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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블리스 1호

 

  

 

 

 

딸랑- 경쾌한 종 소리와 함께 카페 '블리스'에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했다.째깍째깍,목적없이 흘러가던 시계의 분침이 정확히 낮 12시 정각을 가르킬때였다.'블리스'는 대기업 회사들 근처에 위치하며 미팅 등 일을 보기 위해 오는 많은 회사원들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들에게 무척이나 인기가 많았다.그 이유를 뽑으라면 대충 2가지로 간추릴 수 있었다.첫째,30대 중반의 젊은 남사장 덕분에 많은 여성들의 취향을 고려한 파스텔톤의 벽지와 아기자기한 소품들,딱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판매 목적이었다.두번째,이 근처에 커피 전문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막 신장 개업한 '블리스'가 폭풍처럼 손님을 모을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으니,그것이 바로 '세훈'이었다.

막 사회 생활에 한발짝 발을 디딘 세훈이야 말로 블리스의 보물이었다.'잘생긴 애들은 그 값을 한다던데'남사장의 궁시렁 거리는 소리였다.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카페에서 일 하면서도 하는 일은 고작 카운터 일,즉 남 사장이 모든 일을 도맡아 왔다고 할 수 있었으나 그 만큼 매출 올리는 역활을 톡톡히 하는 세훈을 남 사장은 쉽게 해고하지 못했다.

"루한이는 일 잘하냐?" 불쾌하단 표정으로 옷에 묻은 세제를 탁-탁 털어대던 세훈은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남사장의 목소리에 미간을 찡그렸다.

 

" 루한이는 일 잘하냐? "

" 사장님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진짜 한국말만 몰랐어도 욕을 한바가지 퍼부어주는건데.. "

" 얌마,루한이는 너 때문에 엄청 답답해 하더라.맨날 싱글벙글 웃는 애가 너 얘기만 나오면 얼굴이 자동으로 흐려지던데? "

" 그 새끼가요? "

" 그래 인마.너 나 없을때 맨날 루한이한테 일 다 맡겨놓고 간다며.걔가 한국말이 익숙해서 다행이지,한국말 잘 몰랐으면 나는 그 행적 까맣게 모를 뻔했잖아.루한이가 중국애라 해도 뭐가 부당하고 손해 보는건지는 알지.너보다 자그마치 4살이 많은데.."

" 아,진짜.. "

 

순간 '루한'이란 두 글자에 세훈의 다부지게 자리 잡혀있는 입술의 한쪽이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눈치 없기로 유명한 남사장도 3개월을 세훈과 지내며 이제는 눈치챌 수 있었다.저 미소가 결코 기분이 좋아서 나오는 것이 아니란 것쯤은.'짜증나'얼굴에 세글자를 써 붙이곤 세훈은 옷에 묻은 세제를 아까보다 박-박 닦아대었다.

뭐가 그리 심술이 나는지 입술이 새파래질 때까지 꾹-깨물곤 어금니를 앙 다무는 세훈을 보던 남사장은 픽,웃고는 피팅룸에 들어가 한 눈에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검은색 정장 마이를 탁-털며 나왔다.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세훈은 퉁명스럽게 물었다.

 

" 어디가세요? "

" 어,이번에 주문한 탁자랑 선반 다 만들어졌다길래 한번 가서 보려고. "

" 그건 어디다 쓰시려구요? "

" 우리 카페가 보다싶이 여자 손님들이 많잖아. "

" 그런데요? "

" 그런데요는 무슨.누가 카페에 와서 커피만 후딱 마시고 가냐?다들 담소도 나누고 오래 있다가 가잖아.그니까 그런 휴식 타임을 이용해서 책 몇권을 선반 위에 올려두면 볼거아냐.별거 아니지만 그런 세심한 면에 신경 쓰면 손님들도 많이 모이게 될거야. "

" 참..그러다가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안 가겠어요.무엇보다 지금 카페 메뉴 개발이 더 시급한거 같은데...봐봐요,여기 잘 나가는 커피랑 매출 떨어지는 커피 판매량 차이가 엄-청 나잖아요. "

" 꼬투리 잡지말고 카운터나 잘봐 임마,그런거 신경쓸 시간에 설거지나 제대로 해놓고.루한이한테 제발 그만좀 컴플레인 들어오게 해라.그 녀석 일도 잘 하는데 너 때문에 나가게 생겼어.걔 그러다가 한국에 안좋은 감정 생기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

" 예?다신 알바생 안 뽑으신다고 하셨잖아요.나면 충분하시다고 그러셨으면서..왜 저한테 떠넘기세요. "

" 그럴줄 알았는데 키만 멀대 같이 크지,제대로 하는건 없잖아. "

 

"사장님은 참.." 세훈은 혼잣말을 조용히 읊조리며 판매 실적이 담긴 가계부를 덜컥-소리와 함께 카운터 밑 서랍에 넣었다.루한의 '루'자만 들어도 세훈은 루한 알레르기라도 있는 것 마냥 치를 떨곤 했다.세훈의 입장에서 루한은 무척이나 재수 없었다.1개월 전,"안녕 하십니까,루한이라고 합니다." 하며 여자 보다 더 예쁘게 생긴 얼굴과 싱긋 웃던 그 재수없던 미소도,사장님이 나가자 마자 자기가 사장님 행세라도 하려는 듯이 그릇이 제대로 안 닦였다는 둥 지적을 해대며 결국 고자질 하던 그 모습도.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단 이유,또한 자신보다 4살 많은 성실한 형이란 이미지를 사장님께 제대로 박아 놓고는 뒤에선 이중적인 그 모든 모습이 세훈에게 아니꼬와 보였다.중국인이면 중국에서 살지,왜 와서 난리야- 살짝 유치하지만 세훈은 항상 고뇌해왔다.왜 죄 없는 자기 인생에 루한이란 장애물이 떡,하니 자리 잡았는지,하며.

 

" 아직 안 배워서 그런거죠.사장님도 맨날 걔 앞에서 저만 혼내시잖아요.그니까 그 새..아니 걔가 의기양양 해져서 더 그러는 거에요. "

" 루한이가 그럴만 하지.그리고 4살 형인데 걔가 뭐냐?루한이도 어느정도 한국말 알아서 너가 그러는거 기분 나빠할거야. "

" 그럼 아예 자기가 먼저 기분 나쁠만한 행동을 하지 말았어야죠.그릇 닦고 있는데 또 쪼르르 달려와서 '여기 그릇이 안닦였어요'하는데 진짜..와..말도 가끔 어눌하던데 지적할땐 토종 한국인 이더라구요.사장님이 그걸 보셔야 하는데.. "

" 얀마,그만 궁시렁 거리고 가서 카운터나 봐.곧 루한이 오겠네.루한이 오기 전까지 너가 해야할 일 끝내놓고 교대해.또 죄없는 루한이한테 다 맡겨놓지 말고. "

" 종인이 형 오잖아요.그 형이 알아서 설거지랑 다 할텐데요 뭘.. "

" 종인이는 그냥 가끔와서 도와주는 애잖아.시급도 얼마 안받는데 염치없게 부려 먹어야겠냐? "

" 그 형 맨날 앉아있더만.. "

" 시끄럽고,머그컵이랑 제대로 닦였나 확인해.난 간다-내일 늦지말고 8시까지 와. "

" 예-예. "

" 말만 잘하지.. "

 

머그컵을 다시 한번 닦으란 말에 세훈은 듣기 싫다는 듯 귀를 후비적,거리더니 퉁명스레 검정 계열의 롱 앞치마를 만지작 거렸다.그 모습이 너무나 익숙한 남사장은 그냥 픽 웃을뿐,말 없이 검정 마이를 어깨에 대충 걸치곤 '카페 블리스'라 적힌 문 앞으로 향했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작별의 의미인지,손을 살짝 흔들곤 딸랑- 소리와 함께 카페를 나가는 사장을 보며 세훈은 어금니를 보기 좋게 꽉 깨물었다.아니,정확히 말하자면 남 사장을 본게 아니라 꼬리 아홉개 달린 구미호 마냥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눈웃음을 짓곤 남 사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루한을 향해 시선이 가고 있다는게 더 정확한 이야기일 것이다.

딸랑- 이내 웃으며 카페 안으로 들어오는 루한을 향해 잔뜩 인상을 찌푸리던 세훈은 주저하지 않고 피팅룸으로 향했다.카페에서 주어지는 하얀색의 긴 팔 pk 티셔츠와 앞치마 그리고 검정색의 나비 넥타이를 벗기 위함이였다.언제 들어온건지 세훈의 옆 사물함에 입고 온 얇은 가디건을 옷걸이에 걸으며 살짝 웃는 루한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세훈은 말 없이 그저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인사도 안받아줘요?" 정말 소나무 같은 인간이다- 세훈은 생각했다.항상 말을 무시하는데도 끝까지 말을 거는 모습이라니.별로 원치 않은 친절함이다.빌어먹게 하얀색 카라티는 왜 이렇게 잘 어울리는건지- 어느새 정면으로 몸을 돌리곤 씩 웃는 루한을 쓱 흘긴 세훈은 퉁명스레 말을 내뱉었다.

 

" 인사도 안받아줘요? "

" 예?우리가 뭐 언제 다정하게 인사 하는 사이였다고 새삼스럽게.. "

" 같이 일하는 사인데 인사정도는 할 수 있는거죠 뭐. "

" 아,예..예.. "

 

세훈이 루한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 하나.그건 중국 사람 같지 않은 면모 때문이었다.중국 사람이면 중국 사람답게 좀 한국 말이 어눌해야 친근감 느껴지지- 워낙 이국적 페이스를 지녔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듣고 살았던 세훈에겐 이상한 신념이 있었다.그런 세훈의 신념을 와장창 깨부신 인물이 바로 루한이었으니 왠지 모를 반감이 느껴졌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

"아,예.예" 대꾸조차 하기 싫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을 얼버무리는 세훈의 모습에도 루한은 싱긋 웃으며 피팅룸 문틈 사이로 보이는 찻잔들을 가르켰다.

 

" 컵 제대로 닦으셨죠?아,그리고 가계부에 오늘 총 매출액 적는 것도요. "

 

1개월을 근무하는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심지어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한 마디를 내뱉는 루한에 세훈은 멀뚱멀뚱 뜨고 있던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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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초반부터 티격태격하는 세훈이랑 루한이 ㅋㅋㅋ 담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네요...담편두 기다릴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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