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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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이라고는 했지만 수시로 유령암호닉 정리 계속할거구요, 위 글을 놓치신 암호닉분들도 저와 정말 계속 소통하고 싶으시다면 계속 암호닉으로 댓글 달아주세요! 유령암호닉 정리와 동시에 알음알음 추가할게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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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아트나 로고, 이미지 선물 언제나 감사히 받고 있어용'ㅅ'*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23
* * *
시우는 배가 부르자 슬슬 잠이 오는지 느리게 눈을 깜빡거리며 졸린 티를 내기 시작했다.
시간을 확인하자 늘 낮잠을 자던 시간이 되어있었고,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가 편히 재우는게 좋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따라 일어나며 차로 태워다 주겠다는 김민규의 말에 괜한 불편함이 들어 괜찮다며 거절하자 나 때문이 아니라 시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진심이라는 듯 어깨까지 으쓱해 보이는 모습에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나갔다.
차에 타자마자 색색 숨소리를 내며 잠든 시우를 눕혀주고 나란히 그 옆에 앉았다.
20대 청년의 차에 있을리 만무한 카시트 생각에 걱정스런 눈으로 시우를 바라보는데,
그런 내 시선을 본건지 운전석의 김민규는 무슨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안전운전 할테니 걱정 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재잘거리는 시우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차 안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하지만 곧 어색함에 몸부림치던 내게 말을 꺼낸 김민규 덕에 그 정적은 깨져버렸다.
" 아까 너 없을 때, 시우가 나보고 네가 엄마 해주기로 했다더라. "
" ... "
" 진짜야? "
" ...어, 그러려고. "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 고개를 들자 백미러를 통해 김민규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피하지 않고 계속 쳐다보자 긴 한숨을 뱉으며 말없이 핸들 위에 올려놓은 손가락만 까딱거린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없이 운전만 하던 김민규는 곧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렇게 좋냐. "
" ... "
" 너 스물 다섯이야. 지금 한창 연애 할 나이에 애엄마가 되시겠다? "
" ... "
" ...그 정도로 그 사람이 좋은거야? "
" ... "
"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
너 지금 그냥 잠깐 흔들리고 헷갈려서 그러는 걸지도 모르잖아.
어쩐지 간절해 보이기 까지 하는 김민규의 물음에 가만히 입술을 깨물며 고민했다.
멍하니 생각에 빠져있던 나의 정신을 깨운건 허, 하는 헛웃음 소리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자,
타고 있는 차는 어느새 우리 아파트 앞에 도착해 있었고,
맞은편에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이 차를 바라보고 있는 권순영이 서 있었다.
" 대답해. "
" 뭐? "
" 난 저 사람 말고 네 대답이 듣고 싶은거야. "
그러니까, 이번엔 네 입으로 대답해.
단호함이 묻어나는 김민규의 얼굴표정과 목소리는 내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뜬금없게도, 문득 이 아이가 이런 얼굴도 할 줄 알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을 함께했고, 심지어 연인이기까지 했는데.
내가 아는 김민규는 여전히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철없고 개구진 소년이다.
나는 어른이 된 지금의 김민규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있는 동안 우리를 보고 있던 순영이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성큼성큼 걸어와 나와 시우가 타고 있는 뒷좌석 문을 열었다.
그에 반하면, 이 사람은 어떻더라.
만난지 겨우 몇 달째지만 나는 이제 이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가 눈앞에 훤히 보였다.
먼저 잠든 시우를 깨지 않게 살살 들어 제 품에 안고 잠깐동안 말없이 나와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이내 내 손을 붙잡곤 끌어당긴다.
나는 내 손을 잡은 이 남자의 단단한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 힘을 줘 버텨본다.
순순히 따라오지 않는 나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떠보이는 순영에게
잠깐 김민규와 할 얘기가 있다 말하면, 순간 어린아이의 그것과 비슷한 서운함 가득한 표정이 비춘다.
하지만 곧 아이 어르듯 손을 한번 꽉 잡아주면, 이 사람은 고집 한번 부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선다.
나도 나지만, 이 남자도 만난지 겨우 몇 달된 나에게 이렇게 믿음 가득한 마음을 준다.
이게 바로,
내가 이 사람을, 그리고 그의 아이를 사랑하는 이유다.
* * *
곧 순영이 시우를 안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조수석으로 옮겨 앉았고, 여전히 내 대답만 기다리고 있는 김민규 탓에 끝없이 정적이 이어졌다.
직업이 작가인건 이런데에 아무런 쓸모가 없다.
나는 실수 없이 말을 꺼내기 위해 수없이 머릿속으로 말을 정리하고 또 정리해야 했다.
그 시간을 김민규는 묵묵히 기다려주었고,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결론부터 말할게. "
" 어, 말해. "
" 맞아. 그렇게 좋아. 너는 멍청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내가 그 사람이 좋아. "
" ... "
" 네 말대로 스물다섯에 애엄마 되는거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할만큼 좋아해. "
묘하게 굳어가는 김민규의 얼굴을 보며, 왜인지 나는 더욱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내 말이 끝나고도 한참을 더 그 묘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던 김민규는 곧 고개를 떨구고 낮은 목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나는 가만히 다시 김민규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무슨 생각인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고개를 들고 내가 알던 그 미소를 띄우고 나를 마주봤다.
" 그래. "
" ... "
" 이미 내가 들어갈 틈은 안 남아있는거네. "
" ... "
" 내가 아무리 흔들어도 흔들리지도 않을거고. "
" ... "
" ...저기 또 왔네, 그새를 못참고. "
혼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던 김민규가 턱짓으로 가리킨 그 끝에는 어느새 다시 저 멀리 권순영이 서 있었다.
내가 이렇게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아닌데, 저 사람은 못 이기겠다.
지금까지 내가 못 이긴건 너 하나밖에 없었는데, 저사람도 절대 못 이길 것 같네.
그런 의미에서는 둘이 정말 잘 어울려.
권순영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사이, 뒤에서 중얼거리는 김민규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보고만 있는 내 등을 떠민건 김민규였다.
제 손으로 차 문까지 열어주기에 천천히 돌아보자 씩 웃으며 내 머리를 헝클인다.
내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듯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더니 순간 다가와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곤 떨어진다.
" 이러는 것도 마지막이니까, 네가 좋아하는 사람 좀 괴롭혀보려고. 이 정도는 허락해줄거지? "
" ... "
" 내 첫사랑아. "
" ... "
" 행복해라, 나랑 있을 때처럼 힘들지 말고. "
김민규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 나를 품에 안고 조곤조곤 속삭이곤 금새 다시 떨어졌다.
그러고는 다시금 나가라며 나를 내보냈다.
나는 망설이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다가가 김민규를 끌어안았다.
잠깐 멈칫 하던 김민규도 곧 낮게 웃으며 내 등을 토닥였다.
그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했다.
김민규만 그런게 아니었다.
나에게도 그는 첫사랑이었고,
내 10대의 끝자락을 좌지우지했던 소중한 사람이었다.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남아있던 감정을 그냥 마음 한 켠에 추억 정도로 묻어둘 수 있을 것이다.
천천히 차에서 내려 나의 과거를 함께했던 남자에게서
저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이제는 나의 미래를 함께 할 남자에게로 걸어갔다.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미간에 얕은 주름을 두어개 잡은 채였지만 그는 말없이 다가오는 나를 기다렸다.
뒤에서 여전히 떠나지 않고 서 있는 차와 그 안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을 시선을 느끼면서도,
나는 그대로 나를 기다리는 남자의 품에 안겼다.
이제 내 앞에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그 남자의 아이.
그리고 가장 소중한 친구가 한명 더 늘었으니, 새로운 삶의 시작이 그닥 나쁜 시작은 아닐것이다.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옆집쓰입니다!
늦은것에 대한 변명을 조금 늘어놓아보자면...(머쓱)
일단 대학 발표가 있었어요!
붙든 떨어지든 결과를 봐야 마음 편하게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발표를 기다리느라 시간을 보냈고...
다행히 합격을 받았답니다^ㅅ^ 몇몇 대학은 택도 없는 예비번호를 받았지만요...
그리고 이사도 했습니다!
청소도 하고 컴퓨터를 다시 설치하고 난리가 났었답니다...^_ㅠ
이 사건들이 해결되고 오늘에서야 드디어 새글 버튼을 누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애아빠가 얼렁뚱땅 후반부를 달리고 있고,
텍스트파일 준비도 지금부터 하려고 합니다!
또한 글을 못 올리는 동안 차기작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서 정말 최종 차기작 후보 3편 정도를 나중에 올릴게요ㅎㅅㅎ
이제 할게 없기 때문에...! 글을 열심히 써보려구요..
맨날 이 소리 하고 늦어서 아무도 못 믿으시겠지만ㅠㅠ 노력하겠습니다!!!
일단 한동안 문명과 멀어져 살았어서...
얼른 밀린 덕질 하러 가야겠어요!
엄지 춱춱 추천 꾹, 댓글 한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