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곁에는 케이크가 필요해요.
w. 달곰
"끝!!"
"다 했어요?"
"네 간신히 세이프에요!"
"이른 시간부터 고생 많았어요."
"에이.. 사장님이야말로 저 때문에 문 열어주러 일찍 나오셨잖아요~ 앞으로는 그냥 제가 열게요!"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디저트 만드는 모습 보는 것도 좋고."
"열쇠 주기 싫으셔서 그러시는 거죠? 다 알아요~"
"아닌데."
아슬아슬하세 카페 오픈 시간 전에 오늘 내가 만들려고 마음먹은 디저트를 모두 완성하였다. 그동안 쭉 나를 구경하고 있던 사장님도 슬슬 오픈할까요?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도 마지막으로 내 새끼들을 예쁘게 진열한 후 뒷정리를 시작했다. 뭐든 만드는 건 좋은데 이놈의 정리가 참 귀찮다.
"이거 입고."
"넹"
"잘 어울리네"
"정말요? 와 이러니까 진짜 실감 나요! 저 여기서 일 하는 거."
"고작 앞치마 하난데요 뭐."
"그래도 항상 사장님만 입던 거잖아요!"
내 말에 잠시 흠.. 하며 뒤에서 내 앞치마 끈을 마저 묶어주던 사장님이 작게 말했다.
"그럼 이제부턴 우리 둘 만 입는 거네요."
"아.. 그렇죠..?"
그게 그렇게 되나.. 뭔가 별 뜻 없는 듯한데도 괜히 부끄럽다. 저 말이. 다 됐다. 마지막으로 꽉 끈을 조이며 말한 사장님이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날 바라본다.
"새롭네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맞이하는 시작이."
"..."
"고마워요 나랑 같이 해준다고 해서."
닫혀 있던 팻말이 돌아갔다. 여느 날과 다를 거 없는 한 카페의 오픈이었다.
***
그러고 보니 이 카페는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다만 내가 신경을 쓰지 않았을 뿐.
"오빠! 알바 같은 거 필요 없다고 하셨잖아요!"
"아직도 유효해요 알바 필요 없어요."
"헐 그럼 저 언니는 뭐예요?"
"이름씨는 우리 파티시에."
"... 아 어쩐지 케이크 같은 게 생겼다더니."
"맛있으니까 먹어봐요."
"치... 그럼 아이스 초코랑 저거 하나 주세요."
"네."
항상 여자 손님이 참 많았었다. 그리고 오늘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된 참이었다. 하긴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 하긴 했다. 몰랐던 것도 아닌데 괜히 위축되는 기분은 뭔지, 나도 모르게 조금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만 저 질문이 대체 몇번째인지 모르겠다. 여자들 시선 때문에 온몸에 구멍이 날 것 같다는 괴상한 상상을 하며 사장님을 힐끔 보자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싱글벙글이시다. 뭐..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확실히
"귀엽네요."
그치만 사장님 저 앤 너무 어리지 않아요? 이거 완전 아청법인데..
"누가요?"
"방금 그 학생이요."
"그래요? 난 잘 모르겠는데."
"네? 사장님 저 학생 때문에 지금 막 웃으시고 그런 거 아니셨어요?"
"내가? 아닌데."
전혀 모르겠다는 그 표정을 보며 왜 안심을 하는 건 지는 모르겠지만 답답했던 무언가가 조금 부드러워진 기분이 들었다. 아니 그럼 뭐가 저렇게 좋으시담?
"그럼 오늘따라 왜 그렇게 기분이 좋으신 거예요?"
"아.."
내 질문에 뒷 목을 긁적이며 말 끝을 흐리던 사장님이 카페를 한 번 쭉 둘러본 후 미소 지으며 말했다.
"봐요."
"..."
"다들 웃고 있잖아요."
"..."
"이름씨 디저트 때문에."
"아.."
"내가 사람 볼 줄 안다니까."
생각지도 못 한 답변에 이번엔 내가 말 끝을 흐리고 말았다. 괜히 발끝부터 올라오는 간질거림에 사장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딴 곳을 바라보았다. 사장님이 말 한 대로 저마다 내가 만든 디저트를 먹고 있는 손님들이 웃음을 한가득 짓고 있었다. 비단 내 디저트 때문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저 웃음들이 다 내 덕이라며 말하는 이 사장님은 아무래도 정말 여자 마음을 너무 잘 아는 듯 싶다. 몽글몽글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몽글거림이 멈추질 않는다. 내가 항상 바라왔던 상상해왔던 장면. 내 디저트를 먹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역시 저한테는 이름씨가 필요해요."
오히려 감사한 게 누군데 자꾸 저런다. 그 덕에 감사를 표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내가 괜히 두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꼼지락 거리자 잠깐만 기다려요라며 등을 돌렸던 사장님이 내 손을 가져가 커피잔을 쥐여주며 말한다.
"오늘의 참 잘했어요 커피."
"에이 그게 뭐예요~"
"하루에 한 잔. 내가 커피 걱정 안 하게 해준다고 약속했잖아요."
"히.. 그럼 잘 먹겠습니다!"
바닐라 라떼! 제일 좋아하잖아요. 맞아요~ 사소한 대화를 나누며 마주 보는 이 시간이 왜 이리 따뜻한 지 모르겠다. 친구들은 다들 상사가 너무 싫네, 악덕 고용주를 잘못 만났네 하는 불평들을 늘어놓곤 하던데 나는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이렇게 좋은 사장님을 만났는지 모르겠다. 헤헤 실없이 웃으며 사장님을 올려다보자 마주 웃어주던 사장님이 갑자기 눈 높이를 맞춰 허리를 숙였다. 깜짝 놀란 탓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나를 보며 슬쩍 웃은 사장님이 내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언제 불러줄 거예요? 나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네? 뭐를요?"
"내 이름."
"아..."
"그때 알려줬는데 계속 안 불러주네."
"..."
"사장님 말고 '윤기씨' 이렇게 불러주면 안 되나."
"..."
" '윤기 오빠' 면 더 좋고."
"놀리지 마세요 좀..."
"이 나이에 사장님은 너무 딱딱하잖아요."
개구진 입동굴을 보며 작게 투정했다. 빨리, 하며 나를 재촉하는 사장님을 보며 당황스러운 얼굴을 감출 수가 없었다. 보통.. 사장님들이 이런가? 이것도 권력남용?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이리저리 시선을 옮기다 끈질기게 나를 보는 그 시선에 결국 졌구나 싶었다.
"...윤기씨"
"응 이름씨."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고서야 허리를 펴며 웃는다. 은근 못된 거 같아. 두 볼에 올라오는 열기에 분명 지금 거울을 보면 내 얼굴은 토마토처럼 붉을 것이라 확신했다. 차가운 손으로 두 볼을 감싸고 뒤를 돌자 머리 위에 큰 손이 올라온다.
"자 커피도 다 마셨으니 남은 시간도 힘내서 합시다."
"네!"
사장님... 아니 윤기씨와 함께 할 앞으로가 기대된다. 워낙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누구 밑에 갇혀있길 싫어하는 내 꿈은 내 카페를 차려 커피와 디저트를 만드는 것. 그리고 내가 만든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
하지만 윤기씨와 함께 하는 지금도 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단지 내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갔다는 것보다 그냥. 그냥 나쁘지 않다.
오히려 조금 좋을지도.
***
안녕하세요 달곰입니다! 그냥 자기 만족으로 시작한 글이어서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독자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윤기윤기님 캔디님! 감사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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