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걸 깨닫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김남준과의 첫만남으로 호감이 생긴 건 맞지만 그 감정을 '좋아한다' 라고 생각하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단풍잎이 나무에서 떨어지고 거리에서 바스락 소리가 나는 계절을 맞이하였을 때였다.
중학교 3학년 시절 학교가 아닌 밖에서는 만나는 걸 싫어했던 나였기에 남준이를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준이와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싫었다. 그렇기에 학교 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학교에 가서도 매번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인사를 하기도 하였다. 김탄소 인생 중 아마 제일 적극적인 시기가 아니였을지 모른다.
"남준아, 안...안녕!"
지금보면 웃음만 나오는 상황이지만 그때 당시 나는 최선을 다해 용기를 냈었던 것 같다.
"응, 탄소야 안녕. 오늘도 일찍 왔네?"
집에서 학교까지는 버스를 타고 약 20분. 등교시간은 7시 50분이지만 항상 나는 6시 40분에 나와서 일찍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사람이 많은 걸 싫어해서 한적한 버스를 즐겨탔기도 했고 한 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항상 등교 시간이 40분 정도 남곤 했었다. 맨 처음 교실문을 열고 들어와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항상 남준이가 두 번째로 자리를 채웠다.
"남준아, 너도 혹시 멀리 살아?"
"아니, 나 저기 앞에 보이는 아파트 살아"
"집이 학교 앞인데 이렇게 빨리 와?"
항상 빨리오는 남준이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었다. 늘 내가 물어보면 웃으면서 고개를 돌리고 책을 읽던 남준이를 생각해 보면 아마도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항상 반 아이들이 오기 전까지 남준이와 나는 둘이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이 편안해지고 몽글몽글 변해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며칠 뒤 짝을 바꾸는 날이 다가왔다.
'제발, 남준이와 짝이 되길...'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남준이와 짝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많이 아쉬웠다. 남준이와 짝이 되지는 않았지만 남준이보다 3번째 줄 뒤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자리를 바꿔앉은 이때부터 내가 남준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시작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몸집이 컸던 나는 어디를 가든 소외 당하기 쉬운 상대였다. 여자 아이들은 그래도 나름 잘 지냈지만 남자아이들의 시선은 어디를 가나 똑같았다.
'쟤 좀 봐 ㅋㅋㅋ, 저게 사람이냐? 돼지 같은데?'
'살 좀 빼라 탄소야, 너 그러다가 일찍 죽는다?'
나를 향해 던져지는 말은 항상 똑같았다.
'돼지','뚱땡이','살 빼'
겉으로는 무시하는 척, 한 귀로 흘려버리는 척 하였지만 항상 속상한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분명 나도 같은 사람인데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 것인지 뚱뚱하다고 피해를 준 적이 있는지 생각하며 집에서 혼자 울었던 적도 많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준이 앞에서 평소에 자주 놀리던 남자애들이 나에게 또 시비를 걸어왔다.
"탄소야, 살살 좀 걸어~ 그러다가 우리 반 무너지겠다 ㅋㅋㅋ"
그 말을 듣고 무시하며 앞으로 지나쳐 가는데 뒤에서 듣고있던 남준이가 말하였다.
"야, 너네가 교실에서 뛰어다니는 것보다 조용하니까 말 조심해"
처음으로 나를 놀리는 사람에게 뭐라고 해준 사람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항상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자신의 일이 아니니 상관 없다는 식으로 지나쳐갔다. 하지만 남준이는 달랐다.
"탄소야, 저런 애들은 신경쓰지 마. 나중에 가면 후회하는 애들이야."
남준이의 말에 나는 작게 고개만 흔들 뿐 고맙다는 인사 조차 하지 못 했었다. 그냥, 그때 당시 너무 고마운 마음이 커 눈물이 날 거 같아 목소리가 안 나왔던 것 같다.
그렇게 중학교 3학년의 1학기가 끝나가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더운 여름, 나는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왜냐고 물으면 아마도 옷이 짧아지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점점 짧아지는 바지며 상의며 나의 살을 감출 수 없는 여름이 너무도 싫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책에 푹 빠져버렸다. 판타지 소설에 빠지게 되면서 하루에 한 번 꼴로 학교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었다. 그렇게 짧은 방학을 보내고 있었을까 남준이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탄소야, 반 애들끼리 방학 때 한 번 만나기로 했는데 넌 어때?'
아무도 연락을 주지 않았던 방학 중 처음으로 온 연락이었다. 하지만 나는 남준이의 말에 긍정의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미안해 남준아, 나는 못 만날 거 같아'
남준이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차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 우리의 2학기가 시작 되었다. 2학기여도 아직은 더운 날씨에 내 몸에 꼭 맞는 하복을 입고 등교를 하였다. 역시나 1학기 때 처럼 2학기도 내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고 처음으로 자리에 앉아 아이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여전히 남준이는 2번째로 학교에 도착해 나와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남준이의 웃음은 변함없이 예뻤고 예뻤다.
"응, 너는 뭐 했어? 휴가는 갔다왔어?"
형식적이고 사소한 말을 여러번 주고 받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남준이랑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무척 좋았고 내 하루에 온기가 채워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아이들이 조금 더 채워지고 선생님이 들어 오셨다. 선생님은 오자마자 자리를 바꾸자고 하셨고 나는 이번에도 남준이와 짝이 되길 바라며 제비뽑기를 뽑고 칠판에 쓰여진 번호에 내 이름을 썼다. 역시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변함이 없었다.
'야, 27번 나오면 나랑 바꿔 줄 사람 있냐? 김탄소 옆에 앉기도 싫다 ㅋㅋㅋ'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바뀐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하나 둘 씩 자리를 채워 앉았고 나를 그렇게 놀렸던 남자아이가 내 짝이 되었다.
'아, 야 내 짝 봐라 ㅋㅋㅋㅋ 웃음만 나오네'
'오~ 야 잘 해 봐~ 살 빼면 예뻐질 수도 있어 인마'
앞으로 이 소리를 옆에서 맨날 들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때 뒤에서 남준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저 시력이 안 좋은데 탄소 옆으로 옮겨도 될까요? 앞자리여서 잘 보일 거 같아요"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 옆자리로 와서 앉는 남준이었다.
"안녕, 탄소야. 우리 드디어 짝 됐다. 좋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활짝 웃으며 말하는 너를 보고 나도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나도 좋아 남준아"
우리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활짝 웃었다.
-
"탄소야, 넌 유학을 가고 싶다면 어디로 가고 싶어?"
예전보다 훨씬 친해진 나와 남준이는 평소처럼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때 옆에서 남준이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유학? 혹시 너 유학 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준이 한 물음에 대답이 아닌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지금말고 내년에, 내년에 갈 거 같은데 나라를 못 정하겠어"
머리를 크게 징으로 맞은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겨우 친해졌는데, 이제 먼저 연락을 할 수도 있는데. 아쉬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꼭 가야 돼? 꼭 가야하는 상황이야?"
"응, 내년에는 가야할 거 같아"
마지막으로 동아줄을 잡 듯 물었지만 그 동아줄은 썩은 동아줄이었다. 줄을 잡고 올라 타려고 하자마자 아래로 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꾸벅)
오늘 급하게 My Cherry Blossom 1 을 들고 왔어요.
앞에서 말씀 드렸지만 원래 조각글을 쓰던 사람으로 중편글은 오랜만에 써봐요...(주륵)
그래서 저는 글을 길게 못 씁답니다... 오늘도 분량이 적죠... (머리 박고 엎드리기)
이해 좀 해주세요... 자주 자주 올릴테니...!
오늘 코엑스를 가서 미공개 영상도 보고 신사역가서 지민이 생일 광고도 보고 왔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ㅋㅋㅋ
중간 중간 메모장으로 써가면서 글을 이어봤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모든게 이상함)
사실 이렇게 빨리 올 생각은 없었는데 이번주 목요일까지 과제를 제출해야 되는 상황이여서
이번 주말에 이렇게 올리고 사라집니다! 아마도 2 화는 금요일 쯤 나올 거 같아요 ㅎㅎ...
스토리 전개는 걱정이 없다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맨날 고민만 하는 거 같아요.
아무튼 이렇게 쓸애기... 작품을 올리고 사라집니다! 다들 힘내서 월요일 맞이하시길...!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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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가장 섹스를 많이 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