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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지금 내가 무슨 귀곡산장 체험 왔어?”
─세훈아. 말 그렇게 하는거 아니야. 미숙이, 엄마 어릴 때부터 정말 잘 알던 친구였고…
“엄마 어릴 때부터 친했던 건 친했던 거고 집이 구린 건 집이 구린거고. 이 집 거지는 아니지?”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 너 거기서 그런 버릇 없는 소리 하기만 해봐!
“아, 몰라!!! 딱 삼 개월이야. 세 달 뒤에 바로 기사 내려보내, 끊어!”



세훈은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심지어 보호필름 조차 아직 부착하지 않은 새하얀 스마트폰을 꾸역꾸역 바지 뒷 주머니에 넣었다. 대구는 극서지라 서울보다 훨씬 따뜻할거라더니, 세훈은 오히려 서울에서 느껴지지 않던 한기마저 도는 듯했다. 사실 서울역에서 KTX기차를 타고 대구까지 내려오면서 내심 지긋지긋한 집구석을 나와서 산다는 것에 대한 설렘도 있었더랜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물어 물어 겨우 도착한, 앞으로 세훈이 세 달 동안 살게될 집은 ─세훈이 보기에는─ 도저히 집이라고 할 수 없는 그런 건물이었다. 분명 김준면에 의하면 대구는 한국의 대도시라던데, 이 집은 대도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비주얼의, 서울의 달동네…는 좀 심했고 그냥 좀 후진 동네 주택촌에 가면 보증금 천에 월세 삼십 받는 겨우 그런 초라한 집의 형색을 하고 있었다. 이 집 귀신 나올 것 같단 말이야. 씨발, 나 여기서 어떻게 세 달을 버텨…?



“근데 여기 와이파이는 터지겠지…?”

 




*



본투비 서울. 세훈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밖으로 나가본거라곤 초등학교 5학년 때 2년간 다녀온 시애틀 유학, 중학교 수련회 때 가본 춘천, 수학여행 때 갔던 일본, 그리고 사촌 누나 결혼식 때문에 갔던 고양시─절때 일산이라 하지 않는다─가 다였다. 외국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서울 밖에 있었던 날은 18년 인생 중 한 달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서울 촌놈 오세훈이 대구까지 귀한 몸 행차하신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세훈의 집은 준재벌이었다. 돈으로 똥도 닦는 그런 재벌집은 아니었지만, 세훈은 살면서 단 한번도 돈을 지출하는데 있어 거리낌을 느껴본적이 없었고 본인이 돈 쓰고 싶을 때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서울대 간 친구보다 이름 좀 들어본 인 서울 학교간 친구가 더 부러운 것 처럼, 재벌은 아니지만 귀티가 줄줄 흐르고 원하는만큼 돈을 써대는 세훈은 친구들 사이에서 오물주, 오재벌로 불리우며 칭송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우가 왕인 순간은 사자가 없을 때 뿐이었다.  

 

세훈은 자신의 눈이 띠껍게 생겼다고 폄하하고 다닌 한 아이를 때려버렸다. 세훈은 어릴 때부터 차갑게 생겼다, 싸가지 없게 생겼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힐 때 까지 들었지만, 어쩐지 ‘띠겁다’는 말에는 면역이 생기지 않는 모양인지 들을 때 마다 입에 개거품을 물며 화를 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아이가 그냥 ‘뉘 집 자식’정도 였으면 원래보다 더 좋은 이를 쑤셔놓는 정도로 합의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세훈이 복날에 개 패듯 패놓은 그 아이는 무려 세훈의 고등학교 이사장님의 손주였다. 손주였고, 손주였으며, 손주였기 때문에 세훈은 곧 퇴학위기에 놓이게되었다. 그간 내가 반 죽인 놈이 몇 명인데 고작 강냉이 몇 개 덜렁거린다고 퇴학이라니! 말도 안돼! 결국 세훈의 어머니가 간절하게 합의를 부탁한 덕분에, 세훈은 영영 퇴학 당하기전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는 수준에서 일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세훈의 아버지는-그동안 어머니의 노고덕에 가려진 세훈의 만행을 알고계시지 못하던-세훈이 사람을 때렸다는 것에 거의 뒷목을 잡다싶이하셨고, 순수한 모범생인줄 알았던 아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끼셨던 것이다. 오호, 통재라. 아버지는 세훈을 죽여야겠다며 골프채를─세훈의 형이 어떤 정신나간 여자 임신시켜왔을 때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것─휘두르셨다. 당장 꼴도 보기 싫으니 눈 앞에서 사라져! 저 새끼 서울바닥에서 내 눈에 띄기만해! 모가지를 그냥 콱 따버려 미친놈을 그냥!

 

그렇게 쫓겨난 첫 날은 다행히 준면의 집에서 신세를 질 수 있었지만, 이틀 삼일이 지나자 결국 어머니가 준면의 집에서 세훈의 귓볼을 잡고 끌고 나오셨다. 망할놈아, 넌 촌구석에 박혀서 맑은 공기 쳐마시고 정신 좀 차리고 와야 되. 그냥 답답함에 하시는 말인줄 알았던 어머니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크라제 버거가 먹고 싶다고 대답한 세훈이었지만 삼 일 후 세훈은 크라제 버거는 개뿔, 맥도날드도 찾기 힘든 지방으로 내려가게되어버렸다. 반성할 때 까지 올라오지말라던 어머니는 정말로 기차표와 옷 몇 벌이 든 짐가방만을 덜렁 주고 서울역에 세훈을 버리고 떠나버리신 것이었다.

 

 

 

*

 

 

무슨 저녁 8시인데 집에 불이 꺼져있담. 모친과의 격정의 통화를 마친 세훈이 짐가방을 들고 겨우 겨우 대문 앞에 당도했을 때, 소주병을 깨부셔서 붙인 것 같은 초록색 병 조각이 붙어있는 낮은 담장너머는 불 빛 하나 없이 어두웠다. 아, 씨. 안에 사람 없는 거 아니야? 가로등 하나 없는 투박한 시골길은 세훈에게 낯설기 그지 없었다.

 

 

 

“저기요오…. 안에 계세요?”

 

 

 

세훈은 담장 너머로 최대한 애처로운 목소리로 사람을 불렀다. 당연히 세훈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무안해진 세훈은 뒷목을 긁적였다. 진짜 아무도 없나 봐, 어떡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번 더 불러보았지만 담장 너머에선 자그마한 인기척 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세훈은 가져온 짐가방을 대문 앞에 내려놓고 깔고 앉아 뒷 주머니에 구겨 넣어두다 싶이 했던 휴대폰을 꺼냈다.

 

「엄마집에아무도없는듯ㅡㅡ미숙이아줌마번호좀」

「미숙이 폰 없어」

「아그럼어떡해ㅜ여기가로등도없어」

「미숙이 아들 번호는 있는데」

「그거라도알려줘ㅇ급함ㅠㅠㅠㅐ개무섭」

「김종인 01040121014」

 

곧 이어 어머니에게 처음보는 이름과 낯설은 번호가 찍힌 문자가 왔고 세훈은 곧 바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집에 없다기만 해봐. 진짜 바로 서울로 올라가버릴거야. 지루한 연결음이 계속 되고, 이 새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삐소리가 나오기 전에 전화 끊는게 좋을 거라는 재수없는 누나의 목소리가 들릴쯔음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아. 저, 그 어….”

─누구세요.

“어. 음…그, 저 혹시 집에 계세요?”

─예. 있습니더. 누구신데요?

“아. 일단 문부터 열어주시면 안될까요?”

 

 

 

얼마 후, 죽어도 열리지 않을 거 같던 귀곡산장(?)의 대문이 열리고 건정한 한 남자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와, 쎄다. 씨발. 딱 봐도 떡대가 세훈의 이상으로 보이는 소년의 ─아마 종인이라는 소년─체격에 세훈은 상판때기 좆나게 야려주겠다는 마음을 고히 접고 최대한 상냥한 어투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아. 저, 안녕하세요?”

“…….”

“저는 어, 오세훈이라고 하는데. 저 모르…시죠?”

“…….”

“그…미숙이, 아니 어머니한테 말씀 못 들으셨…죠?”

“…….”

“어, 그럼, 지금부터, 우리가 같이 살아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저…일단 들어가서 말 좀….”

 

 

 

재수없게 이사장 손주새끼 강냉이 털다가 도피전학 왔으니 잠깐 신세 좀 지겠다는 말의 모든 과정을 생략한채 뜬금없이 동거 제의를 하는 세훈을, 소년은 말 없이 쳐다보았다. 애석하게도 쌀쌀한 가을 날씨에 입이 얼어 횡설수설하는 세훈을 앞에두고도, 조금의 미동도 없이 멍한 눈으로 멀뚱멀뚱 세훈을 쳐다보던 소년은 곧 휴대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지구대죠? 여기 술 꼴아서 정신 못 차리는 아이씨 좀 잡아가주이소.”

 

 

 

 

헐 대박

글잡 처음이네요

재미 드럽게 없네요 껄껄ㅋㅋㅋㅋㅋㅋㅋ

제목은 one more chance의 노래 제목입니다

그냥 이 글이랑 뭔가 찰떡같이 맞을 거 같은 예감에 썼어요

(박원오빠 용서해주세요 뀨뀨'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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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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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다
아이구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금손아니에요ㅠㅠㅠ재미없어서 민망하네요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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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재밌다 작가님 다음편 기대할께요ㅠ 신알신해요ㅠㅠㅠ 사투리 쓰는 종이니...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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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다
저에겐 제 2의 모국어ㅎㅎ경상도 사투리 넘 좋아요ㅋㅋㅋㅋ신알신감사합니당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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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작가님.. 진짜 재밌어요.....bb 너무 좋아요 담편 기대해도 되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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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다
ㅋㅋㅋㅋㅋㅋ담편..흡..언제올가요....일찍올게요....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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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완전 재밌어욬ㅋㅋㅋ 술취했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 신알신먼저 하고 정주행하러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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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구 부끄럽습니다*^^*정주행 해주시구 앞으로도 계속 읽어주긔...ㅁ7ㅁ8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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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어요 정주행하러 갈려고 찾아왔어여!!!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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