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대학 후배 전정국 X 시각장애 너탄 08
"누나야 건축과 엠티간다는데 갈꺼가?"
'김탄소? 아마 걔 안갈껄 차타는것도 엄청 무서워하고, 더군다나 엠티 갈때마다 3시간은 기본으로 차 타는데, 그리고 걔 챙겨줄 위인이 어딨냐 다들 술먹고 뻗기 바쁜데.'
엠티명단에 김탄소가 없는걸 확인하곤, 그저 단순한 궁금증에 과대 형에게 물어본 대답이 저랬다.
그래도 이번엠티엔 내가 있으니까 가지않을까, 싶어 전공수업이 마치자마자 가방안에서 지팡이를 찾으려 자리에서 허둥대는 김탄소의 어깨를 잡곤 김태형이 묻는다.
열심히 가방을 뒤적이던 손이 불시에 멈추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탄소를 내려다본다.
가만보면 김탄소는 참 묘하다, 집중을하거나 생각이 많아진다싶으면 그 작고 붉은 입술을 삐쭉삐죽, 삐진 아이처럼 움직여대는게 퍽이나 귀엽다.
김태형은 그표정을 보면서 그냥 혼자 키득키득 대다가, 김탄소의 얼굴앞에서 손가락을 부딪히며 딱,딱 소리를낸다.
"정국이도, 갈까?"
맙소사, 김태형이 속으로 외친 단말마의 비명이었다.
김탄소의 눈이 보이지 않는탓에 덜컹거리는 차안을 무서워할걸 예상했었다, 술이취해 이리저리 뒤엉킨 사람들 속에서 작은 몸짓의 시각장애인따위에겐 관심가져주지 않을것이란 것도.
그건 저 멍청한 김탄소도 잘 알텐데, 그저 정국이 가면 저도 가겠다 하는 미련한 태도에 그저 헛웃음이 날 뿐이었다.
그래 가자, 내가 어떻게 널 말리겠냐, 가서 니가 좋아하는 전정국 실컷 느끼고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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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악연인가 싶은지, 태형과 탄소가 나란히 앉은곳 뒷자리엔,
'내옆자리에 앉기만해봐라.'하는 표정으로 저의 가방을 떡하니 복도측 자리에 올려놓은 전정국이 앉아있었다.
태형은 괜한 김탄소의 눈치를보며 자리를 옮겨보려 시도했지만,
이미 사방을 둘러봐 봤자, 주인을 찾아간 자리들의 향연에 그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자꾸만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는듯한 태형이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왜그래?"
하며 보이지 않는 시선을 열심히 옮겨가며 제게 묻는다.
그러면 김태형은, 김탄소의 볼을 큰 두손으로 가득이 쥐곤
"김탄소누나, 내얼굴 여기 이쪽으로 봐야지."
괜히탄소의 정신을 분산시키려 진지한척 장난을 쳐대며 두손으로 볼을잡고 시선을 맞추려 노력한다.
김태형과 시선을 맞춰보려 눈에 힘을 주며 부릅뜨는 김탄소가 귀여웠는지 또 큭큭대며 웃다가,
저를 놀리는 듯한 태형의 태도에 기분이 상해 손을 치워내곤 꽁- 한 기분을 한껏 표출해내는 탄소였다.
"태형아."
"킄...왜 누나."
"나도 만져볼래."
"응?"
"나도.. 니 얼굴 만져볼래."
아까 태형이 시선을 맞춰준 곳에 열심히 시선을 맞추려 노력하면서 말을 꺼낸다.
그런 탄소의 허공에 길을 잃은 초점을 제가 다가가 맞춰주며
그 묘한 공기에 김태형이 알수 없는 떨림을 느끼며 침을 꼴딱 삼킨다.
그러면 그게 또, 허락의 의미라 생각된건지 떨리는 손을 들어 천천히 김태형의 잘나빠진 얼굴로 손을 뻗는다.
"정국이는 못만지게 했었는데.."
바로 뒷자리에있는 정국이 갑작스레 언급돼 놀란 김태형이 서둘러 탄소의 입에 손가락을 댄다.
"쉿! 아 누나야~진짜 큰맘먹고 만지게 해주는 얼굴인데, 딴남자 이야기 해야되나?"
정국은 듣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조심스럽게 작고 부드러운 고사리같은 손이 제 얼굴위를 웃돈다.
눈가로 올라오는 손길에 조심스레 눈을 감아주면,
"태형이 눈이야?"
"응 태형이 눈이야."
"예쁘다."
"보이지도 않으면서."
"응 그래도 예뻐."
"누나도."
"응?"
"큭.. 누나 못생겼다고."
"아씨 김태형!"
조심히 속눈썹을 살살 만져대던 탄소가 기분이 좋은지 샐샐 웃어가며 말한다.
"보들보들해, 여기도 귀엽다."
태형은 마치 소중한걸 다루듯 제 얼굴을 만져오는 탄소의 손길이 부드러워 같이 샐샐, 웃는다.
"이렇게 몇명이나 만져봤어 이여자야."
"니가 처음이야, 다른사람 눈이고, 코고, 다처음만져봐. 완전 말랑말랑해에..."
점점 제 얼굴위에서 탐험하던 손에서 힘이 빠지는게 느껴지고, 잠이 한가득 쏟아지는듯한 얼굴에 얼씨구? 하는 표정을 지으며 꿈뻑꿈뻑 잠들려하는 김탄소의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태형이었다.
차 타는거 무서워 한다더니, 꾸준히 말을 걸었더니 그 두려운감정을 조금은 쫓아낸것 같아 안심하면서,
잠든 탄소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던 김태형이 휴대폰을 만지려 고개를 돌려 제 자리에 푸욱 파고드는 자세로 고쳐 앉았을 때였다.
"아 진짜 시끄러워서 잠을 못자겠네."
뒷자리의 정국이 제의자를 툭툭 차대며 신경질을 낸다.
"어, 미안. 이제 조용히 할게."
왜 굳이 시끄럽던 조금전의 상황에서 바로 말하지 않았던거지, 하는 의문을 품으며 김태형이 의아함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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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앞에 앉은 김태형과 김탄소가 퍽이나 신경쓰여 잠들려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나도.. 니 얼굴 만져볼래."
"정국이는 못만지게 했었는데.."
보이지 않을거라 생각하는건가, 내가 못들을꺼라 여기는건가. 앞자리의 의자 틈새로 언뜻언뜻 오가는 손들이 보인다.
제 생각이 시도 때도없이 난다면서, 저렇게 내앞에서 웃는건지,
제얼굴을 한번 만져보고싶다던게, 저를 좋아해서 그런게 아니었는지,
그냥 얼굴만 만질 수 있으면 다 좋다는건가.
"니가 처음이야."
언뜻 들린 김탄소의 발언에 안그래도 날카롭던 신경이 더욱 날카로워진다.
젠장, 젠장. 의자 틈으로 조심조심 김태형의 얼굴을 만지는 김탄소가 보여서 이유모를 짜증이 홧홧 올라온다.
소중한걸 만지듯 그리 한참을 만져대며, 작은소리로 들리지않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정국은 그 모습에 이 짜증나고 열불나는 감정의 원인을 몰라 더욱 화가난다.
-
"내가 왕이야!!!"
학과 간부인 여선배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넥타이를 머리통에 감싸 묶은채 1번이라 적힌 숟가락 하나를 머리위로 높게 치켜든다.
"3번 13번 찐하게 뽀뽀!!"
"으어!! 나 3번인드에! 13번누그이야!!"
거나하게 취해 발음까지 꼬여대는 김태형이 숟가락을 확인하더니 놀란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술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다들 제 숟가락을 확인하며, 딱 2잔을 마시고 취해버린 김태형의 뽀뽀상대가 아닌것에 안심한 표정들을 짓는다.
그럼 또 13번을 찾겠답시고 탐정인 척을 해대며 돌아다니던 여 과대의 눈에 숟가락을 쥔 채 무릎을 끌어안은 김탄소가 들어찬다.
"어!! 김탄소 13번이다!!"
눈이 풀린 김태형이 헬죽헬죽 웃으며 옆자리의 김탄소를 바라본다.
눈이 보이질 않으니 제가 뽑아든 숟가락이 무슨 숫자가 적힌 줄 도 모르고 있었겠지,
퍽이나 당황한 티를 내는 김탄소가 술취한 와중에도 귀여워서 김태형은 몸둘바를 모른다.
"탄소누나아!!! 내가 누나 첫뽀뽀 뺐어간다!!!"
"어..?응? 태형아...?"
그때.
멀리서 상황을 못마땅히 지켜보던 정국이 당황한 탄소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온다.
그리고는,
"나 흑기사 한다, 김태형 나중에 나한테 소원들어주던지."
빠르게 김탄소의 입술을 집어삼키는 전정국 이었다.
분명히 찐한 뽀뽀라 조건을 걸었을텐데,
정국은 고개를 틀어가며 김탄소의 볼을 양손으로 가볍게 감싸 혀로 입술을 톡톡 건드려 탄소의 입으로 부드럽게 침입한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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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받아보는 암호닉인데 욕심이 많아서 많이 받다보면 혼선이 빚어질 것 같아서 일단 암호닉 여기까지만 받겠습니다!
+사담
안녕하세요 땡깡입니다!
제가 취향상 나쁜남자를 좋아하는 탓에 정국이를 참... 거시기 하게 썼는데, 보시다싶이 초등학생이 괜히 관심가는 아이 괴롭히듯이 틱틱거리며 행동하는 거라고...생각하기엔 정국이가 많이 못됐지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