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 길. 시끄러울 정도로 말이 많았던 친구가 요즘따라 통 말이 없다.
왜그러냐고 물어봐도, 어두운 얼굴로 살짝 고개를 저을뿐 대답이 없었던 친구.
오늘도 약간이 습관이 되어버린 말을 내뱉자, 대답이 없던 친구가 드디어 먼저 말을 꺼냈다.
[악몽을 꾸고 있어. 그 악몽속에서 나는 항상 쫓기고 있어. 하지만 날 쫓는 그게 뭔진 몰라.]
농담이라고 넘기기엔 친구의 얼굴이 너무 진지해보여서, 나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그런 나를 보며, 어색하게 웃어보인 친구의 얼굴이 유독 더 힘이 없어보인다.
[미안.]
짧게 사과하는 친구에게 괜찮다고, 손사레를 친 나는 이내 더 계속 얘기해보라는 듯 친구를 부추겼다.
말하기 곤란한 표정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친구는 입을 연다.
[그게 귀신인지, 악마인지, 아니면 그저 단순한 꿈인지. 나는 몰라.
하지만 한 가지 내가 아는 게 있어. 그건 바로 잡히면, 안 된다는 것이야.]
살짝 떨리는 친구의 몸과, 흔들리는 동공이 친구는 두려운 것 같아보였다.
부르르 몸을 떨며, 고개를 젓던 친구가 이내 무슨 말을 꺼내려던 내 입을 막으며 활짝 웃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의 웃음에 멍해지자, 친구는 활기찬 목소리로 말한다.
[괜히 이상한 얘기해서 미안! 아! 버스왔다! 나 먼저 갈게!
내일 보자!]
치익. 때마침 도착한 버스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린다. 친구는 버스에 올라타며 나를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내가 미처 인사할 틈도 없이, 버스는 출발해버렸다.
잘가….
뒤늦게 나는 작별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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