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단편/카디] 변하다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3/3/63399283ca046936320d35a38289a9b4.gif)
변하다
"종인아, 넌 커서 누구랑 결혼할꺼야?"
"나? 음····· 난 경수랑 할래!"
"정말? 그럼 나도 종인이랑 할래!"
"우리 약속한거다? 우리 커서 꼭 결혼하자!"
이랬던 김종인이 변헀다.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마주치면 인사도하고 놀러도 같이가고했다.
부모님끼리 친하셨던 탓도 있었지만 우린 꽤 잘맞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인지 같은 고등학교를 입학한 이후 녀석이 달라졌다.
김종인이 달라졌다는 것을 어떻게 느낄 수 있었냐면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나서 복도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
난 항상 그랬듯이 김종인을 보고는 아주 반갑다는듯이 방긋 웃으며 인사를 했었다.
"종인아,안녕! 같은고등학교네!" "·····'
김종인은 내 인사를 껌을 씹듯 씹으며 옆에 있는 친구와 얘기를 하며 걸어나갔다.
나의 인사를 못들을 정도로 내 목소리가 작은 것이 아니였기에 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자식이 날 피하고있구나, 왜지? 내가 창피한가?
내가 몸도 작고 왜소하긴 하지만 창피할정도는 아닌데·····얼굴 못생겼다는 소리도 안들어봤는데 은근 자존심이 상했다.
김종인이 나를 무시하자 나도 그에 맞게 모르는 척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를 무시하는 녀석한테 계속 아는 척 해댈만큼 난 마음이 강하지를 못했다.
그런데 그런 김종인의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면 그렇게 나를 무시하다가도 어떨때는 내 일에 관여를 하면서 무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학교 체육대회날 나는 '축구'종목에 참가를 했고
몸집은 왜소하지만 의외로 체육에는 소질이 있던 나였기에 경기를 하는내내 진지하게 임했다.
축구경기가 우리 반의 승리로 끝났고 죽도록 달렸던 나는 땀을 식히기 위해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헤치고 다녔다.
목을 축일 겸 물을 찾아다니며 학교주변을 배회하고 있는데 김종인과 마주쳤다.
김종인이 또 날 무시하며 지나갈 줄 알았기에 나 역시 무시하며 지나가려고 하는데 그때였다. 김종인이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건게.
"씨발 도경수 미쳤냐? 아예 옷을 벗고다니지 왜?"
"으..응? 뜬금없이 무..무슨 소리야?"
"존나 볼 것도 없으면서 단추 풀어헤치고 다니지 말라고 빨리 끝까지 다 잠궈라"
처음에는 이놈이 미쳤나하고 생각했다. 아니 더워서 단추를 좀 풀어헤친게 그렇게 잘못인가·····
하지만 김종인은 나보다 키도 크고 강한 놈이였기 때문에 약한 자인 나는 그놈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단추를 다 채우면 가겠다는 듯이 단추를 다 채울때까지 김종인은 내 앞에서 움직이지를 않았다.
단추를 다 채우자마자 김종인은 그렇게 다시 몸을 움직여 나에게서 멀어졌다.
아니 근데 잠시만. 저새끼는 언제부터 아는 척 했다고 갑자기 말을 걸고 지랄이야 깜짝 놀랬네.
그러고보니 저 새끼 나한테 처음 말걸면서 욕도 한 것 같은데. 내가 만만한가?
김종인이 이런 적이 한 번 이였다면 나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였다.
친구랑 어깨동무를 하며 복도를 가고있으면 일부로 그러는지 꼭 그 사이로 지나갔었고
잘 모르는 종인이 친구가 한번은 나에게 인사를 해온 적이 있었는데 뭐라고 부르는지는 자세히 못들었는데
'형'이 첫글자였고 'ㅅ'이 들어갔었던 것 같다. 무슨 말이지? 형사? 어쨋든 이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잘 모르는 애가 인사를 해오자 어떡해야 할지 몰라서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답은 해야겠다 싶어서
손을 올려 인사를 하려고 하니 김종인이 친구 뒷통수를 후려치면서 '니가 쟤한테 인사를 왜 해'라고 말하며 친구를 끌고 지나갔었다.
나는 뭐 인사를 건네면 안되는 존재인가? 그때는 정말 기분이 나빴었다.
김종인의 이상한 행동에 참다참다 폭발한 나는 김종인의 반에 찾아가 직접 따지려고 계획을 세웠다.
일단 박력있게 반문을 세게 열고 내가 키가 꿀리니까 깔창을 여러장 끼고 어깨를 밀치면서 말을 해야지.
오 내가 생각해도 좀 박력 쩌는데? 김종인도 이만하면 좀 무서워하지않을까?
철저하게 박력쩌는 계획을 세운 나는 4교시 수업이 마치는 종이 치자마자 김종인 반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박력있게 열려는 순간, 안에 누군가가 있는지 말소리가 들려왔다.
"김종인 존나 멍청한새끼. 그냥 고백하라니까?"
"미쳤냐? 이때까지 존나 무시했는데 고백하면 잘도 받아주겠다"
응? 김종인이랑 김종인 친구잖아? 근데 고백? 김종인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누구지····· 혹시 우리학교에서 한 미모 한다는 변백희인가? 아니면 도경아인가? 난 도경아가 쫌 더 이쁘던데
잠시 내가 뭐하려고 여기왔더라····· 순간 목적을 잊어버린 나는 다시 생각해내려고 했지만
다시 들려오는 말소리에 생각하려던 것을 잠시 멈추고 귀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왜 무시를 하냐 등신아. 나 같아도 기분 나쁘겠다."
"그럼 어떡하라고 존나 떨려서 쳐다도 못보겠는데"
"방금 존나 소름돋았어."
"근데 니가 봐도 좀 이쁘지 않냐? 어렸을 때보다 더 이뻐졌어 씨발. 존나 불안해"
"걱정마라. 니눈에만 이뻐보이는거니까 같은 거 달린 새끼가 뭐가 좋다고"
김종인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긴 있구나. 맨날 무표정이길래 세상살이에 관심은 있나 했더만.
근데 같은 거 달린 새끼를 좋아한다고? 그게 무슨소리지? 음.....
응? 엉? 어어어어어??!!!!! 뭐야····· 김종인이 게이야???? 말도안돼·····
큰 쇼크를 받은 나는 상관하지않는다는 듯이 안에서는 계속해서 말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학교에서 얘보다 이쁜 애 없는데"
"변백희랑 도경아는 똥이냐? 니 눈이 단단히 삐었네"
"변백희랑 도경아는 비교도 안되지"
"미친 도경수가 그렇게 좋냐? 눈의 시력을 잃어갈만큼?"
"어. 존나 좋은데"
"미친새끼"
"그래 나 미쳤다. 야 밥먹으러 가자 배고프다"
"왜 사랑하는 도경수씨랑 가지?"
"헛소리하지말고 빨리와라? 한대 맞기전에?"
지금 내가 잘못 들은거겠지? 지금 김종인 저 새끼가 말했던 걸 해석 해보자. 그러니까·····
우리학교 최고여신 변백희랑 도경아가 지가 좋아하는 애랑은 비교도 안되게 이쁘다.
근데 도경수를 시력을 잃을만큼 존나 좋아한다. 그러니까 도경수가 변백희랑 도경아보다 이쁘다
그럼 결론은 김종인이 나를 존나게 좋아하고 있다?
결론이 거기까지 미치자 나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굳어있었다.
드르륵
"뭐야? 형수가 아니라 도경수 니가 여기 왜있어?"
"·····"
저기 종인이 친구야 좀 닥쳐주지 않을래? 지금 옆에 김종인 표정이 많이 굳어서 좀 무섭거든.
지금 이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갈까 한참을 고민하다 슬금슬금 발을 뒤로 물리며
머릿속에서 하나,둘,셋을 세고난 뒤 도망가려고 하는 찰나 누군가에게 목덜미를 잡혔다.
제발 김종인 친구여라 제발. 하지만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얼굴은 김종인이였다.
"너, 들었냐?"
"무..뭐말이..야?"
"반 앞에서 우리가 한 얘기 들었냐고"
"아..아니?? 모..못들었어, 근데 나 좀 놔주면 안될까?"
"병신. 너 거짓말 하면 말 존나 더듬잖아. 말 더듬지말고 똑바로 말해"
도경수 이제 좆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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