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각. 프라이머리의 요지경. 정호석편. "(더러움) 야, 니 여기 흘렸어." "어디?" "여기. 니가 애냐? 어휴;"
"뿌우~? 호석이 애기얌." 오늘은 이 미친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정호석과는 무슨 전생에 악연이었는지 중2부터 고3인 지금까지 무려 5년이나 같은 반이 되고 있다. 처음 1~2년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3년, 4년이 지나면서 진짜 우리가 학교에 무슨 잘못을 했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으아아악!" "이런, 슈발!" "넌 뗄 수 없는 김석진의 아재개그야." "너는 정말 아침에 맡는 김태형의 모닝까꿍냄새야." 10대의 가장 중요한 고3마저도 무려 같은 반에 배정되자 직접 학년부장쌤한테 가서 따지기도 했었다.(그때 침이 흥건하도록 너는 왜 싫어하냐며 한동안 서로 이해를 못하는 상황이었다.)(솔직히 지금도 안감;) 정말 진지하게 교육청에 문의하기도 했었다. "(세상진지) 네. 문의할 게 있어서 전화드렸는데요." "..." "고등학교 반배정하는 기준이 뭔가요? 중요한 고3이라서..." 아, 네. 몇 번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를 끊은 정호석이 전화를 끊자마자 으악! 하며 지랄하는 바람에 내가 마시고 있던 콜라를 정호석의 얼굴에 뿜어버려서 결국은 목젖이 다 보이도록 목놓아 울던 녀석이더랬다. 그래서 나도 움.(질 수 없었음.) "흐어어엉."
"아, 니는 왜 우냐."
"그럼 니는." "개못생겼어." "이보게, 거울 좀 봐." 결국은 빵 터져서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참을 큰소리로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나중에, 정호석에게 그 때 울었던 이유를 물어보니 탄산이 얼굴에 닿는 순간 지 얼굴이 촛농처럼 흘러내리는 줄 알았다고... ... 일단 그 새끼는 지가 귀여운 줄 안다. 그 수준이 아주 중증을 넘어선다. 항상 뿌우~ 하면서 검지손가락을 지 턱에다가 가져다대는데 진짜 보고 있으면 토쏠린다. 그 때 서로 울면서 이왕 같은 반 된 거, 짝꿍이나 하자고 했던 그 말을 진심으로 후회한다. "앉고 싶은 사람이랑 앉았지?" "네!!" "그대로 일년가자."
"예?" "예?" 그리고 그 후부터 전쟁아닌 전쟁이 시작되었다. 쉬는 시간마다 졸려서 책상에 엎드려 있으면 내 귀에다가 이상한 애기 소리를 내는데 그럴 때마다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무언가가 들끓어오른다.
"호서기 강아지~♥" "그래, 이 개색히야." "우~움." "누가 비닐봉지 좀 가져와. 구역질 좀 하게." 이 뿐만이 아니다. 아주 가만히 있지 못하는 병에라도 걸렸는지 하루종일 발발대는게 진짜 강아지같다. 얘랑 같이 있으면 왠지 기가 빨리는 기분이랄까. 진짜 세상 살기 싫어진다.
"우." "그 몸통 위에 달려있는, 얼굴이라는 걸 좀 치워봐. 마늘처럼 다져지기 싫으면." 그리고 이 새끼 취미로 말할 것 같으면 무려 여장이다. 허구헌 날 내 틴트를 가져가서 지 입에 바른다음에 저딴 표정을 짓는데 진짜 틴트 갖다 버리고 싶어진다. 그래서 참다못한 내가 결국엔 만원짜리 틴트를 하나 사줬다. 앵두같이 빨간 걸로다가. 근데 여기서 문제는 뭐냐면, 그 여장이라는 묘한 취미가 점점 주변인들에게 옮는다는 것이다. 아마 신종바이러스같다.
"상여자, 어때." 차마 손쓰고 싶지 않다. 아, 거기다가 양말 넣지 말라고. 강조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