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물 아니야 그거 원했으면 뒤로가기 눌렁.
그 애도 인티를 하긴 하는데 이런덴 안들어 오는 거 같아서 적어봐.
벌써 10개월? 9개월? 전이라서 좀 허구성이 섞여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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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를 처음 본 건 면접 날이었어. 우리 학교는 자사고라고 해야하나 특성화고라 해야하나 뭐 그 중간쯤 있는 학교라서 공부를 좀 해야 들어 올 수 있는 학교였거든.
면접 날 S를 봤는데 처음엔 그냥 아무 느낌 없었어. 쟤 이름이 뭐래? 하고 궁금한 정도? 그 땐 같은 방이 아니여서 친해질 일은 없었지.
면접을 보는데 바로 앞 번호라 같이 보게 된거야 면접을. 교실에 애들 다 모여있는데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그러더라.
"지금부터 자기소개를 준비하도록, 면접 처음에 1분동안 자기소개 해야 된다."
써놓고 보니 진짜 말투 엄청 딱딱하다, 경상도 쪽 학교라 엄청 딱딱해..ㅋㅋ 다같이 멘붕와서 무슨 말을 해아하지 하고 있는데 S가 나한테 와서 그러더라
"나 자기소개 하는 것 좀 들어줘."
이모티콘 붙이는 거 안좋아하는데 S가 말할 때마다 이모티콘 붙여야 할 거 같아. 표정이 되게 다양해서.. 그 땐 ㅠ0ㅠ 이런 표정이였어.
자기소개하는 데 꽤 잘하는 거야. 진짜 있는 그대로 잘하는데? 이러니까 완전 감격받았다는 표정으로 고맙다면서 해맑게 웃더라?
그 때까진 그냥 좀 귀여운 친구였어.
난 면접 ㅈ망했고 S는 면접을 잘봤어. 옆에서 듣는 내가 신기할 정도로 진짜 똑소리나게 잘하더라.
걔가 자기소개 때 꿈이 작가라니까 면접관이 좀 고난이도 질문을 했었거든? 내가 듣기엔..ㅋㅋㅋ... 뭐지 이문열 어쩌고.. 나왔던 거 같은데 기억도 안난다.
그에 비해 나는 면접 ㅈ망했다 진짜... 난 마땅한 꿈도 없고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엄마 권유로 학교 오게 된거라서.
면접 때 딱히 내새울만한 게 없었다. 이런 면접 난생 처음이야 내가 이 학교에 붙은게 아직도 신기방기 동방신기...ㅈㅅ
2차 면접도 끝나고 집에 가는 일만 남았는데, S는 다른 애들이랑 좀 덜 친해졌다고 해야되나? 그런 느낌인거야. 되게 겉도는 느낌.
나는 애들이랑 다 친해져서 밥먹고 그러고 나오는데 S 혼자 조회대에 앉아서 가만히 있더라 핸드폰 만지작 거리면서.
말걸어 볼까? 하는 마음이 좀 있었는데, 옆에서 애들이 놀자고 쿡쿡 찌르는 바람에 말 못 걸었어. 우리 그 때 할 거 없어서 한발두발인가? 그거 운동장에서 했는데
S가 계속 쳐다보는 거야 엄청 부러운 얼굴로.. 그래서 "S야 같이 놀래?"하고 엄청 크게 불렀지. 그니까 아까 그 해맑은 얼굴로 응!!하면서 달려오드랔ㅋㅋ
그 때 진짜 귀여웠는뎈ㅋ... 하나 말해둘건 저게 S의 성격은 절 때!! 네버!!! 아니야 저렇게 소심하고 그러지 않아.. 조용하지도 않곸...
S 교복 입었었는데 그 치마 입고도 한발두발 진짜 잘하더라ㅋㅋㅋㅋ 팬티 보일거 같은데 의외로 진짜 안보이고 열심히 뛰었어.
애들 하나 둘씩 집에 가고 나도 집에 갔지 그렇게, S는 나 갈 때까지 안가고 있었어.
저렇게 처음 만나고 난 내가 그 학교 떨어질 줄 알았는데 붙었더라. 헐 뭐여 내가 붙다니 으아니 이러면서 OT를 갔어.
우리 OT 때 1박 2일 등산이 껴있었는데 하필 눈이 왔었어 ^^; 진짜 나이쓰..
등산하기 전에 등산에 필요한 물품 외에는 다 놓고 오라고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S랑 같은 방이더라!
나보고 "어?! 너도 같은 방이네!" 하면서 웃는데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암말도 안하고 짐 풀었어.
S는 등산을 꽤 해봤는지 같은 방인 J한테 이건 빼고 이건 넣고 이러면서 알려주더라. 난 그거 신경도 안쓰고 내 짐 싸고 있는데 S가 슬쩍 내 짐을 봤나봐
그걸 보더니 "너 이거 다 가져가게!?" 라면서 놀라더랔ㅋ... 그러더니 내 가방을 탈탈 털어서 이건 필요 없어 이것도 이것도 필요없어!!
하면서 다 빼는데.. 우왕 언니 박력 넘쳐요... 속옷 빼는 거보고 멘붕 왔는데 "거기가면 못갈아 입어 진짜 못갈아입어!" 하면서 넣으면 빼고 넣으면 빼더라
포기하고 한 20배는 가벼워진 가방을 들고 등산을 했어.
S는 산 엄청 잘타서 저 멀리 앞질러 갔고 나는 진짜 산 못타서 맨 꼴지로 갔어. 익인이들이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 못타
선생님이 나 엎고가는 게 더 빠를 정도랬어. 그정도롴ㅋ 못타 나중에 산 한 번 더 타는데 GG 쌤이 나보고 가지 말라고 할 정도였어.
튼 대피소에서 다 만났지 어째어째해서 절에서 대충 밥먹고 대피소에서 자는데 원래 밤에 그런데 애들끼리 있으면 잠이 안오잖아.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떠는데 S도 다른 애랑 수다 떨고 있더라, 그거 보다가 그 와중에 잠들었는데 더워서 잠깐 깼어.
그 때 겨울이였는데 히터를 너무 빵빵하게 틀어줘서 엄청 덥더라. 깼는데 S가 나보고 "어? 깼다. 봐봐 좀 조용하게 말하쟀잖아." 이러는거야
그래서 뭔얘기 중이야? 하면서 자연스럽게 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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