핥어먹은 김태형은, 이제 손깍지를 하고 내 손을 바닥에 붙이고서는 턱 끝과 목선 사이에 입을 맞추었다. 야릇한 기분에 발가락이 절로 곱아졌다.
내 손등을 파고드는 긴 손가락. 다시 한 번, 허락을 구하는 몸짓이었다. 나는, 대답으로 손가락을 구부려 깍지를 끼고 있던 김태형의 손을 맞잡았다.
하나 남아있던 촛불마저, 바람에 훅 꺼지고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15~18일 해외 여행을 갑니다 |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오사카를 가게 됐어요 시기가 여름인지라 더울 것은 예상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갑니다.. 지만 녹초가 될 것을 알고 있지요ㅠ^ㅠㅋㅋㅋ 무튼 그런고로 이 기간 내에는 인티 접속이 불가할 것 같습니다
새벽에 나가야 되는지라 이 글을 올리고 자러 갈 생각이에요 어제 잠을 설쳐서 그런가...지금도 졸리네요ㅠㅠ
암호닉은 2기 1화 이후로 계속 받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 신청해주신 분들은 암호닉 목록에 없는 게 정상이에요! 누락이 아닙니다 ;ㅅ;
요즘 들어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요. 아직 정리를 다 못 했는데, 여행 가서 생각을 정리하고 돌아오려고요. 어쩌면 글을 잠시 쉴 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요.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덧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너무나 감사해요 귀찮은 일임을 알기에 더더욱 감사합니다
이번주만 지나면 폭염이 한 풀 꺾인다는데, 저희 모두 힘내기루 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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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1기 암호닉 분들> #그대에게/~계란말이~/오하요곰방와/♡20♡/틸다/♥MLJS♥/민군주짱짱맨/심슨/옥수수수염차/0070/0207/0221/0309/0328/0419/0515/0526/0528/060909/06130310/ 0724/0902/1001/10041230/1013/1029/11023/1211/1234/2330/414/423/627/66♥♥/6번탄소/818/8개월/980703/990419/abcd/BTS방탄소년단/CGV/chouchou/eeggg/J/nameless/Remiel/Rosebud/ 가온/가위바위보/간장밥/감귤/감자/감자감자펀치/감쟈/갓찌민디바/갓태형/강변호사/강여우/개떡/건감깡/검더리/게살버거/겨란/겨울냄새/계란후라이/계피/고구마/ 고등어민윤기/고래야/고룡/고미/골드빈/곰지/공대생/공정쟁/관계의회복이에요/굥기굥기/굥기는맑음♥/굥기요정/구구콘/구기네/구름/국숲/국정전/군밤양갱/군주의정석/규짐/그뉵쿠키/ 그레/금붕/기디/기화/김밥의미학/김석진센빠이/김태태/김태형하트/깜비/깡바/꼬깔콘/꼬마이모/꼬이/꽁냥꽁냥/꽃길/꽃님/꽃봄/꾸기꾸기/꾸깃꾸깃/꾸꾸/ 꾸꾸기/꾸꾸야/꾸꾹이/꾸민/꾸엥/꾸쮸뿌쮸/꾹꾹이/꾹냥꾸가냥/꾹블리/꾹빵/꾹아가/꾹젼/꾹콩/꿀떡맛탕/꿀띵/꿈빛/꿍꾸/꿍디/뀨기/뀨뀨/ 뀨루뀨뀨루/뀩/뀰/끙챠/낑깡/낑챠/나라빛/나야나/나연/나의 그대/나의별/나인/나침반/난석진이꺼/날봐태태/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남쥰/내마음의전정쿠키/ 내맘에니콩/너랑나/너만볼래/넬오라인/녹차라떼/누가보면/눈부신/눈뷔신태양/뉸뉴냔냐/늘봄/늘품/닉태형/다곰/다다눌/다름/다소니/단미/단호박쓰/달꾸/ 달님/달달한비/달려라방탄/당근/대두/더푸/덤불/덩율곰/데이먼/도비/도손/독자1/돈까스/됼됼/두둠두둠/두둠칫/두뷔두뷔둡/둘리여친/둡부/둥그랗게/둥둥/ 둥이마망/들레/디보이/딘시/딩가/또또/또롱/또이/또치/뚜벅뚜벅/뚱이/뜌/띠뚜/띠리띠리/라블리/라온하제/라이언/라일락/라임슈가/라즈베리에이드/ 레몬/레몬사탕/레인보우샤벳/로봇시계/로제/론/루이비/룬/리블리/리자몽/마리/마망고/마앙개애/마이크로칩쿠키/마지/마틸다/막꾹수/말랑/맙소사/망개는망개야/ 망개떠억/망개똥/망개베리메리체리/망고/망고꾸기/망무망무/매직레인/매직핸드/맨투맨/맴매때찌/머루/메리딸기/메리뮤/멜랑꼴리/명언/명탐정코코/모찌/모찌모찌해/모찌한지민/모찌햄찌/ 몽구스/몽또몽또/몽쉘/몽유/몽자몽/몽총이덜/무네큥/무리/무민/무지개소녀/무지티/물결잉/물망개/뮈뮈/뮹딩/미끄럼틀/미니꾸기/미니미니/미랑아/미름달/ 미미/미스터/미역/미자탈출/민군주♥/민들레설탕/민설탕수육/민윤기 코딱지/민윤기/민윤기군주님/민윤기다리털/민윤기예쁨보스/민윤기천재짱짱맨뿡뿡/민트/민트초코칩/밀짚모자/밀키/밍/밍도/밍뿌/ 밍아/바라기/바비/박력꾹/박여사/박지민/박침침/반딥/밤공기/밤비/밤열한시/밤이죠아/밥한끼해요/방소/배고프다/백허그/베네/베리메리/베리베리/벨베뿌야/ 별콩벌콩/보라도리/보마/보호/복숭아츄/본시걸/부농이/부들부들/불고기/붕붕카/붕어/뷔까번쩍/뷔던/뷔랑이/뷔밀병기/뷔뷔뷕/뷔여워/뷔키/뷩꾹/브이백/ 블락소년단/비글/비글워터/비눗방울/비데/비림/비븨뷔/비비빅/빙봉/빅토리아 시크릿/빙그레/빠밤/빡찌/빨강/빵떡아 좋아해/빵빠레/빵빵/빽쮸/뽀로로/뽀야뽀야/뾰로롱/ 뿌Yo/뿌뽀뿌/뿡뚱/뿡뿡99/뿡뿡이/쀼/쁄/삐리/삐삐까/삥꾸/사과/사랑꾼/사랑둥이/사랑별/사랑사랑사랑/사랑아태태해/사막여우/산들코랄/살구잼/삼월/상큼민트/ 새벽/새벽밤/새벽별/새우/샤군/서영/설레임과자/섬혜/섭징어/성인정국/세레니티/세일러문/세젤예세젤귀/소금/소녀/소심/소진/소청/솔랑이/솔트말고슈가/솔트액/ 솜지/송아리/수마이/순대곱창/순별/순수/순심아버지/순이/숩숩이/숲늘/슈가슛/슈비슈비/슈웩/슈팅버블/슙디/슙슙이/슙큥/스케일은 전국/스티치/시나몬/ 시에/식염수/싸라해/싸운날/썩은촉수/ㅇㅅㅇ/아니두/아띠아띠/아망떼/아몬드/아침에비타민/안돼/알/알바하는 망개/암소/애기동자/애플릭/애플파인/액희/야꾸/ 야호야호/양념치킨먹닭/양슙/어른꾹꾹/에그/에이블/에이치/엑스/엔젤/엔젤안녕/여름달/여름방학/여지/연꽃/연두/연이/연화/열꽃/열오/열원소/ 예찬/예화/오레오/오빠/오타/오호라/온도니/옮/와싯/와장창/왕부채/요괴/요랑이/요정이야사람이야/우니꾸기/우동/우리사랑방탄/우린/우와탄/우유퐁당/ 운전/웁윱/워더/월드콘/윈다/윈터/유뇽뇽/유니/유뜨/유루/유월/유자/유자차/유자청/유쟌/윤기와 산체/윤기의 봄/윤기이진/윤꾹/ 윤맹/윤이나/율예/융기태태쀼/융융/융기융/융융힝/은갈칰/음오아예/응캬응캬/인생꾹팅/일게수니/임세명/임슈가/입틀막/ㅈㅁ/자라/자몽/자몽더쿠/ 자몽맛망개/자몽석류/자몽선키스트/자몽슙/자몽이즈뭔들/자몽주스/자몽쥬스/작가님사랑해요/작은별/재영이/전.정국/전아장/전정국오빠/정감/정개/정국아블라썸/정국이마누라/정근/정글벙글/정꾸요미/ 정콩국/제티/조붱/조삼효/조은나래/존경/종구몽구/종구부인/주름/주지스님/줍줍/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지니/지듀/지민새끼손가락/지민채율/지안/지우개/지호/진진/ 짐나왜숨니/짐니뿌뿌융/짐빈/짐짐/징징이/짜근/짜몽이/짝짝/짹짹이/쩡구기윤기/찐망개/찜침/참치미/창가의토토/채영/챙으니/챠이잉/챠챠/처음처럼/ 천상여자/천재민윤기/천하태태평/청보리청/청퍼더/체리/체리맛사탕/체리메리미/체셔리어/첼리/쳌쳌/초딩입맛/초록비/초코마카롱/초코붕/초코생크림/총총총/쵸코두부/춍춍/추억/ 충전기/츄러스츄/칅칅칅/치즈/치즈빙수베리빙수/치카 초코/칙촉/칠태/침쨔/침침럽/침침모찌/침침하다/침탵/카라멜마끼아또/카페라떼도둑/칸쵸/커몬요/커잠정쿠키/코코/코코몽/콜라/ 콧구멍/콩콩/쿄쿄S/쿠맘/쿠요/쿠우쿠우/쿠키/쿠키앤크림/큄/크슷/태굴/태꿍태꿍/태둥이/태랑이/태백/태태(김태형)/태태/태태뀨/태태마망/ 태태사랑태태/태태한 침침이/태형아/탱탱/탵태/텐텐/토깽이/토끼/토마스/토마토는맛있어/퉁퉁이/팅팅탱탱/파란/파티/팔이/팥빵/팬케이크/퍼퐁/펄맛/포마토/ 포키/퐁퐁/푸들푸들/풀네임이즈정국오빠/퓨어/플랑크톤회장/피리부는아이/피카피카/핑몬핑몬핑몬업/하누월/하늘하늘해/하람/하리보/하이얀/하트반지/핫초코/항암제/햄버거/햄찌/햄키♡/ 행기/허니자몽/허블/헐마이니/헤헤태형/현/현이/형아/호두마루/호비/호비요정/호비호비/호빈이/호빗/호석이몰래/호시기호식이해/호어니/홍삼/홍시/ 홍홍/화개장터/환타/황금올리브유/황막꾸기/황토색/후르츠눈꽃빙수/흥흥/흩어지게해/흰색/히동/ * * * @천일/7896/♡이마♡/하트태태하트/0115/0506/0623/1022/1023/1102똑/1158/1220/3x8/8ㅁ8/9852/ 계탈수니/고기/고다/고답이/고대가고싶다/곰씨/굥굥/굿베베/권지용/귀요미/그래영/기태혀/김냥/김석진사랑해요/김자반/김태팡/까까/까꿍이/꽃소녀/꽃오징어/ 꽃진/꾸꾸꾹/꾸루꾸루/꾸잉/꿀돼/낙화유수/녹차잎/니베아피치립밤/닉주디/다도해/다람이덕/다홍빛/단리/단아한사과/달다리/달콤윤기/대박나자/댐므/더럽꾹럽/동상이몽/ 둘셋/따시따시/딸기쨈/딸기탱탱/또비또비/또잉또인/라임/라코/라프/랩런볼/레몽/레이첼/마농/마리스코티/망개한지민/망망이/목소리/몬무이/미늉/민슈팅/ 민윤기기윤민/바나나우유/바닐라라떼야/바다맛사탕/바람에날려/박지민다리털/백/베리믹스에이드/복숭아꽃/봄플/부니야/불타는고구마/붸이붸/뷔켜/비누/뿌까/뿔테/삐삐걸즈/사과즙/새우깡/서유윤/ 세이쓰/섹시태형/소년방탄단/슈퍼침침/슙비둡비/슙슙슈룹슙/스고이김태형/스삼/스페셜캔디/아리랑/안녕진아/얄루얄루/양념치킨/어화둥둥내진이야/여릉잉/오빠미낭낭/오윈/오페라/와와/완뚜꽁/ 요2/요롱코롱/용달샘/우리집엔신라면/우연/우유/원형/위티/윈터/윈트/유레카/유비/유자마카롱/유자에이드/윤기야 나랑 살자/윤민기/윤치명/융깅얌/이월십일일/ 일반여자/일일구1/있잖아요..?/자몽몽몽/저장소666/전막내/정꾸기냥/정꾸마망/정꾸야/젤귕/젤라/즌증구기/지민이랑/진리/짱짱구리/쪼꼬망개/쫑냥/쭈꾸미/쮸뀨/찐빵/ 참기름/책가방/청포도/체리마루/체리블러썸/초코퍼지/취해쏘/침구/쿠마모토쿠마몬/쿠우마몬/쿠키가게/쿡/크왕/탄저균/태누나/태링링/태태요정/태형아김태형/태황제/테형이/ 텐텐/토끼굴그래피티/토끼정/토마토마/피닝/핑가/하얀레몬/허니레몬/화이탱탱/황새/후니/후엥/흥탐/희망빠/
<2기 암호닉 분들> 인연/어른공룡둘리/딸기빙수/망고슈/방톨이/진라떼/윧/냉채족발/Milky/뒷방마님/눈꽃ss/빛나무/잘 읽었습니다!/딸기/디셈버/딩동/헤융/다송/쌈장/피터팬/민피디 니니/깡통/스타일/777/메기/뷔주얼/한라봉/가나/꿍꿍/#침쁘#/시니/바나나칩/뮬란/err4/꾸기/전정국 극성맘/핫탱/쿠야/태리둥절/으아이/ 고고싱/메첼/즁이/쿠쿠/스프라잍/설탕니/너라는별/돵돵/#아미/탄둥이/푸른하늘♥☆/민트자몽/침침빵/김시준/모찌섹시/뚜시뚜시/뷔야/분홍/문준휘/슈가나라/ 캉탄/청록/피짜/과일장수/제이뷔/이첼/이졔/니나노/스팸/아현이/쿠마몬/모지리/뷔티뷔티/라슈라네/꾸기여미/스노우볼/육개장/현질할꺼에요/복쯍/12300/ 태형문화재/츄파츕스/너라는태형/고여비/이브/티토티토/채린별/나진/헐투헐/막대사탕/생태/화이트초코/순살/군주님/*자도*/안녕엔젤/웃음망개짐니/낙화유수/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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