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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활동은 끝났지만, 여전히 다음앨범준비를 위해 매일 연습하기때문에 휴식기라하기 애매한 날이 계속 되던 날이였다.

"오늘도 늦었네."

매니저인 준면이 종인을 보며 의아하다는듯이 물었다.

"연습실가서 연습 좀 하느라 늦었어요. 저 먼저 씻고 잘게요!"

준면이 더 뭐라고하기도 전에 종인은 방으로 잽싸게 들어갔다.

자기방으로 들어간 종인은 씻지도 않고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방안 곳곳엔 그가 좋아하는 유명한 연예인사진과 포스터가 붙어있었지만, 지금 종인의 눈에는 그 어느것도 들어오지않았다.
몸속에 가벼운 흥분이 남아 있었다. 수요일 밤에는 늘 이렇다. 연습실에서 연습한다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사실은 집으로 오기전에 잠시 다른곳에 들른다. 아니, 들른다고 하기엔 아무래도 부족한 감이 있다.

데뷔를 한 가수의 연습실의 건물과 데뷔를 준비 중인 연습생의 연습실은 건물이 아예 달랐다. 종인도 데뷔를 바라보는 꿈많은 연습생이였을땐, 회사 건물에 가고싶어 매일 연습이 끝나면 숙소로 가지 않고, 집과는 반대방향인 회사건물을 보러 가곤 했었다. 지금은 종인이 가수가 되어 숙소에 가려면 연습생 건물을 지나쳐야 했었다. 다만, 종인이 지나갈 무렵에는 연습시간이 지난터라 안타깝게도 연습생들을 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 아이를 본 것은 어느 수요일 밤이였다.
그날 종인은 여느때처럼 연습생 건물을 지나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 점차 어두워지는 하늘에 걸음을 빨리하며 걷고있었다. 그런 종인의 발길을 붙잡은건, 연습생 건물에서 나오는 노랫소리였다. 낮지만 아름다운 음색에 왠지모르게 종인의 마음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아이              w.하얀집












이런 시간에 누가 노래 연습을 하는거지?
종인은 슬며시 연습생 건물 뒤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름다운 음색의 노랫소리도 그렇지만, 이런 시간까지 연습실에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흥미가 일었다.
예전에 종인이 연습생시절이였을때, 연습에 늦으면 뒷쪽에 있는 작은 문으로 들어오곤했었다. 아마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 문이 잠겨있는줄알테다. 잠금장치가 망가져 아무 쓸모가 없다는건 지금도 자기만 아는 비밀이였다.
종인은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약간의 스릴감을 느끼며 문을 열었다. 빛하나 없는 어두운 내부에 잠시 움찔했지만, 계단 윗쪽에서 나즈막하게 새어나오는 빛에 2층 연습실에 같다고 생각했다.

노랫소리는 여전히 들려왔다. 마치 그 소리에 이끌리듯이 종인은 건물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평소에 종인이라면 그럴 수없었겠지만, 그 날은 왠지 주저하지 않았다.
수많은 연습실중에 어떻게 그 아일찾을까, 고민하던 것이 무색하게 한 곳만 불이 켜진채 조금 열려있었다. 종인은 가장어두운 창문으로 다가갔다. 떳떳하게 들어온게 아니였으니 조금 두려웠던게 사실이다.
창문아래로 다가가자 노랫소리와 섞여 바닥을 울리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창문으로 서서히 얼굴을 들여다보니, 하얗고 작은 소년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마치 뮤지컬을 하는 듯 가볍게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몸의 균형이 잘 잡혀있어서 몸짓이 낭창낭창한데다 민첩성도 뛰어났다.
노래가 끝난건지 앞을 향해 인사를 하더니 일어난다. 그리곤 종인이 있는 창문에서 조금 떨어진 창문으로 걸어가더니, 거기에 놓여져있던 라디오 카세트를 조작했다. 조용하고 은은한 반주가 흘러나왔다. 

종인이 그 아이의 얼굴을 또렸이 본 건 그때였다. 아이의 피부는 하얗고 깨끗했다. 게다가 살결도 매끄러워보였고, 무엇보다도 크고 또렸한 눈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아이는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종인의 시야안에서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며 노래했다. 노래는 여전히 종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고, 츔을 추는 몸짓은 종인을 감동시켰다. 
연습생 건물에 몰래 들어와있다는 긴장감도 잊은채 종인은 제법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노래하는 아이를 지켜보았다. 밖에서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린건, 이미 20분이 지나 있었다.

종인은 다음 날도 같은 시간에 연습생 건물을 찾았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뒷문으로 들어갔지만,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연습실도 불이 켜지지 않은 듯 했다. 그다음 날에도 가보았지만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 아이를 다시 만날수있었던건 다음주 수요일이였다. 매주 수요일이 그 아이가 연습하는 날이라고 종인은 해석했다.

종인에게 은밀한 즐거움이 생겼다.
나쁘짓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종인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선배가 연습생 후배의 연습하는 모습을 보는 것뿐이다. 10여분동안 누릴수있는 즐거움. 그 생각을 하면 수요일이 기다려지고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웠다.

아무리 휴식기라해도 연습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요즘 종인은 준면이 보기에 영 집중을 못하는 눈치였다. 종인의 트레이너가 알아차리기 전에 준면이 연습을 중단시키치곤, 오늘은 종인이 컨디션이 안좋은것같다며 종인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딴생각을 하고 있었지?"

숙소로 돌아와 자리에 앉자마자 종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하는것에 당황해서 종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거짓말하지마."

준면이 그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

"연습에 하나도 집중이 안된다는 모습이였다고."
"죄송합니다."

종인은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 그런데 무슨 생각을 했을까?"
"........"
" 들어오는게 늦더니 몰래 만나는 여자라도 생긴거야?"
"아니에요, 그런게 아니라구요."
"그럼 뭔데?"

종인은 적당히 둘러댈까, 아니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상의할까 망설였다. 준면은 종인이 입을 열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저...한 번도 이야기를 해본 적 없는 사람한테 말을 걸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종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그만 목소리로 준면에게 물었다. 준면은 허를 찔린 듯 입을 벌려 웃었다.

"거봐, 역시 여자잖아."

종인은 '아니에요. 남잔데 그게 그런게 아니라구요.' 라며 손사래를 쳤다. 목부터 눈가까지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을 스스로도 알수있었다. 

"형이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라구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란 말이에요. 나 혼자 아는 것뿐이에요. 이름도 모르구요. 그래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야기만 할 수 있으면 돼요."

그리고 종인은 큰 맘먹고 노래하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준면은 웃음을 거두고 종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어떡하면 돼요?"

말을 마친 종인의 눈빛은 진지했다.

"어렵게 생각할건 없어. 연습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건물에서 나올때 말을 걸면돼. 연습생이니까 선배라면서 연습은 잘되가냐던가 힘내라,던지."
"그러고요?"
"글쎄..아무튼 한마디 말을 걸어보는거야. '힘내세요'든 뭐든. 매일 갇혀서 연습만 죽어라 할텐데 응원해주면 팬하나 생긴것만 같잖아."
"흐음, 응원이라......"

종인은 아이를 떠올려보았다. 그 아이에게 어떤 응원을 해줄수 있을까?

다음주 수요일. 그날도 종인은 곧바로 숙소로 가지않고 연습생 건물 뒷문울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언제나처럼 낮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가끔씩 곡이 달라졌지만, 오늘은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곡이다.

응원이라......

그날 준면의 조언을 듣고 밤새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었었다. 그날들을 떠올리며 종인은 손에 들고있는 하얀 봉투 속을 들여다 보았다. 거기에는 주변 편의점에서 산 이온음료 두개와 작은 종이 한 장이 들어있었다. 종이에는 '늘 연습하는 모습 잘 보고있습니다. -당신의 팬이'라고 적혀있었다. 아무래도 선배라는 살떨리는 관계보다는 팬으로 다가가는게 더 나을것 같아서 였다.

종인은 한동안 그 자리에서 노랫소리를 감상한 뒤 계단을 내려가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주변에 인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입구로 가서 이온음료와 응원종이가 들어있는 봉투를 내려놓고 왔던 길을 빠르게 되돌아갔다. 그것만으로 진땀이 났다.

이걸로 됐다.
그 아이는 연습을 마치고 나오다가 이 봉투를 보게 될것이다. 팬의 정체를 당장 알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다. 매주 이온음료를 가져다 놓는 것이 누구인지 틀림없이 신경이 쓰일것이다. 그 아이가 나를 기다려줄 날이 분명히 올것이다. 그 날을 상상하자 종인은 가슴이 설레였다.
그 다음주에도 종인은 이온음료를 가져갔다. 그 아이는 설마 오늘도 팬이 와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못하는것같았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다른 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이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있었다.
그리고 다음 주에 종인은 어쩌면 그 아이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에 기대를 품은채 살며시 뒷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낮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3주나 계속했으니 신경쓰일텐데...
다음주가 기대된다며 스스로를 달래며 종인은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이온음료가 든 봉투를 입구에 내려놓았다. 그 소리로 아이가 알아차릴지도 모른다는 바람을 품었지만 아이에 귀에 닿을리 없었다

그리고 다음주 수요일이 되었다.

"어?오늘은 빨리 왔네"

의아하게 묻는 준면에게 종인은 이온음료가 든 봉투를 건내주었다. 오는 길에 샀어.

그러곤 준면이 더 이상 뭐라하기 전에 방으로 들어가 벌렁 누웠다. 여느때라면 한동안 침대에 이렇게 누워 낭창하던 몸을 눈앞에 떠올렸을걱이다. 깨끗하고 흰 피부. 낮고 아름답게 울리던 노랫소리...하지만 오늘은 떠올릴 것이 없었다. 

왜 오늘은 없었던 걸까?
뒷문으로 들어가 연습실의 불빛이 꺼져있는 것을 보았을때부터 줄곧 품어왔던 의문을 되뇌었다. 그 아이는 그곳에 없었다.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연습실은 마치 시간이 죽은 것처럼 정지해져있었다.

자신에게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맨 먼저 떠올랐다. 그런 짓에 혹시 기분이 나빠서 수요일 연습을 그만둔건아닐까? 하지만 종인이 보기에 연습에 임하는 아이의 자세는 그정도 일로 그만둘 만큼 어설픈 것도 아니였고, 자신의 행위가 아이를 불쾌하게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다음주에 한번 더 가보자.
종인은 그렇게 결심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분명 무슨 일이 생겨서 그랬을것이다. 아직 그 아이가 연습을 그만두었다고 단정지을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다음주 수요일에도 연습실은 깜깜했다. 종인은 그날도 이온음료를 준면에게 건내줘야했다. 준면은 방으로 들어가는 종인을 따라 들어가 자리를 잡고 말했다.

"왜그래? 차인 거냐?"

종인은 침대에 누워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에 모든 걸 알았다는 듯 준면이 자세를 고쳐앉았다.

"너무 상심하진말고, 그래 무슨 말을 들었는데?"

종인은 다시 한번 한숨을 쉬었다.

"무슨 말이라도 들었으면 그나마 낫게요."
"심각하네. 어떻게 된 일인데?"

종인은 이제까지 자신이 했던 일을 준면에게 다 얘기해 주었다.

"제법 로맨틱한 작전인데?"
"하지만 그래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까요?"

불안해하며 종인이 물었지만, 준면은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런일을 기분나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더러는 있지만 그럴다고해서 도망가지는 않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든 그 사람의 정체를 알고싶어하는게 습성이야. 지금까지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거야. 아무튼 다음 주에도 가보면되잖아. 그치?"

그렇게 말하고 준면은 종인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러나 다음주에도 종인은 아이를 만날 수 없었다. 그 다음주에도 그리고 그 다음주에도 마찬가지였다. 눈을 감으면 그 아이가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모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지만, 현실 속 연습실은 늘 불이 꺼져있었다.

결국 종인이 그 아이를 다시 볼수 있었던건 계절이 바뀌어갈 무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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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좋은것 갗애요ㅠㅠㅠㅠㅠㅠㅜ글 잘쓰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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