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빈 자리는 누구야?"
-드르륵
"죄송합니다."
수업이 진행 된 가운데 뒷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선 루한.
"넌 누군데 이 시간에 학교에 오냐.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늦잠을 잤어. 죄송합니다"
"얼른 들어와 자리에 앉아."
루한의 앞 뒤 없는 말에 반 아이들이
작게 웃음을 흘렸다.
죄송하다고 말 하며 자리에 앉은 루한.
"루한. 왜 이렇게 늦었어."
자신의 옆 자리에 책상에 책가방을 걸고는
교과서를 펼치는 루한에게 말을 거는 경수.
루한이 처음 전학을 온 날, 담임 선생님 께서
자신의 반에서 그나마 제일 착하고 심성 고운 경수를
루한의 옆 자리에 붙여주셨다.
중국에서 전학생이 온다하여,
약간 중국에 편견이 있던 학생들은
꾀죄죄하고 성격 나쁜 남학생이 올 줄 알고
별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그 날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을 소개하던 루한을 반 아이들은
넋을 놓고 쳐다보았다.
그리고 경수의 옆 자리에 앉던 루한에게
경수가 말을 걸었었다.
"안녕. 이름이 루한이야?"
"응 안녕.루한이야."
"성은?? 성이 루야?"
"응. 내 이름 루한."
"그래. 내 이름은 도경수 라고해."
"도경수..? 도경수.."
어눌하게 자신을 소개하고는,
경수의 이름을 기억 하려는 듯, 되내이는 루한.
"그럼 성이 루 이고, 이름이 한 이니까 한이라고 부를께."
"응? 내 이름은 루한인데.."
"한국에선 이름의 성을 빼고 부르는게 더 친근감 있어."
"정말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경수를 쳐다보는 루한의 눈빛이
밤하늘의 별 처럼 빛이났다.
"그래도 조금 어색해. 루한이라고 해줘."
"정 그렇다면. 내 이름은 도경수 이니까 경수라고 부르면 되는거야."
"경수..."
응, 경수!
그런 루한의 모습에 활짝 웃어주던 경수.
그에 영문을 모르던 루한은 같이 따라 웃어주었다.
"...뭐 하고 있을까"
"응? 뭐라고?"
"아..아니야"
루한의 중얼거림에 뭐냐고 질문 한 경수에게
당황하여 아니라고 말 한 루한이,
어제 만났던 그 노란머리 남자 생각에
공부에 집중이 안 되는듯 혼자 생각에 잠겼다.
또래 남자치곤 작은 키에 그때 들어보니
그닥 무겁지도 않았던 몸.
무슨 일인지 몸 이곳 저곳에 가득했던 상처와
중요한 것은 찢겨 피가 나던 손목.
왜 그랬을까. 좋게 말 하면 동정심이 깊은 루한이
처음 본 사람 이였지만 걱정이 되어
자꾸만 생각이 나서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
학교가 마친 후, 룰루랄라 즐겁게 가방을
챙기던 경수가, 루한에게 말 한다.
"루한! 너도 떡볶이 먹으러 갈래?"
"떡볶이. 그거야? 매운거 ?"
"응. 별로 안 매워. 가자!"
별로 달갑지 않다는 표정의 루한.
중국에서는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음식이여서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나 매운거 잘 못 먹어."
"그래..? 아쉽다."
그럼, 다음엔 떡볶이 말고
딴거 먹으러 갈 테니까 같이 가야해!
가자, 백현아.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는 눈빛으로
루한을 바라보던 경수가,
이내 교실 문 밖을 나간다.
루한도 가방을 다 챙긴 후,
경수가 나간 뒷 문으로 나온다.
교문을 나와 습관적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던 걸음을 우뚝- 멈춘 루한이
뒤돌아 서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제와 마찬가지의 길을 지나
나무가 무성한 길을 걸으며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에 심취 한 채
길을 걷다가 골목길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시선을 내리깔고 신발 코 끝으로
바닥을 툭툭, 치며 발장난을 치더니,
이내 다시 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한다.
아침 햇살이 밝은 상쾌한 아침.
알람소리에 눈을 뜬 루한이,
시간을 확인 하고는 좀 더 자기위해
이불을 머리 끝 까지 올려 덮는다.
"...."
그러다 어제처럼 또 늦잠을 잘 것 같은
느낌이 든 루한은 졸린 몸을 꾸역꾸역
일으킨 후, 그냥 이불을 옆으로 치워버리고, 일어난다.
어제 그녀석을 만나진 못했다.
일부러 집까지 걸어가는 수고까지 감행 했는데, 나타나지 않다니.
물론 그 자리에 그 녀석이 있을거란 보장은 없지만,
그 위치에서 만난 녀석이니까.. 혹시라도, 그 곳에 있을까 싶은 마음에 가봤던 루한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걸음걸이로 집으로 들어와야만 했던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루한이, 학교를 가기위해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
교복을 갈아 입고 보니 이제 곧 나가야 할 시간이였다.
"...어?"
전신거울을 보며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 거리던 루한이
방 밖을 나서기 위해 발걸음을 돌리다 발 끝에 치이는 물건에
바닥을 내려다 보았다.
방 바닥엔 왠 노란 곰 인형이 달린 열쇠가 있었다.
"나한텐 이런 물건 없는데.."
한 손으로 대충 인형을 들고 보던 루한이
언제 자신이 이런 물건이 있었나 생각을 해 보았다.
루한의 집은 도어락으로 열리는 문 이였기 때문에
열쇠를 쓸 필요도 없을 뿐더러 귀여운걸 좋아하긴 하지만
저런 인형은 루한의 취향이 아니였기 때문에
열쇠고리로 인형을 살 리가 없었다.
대충 달그락 거리는 열쇠와 인형을 책상위에
올려두고는, 바쁘게 집 밖을 나선 루한.
집 밖을 나서자 장맛비에 축축하게 젖었던 나무들이
다시 내리쬐는 햇볕 아래 푸른 잎이 휘날리며 빽빽히 들어 서 있다.
여름이라지만, 아직 아침엔 쌀쌀한 기운이 도는지라
시려오는 팔을 문지르며, 학교로 향하는 루한이다.
"이게 누구야! 루우한 아니야?"
"응?"
루한의 옆 자리인 경수의 자리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던 백현이,
옆에서 루한의 인기척이 들리자, 말을 했다.
"됐어 너랑 말 안할거야! 어제 같이 떡볶이도 안 먹어주고"
"..."
약간 당황한 루한의 표정을 살피던 경수가,
백현을 말리며 루한에게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미안해. 백현이가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는거야."
전학 온 지 얼마 되지않은 루한의 입장에서
현재 학교에서 말문을 튼 사람은 경수밖에 없었다.
그런 경수와 가장 절친한 사이라고 느껴왔던
변백현 이라는 남자아이가 자신에게
아는척을 해 오자 당황했던 루한이,
뒤 이어 들려오는 소리에 약간은 벙 찐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 떡볶이 안 좋아해."
우물우물 말을 뱉는 루한을 인자하게 미소지으며
바라보던 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너가 좋아하는건 뭐야?"
"내가 좋아하는 거?"
응. 너가 좋아하는거.
경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루한의 큰 눈동자가 도록도록, 굴러간다.
-♪♪♪♪♪
수업을 시작하는 종 소리가 울리고,
앉아서 루한과 경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백현이,
내 자리 간다. 하고 짧게 말 하더니
자리로 돌아간다.
그에 자신의 자리에 앉은 경수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루한의 대답을 기다렸다.
"난..."
"응."
"빠오즈."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 본 건데.
그래야 너랑 다음에 같이 하굣길에 먹으러 가지.
루한만 보면 미소가 번지는 경수의 입가에
또 다시 잔잔한 웃음이 퍼졌다.
"빠오즈. 만두"
"아, 중국에선 만두를 빠오즈 라고 해?"
"응."
경수는 전학 온 루한을 잘 챙겨주었다.
어떻게 보면 경수보다 키가 약간 큰 루한을
챙기는 모양새가 우스꽝스럽긴 했는데
그에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이다.
경수는 반에서 백현과 가장 친한 친구사이 였는데
어느날 부터 경수가 루한을 더 챙기기 시작하자
약간 질투가 났는지 백현이 툴툴거리는 날이 늘었다.
그러면 예의 그 밝은 미소를 지으며 경수는
"중국에서 전학 온 친구잖아. 이해 해 줄 수 없어?"
하며 백현이 백기를 들게 하는 말을 하였다.
백현과 경수가 약간 티격태격 하는 것 빼고는
루한의 학교생활은 비교적 잠잠하였다.
하굣길엔 경수와 백현과 함께 하게 되었고,
더 이상은 버스를 타고 하교하지 않았다.
가끔은 경수와 백현과 함께 분식집에 들려
군것질을 하기도 하고 (루한은 떡볶이엔 손도 대지 않았다.)
시내로 나가거나, 노래방을 가기도 했는데
노래방을 함께 가서 알게 된 사실은
백현과 경수는 노래를 엄청 잘 부른다는 것 이였다.
의외의 눈빛을 보내며 반짝거리는 시선으로
둘을 번갈아 쳐다보던 루한의 노골적인 모습에
약간 민망해 하던 백현과 경수는
이내 으쓱, 하며 노래방 밖으로 나와
게임방을 향해 걸었다.
"너희 노래 정말 잘 부른다. 멋있어"
"너도 잘 부르던데? 와..
중국어로 부르는 노래 이렇게 들은적은 처음이야."
경수의 말에 약간 볼에 홍조빛을 띈 루한이
쑥쓰럽게 웃었다.
게임방에 도착 해 먼저 들어가는 백현의 뒤를 따라
들어가는 경수와, 신기한 듯
두리번 거리며 눈을 크게 뜨는 루한.
여기저기서 소수의 교복입은 남학생들이
욕설을 내뱉으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고개를 휙휙 돌리며 구경을 하다가
백현을 찾아 보니, 어느새 게임기 앞에 앉아서
열심히 게임에 매진 중 이였다.
그 옆에서 경수가 앉아
백현이 실수 할 때마다 흰 이를 드러내며
박장대소하며 웃어대었다.
게임방 안 분위기가 적응이 되지않아,
잠시 물끄러미 백현과 경수를 보던 루한이
밖으로 나왔다.
칙칙하고 담배 향이 미미하게 나던 게임방 안을
나오자, 얼마동안 있었다고
바깥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져왔다.
게임 방 앞에 앉아 헤드셋을 쓰고는
MP3플레이어를 켜, 음악을 틀었다.
시내 구석 자리에 위치 한 게임방 이여서 그런지
음악 소리를 보통으로 맞춰 놓아도
엄청 크게 들려왔다.
연락 한통 안 온 핸드폰을
괜히 뒤적 거리던 루한이
갈증을 느끼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일어났다.
저 멀리 편의점이 눈에 들어오자,
그 쪽으로 향해 걸음을 옮기는 루한.
신호등 건너편에 위치한 편의점에,
초록불이 되기까지 기다리며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사람 없는 길거리에, 시간까지
해가 약간 뉘엿뉘엿 져 가는 시간대라
지나가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이런 구석 진 곳에 위치한 게임방을 찾아낸
백현과 경수가 신기 할 지경이였다.
이내 바뀌는 신호에,
앞만보고 걸어가던 루한의 앞으로
오토바이 한대가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화들짝 놀랜 루한이, 눈을 크게 뜨고
그 자리에 가만 서 있는데, 갑자기
루한의 뒤쪽으로 아슬아슬 하게 오토바이 한대가
루한의 몸을 약간 치며 지나간다.
"아..!"
중심을 잃고 그 자리에 넘어진 루한.
살짝 빗겨 쳐 지나간 거라
넘어진 것 외엔 다치지 않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토바이가 간 자리를
쳐다보자, 그 오토바이 주인이 갓 길에 오토바이를 세우고는
루한에게 뛰어 다가왔다.
뒤 이어 오던 오토바이 두세대가 같이 멈춰 선다.
"신호 바뀐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루한이 신호등을 보자,
초록불이 깜빡깜빡, 거리고 있었다.
그 남자가 부축을 하여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너 온 루한.
다행히도 사람이 별로 없는 길 이라서
차 또한 별로 없었다.
"아..씨발. 다친 덴 없어?"
자신이 가던 길 쪽을 초조하게 보며 말 하는 남자에
루한은 괜찮다고 말을 해 주었다.
쌍커풀진 엄청 큰 눈이 루한의 몸 상태를 빠르게 한번 훑어보았다.
남자의 얼굴을 멍하니 보던 루한에게
시선을 맞춘 남자가, 말을 하였다.
"미안. 가던길에 실수로 친 거야.
다친 데 없으면 이만 가본다."
뒤 따라 오토바이를 세운 후 그 남자에게 뛰어 다가오는
몇몇에게, 그 남자가 놓쳤다고 말 하며 작게 욕설을 내뱉었다.
중국에서 온 루한은 아직 반말과 존댓말의 개념을 잘 몰라서
화가 날 법한 남자의 태도에도 그냥 멍하니 있었다.
"뭐야, 쟤 땜에 놓친거야?"
"내가 실수로 친 거야. 걱정 마. 그 새끼 잡는건 시간문제니깐."
껄렁껄렁한 분위기로 침을 찍찍 내뱉으며
한국에 와서 듣도보도 못한 욕설들을 내뱉는 남자들.
루한은 가만히 서 있다가
괜히 이러고 있으면 자신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뒤돌아 편의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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