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929949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MARILL. D 전체글ll조회 1455
13. 

일주일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싱숭생숭한 마음을 가득 안고 맞이한 토요일. 설마, 하는 마음이 가장 크지만 한편으로는 설렘을 감출 수 없는 표정과 입매로 촬영하러 갈 -윤기를 만나러 갈- 준비를 하는데 자꾸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태형이의 말 

 

'예쁜 옷 입고 예쁜 짓 한다던가 해 봐.' 

 

괜히 옷을 고르다가 멈칫, 거울을 보다가도 멈칫. 분명 자기는 남자고, 윤기도 남자이니 윤기가 자기를 좋아할 가능성이 정말 희박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대개 누구나 그렇듯 혹시나, 하는 마음을 버릴 수가 없는거지. 

 

혹시 태형이 말대로 예쁜 옷 입고 예쁜 짓 하면, 

마음 없던 아저씨도 날 조금이라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평소보다도 더 길게 시간을 끈 준비를 마치고 윤기에게로 향하는 길과, 평소때와 같이 가볍기만 하지는 않은 지민이의 발걸음. 

 

-아저씨! 

 

설렘 반, 떨림 반으로 윤기 작업실 문을 훽 열었는데, 윤기는 그저 지민이를 등지고 앉아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을 뿐. 혹시 못 들었나, 지민이가 신발을 벗고 들어가 윤기에게 가까이 다가가 다시 한번 더 윤기를 부르는데, 

 

-..아저씨? 저 왔는데... 

-어, 왔어? 먼저 옷 갈아입고 촬영실에서 기다려. 

 

지민이를 돌아보지도 않고 그저 컴퓨터 화면에 눈을 고정한 채 매정히 대꾸하는 윤기. 지민이는 싸늘한 윤기 태도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침에 그렇게 들떠서 나온 게 생각나서 속상하기도 하고.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합쳐져서 지민이도 울컥, 하면서 화가 나는거야. 나는 아저씨 때문에 일주일을 끙끙 앓으면서 아저씨가 왜 그럴까, 내가 뭘 잘못했나, 계속 그것만 생각했는데. 결국 눈망울에 눈물을 가득 고여내고는 쿵쿵거리면서 촬영실 옆 옷방으로 급하게 들어가는 지민이. 그리고 남겨진 윤기는... 

 

-하..... 

 

그대로 의자 등받이에 쭉 기대고는 마른세수. 윤기도 미치겠는거야, 정말. 애가 자기를 부르는데, 자꾸 그 애를 상대로 들었던 상상들이 되감겨 재생되서, 그래서 자기도 돌겠는거지. 애가 그렁그렁 우는 걸 아는데도, 또 그것조차도 달래줄 수 없겠고. 아직 미성년자 딱지도 못 뗀 애를 가지고 지금 뭐 하는 건가, 자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욕망에 들끓는 사람이었나도 싶고. 지금 딱 하나, 윤기가 제일 걱정되는건, 

 

지민이가 자기를 싫어하게 될 까봐. 아저씨랑 이제 더 못하겠다고, 이제 다시 못 볼까봐. 

 

윤기도 아슬아슬 외줄타기 하면서 간신히 버티는 중인데, 사실은 이제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 차라리 계속 이렇게 쌀쌀맞게 대해서 지민이가 먼저 뛰쳐나가도록 하는 게 지민이한테도 좋을까, 아니면... 

 

-..아저씨, 촬영해요. 

-어..., 그래. 

 

그새 울었는지 벌게진 눈두덩이로 자기를 부르는, 자꾸 자기를 헷갈리게 하는 저 새파랗게 어린 아가를, 내가 욕심내도 될까. 

 

14. 

흰 배경 앞,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은 지민이와 그보다 앞에서 소리없이 지민이를 담아내는 윤기. 둘 사이 무거운 정적에 들리는 것이라곤 그저 윤기가 셔터를 누르는 소리 뿐. 지민이가 부러 고개를 푹 숙이고 입술을 비죽 내민, 피사체로서 가장 좋지 않은 포즈를 취하고 있음에도 윤기는 그냥 말없이 사진을 찍고. 그렇게 한참을 찍다가 결국 윤기가 일어서서 눈감고 한숨 쉬겠지. 

 

-지민아. 

-..왜요. 

-..아니다. 힘들텐데 조금만 쉬고 하자. 

 

무언가 말하려는 듯 지민이를 보며 입술을 벙긋이다 작게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 윤기. 그 말에 다시 울컥한 지민이가 일어서 뒤돌아 촬영실을 나가려는 윤기에 등에 대고 소리치고. 

 

-..아저씨! 

 

그 소리에 우뚝 멈춘 윤기.  

 

-왜..., 왜 이제 나한테 아가라고 안 해요? 왜 안 웃어줘요? 

-........ 

-왜.., 끅, 왜 이제 긴장하지 말라구.., 뒷목도, 흡, 뒷목도 안 주물러주구..., 

-........ 

 

뒤돌아선 윤기. 지민이는 이제 거의 무너지듯 긴 소매 끝에 얼굴을 묻고서 흐느끼고. 

 

-왜 이제 나한테 예쁘다고도 안 해주고..., 

-..지민아. 

-좋아하게 만들었으면서! 아저씨가 좋아하게 만들었잖아요! 나는, 난...끅, 진짜루 나는... 

-......... 

-아저씨 좋아한단 말이에요.... 

 

뱉어지는대로 막 내뱉고서는 의자에 주저앉아 정신없이 우는데 어느 순간 윤기가 지민이 앞에 서있겠지. 지민이가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우니까 윤기가 지민이 발치에 무릎을 접고 앉아 지민이를 안아줄거야. 등을 토닥토닥이기도 하고, 두어번 쓸어내리기도 하고. 뭐랄까, 그 손길이 괜찮다고, 미안하다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아서 지민이는 더 서럽게 울겠지. 윤기 목에 팔을 두르고, 품에 안기다시피. 

 

그렇게 규칙적으로 토닥여주는 윤기에 지민이가 서서히 진정하고 울음소리가 멎어들어가면 그제서야 윤기가 지민이를 품에서 떼어내고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손등으로, 손가락으로 닦아내줄거야. 정신없이 우느라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칼도 귀 뒤로 넘겨주고. 한참을 그러다 붉고 하얀 얼굴을 막 쓰다듬으면서, 지민이랑 눈을 마주치고서 말하겠지. 

 

-아가. 

-........ 

-아저씨가 겁이 많아서 미안해. 

 

부어오른 두 눈두덩이에 입술을 맞대길 두 번, 

 

-우리 지민이가 이렇게 예쁜데. 그치? 

-..아저씨... 

-아저씨도 솔직하게 아가 좋다고 했으면 됐을 일을. 울려서 미안해. 

 

고개를 틀어 지민이의 입술을 입에 담고, 도톰한 아랫입술을 혀를 세워 부드럽게 쓸어내리기도 하고. 제 소매를 꼭 쥐어오는 손길에 작게 미소짓고는 입술을 떼어 넋이 나간 지민이와 눈을 한 번 마주치고는 뒷목을 주물러주며, 

 

-아가, 긴장하지마. 

 

다시 입을 맞추어 그 입술 새를 가르고 들어가 온통 헤집을 거야. 차분히 정리되어가는 두 사람의 마음과는 다르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첨부 사진(내용 없이 첨부한 댓글)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으앙.. 윤기야ㅠㅠㅠㅠㅠㅠㅠ지미나.. 앙 긔여워요...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헐ㅠㅠㅠㅠㅠㅍ 드디어ㅠㅠㅠㅠㅠ 드디어ㅠㅠㅠㅠㅠ 아악 행쇼해라ㅠㅠㅠㅠㅜ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심쿵ㅠㅠㅠㅠㅠㅠㅠ 둘의 사랑 오래가길ㅎㅎ
9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72.100
아...여기 경찰서져?..이 작가님이 절 심장터져 죽게 만들었어요 구속시켜주세여......와 진짜 너무 설레서 숨도못쉬겠어요ㅠㅠㅠㅠㅠ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아고물썰이라니!ㅜㅜ 기다렸슴미다ㅜㅜㅜ 이제 알콩달콩한거볼스있나오ㅜㅜㅜ 설래는거 마구마구써주세오ㅜㅜ 작가님은 설래게하는거 잘쓰실거같아요 그니까 빨리주세요(땡깡)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허ㅜㅜㅜㅜㅜㅜㅜㅜㅜ나는왜이것을 지금에서야 봤는가ㅜㅜㅜㅜㅜㅜ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세븐틴/이석민] 호구와 눈치 제로 바보5
09.17 21:56 l 기대
[세븐틴/권순영] 정략결혼_0163
09.17 21:18 l 푸른빛
[방탄소년단/전정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연하남과 연애중_10343
09.17 21:14 l 스노우베리
[방탄소년단/전정국] 엄마친구아들, 전정국 A8
09.17 21:12 l ㅈi존명수
[방탄소년단/전정국] 연하남 꾹이랑 연애하기 1 2
09.17 21:07 l 탱이
[세븐틴/추리물] Red Point : Prologue28
09.17 20:37 l 지뽕
[세븐틴] 욕쟁이 남사친들과의 근본없는 대화 13613613613613613613613613613613613613657
09.17 18:37 l 소세지빵
[방탄소년단/슙민] 사진작가 아고물 썰C7
09.17 17:36 l MARILL. D
[몬스타엑스/유기현] 그대에게 물들다-열한번째10
09.17 17:31 l 화명
[세븐틴/권순영] 이게 무슨 일이야 02 (부제:딸기우유상?)91
09.17 16:39 l 체리상
[달의연인] 유씨 공주 썰 226
09.17 16:28 l 담장너머빠순이
[NCT/동맠] 오메가버스4
09.17 15:55 l NCT 연성봇
[세븐틴] 경국지색(傾國之色) - 휘국(徽國)의 이야기 #015
09.17 15:31 l Shining
내님들 얼마나 있나요?'^"421
09.17 13:31 l 침벌레
[방탄소년단/전정국] 불알친구 너탄X불알친구 전정국 조각 S1 - 15175
09.17 13:06 l 침벌레
[NCT/NCTdream] SM 유치원 드림반 친구들, 합죽이가 됩시다! 0121
09.17 12:11 l 슨상님
[세븐틴/권순영] Time Leap 1-2 (부제: 그것이 나의 불행이라 하여도)2
09.17 11:55 l 쑨리프
[방탄소년단/박지민전정국김태형] 같은 기숙사 너탄X같은 기숙사 박지민전정국김태형 조각(정국입니당9ㅅ9..짧아여...매우짧음..)77
09.17 11:38 l 침벌레
[NCT/정재현] 고딩 때 선배랑 연애하는 썰.txt (2)27
09.17 03:49 l 보떼
[방탄소년단/정국] 권태기 온 정국이와의 대화.txt6
09.17 03:47
[방탄소년단/민윤기/조각] 나니아 연대기 ; 끝나지 않는 겨울 + 사담 ♥12
09.17 03:06 l SOW
[방탄소년단/전정국] My Love and My Lover 03(부제 : 데이트)54
09.17 02:58 l 하나뿐인탄소
[방탄소년단/민윤기] 망나니 아이돌 X 지나가던 동창 너탄 "맛보기"6
09.17 02:43 l 방나니
[세븐틴/이석민] 오피스 로맨스. 01 (부제 : 이석민 심장폭격기 설)49
09.17 02:27 l 아랑이
[방탄소년단/전정국/김태형] 독서실, 그 남자 006
09.17 02:27 l 안녕꾸꾸야
[방탄소년단/빙의글] 꽃의 연인 : 화양연화(花樣年華) 0417
09.17 02:19 l 물뿌
[세븐틴/조슈아] 궁(宮) pro5
09.17 01:26 l 황태자비


처음이전601602603604605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