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은 아직 정리중9ㅅ9
근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암호닉 정리하는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몇번이고 말했지만 어차피 암호닉분들께 특별히 뭐 해드릴 것도 없고 완전 소통을 위한 장치이기 때무네...
그치만 여러분들은 정리 하는게 좋으죠...?8ㅅ8
..그런가요...?
암호닉 때문에 요즘 머리가 아픕니다...
넘나 많은 분들이 신청 해주시는 것도 있고, 뒤늦게 확인한 분들의 댓글을 보자니 마음이 아픈 것도 있고...
제가 뭘 해드릴 것도 아니면서 칼같이 자르는 것도 유난인 것 같고...
아부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죠...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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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아트나 로고, 이미지 선물 언제나 감사히 받고 있어용'ㅅ'*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22
* * *
생뚱맞게도, 새삼스레 나는 그 순간 내 마음을 깨달았다.
내 품에 안겨 서럽게 울던 시우도, 아무렇지 않은 척 굴면서 내 앞에만 서면 제 약점도 허점도 너무나 쉽게 드러내는 이 남자도,
내가 많이 사랑하고 있구나.
이 사람들을, 내가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깨달은 뒤에는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래서 그날부터 나는 매일같이 제 집 드나들듯 옆집을 드나들었다.
처음에는 나만 빼고 모두가 바뀐 환경에 어색해했지만,
곧 시우는 아침에 눈을 뜨면 제 눈앞에 있는 나에게 적응했고 아침마다 활짝 웃으며 품에 안겨왔다.
시우는 다시 전처럼 밝아졌고, 그런 시우를 보는 순영 역시 내심 마음을 놓은 눈치였다.
" 다녀올게. "
" 압빠 가따와! "
" 그래- "
문 앞에서 내 다리에 딱 달라붙어 해맑게 소리치는 시우를 보며 피식 웃은 순영이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췄다.
그리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다 볼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고 일어섰다.
꺄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시우를 흐뭇하게 내려다보고 있는데,
큼큼, 하고 헛기침 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자 무언가 기다리는 듯 빤히 쳐다보는 순영이 보이고,
급히 ' 아, 잘 다녀와요! 어... 차 조심하고...? ' 시우에게나 던질법한 주의를 덧붙이자 푸스스 웃음을 흘린다.
그러더니 곧 손을 들어 아까 시우에게 했듯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으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곤 잠시 뭔가를 망설이나 싶더니 결국 별다른 행동 없이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 아빠가 왜 누나한테는 뽀야 안해? "
" 응? "
" 시우한테능 해줬는데... "
해맑은 시우의 물음을 그냥 어색하게 웃으며 넘기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시우가 곧 내 팔을 잡아끌며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야무지게 스케치북을 펼치고 크레용을 손에 쥔 시우가 그림에 열중해 있는 사이,
나는 어느새 출시 전 확인용으로 전해받은 견본품을 확인하고 있었다.
함께 고르고, 함께 적었던 사진 하나 하나, 글귀 하나 하나를 읽다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얼마나 감상에 젖어 있었을까, 불쑥 스케치북을 내미는 시우 덕에 시선을 돌릴 수 있었다.
해맑게 내밀어 보인 스케치북 안에는 어린 남자아이와, 아이의 손을 잡고 양 쪽에 서 있는 엄마,아빠로 보이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가만히 스케치북을 바라만 보고 있자, 대답을 기다리는 듯 더 가까이 다가오는 시우를 무릎에 앉혔다.
" 시우야, 아직도 누나가 시우 엄마 했으면 좋겠어? "
" 응! 시우는 누나가 제일루 죠아! "
" ...누나가 시우 엄마 해주고 싶은데, "
" 와아-! "
내가 제 귀에 가까이 대고 속삭이자 간지럽다며 몸을 배배 꼬던 시우가
곧 입을 틀어막으며 와아! 하는 소리를 냈다.
그런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몇마디를 더 덧붙였다.
" 그러려면 시우 아빠도 누나가 제일 좋아, 해야해. "
" 음... "
" 누나가 시우 엄마 할 수 있을까? "
" 히, 누나! 걱정하지마. 우리 아빠, 누나 엄청 죠아해! "
내가 알아! 자신있게 외친 시우가 헤헤, 웃으며 다시 품에 폭 안겼다.
이제 시우도 엄마 이써? 혼자 묻고 혼자 답하며 벌써 잔뜩 신이 난 시우는 내 품에 안긴채로 헤실헤실 웃으며 손장난을 쳤다.
나는 그저 해맑은 아이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으며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려 애를 썼다.
그러고도 한참을 더 거실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배가 고프다며 자기 배를 문지르는 시우를 위해 점심을 준비하려 부엌으로 들어서는데,
거실에 놓인 휴대폰이 시끄럽게 전화벨을 울렸다.
제 눈 앞에서 울린 휴대폰을 덥석 잡아쥐고 전화를 받는 시우를 말리지 않은건
내게 전화를 걸 법한 사람-승관이나 시우 아버님 정도-들은 모두 시우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 누나 핸드폰입니다- "
" 누나는 바빠요! 시우랑 밥 머거야대는데? "
" 근데 형아는 누구예요? "
느긋하게 전화를 받고 있는 시우에게 다가가다 물음표가 잔뜩 띄워진 듯 한 시우의 얼굴에 얼른 휴대폰을 확인하자,
'김민규' 라는 이름 세글자가 떠 있었다.
당황하는 것도 잠시, 계속 누구냐 물어오는 시우를 달래면서 그 옆에 앉으며 얼른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어, 나야. "
" 놀랐네, 방금 그 꼬맹인 누구야? "
" 어... "
시우! 권시우!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전화에 귀를 갖다대고 있던 시우가 저를 찾는 목소리에 목청껏 제 이름을 외쳐댔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그 정적을 깬건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이야기를 꺼낸 김민규였다.
" 밥이나 같이 먹을까 했더니. "
" 내가 지금 시우를 챙겨야 해서... "
" 그 시우도 데리고 나와. 맛있는거 사줄게. "
갑자기 벌어진 일에 잔뜩 당황한 나에게 장소까지 던지듯 내뱉은 김민규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한참을 꺼진 전화기를 바라보다, 옆에서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내 말만 기다리고 있는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우야, 우리 오늘 외식할까?
*
요즘들어 부쩍 뭐든 혼자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시우를 기다려주느라 생각보다 늦게 집을 나섰다.
걸음을 서둘러 곧 식당 근처에 다다르자 넓은 유리벽 너머로 손을 흔드는 김민규가 보였다.
아무래도 낯선 얼굴에 얼른 내게 달라붙는 시우를 들어 품에 안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시우 얼굴에서 눈을 못 떼는 김민규의 맞은편에 나란히 앉는데,
아직 낯가림이 끝나지 않은 시우는 자꾸만 제게 꽂히는 시선을 피하느라 바빴다.
각자 다른 데 신경이 쏠린 두 남자 대신 종업원이 건네는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했다.
시우가 물만 마셔도, 혹시나 추울까 입혔던 외투를 벗을 때도,
심지어 고개만 한번 갸웃거려도 김민규는 웃음이 만연한 얼굴로 끙끙 앓았다.
시우도 제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민규가 신기했는지 이젠 제법 웃기도 했다.
" 아이 좋아하는건 여전하네. "
" 좋아 죽지, 특히 이렇게 귀여운 애는. "
" 시우는 머시써야! "
" 응? "
" 멋있다고 해줘, 이젠 귀엽단 말 싫대. "
" 그래, 아주 멋진 친구. "
불퉁 입을 내밀고 귀여운게 아니라 멋있는 거라 주장하는 시우를 여전히 귀엽다는 얼굴로 보며 김민규가 말을 고쳤다.
어느덧 완전히 경계를 푼 시우는 제게 손을 뻗어오는 민규와 손장난도 치며 아주 신이 나 있었다.
괜스레 그 모습이 흐뭇해 끼어들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곧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시우의 음식을 챙겨주는 나를 빤히 보던 김민규가 입을 열었다.
" 너는, 안먹어? "
" 시우부터 좀 먹이고, 금방 먹을거야. "
" ...줘봐. "
가만히 보고만 있더니 갑자기 내 손에서 포크를 빼앗아간 김민규가 자기가 시우의 식사를 챙기기 시작했다.
됐다며 다시 포크를 가져가려 하자 포크에 찍혀있던 돈까스를 그대로 내 입에 넣곤,
" 너 먹여주기 전에 가만히 있어, 백 번 양보해서 시우 먹여주는거야. "
하고 씩 웃는다.
시우는 어느새 형아, 라고 부르기 시작한 김민규가 주는 대로 아기새마냥 잘도 받아먹었다.
그런 시우를 보며 김민규는 또 신이나서 온갖 재롱을 부려댔다.
그렇게 김민규 덕분에 편하게 식사를 마치고,
용케 메뉴판에서 아이스크림 그림을 발견한 시우덕에 후식까지 주문했다.
곧 나온 후식을 시우에게 챙겨주다 실수로 내 커피잔을 건드려 옷에 흘리고 말았다.
걱정스레 쳐다보는 두 남자에게 괜찮다며 손사래를 친 뒤,
어느정도 친해진 것 같으니 괜찮겠지 싶어 혼자 화장실로 향했다.
*
쏟아진 커피 탓에 시우와 단 둘이 마주앉아 그 얼굴을 찬찬히 살펴 볼 기회를 얻었다.
나오기 전, 전화 너머로 이름을 들었을 때 부터 내 직감은 이 아이가 권순영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처음엔 느끼지 못했지만 보면 볼수록 아이의 얼굴엔 분명 그의 얼굴이 있었다.
권순영이 내 앞에서 웃은 적은 없지만, 웃으면 꼭 저 얼굴이 보일 것 같았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묘한 기분이 들어 더욱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이스크림에 정신이 팔려 있던 시우가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 시선을 느끼곤 힐끗,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잠깐 망설이더니 입을 앙 다문 채 스푼 한가득 아이스크림을 떴다.
무얼 하려나 싶어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그 스푼이 곧 내 입 앞으로 내밀어진다.
" 형아도 먹구시퍼서 그래? "
" 응? "
" 형아는 착한 사람인 거 가트니까 시우가 특별히 한입 주능거야! "
" ...그래, 고마워- "
그대로 아이스크림을 받아먹자 또 뭐가 그리 신나는지 꺄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곤 이내 다시 아이스크림을 먹는데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런 시우를 빤히 바라보다 곧 깨끗하게 컵을 비워내는걸 보고 넌지시 말을 건넸다.
" 시우는, 누나랑 많이 친한가 보네? "
" 응! 시우가 누나 엄청 죠아해! "
" 그래? "
" 그리구 우리 아빠도! "
" ... "
" 시우랑 아빠랑 다 누나 마니 조아하면, 누나가 시우 엄마 해줄 수 있대. "
누나가 시우 엄마 해준대써, 헤실헤실 웃으며 자랑하듯 늘어놓는 시우의 말을 가만히 들었다.
곱씹으며 다시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진짜, 내가 들어갈 틈은 하나도 안 남겨뒀네.
이 예쁜 아이는, 언제까지 나를 착한 형이라고 생각할까.
자기가 그토록 좋아한다는 그 누나를, 내가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제 엄마가 되어줄거라 믿고 있는 사람을, 내가 빼앗으려 한다는 것,
이 모든 생각들을 다 알고도 시우는 여전히 나를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미움을 받는다는건,
생각보다 많이 힘든 일이다.
내 속도 모른 채 여전히 해맑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복잡한 속을 정리하려 애를 썼다.
〈 옆집쓰는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가 >
안녕하세요 옆집쓰입니다'ㅅ'
글 맨 끝에 사담을 쓸 때마다, 이 사담까지 한줄한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이 몇분이나 계실까 싶지만
그래도 이런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재미가 저에겐 가장 크기 때문에! 또 주렁주렁 글을 씁니다ㅎㅎ
글은 정말 오랜만이죠...?ㅎㅅㅎ
이번 주 안에 바로 다음편이 올라올 예정이고,
정말정말정말로 폭풍 진도를 뺄 생각입니다.
원래 예정이었던 30편 이내 완결을 목표로! 달리겠어요...
약간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진도의 스멜이...!?
또,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요즘 제 일상을 어떻게 알음알음(ㅋㅋㅋ) 알고 계시는 분들은 트위터
제가 오늘 글을 올릴 거라는 것도, 제가 극작과 입시를 포기했다는 것도 알고 계셨겠죠?!
저는 극작과 입시를 포기했답니다^ㅁ^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한 결과예요.
오랜 고민과 계속한 상담의 결과, 저는 제가 글을 쓰는 일을 제 평생의 직업으로 가지고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자기소개서에는 ' 저는 글을 쓰고 극본을 쓰는 경험을 하면서 너무나도 행복했고, 뿌듯하고 보람있었습니다. ' 라고 쓰고 있었지만,
저는 사실 한 순간도 행복하고 뿌듯하고 보람찼던 기억이 없었거든요.
저에게 약 1년간의 극본제작 기간은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준비하던 학교(ㄷㅇㅂㅅㅇㅅㄷㅎㄱ,ㅅㅇㅇㅅㄷㅎㄱ...) 들은 통학도 오래 걸려요TㅅT
개인적인 사정으로 꼭 통학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던지라 만약 그 학교에 합격하더라도
하루에 왕복 4시간 정도는 통학시간에 투자해야했고, 그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내가 아깝지 않을만큼 그 학교에 가고싶은가?
라는 자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 였어요.
지금은 이미 다른 대학들에 원서를 넣은 상태이고, 다음주부터는 발표가 납니다!
글을 쓰는 일 대신, 제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또 다른 일을 해보려고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시 원서를 준비하고 접수를 했어요^ㅅ^
이 선택이야말로 제가 후회하지 않는 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는 일에 대한 애정은 처음보다야 줄었겠지만, 이 곳에서 연재를 할 애정만큼은 충분히 남아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ㅁ^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저와 같은 수험생 분들도 많으시고, 곧 입시를 준비하게 될 학생분들도 많으신데
모두들 후회하지 않게, 꼭 본인이 행복할 일을 하셨음 좋겠어요!
제가 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꺼냈던 수험생들 정모는 저의 오랜 소원입니다(진지)
수험생만으로 한정짓기엔 다른 분들도 많으실테니, 그냥 정모 정도로 할까요?ㅎㅅㅎ
엄지 춱춱 추천 꾹, 댓글 한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