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환하고 보세요~
그냥 골라서 들으세요! 상관없습니다^0^/
by 치피스님
V, Vernon, and SEVENTEEN
조직명 : 세븐틴(SEVENTEEN)
3년 전 새롭게 등장하여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
잘 짜여진 위계와 상당한 실력의 조직원들이 세븐틴 성장에 한 몫 하고 있음.
외전
1. 비밀의 공간
Kipper Tie와의 큰 전투 후 승철이 매우 큰 부상을 입었을 때였다. 찬이는 승철의 배에 박힌 탄환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며 느꼈다. 사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그것을 연구팀 팀장도 느낀 모양이었다. 마스크를 써 얼굴이 채 다 보이지 않았지만 빼꼼 나온 눈에서 그 심각함이 느껴졌다. 박힌 탄환을 빼는 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마음에 들지 않다는 것을 내포했다. 그것을 느낀 건지 연구팀 팀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찬아. 이거 살려놔도 기계없이는 숨도 못 쉴 것 같은데.. 심장 제외하고 장기란 장기는 다 건드렸어."
"일단 탄환들은 다 제거 했으니 봉합하죠."
차분히 말한 찬이는 아무렇지 않게 봉합을 시작했다. 그런 찬이를 바라보던 연구팀 팀장은 하는 수 없다는 듯 찬이를 도왔다.
-
2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끝나니 수술을 도왔던 연구팀들이 기진맥진하여 각자 자리에 쓰러지듯 앉았다. 연구팀에 새로 들어온 신입은 그것을 확인하자 마자 어서 달려가 뒷정리를 시작했다. 잔뜩 축 쳐져 간부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느라 연구팀 사무실 내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찬이는 그런 팀원들을 둘러보다 수술용 장갑과 마스크만 벗은 채 잠깐도 쉬지 않고 어딘가로 향했다.
보스인 정한의 사무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창은 보스이기에 짊어지게 된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질 때마다 속이라도 뚫리라고 크게 만들었으나 지금은 그마저도 위로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욕심이었나, 괜히 추진한 건가.. 계속 밀려오던 후회는 끝에가선 항상 그렇듯 죄책감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을 모았을 때 버팀목이 되어주려 시작한 조직 생활이었다. 그나마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던 분야였으니까. 동료이던 자들이 죽어나갈 때에도 아이들을 생각하며 버텼다. 근데, 그 결말이 이따위다. 노리는 곳이 없도록,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 아이들의 독립심을 기르려고. 그 작은 욕심들이 모이니 아이들이 다친다. 지금의 승철처럼.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분위기가 가라앉은 찬이와 심란한 듯 표정이 좋지 못한 정한과 마주했다. 결국, 죽은 걸까.. 허탈하게 웃은 정한이 물었다. 그 물음에 실낱같은 희망이 담겼다.
"어떻게 됐어?"
"음, 죽어가요."
"...방법이 있어? 살릴 수 있어?"
"네. 그 약 주입하는 거 허락해주세요. 제가 따로 연구하던 거요."
"...그거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며."
"그렇지만 이왕 죽을 거 수술 해보고 죽는 게 낫지 않을 까요? 확률상."
찬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한은 고개를 숙였다. 이왕 죽을 거라니, 말이 너무 쉽잖아. 자신은 괴로워 미칠 것 같은데 찬이는 죽는다는 말을 너무 쉽게 내뱉었다. 이렇게 괴로운데 근본적인 원인인 C조차 괴로움에 허덕이고 있으니 따로 풀 곳이 없었다. 이런 와중에 찬은 정한의 허락을 기어코 받아낼 생각인 것 같았다. 확고한 표정으로 정한을 응시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정한에게 기름을 부었다.
"뭐, 죽을 것 같지는 않은데, 계속 저 상태일 것 같아요."
정한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저 상태로 평생을 사는 것 보단, 차라리 마지막 희망인 약이라도 주입해보는 것이 나을 것 같긴 했다. 문제는 그것을 허락하는 것이 본인인지라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참의 정적이 이어졌다.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고심하는 정한을 살핀 찬이는 무료한 지 소파에 깊게 기댔다. 지루함에 못 이겨 내는 찬이의 콧노래는 사무실을 더욱 무겁게 내려앉혔다. 콧노래를 부르는 것조차 지겹다고 느낄 때 쯤 정한이 입을 열었다.
"해보자.."
"그래요! 그럼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승철이가 너무 괴로워하면, 그냥.. 이 세상에서 제일 평온하게 죽, 죽여줘."
"네!"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받아 기쁜지 찬이가 벌떡 일어나 고개만 까딱 인사를 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나오는 길에 때마침 들어오려던 민규와 부딪힌 찬이가 여전히 해맑게 죄송하다 사과하며 계단을 따라 내려가 버렸다. 그런 찬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보던 민규는 보스의 사무실로 마저 들어오며 물었다.
"찬이는 왜 저렇게 신이 났습니까?"
"...그 약 주입하기로 했어."
"......"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민규로 보아하니 그 약의 부작용이 정말 심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
약을 주입한 지 일주일이 흘렀다. 역시나 부작용이 있었다. 약을 직접적으로 주사한 팔꿈치 안쪽은 괴사가 진행되었고 여전히 기계 없이는 혼자서 숨도 쉬지 못했으며 심장은 일반인보다 훨씬 천천히 뛰었다. 찬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차트를 다시 보았다. 문제 되는 것은 없었다. 그간 사무실 안 쪽 방에서 인체실험을 할 때엔 이렇게까지 부작용이 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럴까요, 팀장님.."
"글쎄.. 현장팀 팀장이 너무 심하게 다쳐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런 걸까요..? 그럼 똑같은 상처를 주고 실험해봐야겠어요."
"찬아.."
"네?"
"아니야.."
곧장 안쪽 방으로 향하는 찬이는 망설임이 없어보였다. 비밀번호를 서둘러 입력하더니 열린 문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켰다. 환해진 시야 탓에 방 구조가 아주 잘 보였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왼쪽 벽 면은 철창으로 이루어진 감옥이 있었다. 총 3개로 되어 있었으며 안에는 각각 변기와 매트릭스가 있었다. 매우 협소한 그 공간에는 사람이 한 명씩 있었는데, 그간 임무로 잡아온 다른 조직의 조직원들이었다. 매트릭스에 누워 죽은 듯이 자고 있는 그들은 평온해 보였다. 아니, 평온할 수밖에 없었다. 마약성 진통제를 그렇게 때려 박았으니 당연했다.
"흠흠, 여기 어디 있었는데.."
찬은 문 맞은편에 있던 책상 위 플라스크와 비커를 살펴보았다. '승철이 형에게 쓰고 남은 게 좀 있을 텐데..' 곧 책상에 있던 서랍을 열었다. 첫째서랍에 넣어놨던 듯 서랍을 열자마자 찾은 것 같았다. 작은 플라스크 안에 약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조금 남아있었다. 그것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더니 책상 옆에 있던 캐비닛으로 가 빈 주사기를 꺼냈다. 약을 주사에 넣고 자연스럽게 공기를 빼던 찬이는 매스를 쥐고 철창 앞에서 눈을 굴렸다. 누구에게 실험하지.. 곧 찬이는 찍으려는 듯 소리 내어 말했다.
"척척박사님, 알아맞혀보세요. 딩동댕."
세 번째 철창이었다. 그러나 마음에 안 드는 듯 바로 두 번째로 바꾸는 찬이였다. 캐비닛 옆면에 있던 열쇠꾸러미 중 2번을 찾아 자물쇠를 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림에도 그들은 정신을 차리긴커녕 눈도 뜨지 못했다.
"그냥 찔러버리면 되려나.."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곧장 매스로 배를 찔러버린 찬이는 살짝 찡그리기만 하는 남자의 팔을 가져와 정맥주사를 넣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잠깐 내려다보던 찬이는 그곳을 나와 다시 자물쇠를 걸어 잠갔다. 그리곤 꼬박 1시간 동안 그의 변화를 살피며 기록했다.
-
4주가 더 지났다. 승철이 드디어 눈을 떴다. 하지만 여전히 부작용은 심각했다. 심장은 여전히 미약했고 눈을 떴지만 초점은 흐렸다. 한 마디로 눈을 뜬 게 용할 정도였다. 찬이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연구 보고서를 뒤적였다. 뭔가, 빠뜨린 게 있는 것 같은데.. 수 백 번을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흥미로운 연구 보고서를 다시 읽던 도중 평소엔 무심코 넘겼던 부분이 눈에 띄었다. '홧김에 일정 수치 이상 더 투여함.' 곱씹어 보던 찬이는 안 쪽 방으로 들어가 2번 실험체를 보았다. 여전히 상처가 나아지지 않고 있었다. 일정 수치 이상.. 몇 번 되풀이 하듯 읽던 찬이는 캐비닛에서 주사기 2개를 꺼내 책상 위에 올라 있는 갈색 병의 뚜껑을 열어 2개의 주사에 모두 주입시켰다. 너무 많나 싶다가도 '뭐 어때.'라며 열쇠를 가져가 자물쇠를 열었다.
2개의 주사기에 들어 있던 약을 주사한 찬이는 느긋하게 밖으로 나와 철창을 닫고 자물쇠로 잠갔다. 그리곤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던 실패한 실험 보고서 중 하나를 꺼내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 길지 않았다. 30분. 그 안에 2번 실험체는 심한 발작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몇 번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빠짐없이 기록하던 찬이는 급 죽은 듯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는 2번 실험체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아닌가.."
기록하던 것을 펜으로 찍찍 그어버리더니 다시 바닥에 보고서를 던지듯 올려놓았다. 답답한지 머리를 긁적인 찬이는 미련 없이 그곳을 나왔다. 문이 닫힘과 동시에 숨을 크게 몰아 쉰 2번 실험체의 상처가 아주 미세하게 아물기 시작한 것을 보지 못한 채였다.
-
또 다시 2주가 흘렀다. 어느새 1달 하고도 3주 째였다. 승철은 기력을 차렸다. 2주 전 그대로 들고 나왔던 열쇠 꾸러미를 다시 걸어놓기 위해 들어갔던 찬이가 2번 실험체의 상태가 호전된 것을 확인했다. 앞뒤 볼 것 없이 약만 챙겨 나와 그대로 승철에게 2배가 되는 약을 주입시켰다. 발작하듯 몸을 비틀던 승철이 축 쳐졌다. 고개를 숙인 연구팀들과 반대로 찬이는 웃음을 지었다.
"20분만 경과 지켜보죠."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승철은 고르게 숨을 쉬었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는 않았지만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연구팀이 놀란 듯 승철과 찬이를 번갈아 보았고 찬이는 이제 된 듯 기지개를 켜며 승철의 옆 침대에 올랐다. 곧 편안한 자세를 찾아 뒤척이며 말했다.
"2시간만 있다가 깨워주세요. 그간 잠을 못 잤더니 피곤하네요."
말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찬이 깊게 잠에 들수록 승철의 신경들이 돌아왔고 점점 상처도 아물어 갔으며 찬이가 일어났을 땐 손가락도 까딱일 만큼의 기력도 차렸다. 그게 2주 전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상상 그 이상으로 호전되어 있었다. 말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왜, 살았, 지..?"
정신을 차리고 말을 시작할 때 처음 물었던 말이었다. 죽는 것이 당연했지만, 자신은 살아 있었다.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아아, 우선 미안해요, 승철이 형. 형으로 아주 작은 실험을 했어요."
"실, 험?"
"네. 누나가 연구소에서 받던 실험인데, 그냥 없애기엔 주제가 너무 흥미로웠거든요."
"......"
"조직재생 약이래요. 대단하죠? 원래대로라면 형 지금 숨 혼자서 못 쉬었어요. 근데 지금은 숨도 쉬고 말도 하고 음식도 미음뿐이지만 먹잖아요!"
"...누나라면, C?"
"네!"
맑게도 대답한 찬이에 비해 승철의 인상은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C가 연구소에서 받던 대우는 직접 연구소를 조사해보며 간접적으로 느꼈던 그였으니까. 팔등에 꽂혀있던 링거를 빼버리며 승철은 절규했다.
"차라리, 죽이지 그랬어..!!!"
"네..? 그렇지만.. 보스는 좋아할 거예요. 지훈이 형도.. 전 잘한 일인데.. 어째서.."
찬이는 찬이 나름대로 기분이 상했다. 기껏 밤잠 설쳐가며 살렸는데 죽이지 그랬냐니. 잔뜩 축 쳐져 비 맞은 강아지 모양새이던 찬이는 무슨 생각이 지나갔는지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색을 바꾸며 승철에게 말했다.
"그럼 바늘 다시 꽂을 게요. 보스가 정 아니면 절대 아프지 않게 죽이라고 했거든요."
"......"
"잠들면서 죽을 수 있을 거예요."
"...C는?"
"누나요? 누나는 오늘 아침에도 왔다 갔죠. 형 괜찮느냐고 매일같이 물어요."
"......"
"근데 형 나아졌다곤 못 말했어요. 누나에겐 실험이나 연구라는 말 하지 말라고 보스가 그랬거든요."
C의 소식을 들은 승철은 고민했다. C에게 미안해서라도 죽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해선 두려웠다. 지훈을 살리던 와중에도 약간의 두려움이 생겨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했던 자신이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죽을 각오도 되어 있다 확신했는데, 막상 그런 상황이 오니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자신이 한심하기까지 했다. 승철은 혼잣말하듯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죽음에 두려움이 생겨."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은 건지 찬이가 대답했다.
"인간이라면 당연한 거 아닐까요? 형이 이상한 게 아니에요~"
"...그런 걸까.."
"그럼요! 저도 죽는 건 두려워요. 그러니까 함께 살아남아요!"
"그래.."
한심했지만 살아남아야 나중엔 더 확실히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승철이었다. 그러나 다음에도 또 이렇게 행동할 것 같아 울컥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승철을 확인한 찬이가 '그럼, 쉬세요.'라고 말하며 커튼을 치고 그곳을 나왔다. 승철은 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참았지만 눈물은 참을 수 없었다.
한편 자신의 자리로 온 찬이는 의자에 앉으며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심리학책을 펼쳤다. 찬이의 책상엔 연구 보고서보단 이런 책들이 많았다. 예전부터 습관적으로 읽던 것이 현재까지도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엔 의학 관련 책이었지만 요즘엔 이런 심리학책이었다. 책을 읽는 게 익숙한 듯 책갈피를 책상 위에 올려놓더니 정독하듯 읽어 내려가는 찬이는 앉은 자세로 3시간은 족히 읽었다.
2. 행복고아원
"네? 어디로요..?"
"모르지 뭐."
정한은 의아했다. 17살이나 먹은 자기가 입양이 된다고? 이곳을 떠나게 돼서 기쁜 한 편으로는 어딘지 조금 불안했다. 방을 나서는 선생님을 빤히 보던 정한은 고개를 돌려 저와 같은 나이인 승철을 보았다.
"이상해."
"맞아."
서로 마음이 통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부턴 철저하게 통칭 선생님이라 불리는 생활지도원들을 피해 다녔다. 침대 밑에 숨어 있기도 했고 화장실에 숨기도 했다. 그러나 금방 잡혔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원장의 손바닥 안에 있을 뿐이었다.
"거 귀찮게 하지 말고 그냥 가, 좀. 네 입 하나에 얼마나 드는 줄 알아?"
"......"
"자존심만 세서는. 알아서 나가."
"안 그래도 나갈 거예요."
17살의 정한은 그날 바로 짐을 쌌다. 같은 방을 쓰던 석민이 인기척에 일어나 눈을 비비며 짐을 싸는 정한을 보았다. 놀란 토끼눈을 뜨며 상황을 파악 중인 석민을 보니 정한은 또 마음이 흔들렸다.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만, 아직 어린 이 아이들을 두고 나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가야했다. 가서 돈을 잔뜩 벌어와 이들을 데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정한의 작은 꿈이었다. 그 나이 대 내신 성적을 보며 현실적인 꿈을 꿔야 할, 어쩌면 아직 불투명한 미래에 꿈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17살 소년의 꿈은 그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게 다였다.
어린 석민은 직감적으로 느낀 것 같았다. 정한이 어딘가를 갈 것이라고. 저를 버리고 딴 곳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부터 고였다. 고아원인 만큼 어딘가에서 버려진 아이였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익숙해 질 수 없는 아이였다. 정한은 부랴부랴 석민이부터 달랬다.
"우리 석민이 몇 살?"
"12살.."
"그럼 이제 사내대장부네?"
"...형, 어디 가려고..? 안 가면 안 돼..? 꼭 가야 돼..?"
"응. 형이 나가서 돈 많이 벌어올게. 그래서 너네 다 데리러 올게."
"진짜? 약속해.. 나 버리지 않겠다고."
새끼손가락을 그러쥐고 흔들며 애써 웃어준 정한은 마저 짐을 쌌다. 그 소란에 잠에서 깬 몇몇 아이들이 정한에게 붙었다. 다들 가지마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에 정한도 찡해지는 거였다. 그러나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함께이려면 힘과 돈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선 기회가 온 자신이 나서야 했다.
"형이 꼭 다시 올게. 승철이 형이랑 기다리고 있어."
"......"
"형.."
대답이 없는 승철 대신 순영이 제 누나의 손을 놓고 와서 안겼다. 평소엔 제 누나 말곤 관심도 없던 녀석이 와 안기니까 또 마음이 흔들리는 거였다. 개중 가장 나이가 어리던 승관이도 와 안겼다. 그들을 떨쳐낼 수 있을 만큼 마음이 강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으나 원장이 들어와 그들을 떼어놓았다.
"미쳤나, 이것들이. 얘가 팔려나가야 너희가 밥을 먹는 거야. 알았어?!"
"우리가, 조금 먹을 게요.."
"아님 우리가 대신 갈게요."
"형이 갈 거야. 그러니까 너네는 기다려. 저 짐 다 쌌습니다. 갈게요."
"어휴 복장 터져 진짜."
답답한 듯 제 가슴을 치던 원장이 정한의 뒷덜미를 잡아끌었다. 그렇게 대하지 말라며 원장의 손목을 잡는 승철의 손은 단단했다. 꽤나 탄탄해진 승철을 보며 원장은 생각했다. 얘는 호스트바 쪽으로 보내야겠다고.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를 데리고 한다는 생각이 더럽기 그지없었다. 이런 곳에 아이들을 두고 가는 정한의 마음은 편치 못했으나 그래서 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어떻게든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그 의지를.
3. 사랑고아원
해가 바뀌어 1월이 되었다. 이제 막 14살, 중학교 1학년이 된 소녀 한 명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다. 중1치곤 작은 키를 한 소녀가 달려가다 그만 넘어져버렸다. 제법 아프게 소녀가 넘어지자마자 어디서 온 것인지 더 작은 키의 소년이 다가와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혼자 일어날 수 있어."
조금은 단호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사랑고아원의 원훈이었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그 원훈에 따라 모든 아이들은 독립심이 강했다. 고아원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거의 방임한다고 볼 수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흙을 털고 일어난 소녀보다 소년이 더 안절부절이었다. 소녀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만 좀 따라다녀 최한솔. 쪼끄만 게 귀찮게 계속 따라다녀..!"
"그치만.. 누나 안 아파요..?"
"안 아파! 그러니까 따라오지 마!"
날카롭게도 쏘아붙이는 소녀가 밉지도 않은 지 3살이나 어린 한솔은 줄기차게 따라갔다. 어렸던 소녀에게 더 어렸던 한솔은 귀찮은 존재였다. 견학이라도 갈 때면 자신이 돌보아야 했고 혹여라도 다치면 자신이 혼났다. 매우 귀찮은 존재이기에 존재감이 대단했다. 어느새 없으면 허전했을 정도니까. 이렇게 틱틱 대면서도 한솔이 나타나줘서 고마운 소녀였다.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제가 더 아픈 모습을 하며 따라오는 한솔이었다. 그녀는 그런 한솔을 확인하고 다친 무릎으로 열심히 뛰었다. 그곳엔 원장님이 있었다.
"또 중학교 올라간 아이 없니?"
"저요!"
손을 번쩍 든 것을 보니, 졸업사진을 찍으러 온 모양이었다. 이제 중등부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은 소녀는 사랑고아원이라 적혀있는 간판 밑에 바르게 섰다. 돌려쓰고 있던 작은 학사모도 머리에 쓰고 예쁘게 웃어 보이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렸다. 원장님은 그런 그녀의 당찬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슬쩍 웃으며 셔터를 눌렀다. 사진이 잘 찍힌 것을 확인한 원장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누구 김00와 같이 찍을 친구?"
누구보다 빠르게 한솔이 손을 들었다. 원장은 못 말린다는 듯이 어서 옆에 서라며 손짓했다. 소년은 재빠르게 소녀의 옆에 서며 순수하게 웃었다. 그런 한솔의 손을 잡아준 그녀가 학사모를 벗어 다음 순서인 아이에게 건네줬다.
"그건 왜 벗었니?"
"이번 사진은 그냥 추억하려고요! 이제 중등부 올라가면 자주 못 보니까!"
그러라며 원장이 찍기 전 카운트다운을 했고 한솔은 빠르게 누나, 하트! 라고 말하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렸다. 그러나 이미 카운트는 끝이 나 브이를 한 채 사진에 찍힌 그녀였다. 뒤늦게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었지만 이미 원장은 다음 아이에게 그 앞에 서라며 손짓하고 있었다.
"아, 늦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상관없는 듯 웃은 한솔은 원장선생님께 다가가 졸랐다. 사진 뽑으면 한 장만 달라고. 원장은 알았다고 말하며 다음 아이를 향해 카운트를 시작했다. 하트를 완성 못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으므로 그들을 뒤로하며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한솔은 그런 그녀를 쭐래쭐래 또 쫒아갔다.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그녀가 가는 곳엔 꼭 따라가고 위험한 일이면 자신이 도맡아 했다. 그게 그들의 관계였다.
***
비밀의 방 떡밥을 줍는 게 가장 우선이었는데..
우리 병아리 죽은 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실은 그냥 까먹음) 못 회수했죠..ㅎ
그래서 이렇게 외전으로 들고왔습니다!
[비밀의 방 = 인체실험실]이었습니다!
그간 그렇게 살아서 잡아오라던 임무들은 대부분 이런 용도였습니다.
물론 C는 전혀 몰랐어요. 여전히도 모르고 있습니다.
인체 실험은 과거 연구실에서의 기록이 재생되기 때문에 C에게는 감당 못 할 충격이라 보스가 죽어라고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정한이는 생각보다 책임감이 강합니다.
그만큼 죄책감도 강한 편입니다. 나름 그걸 해소하려 물건들을 때려부시지만 딱히 해소되진 않습니다.
민규가 하는 가장 큰 일 중 하나는 보스인 정한이 어깨 안마하기랍니다^0^/
아, 조직이름이 세븐틴인 이유는, 정한이 아이들과 함께 있던 나이가 17살이라 그래요!ㅎ
병아리와 C는 항상 타이밍이 안 좋았죠.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준영이 죽고 들어온 아이이기도 했고,
이제 좀 행복하려니까 넥타이들이랑 정면으로 붙었고..8ㅁ8
사진 찍는 타이밍도 그래요8ㅁ8 하트가 늦었어 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생각났는데 병아리가 죽을 거란 암시를 제가 해놨었는데요..
몇 화였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병아리가 사준 음료수 병이 깨진 일이 있었..죠..?
없던 건 아니겠지..? 구상 할 땐 있었는데..? 아무튼 그게 그 암시였습니다!
아! 행복고아원, 사랑고아원도 뜻 있어요.
행복고아원의 아이들은 C에게 또는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아이들이고요,
사랑고아원인 한솔이는 C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였습니다!
행복 안에서 사랑을 찾아야 할 텐데, 우리 지훈이 파이팅..!^0^/
그대들 텍파? 텍본? 그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메일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
왜 감동적이게 적어놓고 이메일을 안 쓰고 가요..!8ㅁ8 쓰고 가란 말이야8ㅁ8
http://www.instiz.net/bbs/list.php?id=writing&no=2955944
↑꼭꼭 여기다가 해주세요.
다른 곳에 이메일 주시면 혹시 몰라요.. 제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0^/(해맑음으로 무마하기)
사담 되게 기네요..ㅎ
아무튼 진짜진짜 마지막이길 바라며..! 아니면 뭐 제가 심심하거나 할 짓 없으면 현재 조직 세븐틴은? 이라며 글 또 들고 올 수도 있어욬ㅋㅋㅋㅋㅋ
근데 심심할 틈이 없다는 게 함정. 저 오늘 학교갑니다^^
★암호닉입니다!★
<1차>
자몽소다, 전주댁, 뿌랑둥이, 치킨반반, 최벌넌, 수학바보, 솔찬히, 성수네꽃밭, 한화이겨라, 꼬솜,
파루루, 햄찡이, 노랑, 치피스, 블유, 수녕텅이, 남융, 순수녕, 볼살, 제주도민,
예에에, 제주시, 밍꾸, 애쁠, 버눗방울, 마르살라, 열일곱, 겸손, 연잎,세봉윰
<2차>
투녕, 씨그램, 쑤녕둥둥, 코스모찌, 챈솔, 햄찌, 문홀리, 1103, 란파,
비행기, 논쿱스, 김민규오빠, 닭키우는순영, 홍슈아, 두유워누, 곰부승관, 바람개비
<3차>
말미잘, 공오, 마릴린, 뿌야뿌야, 망구, 닝냥, 허긩, 발꼬락, 조아, 헕,
양양, 셉요정, 너누, 미세먼지, 두루마리, 뿌야
<4차>
17뿡뿡, 뱃살공주, 쭈구미, 메뚝, 매직핸드, 고라파덕, 순별, 꽁냥꽁냥, 갈비, 초록별,
11023, 둥둥떠, 조아, 사랑둥이, 한울제, 순주, 너누리, 심장한솔대란, 쿠조, 아리아리,
문과생, 내일, 이월십일일, 채꾸, 팽이팽이, HVC, 뽀또, 복숭아, 0101, 메이,
킨, 0219, 설우, 잼재미, 뿌작,여우별,아이스라떼, 헬륨, 솔바람, 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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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늉, 요를레히, 0320, 꽃지훈, 뿌잇뿌잇츄, 공룡, 수박승관, 사우똥, 1226, 피치피치,
순영아, 655, 권햄찌, 러브어필, 상상, 죠아욥, 소원, 바나나에몽, 치치,자몽몽몽몽몽몽몽,
럽부, 지하, 0309, 돌하르방, 꽃침, 두솔, 1600, 콧구멍, 보노보노, 전늘보,
0323, 홍당무, 8월의 겨울, 찬비, 뀨뀨, 아드리나, 1122,ㅅr랑둥이, 귤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